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영블러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3화에는
영우처럼 자폐 스펙트럼 장애을 지닌 정훈이란 인물이 등장하는데
정훈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로 펭수가 나옴.
이 에피소드를 보며
예전에 읽은 에세이 하나가 떠올랐는데
바로 이거야.
https://brunch.co.kr/@happyloser77p/60
펭수가 한창 핫했던 2019년 쓰여진 글이고,
우영우 작가님도 이 글을 읽었을 거라 생각해서 가져와 봄.
내가 캡쳐 & 편집해서 가져오긴 했는데
전문은 링크타고 가면 읽을 수 있어.
-
자폐인과 발달 장애인 활동보조 교사로 일했던 분이 쓰신 글임.
자폐인과 함께 다니는 것보다 더 에너지가 필요한 건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의 쏟아지는 눈동자에 의연한 대응을 하는 거였다.
엘리베이터 문 대신 잡아주는 준호와
영우를 기다리느라 짜증난 사람들.
꿋꿋이 숫자 다 세고 탑승하는 영우와
문 닫지 않고 기다려주는 준호.
"문 닫습니다"
팬들은 펭수가 하는 행동을 판단하거나 해석하지 않고 그저 사랑하는 거다.
..중략
본인의 신체적 특성에 펭수는 주눅 들지 않는다.
계단을 오르고 내릴 때도 도움이 필요한 펭수는 당당하게 도움을 요청한다.
본인을 초대한 이들의 배려없음을 유쾌하게 지적한다
회전문의 장점은,
외부와 내부의 공기 흐름을 완전히 격리한 상태에서
통행자의 출입을 가능케 한다는 점이에요.
냉방과 보온에 유리하죠.
하지만 일반적인 문보다 통행량 처리 속도가 느리고
어린이나 노약자가 문에 끼일 수 있으며
휠체어 사용자가 이용하기 어려워요.
장점은 하나인데,
단점은 세 개죠.
건물주를 설득하면
회전문을 없앨 수 있지 않을까요?
- 영우가 회전문을 바라보며 준호에게 했던 대사임.
극중에서 영우가 가장 어려워하는 것 = 회전문
회전문을 넘어가기 힘든 영우를 도와주는 준호.
문을 넘어가기 전,
항상 숫자 세고 들어가는 영우에게
처음엔 당황했던 준호도
이제는 문 앞에서 영우와 함께 숫자 세고 들어감.
영우는 항상 문 앞에서 주저하는 모습이 자주 나오는데
현실에서 자폐인이 누군가의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세상의 문을 열고 나가기 힘들다는 걸 보여주는 은유같이 느껴지기도 했음.
문은 곧 기회, 도전을 뜻하기도 함
- 문을 열고 나선다.
- 새로운 문을 열다.
문이라는 단어를 우리가 언어표현에서 어떤 식으로 은유해서 쓰는 지
그 의미들을 떠올려 보면 됨.
극중에서 영우는 서울대를 수석 졸업한 인재로 묘사되지만
한바다 대표가 직접 스카웃 하지 않았다면 변호사가 되지 못했을 거임.
영우가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님.
영우는 단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 장애를 갖고있기 때문.
1.
처음, 변호사의 문을 열어준 건 한바다 대표임.
로스쿨을 졸업하고도 받아주는 데가 없던 영우를
한바다 대표가 영우아빠네 집에 직접 찾아와서 스카웃함.
2.
두번째로, 문을 잡아준 건 정명석 변호사임.
영우가 변호사를 관두려 했을 때
문을 닫지 않고 (사직서를 처리하지 않고) 계속 잡아주고 있었기 때문에
영우는 다시 로펌으로 돌아올 수 있었음.
여기서 문이란,
직업을 가질 기회를 뜻함.
이 기회의 문을 영우에게 열어주고 잡아준 사람이
한바다 대표와 정명석 변호사임.
-
이런 은유적인 표현말고
실제 드라마 장면에서 문을 잡아주는 직접묘사도 많은데,
로펌에 처음 들어갈 때 회전문을 잡아주는 사람 = 준호.
로펌을 나갈 때 회전문을 잡아주는 사람 = 수연.
(권모술수는 우영의 모습을 보고도 도와주지 않음.)
준호는 영우가 혼자서도 문을 통과할 수 있도록
리듬을 타는 방법까지 알려줌.
점심시간에 영우가 탈 수 있게
사람 많은 엘리베이터 문을 붙잡아 둔 것도 준호.
준호는 영우가 문을 열고 나갈때
항상 도와주고, 방법을 알려주고, 기다려주는 사람으로 묘사됨.
준호는 회전문을 지나가지 못하는 영우를 도울 때도
"문이 너무 힘들게 돼 있죠?" 라고 말함.
(영우를 문제삼지 않고 시스템을 지적함.)
수연은 회전문을 지나가지 못하는 영우를 보고
"회전문이 어려우면 다른 문으로 나오면 되잖아"
답답해하며 화를 내지만 결국 도와줌.
여기서 권민우는 영우가 똑똑하고 일을 잘하니까
자기보다 강한 사람이라며 영우를 도와주지 않는데
언뜻, 가장 편견없어 보이는 이 행동은
사실 영우가 가진 장애를 아예 지워버리는 행위임.
펭수는 펭수일 뿐.
어떤 이들은 펭수 세계관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펭수의 성별을 캐묻거나
펭수 안에 있는 사람의 정체를 밝히려고 안달했음.
하지만 펭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펭수의 정체를 까발리는 '쉽고 무례한 행동을 하지 않음'을 택함.
펭수 캐릭터 하나 수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과연 자폐인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싶어지는 부분임.
세 살 아이가 봐도 인형탈 안에 사람이 들어있는 건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이가 제작진의 의견과 펭수를 존중하며 느끼는 감정은 '사랑'이다.
발달 장애인을 발달 장애인으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원래 그래 특별하면 외로운 별이 되지.
- 자이언트 펭TV 주제곡 가사
우영우 첫화 오프닝 장면.
노란 오리떼들 속에 섞인 파란 오리 하나.
노란 오리떼들 속에 섞인 파란 오리 하나.
너무도 특별해서 누군가의 도움없이
세상으로 한 발자국도 뗄 수 없는 발달 장애인들
3화에 묘사된 자폐인을 바라보는 보통 사람들의 시선.
키가 2미터나 되는 자이언트 펭귄 = 펭수
정훈의 키도 2미터쯤 된다고 나오는데
펭수 설정에서 따온 걸로 추측되는 부분.
[정명석] 직원 붙여줄 테니까 같이 같다 와.
외부에서 피고인 피해자 만나는 거 어려워.
그냥 보통 변호사들한테도 어려운 일이야.
[영우] 네, 알겠습니다.
[정명석] 하. 미안해요.
[영우] 네?
[정명석] '그냥 보통 변호사'라는 말은 좀 실례인 거 같다.
[영우] 아. 괜찮습니다.
[영우] 저는 그냥 보통 변호사가 아니니까요.
그래서 드라마 제목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영어제목은
<Extraordinary Attorney Woo>로 번역됐는데,
Strange가 아닌
Extraordinary라는 단어를 썼음.
이게 Extraordinary의 뜻.
- 끗 -
첫댓글 와...진짜 ...와 대박이다 왜 펭수가 나왔다했는데
펭수 캐릭터도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었구나..멋지다..
여러가지 생각하게 되네요...알면 알수록 진국이네
권민우에 대한 이야기 딱 내가 느낀점이다
작가님은 다 생각이 있으셨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