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창작 강의>방에 올렸던 내용이다.
75회 신인 선발도 끝나고 긴장을 내려놓으니 잔소리를 하고 싶어 복사해 올린다.
모든 작품에는 하나하나의 음절이 중요하지만 특히 시에서는 작품 전체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나는 아래 가사 중 원곡을 중시한다. (파란색이 원곡. 붉은 색이 변형된 음절)
*시를 가요에 인용할 때는 作詩라고 표기하기도 함 / 기타를 배울 때 첫 곡이라는 속설이 있음.
울며 헤진 부산항/ 조명암 작사/ 박시춘 작곡/ 남인수 노래
1. 울며 헤진 부산항을 돌아다 보는(니) 2. 연락선 난간머리 흘러온 달빛 3. 이별만은 어렵드라 이별만은 슬프드라 4. 더구나 정들인 사람끼리 음음... (후렴) 1940(39)년에 발표된 노래로 남인수의 대표곡 중의 하나이다. 아주 오래된 옛노래들을 좋아하다 보니 간혹 듣곤 하는데 눈에 띄는 한 음절이 문제로 보였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음절 하나에 시의 맛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살펴보기로 한다.
첫 구절 파란 표시 '는'은 보조사이고 '니'는 연결어미이다. 둘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노랫말(시)의 의미가 달라진다는 것을 금방 느끼게 된다. 원작에는 '는'으로 되어 있으나 이후에 다른 남녀 가수들이 리바이벌하면서 '니'로 변형되었는데 현재는 '니'가 보편화 되어 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더니)
그런데 무엇이 문제인가? 그때와 현재의 '니'와 '는'의 의미가 다를 리가 없었을 텐데 조명암이 '니'와 '는'을 구분 못해 '는'으로 했다고 볼 수는 없다.
'니'는 연결어미이므로 2행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이 된다. 그러나 '는'은 문맥상 2행과 직접 연결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그대로 해석하자면 '는' 이라는 화자 외에 '달빛'이라는 또 다른 화자가 있게 된다. 즉 원곡대로라면 1행의 '는'과 2행의 '달빛'이 화자이고 3~ 4행의 화자는 이별을 서러워 하는 '나'이다. '는'을 '니'로 개사한 경우 '달빛'만 좆느라 쉬어갈 틈이 없다.
그리고 '니'를 선택하면 '달빛'에, '는'을 선택하면 '는'에 함축적 의미가 숨겨져 있다. 그러나 '니'가 자연스러울 수는 있으나 '는'에 담긴 함축적 의미를 훼손할 수가 있다. 음절 하나에 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
2절의 문제점.
원곡 ... 부산항 간 곳 없는 검은 수평선 (일제강점기를 은유적으로 표현) 개사 ... 부산항 간 곳 없는 수평 천리길 (거리가 멀다는 느낌만 전달)
*위 내용은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 따라서 언제든지 상호지도라는 측면에서 의견을 내시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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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도 비슷한 걸로 익숙하지 않은 게 있어요.
바로 국기에 대한 경례인데요.
'나는 자랑스런 태국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위 대목에서 바뀐 거는 영 입에 붙지 않더라구.
'나는 자랑스런 태국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너무 길어요~ ^^
발행인님께서 올려주신 글 잘 읽고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