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 17 - 옛 몰타의 수도 엠디나에 도착하여 성 안에서 단두대를 구경하다!
어제 2024년 5월 11일 원래 몰타의 수도였다는 고도 엠디나로 가기 위해 발레타 시내를 걸어서
성 밖으로 나와 광장을 지나 C2 정류장에서 53번 버스를 타고 40분만에 엠디나에 도착합니다.
몰타의 옛 수도 엠디나 Mdina 의 메인 게이트는 1724년 요한 기사단장 마노엘 데 빌하나가 건설한
다리로.... 성 바울, 성 파프리우스 및 성 아가타를 새겼는데 “엠디나” 는 이탈리아의
시칠리아를 점령해 다스리던 시실리안 아랍인들이 부친 이름으로 수도라는 뜻이며 성채도시 입니다.
여기 엠디나의 성벽 밖은 라바트 Rabat 라고 불리며 1570년에 몰타 기사단은 수도를
내륙 고지대인 엠디나에서 해양 교통 때문인지 동쪽 바닷가인 가 발레타로 옮깁니다.
수도가 옮겨가 버리니 그후 엠디나는 고요의 도시 Slient City 라고 불린다고도 하는데, 투어
인포메이션에서 지도를 받는게 좋으며 여기 성 안을 돌아다니는 마차는 40유로 라고 합니다.
엠디나 성 안으로 들어가니 큰 대포가 보이고 한 구석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어서 뭐하는 곳인가 싶어 다가가서 보고는 깜짝 놀랍니다.
그러니까 나무로 만든 단두대 인데.... 거기에 관광객이 자기 두 손과 목을 집어 넣고는
도끼로 내려치기 직전의 모습을 일행더러 찍어달라고 부탁을 하는 것이라?
한가지 특이한 것은 목을 집어 넣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남자는 별로 없고 거의
대부분이 여자인데 울 마눌도 오래 차레를 기다려서는 기어이 사진을 찍어
달라니.... 여름에 귀신 영화를 여자들이 즐겨 보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요?
단두대 斷頭臺 ( Guillotine) 는 1789년 프랑스 혁명 당시에 프랑스에서 발명된 사형
기구로 참수형의 발전형으로 볼 수 있는데.... 처음에는 루이제트
(louisette) 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가 언제부턴가 기요틴으로 명칭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단두대 라는 것은 그 용도를 보고 의역하여 붙인 이름이고, 서양에서는 조제프이냐스
기요탱 박사의 이름을 따서 기요틴 (Guillotine) 이라 부르는데 그가 발명한 것은 아니고, 혁명 초기
'같은 죄에는 같은 벌을' 이라는 주장을 하며 신분 차이 없이 사형 방식을 주장했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때의 주장은 같은 죄를 지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동일한 형벌을 받게 하자는 것인데,
당시엔 참수형을 집행할 때 뇌물을 주고 안 주고에 따라 위력을 달리하는 관행이
있었는데 단두대는 그런 관행이 적용되기 힘들기 때문에 평등하다면 평등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조제프이냐스 기요탱 박사 본인은 사형제 폐지론자였으나 사형제를 폐지할 수 없다면 차라리 모든 사형수에게
같은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인데, 역설적이게도 대표적 사형 도구에 사형제 폐지론자
였던 그의 이름이 붙었으며 또한 '기요탱 박사 본인이 단두대에서 죽었다' 라는 루머가 있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단두대는 대량생산이 가능한 반자동 참수 기계니 보통 참수형은 그냥 목만 싹둑하고 자르는 게
아니라 자르는 도부수의 검술 실력이 일정 이상 필요한 고도의 전문직 업무입니다.
도부수 검술 솜씨가 형편없을 경우, 사형수는 목이 떨어지기는 커녕 애먼 곳만 애매하게 베여서 뒤통수
에서 등에 이르기까지 자상만 여러차례 박힌채 여기저기 피를 마구 뿌리며 게 울부짖게 됩니다.
참수형이 이런식으로 집행되면 능지형급 잔인한 형벌이 되며, 말이
'참수' 이지.... 목 부위를 패죽이는 형벌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참수용 무기는 매우 무겁기 때문에 단칼에 썰리지 않아도 매우 무거운 둔기로 후려치는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차라리 장살형이 신사적인 수준인 극형이
되며.... 단두대는 이렇게 생각 보다 힘든 참수형을 쉽게 집행하기 위해 고안된 기계입니다.
우선 칼날 밑 둥근 구멍이 난 틀에 목을 넣고 고정한 다음 낙하하는 무거운 칼날의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목을
자르기 때문에, 별다른 기술과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으며, 필요한 에너지는 칼날을
끌어올리는데 드는 노동과 사형수를 틀에 고정하는 정도의 수고뿐, 나머지는 간단한 물리법칙으로 끝납니다.
작동은 순식간이기 때문에 고통이 없다고 하나, 목이 잘린 후에도 머리는 잠시 더 살아있다는 정황이
있어서 이는 아직도 논란거리라는데, 덜 잘린 목을 두번 세번 내려치는 것 보단 덜 아프겠구나 할 뿐!
또한 칼날도 평면이 아니라 사선이기 때문에 목을 단순히 칼날로 찍는 아니라 사선으로
베어 내게 되어 더 깔끔하게 잘리게 되는데..... 고기를 썰어낼 때
위에서 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앞뒤로 칼날을 같이 움직여 썰어내는 것과 같은 원리랍니다.
사실 목에는 뼈가 있기 때문에 직선 날을 사용한다면 아무리 무거운 칼날과 큰 운동에너지를 줘도
한번에 목이 잘리지 않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여러번 사용해서 무뎌진 칼날이라면.
그러고는 5유로를 내고 박물관으로 들어가서 전시물들을 둘러보는데.... 무슨 전쟁 박물관
이나 역사 박물관이라 생각했더니 의외로 자연사 박물관이라 말하는게 맞는가 봅니다.
각종 동물의 뼈를 만들어 실물처럼 보이게 하는데, 새나 짐승을 박제하는 것은 많이 보았지만 이처럼 뼈를
드러낸 것은 자주 보지 못한 것인데..... 그 외 많은 새와 나비에 곤충들이 전시돼 있는 것을 구경합니다.
그라고는 구경을 마치고 박물관을 나오니 거리에는 마차가 많이 보이는데.... 여긴 참 특이한게
옛날 런던 이나 오스트리아 빈 시내에서는 걸리에 말똥이 떨어져 있고 또
말똥 냄새가 지독했는데...... 여기 엠디나 에서는 참 깨끗하고 냄새도 나지 않는게 신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