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은 정원이 아니라 아파트 밀림지대(?)
허석 시장 취임 후 8,700세대 이상 아파트 사업 승인
향후 4,000세대 이상 승인 대기 중
지방정부는 20년 단위로 도시기본계획을 세운다. 순천시도 2030년까지 기본 도시계획이 세워져 있다.
도시기본계획의 출발은 도시의 인구계획이다. 인구지표는 도시계획 수립의 기본전제이며, 도시 행정의 출발이다.
순천 인구는 지난 16년간 13,826명이 증가했다. 270,833명(2004년 기준)에서 284,659명 (2020년 11월 말 기준)으로 늘었다.
2008년에 수립된 '2025 순천 도시기본계획'에는 순천시 인구를 39만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5년 후 순천시의 계획인구는 자연 증가와 사회적 증가인구를 합쳐 2030년에 34만 명으로 도시계획을 수정했다.
이러한 계획인구 34만 명의 추산배경에는 2030년까지 자연적인 인구증가 298,200명에 사회적 인구 44,600명이 유입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용당, 오천, 연향 상삼지구 등 택지개발로 인구가 유입되고, 광양제철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의 기업유치를 통해 사회적 인구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다. (*출처/ 2030 순천 도시계획 106쪽)
그러나 2004년 경제자유 구역청 개청 후 외국인 기업의 배후단지로서 신대지구에 인구 유입은 기업유치 실적이 미미해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오히려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 현상만 자극해 지역 내의 수평적인 인구 이동으로 원도심의 공동화만 부추겼다. 또한 택지개발에 따른 인구유입 효과도 냉정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인구 34만을 놓고 도시공간의 기본적인 밑그림을 설계하다 보니 주거공간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순천시 공동주택 공급정책 설명자료에 따르면, 2018년 당시 (인구수 282,518명, 세대수 113,000 세대)에 주택 보급률은 104.8%이다.
시의 인구 증가에 따르는 주택 공급계획을 보면, 2020년 이후로 아파트 20,246호를 더 공급해서 주택 보급률 115%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결국 인구가 34만 명으로 증가한다는 인구계획은 순천시에 아파트 건설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분양세대 500세대 이하의 아파트 사업계획의 승인은 순천시장의 고유업무에 속한다. 즉 아파트 건설 인·허가의 최종 결정권자는 순천시장이다. 순천의 최근 20년간 아파트 사업계획 승인현황을 살펴보면 표와 같다.
연도 | 사업승인물량 | 역대 시장 |
2000 | 928 | 신준식 |
2007 | 490 | 노관규 |
2013 | 820 | 조충훈 |
2014 | 420 | 조충훈 |
2015 | 2,412 | 조충훈 |
2016 | 2,781 | 조충훈 |
2017 | 959 | 조충훈 |
2018 | 413 | 조충훈 |
2019 | 4,084 | 허석 |
2020 | 4,115 (580세대 승인대기중) | 허석 |
(표) 순천시 공동주택 사업계획 승인 현황)
2020년까지 승인 확정된 공급물량 이외에도 강남여고 부지에 대규모 아파트가 세워질 예정이고, 선월지구에는 중흥건설이 6천 세대 이상의 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시장 재임 별로 아파트 승인현황을 보면 2018년 이후 허석 시장 취임 이후 압도적으로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
예상 인구증가에 따른 주거공간을 마련하고, 주택 보급률의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아파트 공급은 계속될 모양새다.
하지만 순천시의 도시공간구조의 기본방향은 컴팩트 도시다. 웬만하면 공공교통을 이용하고 도보권 범위로 도심과 부도심 공간을 설계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방향에 따라 무분별한 도시 외곽 신규 개발을 억제하는 도심 성장한계선을 설정했다.
“신도심 개발로 원도심 공동화가 심각하여 도시의 외연 확산을 방지하고 도심성장한계선을 설정하여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마련해나간다. 아울러 순천만 보전을 위한 순천만보전경계선을 설정하여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토지이용 계획을 갖는다” (2030순천도시기본계획)
도시기본계획을 기초로 인구증가에 대한 현실적인 분석과 전망이 필요하다. 도시 외연 확산을 방지하고, 도심성장한계선을 둬서 원도심 활성화에 대한 대안을 만든다는 '도시 기본 계획'의 취지를 살려 '생태도시'라는 정체성을 다시 한번 강조할 때다.
♨출처/순천광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