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길입니다.
울각시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집에 오는데, 라디오에서 '오후의 발견, 김현철입니다'라는 프로가 나옵니다.
가수 김현철은 '복면가왕'에서 보신 분도 있겠지만, 아재개그가 나오면 별로 웃기지도 않은데 깜빡 넘어가는 스타일이잖아요.
어제는 어렸을 적 소풍을 주제로 초대손님 두 명 하고 아주 신났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음악은 뒷전이고 아예 소풍 얘기로 밤을 새울 듯했습니다.
울각시가 다른 데는 노래가 나오려나 싶어서 가수 김창렬이 진행하는 프로라면서 채널을 돌렸습니다.
여기서 사단이 났습니다.
저는 아까 김현철이 진행하는 프로에 김창렬이 초대손님으로 나와서 젤 열심히 떠들었다고 했는데, 울각시가 김창렬은 같은 시간대에 다른 프로를 진행한다고 하는 거 있죠.
그러면서 두 프로는 각시가 늘 듣는 거라 잘 안다고 말도 못 꺼내게 하잖아요.
제가 어땠겠습니까? 당연히 삐쳤지요.
울각시가 내기를 하자는데 슬슬 자신도 없어지고요.
동작대교를 건너는 동안 말도 안하고 여의도쪽만 보고 건넜습니다.
이수교차로를 지나고 다시 김현철이 진행하는 프로가 노래 한 곡을 듣고 또 소풍 얘기를 합니다.
제발 김창렬이 나오라고 빌었는데, 어라 고당새 김창렬 목소리가 사라졌습니다.
분명히 영락없는 김창렬이었는데 말이죠.
집에 와서 조사해 보니 김현철은 MBC, 김창렬은 SBS '올드스쿨'이더라구요. 시간대도 같고요.
또 한 번 울각시한테 완패를 당했습니다.
이제 울각시를 넘어서는 건 영 틀린 건가요?
각시랑 내기할 때는 져도 좋다는 각오라면 모를까, 충동적으로 내기 안 하기를 천만다행입니다.
날은 꾸물꾸물해도 즐거운 금요일입니다. ~^.^~
♥알렉산더 대왕의 후회♥
알렉산더 대왕이 친한 친구로부터 아주 훈련이 잘 된 귀한 사냥개 두 마리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사냥을 좋아했던 대왕은 기뻐했습니다.
어느 날 알렉산더 대왕은 사냥개를 데리고 토끼 사냥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사냥개들은 사냥할 생각이 전혀 없는 듯했습니다.
토끼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빈둥빈둥 누워 있었습니다.
대왕은 화가나서 사냥개들을 죽여버렸습니다.
그리고 사냥개를 선물한 친구를 불러 호통을 쳤습니다.
''토끼 한 마리도 잡지 못하는 볼품없는 개들을 왜 내게 선물했는가?
그 쓸모없는 개들을 내가 모두 죽여버렸다.''
친구는 알렉산더 대왕의 말을 듣고 놀란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그 사냥개들은 토끼들을 잡기 위해 훈련된 개들이 아닙니다.
호랑이와 사자를 사냥하기 위해 훈련받은 개들입니다.''
-희망우체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