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민머리
여보!
이 여시야
뭐야 뮈냐고!!
내 머리를 민둥산으로
만들어 놓은 사람은 당신이야.
당신이라고!!!
지금 이 나이에 와서 날 보고
작대기 같은 두 다리에
올챙이 배,
목
위에
이고다니는 머리
타조알보다
크고,
몇
올도
남지 않은 머리카락
매끈하고 빛나는 달걀이라니.
꼴보기 싫다니!!!
어
허허
날
이렇게
만든 사람이 당신이야.
거룩한 밤 고요한 밤
행복한 밤에
밥
숟가락
놓자 마자
초꼬지를 끄고
요를 깔고 이불 덮지도 않고
내 머리를 잡아 끌다
밀어낸 사람
당신이
잖아.
당신
좋을 땐
끌어당기고,
당신
힘들 때
밀어붙이다 보니
내 머리가 이렇게 미끄럼틀이 되었어.
그래도 그래도
당신이
좋아.
며칠 전
당신의 여고 동창생이
야!
친구야
평생 짝궁 네 남편
몇 올 남지 않은 머리칼
내가 뽑아
버릴까
하니,
당신이
말을 했잖아.
야
아런
초친년
염병할 가시나야
저 사람 올챙이 배가
쪼글 망테기가 되어도 내 남자야 라고.
진정한 남자는 거시기로
말하는 거야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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