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누가복음 1장 34-38절.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였다.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겠습니까?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이 그대에게 임하시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능력이 그대를 감싸 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한 분이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보아라, 그대의 친척 엘리사벳도 늙어서 임신하였다. 임신하지 못하는 여자라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벌써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 * * *
사무엘상 1장에 보면,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의 태를 하나님께서 열어 주시지 않으므로 한나가 아기를 가지지 못하여, 모든 일가 친족과 이웃들에게 놀림감이 되어, 한나가 하나님의 전에 올라가는 날마다 눈물로 기도를 드리던 일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하나님께서 그의 태를 열어 주시고 아들을 낳게 되었는데, 그 아들이 이스라엘의 민족사를 바로잡은 사무엘이었습니다.
우리는 한나의 눈물어린 기도를 칭찬하며, 참으로 그가 믿음이 장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나의 기도를 믿음의 표본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진정한 의미에서 믿음의 사람으로 알리고 싶은 사람이 따로 있습니다. 그가 마리아입니다.
마리아도 기도의 사람입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하나님께서 그의 태를 통해서 메시아를 세상에 보낼 수 있도록 자기몸을 허락한 진정한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천사에게 말하기를, “나는 남자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본문 34절) 고 했는데, 그가 만약 임신을 해서, 그 임신이 드러나게 되는 날에는 소위 ‘명예살인’을 당할 수도 있고, 온 집안이 파멸에 이를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메시아의 강생을 위하여 온 몸을 드리기로 순종한 것입니다.
믿음으로 이 일을 단행한 것입니다. 그의 믿음은 ‘마리아의 찬가’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제왕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사람을 높이셨습니다. 주린 사람들을 좋은 것으로 배부르게 하시고, 부한 사람들을 빈손으로 떠나보내셨습니다.” (눅 1:52-53) 이 얼마나 정의로운 세상이 오도록 하나님께서 역사에 개입하실 것을 간절히 기원하고 있습니까?
한낱 무명의 처녀였습니다. 비록 그의 손에는 농기구가 들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이상은, 전쟁도 착취도 없고, 불의와 차별도 없는 새 세계를 꿈 꾸는 여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마음에, 메시아가 도래하여 이 꿈을 실현해 줄 것을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믿음을 보시고, 천사 가브리엘을 보내셨습니다.
“은혜를 입은 마리아여, 하나님께서 그대와 함께 계십니다.” (눅 1:28) 가브리엘의 인사를 들은 마리아는 놀라서, 이 말이 무슨 뜻인지를 생각하고 있을 때에,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가 메시아, 곧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할 것임을 알려 주었습니다.
천사 가브리엘의 제안에, 마리아가 드린 대답이, 하나님께서 인류에게서 들으실 수 있는 가장 귀한 대답임을 우리는 인정합니다: “주여, 저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말씀대로 이루어지이다.” (본문 38절)
<기도>주 하나님, 저희들도 하나님의 용도에 쓰임 받는 자들이 되게 하옵소서. 기꺼이 저희 자신을 주님의 일 위하여 내어드리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