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 (Regina): 에수의 어머니
그리스도인은 세례성사를 받을 때 새로운 이름(세례명)을 받는데, 이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태어났음을 의미한다. 세례 때에 성인의 이름을 자신의 수호자로 삼고 성인을 공경하는 풍습은 이미 고대 교회 때부터 시작되었다. 유아 세례 때 성인 순교자뿐만 아니라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을 사용해 그들을 본받고자 하였다. 오늘날 교회법 제855조는 세례명에 대해 간략하게 “부모와 대부모 및 본당 사목구 주임은 그리스도교적 감정에 어울리지 아니하는 이름을 붙이지 아니하도록 보살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세례명은 성인들이나 성경의 인물 또는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를 드러내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이는 성인의 이름뿐만 아니라 지역 문화권에 상응하는 그리스도교적 정서와 의미를 지닌 여러 다른 이름도 사용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우리말의 ‘사랑’, ‘은총’, ‘구원’, ‘슬기’ 등도 가능하다. 다만 이런 경우 특정한 축일을 지정할 수 없기에 보통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을 그 축일로 택해 기념한다.
가톨릭교회 전통은 성모 마리아의 경우 마리아(Maria)라는 이름뿐만 아니라 그 의미상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거나 성모와 관련된 여러 명칭과 애칭들 또한 세례명으로 사용해 왔다. 일반적으로 성모 마리아는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을 그 축일로 기념하나 성모와 관련된 다른 축일이나 기념일을 정해 사용할 수도 있다.
라틴어로 ‘하늘’(Caelum)에서 유래하며 하늘의 모후(Regina Caeli)이신 성모를 상징하는 첼리나(Celina) 또는 레지나(Regina)는 보통 8월 22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을 축일로 정해 기념하거나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로 축일을 정하기도 한다. 특별히 ‘레지나’를 8월 22일에 기념하게 된 것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로마 보편 전례력을 개정하면서 성모 마리아의 천상 영광과 연결하기 위해 성모 승천 대축일 한 주일 뒤로 옮겨 지내면서부터다. 그 이전에는 20세기 초 성모 마리아께 ‘여왕’의 영예가 주어져야 한다는 요청과 1925년 연중 시기 마지막 주일을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정하면서 1954년 교황 비오 12세(Pius XII)가 마리아께서 여왕이심을 선언하고 해마다 5월 31일에 그 축일을 지내도록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