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방부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남쪽 안드레예프카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폭발물이 담긴 소포가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우크라이나 대사관으로 배달됐다. 프랑스 영화사 파테(Pathe)가 러시아 시장에 대한 영화 배급을 재개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러시아 영화관에서 최신작 'Трех мушкетеров'(삼총사)가 상영된다. 나리쉬킨 러시아 해외정보국 국장은 지난 14일 미 CIA 국장과 만났을 때, 핵무기와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 폭발한 소포에는 강력한 폭발물은 없었다고 말해/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포착해 정리하는 '우크라 이슈진단-30일'자다/편집자
◇ 미국의 고민, 우크라이나의 불안
나토가 이틀간의 외무장관 회의를 끝내는 날(30일), 옌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의 주된 과제는 나토에 가입하는 게 아니라 독립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독립된 주권국가로 살아남지 못한다면, 나토 가입 문제는 아예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나토 가입의 전제조건이나 마찬가지인 우크라이나의 전쟁 승리를 위해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말처럼 쉽지 않는 시나리오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대학 간담회에서 "부분 동원령으로 소집된 예비군 30만명이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100여개 훈련소에서 두달간 전투 훈련을 받았고, 독립적으로 또 소속 부대의 일원으로서 전투와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익혔다"며 "8천명 이상이 탱크와 장갑차, 포병, 방공, 드론및 전자전 운영에 관한 전문 훈련을 받았다"고 말했다.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사진출처:SNS 국방부 계정
부분 동원된 예비군이 탱크 운영 훈련을 받는 모습/사진출처:국방부 영상 캡처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러시아어판)은 쇼이구 장관의 이 발언을 전하면서 "30만명의 예비군들이 단계적으로 최전선으로 투입될 것"이라며 "DPR의 최근 전황 변화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DPR의 '바흐무트'(Бахмут) 전투가 제 1차세계대전의 '베르뎅' 전투(프랑스 도시, 독일군의 침략에 맞서 10개월간 공방전을 벌인 전투)와 비교되고 있다며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서 달라진 러시아군의 공세는 헤르손에서 철수한 러시아 정예군과 동원 예비군들의 전선 투입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바흐무트 (공략을 겨냥해) 주변 지역 점령 소식을 잇따라 전하고 있다. DPR에서 교통의 요지로 꼽히는 바흐무트는 양국 모두에게 전쟁 물자의 공급망을 좌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다.
스트라나.ua가 전황보다 더 신경을 쓰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대하는 미국의 태도다. 이 매체는 "미 국방부는 전날 나토 외무장관 개막에 맞춰 제기된 폴란드 보유 미그-29 전투기들의 우크라이나 이전 가능성을 부인했다"며 "미국은 여러 가지 이유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을 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가 미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구심이 점점 더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외교정책 전문지 '포린 폴리시'의 칼럼 하나를 길게 소개하기도 했다.
스티븐 월트 교수의 칼럼이 실린 포린폴리시 웹페이지/캡처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포린 폴리시' 칼럼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수년 동안 계속될 수 있고 키예프의 완전한 승리는 기대할 수 없으나 워싱턴은 전쟁에서 쉽게 발을 빼지 못하는 딜렘마에 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전쟁 승리를 원하나, 실제로 적대 행위에 가담하는 것은 피하고, 대신 국가 주요 기관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트 교수는 "최근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의 전과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만족스러운 결과을 얻을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며 "러시아가 계속 우크라이나 영토의 상당 부분을 통제하고, 푸틴 대통령은 건재하며, 우크라이나는 계속 추가적으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안팎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은 거의 20년만에 아프가니스탄에서 끝낸 방식과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썼다.
스트라나.ua는 내년부터 바뀔 미국 의회 권력도 미국의 대 우크라이나 정책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케빈 맥카시 미 하원 공화당 원내 대표는 이미 "우크라이나 지원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납세자들이 힘들게 번 수백억 달러가 '백지 수표'로 나가는 상황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며 '닥치고 지원해온' 바이든 미 행정부를 견제할 것임을 분명히 한 상태다.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난 화재를 진화하는 우크라이나 소방대/텔레그램
◇ 우크라이나의 전쟁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우르줄라 폰테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화급하게 취해야 할 조치를 설명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전쟁 피해 규모를 공개했다. 재산피해는 6,000억 유로 이상이며, 우크라이나군의 인명 손실은 10만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에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발끈했고, 정확한 군 피해 정보는 우크라이나군 총참모장과 국방장관, 대통령에 의해서만 발표되는 비밀 자료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군 손실 자료의 공개를 거부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폰테어라이엔 위원장은 SNS에서 우크라이나군 희생자수 발언은 삭제했다.
EC 집행위 부위원장 겸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다나 스피난트는 "집행위원장의 발언에는 부정확한 자료가 포함되어 있으며, 오류를 지적한 사람들(우크라이나측)에게 감사한다"며 사실상 유감을 표시했다. 또 "손실 추정치는 외부 자료에서 가져온 것이며 사망자와 부상자 전체를 추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잘루즈니 우크라이나 총참모장/사진출처:우크라이나군 합참 페북
스트라나.ua는 "잘루즈니 우크라이나 총참모장이 지난 8월 22일 우크라이나군의 손실이 약 9,000명이라고 밝혔으나 너무 장밋빛 통계"라고 지적하면서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최근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모두 각각 10만 명 이상의 병력을 잃었다(사망자와 부상자 합계)'고 말한 사실을 제시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비밀 정보라며 군 인명 피해 공개를 계속 거부했다. 다만, 이날 저녁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의 아레스토비치 고문이 "1만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군인이 전선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잘루즈니 총참모장의 발언(8월 22일) 이후 지난 100일 동안 우크라이나군의 인명 손실은 약 1,000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스트라나.ua는 "지난 3개월 동안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작전을 포함해 전투의 강도가 높았음에도, 하루 평균 손실이 10명에 불과하다는 말은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자료"라고 꼬집었다.
영화 '삼총사' 소개 기사/사진출처:www.godliteratury.ru
- 러시아군의 특수 군사작전 이후 콘텐츠 판매를 중단했던 프랑스 영화사 '파테'가 내년브타 러시아에 대한 영화 보급에 나선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예르마코프 러시아 외무부 비확산 및 군비통제국장은 우크라이나군의 군사작전에 정보를 제공하는 서방의 민간 위성도 러시아군의 정당한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서방은 우크라이나군의 작전을 돕기 위해 주로 저궤도 위성 등 민간 기업의 우주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이 민간 위성들의 도움으로 러시아 군대의 배치, 이동로 및 작전 방향이 낱낱이 우크라이나 측에 넘어간다"고 주장했다.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 대사, EU의 우크라이나 특별 법원 제안은 자신들의 ...(불법)을 은폐하려는 시도라고 주장/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 대표부 대표(대사)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특별 재판소를 만들자는 EU 집행위원회의 제안을 "불법을 은폐하려는 시도"라고 반발했다. 그는 "서방이 유엔 총회를 통해 설립 근거를 마련한 뒤 독단적으로 만들고 (불법적으로) 활동하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행동을 조사하고 기소하기 위해 유엔의 지원을 받아 EU에 '특별 법원' 설립을 제안했다.
-세계육상경기연맹(IAAF) 이사회는 러시아 육상 선수들의 출전 금지 기간을 연장하고, 러시아 육상 연맹(VFLA)의 회원 자격 복권도 거부했다. 세바스찬 코 회장은 "러시아와 벨로루시 선수들에 대한 제재는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유지된다" 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사진출처:위키피디아
- 미국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키예프에 장거리 무기 공급을 거부했다고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전략 커뮤니케이션 조정관이 말했다. 그는 관련 질문에 “우리는 매우 일관된 정책 기조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우리는 더 이상의 확전에 대해 두려움을 표명했으며, 이를 변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세르게이 나리쉬킨 러시아 해외정보국 국장은 지난 14일 앙카라에서 윌리엄 번스 미 CIA 국장을 만나 핵 안보와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리아 노보스티 통신과의 회견에서 "회의에서 가장 자주 사용된 단어는 '전략적 안정', '핵 안보', '우크라이나', '키예프 체제' 였다며 이같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