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랑잃은 슬픔속에 있는 이월규언니와
한낮에 쇼핑을 했더니 더위를 먹은것 같다.
얼음물 잔뜩 마시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따르릉 하는 전화소리에 수화기를 들고 보니 새벽 한시 반
한국에서 오는 전화다
"집사님, 울 딸 수정이가 국제변호사 되었어요."
소식이 궁금했던 강용덕집사님의 전화였다.
수정이의 국제 변호사 됨을 축하를 해줬다.
집사님은 미국시간을 잘몰라 전화하여 잠을 깨웠다며
다음에 다시 통화하자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광양에서 살때 난 새벽기도회를 나갔다.
새벽에 교회버스가 운행하였는데
어느날부터 예쁜 집사님 한분이 빠짐없이 새벽기도회를 나오기 시작했다.
남편의 전근으로 대덕연구단지에서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했다.
집사님댁은 우리집옆 아파트인지라
자주 오가며 금새 친해졌다.
남편은 쌍용양회 간부사원이었고
아내 집사님은 재봉으로 수를 놓으며 십년째 부업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항상 집에서 일하면서도
머리를 미용실에서 예쁘게 꾸미고
늘 치마를 입는 보기드문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집에 들어서니 거실에 책이 가득했다.
딸과 아들은 중국 유학중이었다.
딸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 되던해 남편이 중국주재원으로 갔다.
중국에서 적응잘하고 공부를 뛰어나게 잘하고 있는지라
자녀 둘이 중국에 남아있겠다고 주장하여
두부부만 한국으로 돌아왔다.
초등학교 이학년때부터 쓴
딸 수정이의 일기장을 꺼내주길레 읽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쓴
수정이의 일기는 일기라기 보다는 작문이었고
컴퓨터로 쓴 것보다도 더 정교한 글씨체였다.
빼곡하게 쓴 일기장은 어떤날은 두장이 되기도 했다.
간혹 포스트잍을 붙여 그림과 글도 첨부해놓았다.
시사문제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곁들인 수준높은 글이었다.
가장 인상깊은 내용은 어린 수정이가
자신의 인생목표 30가지를 쓴 글이다.
어린 수정이는 그때부터 국제변호사가 되어
국제무대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우리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서 일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던것이다
내게 어린 자녀가 있는지라
자녀의 일기지도에 수정이의 일기는 좋은 자극을 주었다.
그당시 난 교육대학원에 재학하고 있었기에
일기쓰기와 학업 성취도와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논문을 쓰고 싶은 열정이 생기었다.
수정이의 일기중 학년별 몇편씩을골라
수정이 엄마가 팩스로 내게 보내주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글이 진보되고 있음이 한눈에 들어왔다.
수정이의 일기를 복사하여 주위 학부모들에게 한부씩 나누어 주었더니
광양지역 학부모들은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은지라 반응이 좋았다.
그 좋은 자료들이 한국에 있어서
지금 지면을 통해 적나라하게 알려줄 수 없음이 안타깝다.
수정이는 공부를 잘해서 북경대 입학이 허락되었는데
국제변호사가 꿈이기에 중국에서 공부하는것보다
영국에서 공부하는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 입학했다.
케임브리지 대학 법학과에
한국인이 들어가기 힘들다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정이 아빠는 "수정이는 할수 있다
해보지도 않고 수정이를 모르는 남의 말 들을것 없다"고 하며
딸의 실력을 믿어주었다.
그리고 수정이는 당당히 모든 과정을 잘 해냈다.
수정이는 책을 많이 읽는다.
수정이집에가면 수정이가 어릴때 읽던 유아서적부터 시작하여
초등학생때 읽고 소화했던 베스트셀러까지 많은 책들이 있다.
영국의 하숙집주인은 지금까지 하숙생을 많이 치러보았는데
수정이처럼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며
책장만들기 바쁘다고 했다.
방학이 되어 수정이가 한국에 오게 되어
우리는 순천의 맛집으로가서 외식을 했다.
수정이 아빠의 발령으로 다시 수원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고
얼마후 나도 서울로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방학이 되어 한국온 수정이와 함께
집사님이 나를 찾아와서 반갑게 만났다
내가 미국온 이후로도 자주 전화를 주었다.
교육에 남달리 관심이 많은지라
전화할때마다 우리 자녀들에게 희망을 주는 말을 했다.
쌍용양회 경영의 어려움과 함께
구조조정으로 인하여 수정아빠의 전직으로
장기적인 딸의 유학비 마련에 경제적 어려움이 컸다
경제적 어려움이 너무 커서
수정아빠가 이렇게 빨리 회사를 그만둘줄 알았으면
유학보낼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을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공계가 아닌 법대는 장학금의 해택을 받을 수 없어서
수정이 엄마는 비싼 등록금 대느라 눈물 많이 흘렸다.
딸을 잘 키웠는데 경제적 고통은 말할 수 없이 컸던 것이다.
변호사 연수를마치고 어릴적 딸아이의 꿈을 이룬
기쁨을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으랴 !
성경 한구절이 떠오른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정녕 기쁨으로
그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
시126편 5~6 절
첫댓글 한편의 수필집이네요 모아 모아서 책한번 출판하세요 글 넘 잘 쓰셨네요 좋은 친구분 두워서 부럽고요 개강파티는 잘 하셨지요 은빛여울님 덕분에 강백산카페가 정서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는것 같아서 고맙습니다
하칼샘님이 독자가 되어 좋은댓글 주시니 감사합니다. 저절로 힘이 나네요. 강백산에 도움이 사람이 되고 싶네요.
댓글과 독자가 있으면 필자는 신나지요 좋은글 많이많이 올려주세요
한국이야기, 미국이야기 많이 올리겠으니 계속 독자가 되어주시고 댓글 주세요.
수정양 대단합니다. 국제변호사에 당당히 합격하였으니 축하드립니다. 저도 늦둥이가 7살입니다 혹시 도움이 될까해서 은빛여울님 수정양 어릴적 일기 좀 부탁드립니다...............
수정이의 일기를 보면 마음에 확 닿는것이 있지요. 그리고 읽는사람에게 좋은 변화가 있구요. 자료가 미국에는 없고 서울에 있는데 기회가 되면 드리겠어요.
지금 이시간 나의 두 아들은 집 밖 쌈지공원에서 베드민턴을 치고있는데 들어오면 이글을 한번 읽어보라 헐려고요~ 참 여러모로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그런데 광양에서도 사셨어요? 우리집은 여수 돌산인디~명절에 집에 갈 때 맨날 광양을 지나가지요~수정이에 자극받아 여울님의 따님도 잘 되었으면 싶고 저의 아들 두놈도 좋은 귀감이 되었으면 싶습니다~땡큐~여울님~
저는 허벌레님의 글을 읽노라면 정감있고 좋아요. 아드님이 아직 어린학생인가 보네요? 광양에 살때 지리산, 하동, 남해, 여수오동도 자주 여행했고 일출보기위해 돌산에도 다녀왔지요.
이건 무어라고 해야하나요 이렇게 좋은글 모아서 책으로 만들어도 될것같아요 누구의일이던 함께 축하할수있어 좋습니다
어긋장님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에 감동되는 일은 글로 표현하곤 합니다.
친구덕분에 강백산이 많이 발전하네..예전에도 좋은글 올리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긴 했지만 그래도 친구글이 가슴에 많이 와닿고 늒고 배우는게 많은것 같아....자랑스럽다...밤송이친구..공부 열심히 하시고..
친구가 격려해주니 힘이되네. 고마워친구. 훈련하느라 많이 힘들지? 건강하게 지내길~~
이제사 글을보았네요~좋은글 감명 받았구요~마지막 성경 구절도 마음에 와 닿네요~늘 행복 하시길...!
글 읽어주심 감사해요. 나무꾼님 덕분에 나날이 새롭고 즐겁습니다.
요즈음 다른 일로 출근부를 자주 열어 보지 못했더니, 너무나 감동적인 글이 올라 있네요... 혹시, 교육에 도움이 될까해서 그러는데, 본인이나 가족의 동의가 가능하다면, 그 일기자료를 구할 수는 없는지요??? 물론, 개인신상에 대해서는 비밀로 할테니~~~
Hite님게서 교육계에서 좋사하고 있다하니 반갑습니다. 수정이의 일기가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지요. 자료가 한국에 있어서 지금 당장 드릴 수 없어 유감입니다. 관심주셔서 감사드리고요. 기회가 되면 연락드리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