볼 수록 야인시대가 생각나는 영화다. 그것은 마치 길고 긴 대하 드라마의 줄거리를 보는 듯 한 느낌이었다. 잔가지고 굵은 가지고 싹둑싹둑 쳐내버린 나무를 본 듯하달까.
영화는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말해야 한다. 연속물처럼 몇 일이고 몇 달이고 늘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한 편의 영화로 다양한 사건을 보여주는 것은 힘든 일이다. 결국 특정 사건에 중점을 두고 그를 중심으로 곁가지를 뻗어 나갈 뿐이다. 4시간씩 세 편이나 나왔던 반지의 제왕조차도 프로도가 반지를 파괴하러 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른 사건들이 벌어지는 구성이었다.
이 영화의 경우, 중심이 되는 사건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능력이 부족했거나, 인물의 일대기에 너무 중점을 둔 듯한 느낌이었다. 결국 사건은 미궁에 빠진 듯 흐릿한 결말을 맺었고, 영화적 재미는 떨어졌다. 한 마디로, 불완전한 결말이었다.
스토리의 흐름은 마치 위인전기를 보는 것 같았다. 비범한 출생이나 특출한 재능을 보인 건 아니었지만, 인물의 성장과 그에 얽힌 에피소드 몇가지를 드는 것이 딱 위인전기였다. 어쩌면 우리 나라 위인전기를 영화화 한다면 이 영화처럼 되지 않을까.
주인공 최배달은 실존인물이라고 한다. 영화 속 그와 현실의 그가 많은 유사성을 지녔는지야 모르지만, 영화속의 그는 아주 인간적인 영웅이었다.
많은 영웅들이 두려움과 공포보다는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에 악당을 물리치는데 반해 주인공 최배달은 언제나 패배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싸움에 임한다.
영화의 서두에 이야기 하듯 그는 싸움에 패하고 불구가 되는 것을 두려워 하며, 죽는 것을 두려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더 강한 자를 찾아 떠돌고, 싸운다. 그래서 그는 바람의 파이터인 것이다.
영화는 그의 내면을 자세히 비추어 주진 않는다. 다만, 영화의 서두에 잠깐 나온 그의 방백이나, 행동 몇가지로 추측할 수 밖에 없다. 결국 관객은 그의 생각과 행동의 모순에 대해 나름의 결론을 도출한다거나 이해하기를 포기한다거나 할 뿐이다. 좀 더 그의 내면을 자세히 비추었다면 좋았을 것을...
첫댓글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고 하더군요. [흐음~] 최배달은 국가를 위해서 산 것이 아니라 민족이라는 강력한 족쇄를 풀고, 그 당시 강하다는 일본을 상대로! 도장깨기를 할 정도로! 강했다는 겁니다. 맨손으로 바위를 깨고, 소를 손으로 잡아서 뿔을 분지르는 그는 진정한 인간승리였습니다.
첫댓글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고 하더군요. [흐음~] 최배달은 국가를 위해서 산 것이 아니라 민족이라는 강력한 족쇄를 풀고, 그 당시 강하다는 일본을 상대로! 도장깨기를 할 정도로! 강했다는 겁니다. 맨손으로 바위를 깨고, 소를 손으로 잡아서 뿔을 분지르는 그는 진정한 인간승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