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이래-
여러분, 몇 해전 대한민국 스키점프 국가대표단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하정우 주연의 영화 “국가대표”를 보신 분 있나요?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서 연맹은 필수과목인 스키점프팀을 급조하게 됩니다. 영화는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첨가하여, 예상외의 큰 흥행을 이루었습니다.
우리가 이 영화를 단순한 오락적 측면으로만 볼 수 없었던 이유는, 영화 속 비인기종목 아니, 사실은 ‘듣보잡(듣도보도못한)’ 수준의 종목인 스키점프 국가대표 대한 사회의 깊은 차별과 멸시, 체육연맹과 정치인의 불공정한 이익관계에 대한 분노를 우리 모두가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 듣보잡 스키점프 국가대표들은
<2003년 제21회 타르비시오 동계 유니버시아드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 / 2003년 제5회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 2007년 제23회 토리노 동계 유니버시아드 개인전, 단체전 은메달 / 2009년 제24회 동계 유니버시아드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
이라는 불가사의한 기록을 달성합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이들이 이러한 기록을 달성하지 못했다면요?
어린이 스키강사 출신인 코치와, 통 틀어 다섯 명인 푸른 청년들의 꿈이, 그저 좌절로 마감되었다면요? 이 국가대표라는 영화는 제작조차 가능했을까요?
그리고 2012년, 오늘 전 경향신문의 한 스포츠 관련기사에서 또 하나의 “몰상식”을 보았습니다.
바로 컬링 국가대표단의 이야기입니다.
(컬링은 빙상 위를 쓸어가며 돌을 밀어 넣는 경기입니다.)
김창영 기자는 태능선수촌을 찾았다, 이상한 광경을 보게 됩니다. 점심시간이 되자, 다른 선수단은 속속 선수촌의 식당으로 몰려드는데, 유독 컬링국가대표단은 태능선수촌의 둘러친 철조망 밖에서 도시락을 들고 식사를 하더란 말입니다.
[식사는 어떻게 하세요?]
[주로 분식점을 이용하는데 때로는 짜장면도 먹고 도시락도 먹어요.]
같은 시간 다른 선수들은 이 철조망의 쪽문을 열고 식당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왜 식당에서 드시질 않고, 여자탈의실에서 책상을 모아 붙여...]
[저희는 촌외 종목이라서...]
하고 혹시나 언론의 공개로 인해 그마저도 불이익이 올까 말을 아꼈다 합니다.
여러분, 촌외종목이란 종목을 메달을 딸 가능성이 높은 순으로 태능촌 내에 연습장을 건설하고, 이에 밀려 태능 촌 밖에 연습장이 지어진 종목.
이것이 촌외 종목입니다.
태능촌의 식단은 대한민국 최고급 어느 호텔에도 뒤지지 않을, 선수들의 건강상태와 신체 밸런스를 고려하는 전문 영양사가 준비하기에 일명 ‘메달식단’ 으로 불립니다.
그런데 여러분, 납득이 가십니까?
메달을 딸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로, 우리 어린 선수들 ‘밥을 주지 않겠다.’
그리고 ‘재워주지 않겠다.’
이러한 ‘몰상식’이
이 푸른 꿈을 가진 우리의 컬링 국가대표 선수들이
철조망 밖에서 도시락을 들고, 식당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타 종목 선수들을 보며
점식식사를 하게 된 원인이고, 이 소녀들이 여관방에서 자게 된 사정임을.
여러분은 상식으로 납득을 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스키점프 국가대표 같이, 혹은 우.생.순 같은 기적이 만약 일어난다면,
앙다문 입술로 메달을 깨문 소녀들에게 어찌 감히
‘소감이 어떠세요?’
라고 물을 수 있겠습니까?
전 세계로 중계 될 인터뷰에서 그렁그렁 맺힌 눈물로
[저는 숙식을 보장 받지 못했지만..이에 좌절하지 않고..]
라고 첫 소감을 밝힌다면,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이러한 몰상식에 부끄럽지 않을 자신이 있겠는지요. 혹시 이마저도 입막음 하실 생각인지요. 그렇다면, 연맹은 오히려 이러한 기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혹은 그러한 독기가 오늘의 승리에 큰 작용을 했다라고 둘러 댈 지도 말입니다.
비단 숙식이라는 물질적 상처만을 말 하고자는 것이 아닙니다. ‘밥’ 이라는 한국의 정서 상 가장 깊은 ‘정’의 상징인, 최소한의 ‘정’ 보장조차 받지 못한 우리 국가대표단의 마음의 상처는 어떻겠습니까.
이는 최근 진보와 보수의 대결로 자리 잡은 ‘무상급식’ 에 관련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한 거대담론에 감히 저따위 백수가 왈가왈부 할 자격이 없다는 것도 압니다.
저는 우리 어린 국가대표들 ‘밥 주자’ 는 상식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식에는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적 구분이 없습니다.
자칭 보수, 혹은 보수에게 묻습니다.
자유와 경쟁, 법치와 안정을 중시 한다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메달의 획득도 아닌, 획득 가능성에 따라 밥을 차등하여 준다는 가치에 동의 하실 수 있습니까?
자칭 진보, 혹은 진보에게 묻습니다.
그대들은 보편적 복지라는, 해서 등장한 증세라는 방편에 앞서, 걷은 세금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또 보편적으로 납득이 가능하게 공정하게 분배 할 것인지를 깊게 고민 해보셨습니까?
이것을 철저한 자기반성 없이, 작금의 양극화에 방관 또는 공조하지는 않았는지 자신 할 수 있습니까?
혹시 그대들은 기득권 획득, 또는 유지라는 목적으로 보수와 진보라는 위장막 속에 숨어들어 간 것은 아닌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국가대표들에게 신분을 정하여, 누구는 밥을 주고, 누구는 밥을 주지 않는 이러한 몰상식이 발생한 것인지.
진영의 논리를 떠나,
군대를 면제 받은 자가 국방부 장관이 되어,
병역의 의무를 하고 있는 일개 장병들에게 목숨을 다해 국가에 충성하고 또 죽기를 각오하고 싸워라..
이것이 상식에서 가능한 일입니까?
위장전입을 한 사람이 경찰의 수장이 되어 국민들에게
주민등록법 어길 시 처벌하겠다.
이것이 상식에서 가능한 일입니까?
불법 폭력 투쟁이라 가정하고서라도, 헬기를 동원하여 경찰 특공대를 투입하여 무리한 진압과정에서 여러 명이 불에 타 죽었습니다. 그 시위진압을 진두지휘한 자가, 한마디의 사과 없이
이제 다시 지역구 국회의윈 후보로 나와
“오직 국민을 섬기겠다.”
이런 몰상식을 국민의 상식으로 어찌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이처럼 현재의 우리는 우선 상식이 바탕 된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입니다.
진보.보수, 그대들의 고매한 가치가 ‘국가대표들 밥 주자’ 는 이런 최소한의 국민적 상식과도 반하는 몰상식이라면, 저는 그런 가치에 투표하지 않겠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의 생각을 제가 짐작 할 수 는 없지만,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확정에 이명박, 또 그의 부인, 장관들, 연예인, 또 국민들이 환호하고 팡파레를 울린 것이 오직 경제적 부가효과에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선수들이 펼칠 피나는 노력과 결과물을 국민은 즐기고, 찰나의 승부에 감동하고, 또 승부를 떠나 국가대표들의 스포츠맨쉽에 국민은 자랑스러워 할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과정에서 저의 세금이 공정하게 징수되어 선수들 밥 먹이고, 또 재워주는 것이라면 하등의 아까움도 없습니다.
여러분 지금 컬링 국가대표 선수들은 도시락을 싸다니고, 여관방에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비단 컬링 뿐 아니라, 촌외로 판정 되어진 선수 모두가 그러합니다.
태능 촌 식당에 밥 숟가락 몇 개 얹는 것이 무어 그리 어려운 일이겠습니까? 이것이 여론화 되면, 상부에 있는 해당 관계자가 나와, ‘절차 상 착오가 있었다. 바로 조치하겠다.’ 등의 발표로 곧 해결 될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작은 일인 듯 보이지만, 또한 이런 몰상식을 거부하는 우리의 상식추구노력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상식은 어느날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왕의 폭정에 능지처참을 각오한 선비의 상소, 왜군의 침략에 목숨을 건 농민들의 동학운동, 3.1운동. 6.25내전, 민주화 운동 등. 수많은 선조들의 피를 토하는 노력에 의해 응집된 역사적 결과물입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이러한 기본적인 상식들을 외면한 채, 오직 자신의 편익과 가치만을 추구 한다면 그 결과물은 모조리 후대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노스페이스 열풍, 학교폭력, 명품백 열풍, 곧 죽어도 비싼 차...등 이 모든 것을 오직 정치의 탓이라 돌린 다면 그것 또한 국민의 몰상식일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유일한 희망은 바로 국민들의 상식추구열망에 있습니다.
부디 그들의 가슴에 진정으로 조국을 위해 태극마크를 단 그 꿈과 용기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줍시다.
또 다시 영화 국가대표가 나오고 우.생.순이 나와서 그때가 되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가슴에 품은 태극마크가 부끄럽지 않도록 여러분 모두의 응원이 필요합니다.
오늘날의 기사정신을 욕하기에 앞서, 이런 기사에는 관심 갖지 않고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에만
클릭하는 독자정신 또한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저는 제 글을 읽어주시는 네티즌의 상식에 부탁드립니다. 링크를 타시든, 추천을 해주시든, 댓글을 다시든, 트윗으로 날려주시던지 경향 김창영기자의 기사로 촌외국가대표들이 타 선수들과 당당하게 같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될 수 있기를 간절하게 바랍니다.
해당기사 관련링크 ->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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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안타까운 현실이군요....부끄럽습니다..
아...정말...
부끄럽습니다...
아...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모든 분들...
모든 종목의 운동 선수들...
모든 제조산업 분야의 기술 장인들...
모든 문화계의 계신분들...
그리고 국내외에서 어떤 분야에서든 대한민국을 위해 우뚝, 굳건히, 당당하게 서 계신 모든 분들...
여러분들의 대한민국을 아끼는 마음에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