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캐롤라이나의 어느 냉동창고에서
짐 실어주기를 기다리던 중에, 차에서 내려
창고 터 주변을 어슬렁 돌아다녔습니다.
나무보다 숲을 보아라~
높이 나는 갈매기가 더 멀리 본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젊어서는 그런 말들이 가슴에 닿았고
그렇게 보고 듣고 따라 해보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 기준으로 세상을 보고 남과 비교하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흐르니 나이를 먹습니다.
나이를 먹으니 허리가 굽고
허리가 굽으니 멀리 보기보단 가까이가 잘 보입니다.
서있기보단 앉기가 편합니다.
앉아야 보이는 세상이 있다고
누군가 오래전에 말해준 사람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아도 답답할 건 없습니다.
배운 말이 없어도 알 것 같거든요.
앉아야 보이는 것들에 대해서 말입니다.
땅은 모든 것을 품고 새롭게 피워냅니다.
꽃만 피워내는 게 아닙니다.
풀도 벌레도... 모든 생명들을
빛과 바람과 물과 말없이 의논해서
골고루 골고루 모든 생명들을 길러냅니다.
나도 그곳에서 왔습니다.
앉지 않으면, 숙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저 작은 새싹들처럼
꿈과 희망에 부풀어 저 땅에서 왔습니다.
저들과 다르지 않음을, 같음을
그곳으로 돌아가기 전에 배울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첫댓글 조용히 허리를 굽혀 아래를 보며 앉아야 보이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추워서 몸도 얼고 세상풍파가 심해 정신마저 얼었어도 자연은 조용조용 변화하고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구말대로 현재가 제일 중요합니다. 현실을 직시해야 만족할수 있습니다. 마음자리님을 응원합니다.
봄이 성큼 다가왔어요.
다음주 서쪽으로 가면 봄이 한층 더
가까이 와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매냥 높은 곳 만 바라보다간
처해진 현실에 좌절감만 깊어 지겠죠.
가끔은 나보다 낮은 곳의 삶들도 보고
더 용기를 얻고, 현재 삶에 감사하고
세월과 자연에 순응하기도 하고.
낮은 자세로 쑥 캐러 갈 수있는 계절이 돌아보고 있습니다.
낮아지다 낮아지다 땅이 되고 싶습니다. ㅎ
네ㅣ
맞아요
건강하시지요?
비뇨기과에서 대기중 봅니다
앉아야만 보이는 것들
아주 실감나게 와닿습니다
아름다운글 잘봤습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고맙습니다.
철학이 모호하고어렵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글을 철학교재로 사용하면 안될까 모르갰어요 ~
하이고... ㅎㅎ 쥐구멍이 안 보입니다.
마음자리님의 성격의 원만함을
늘 봅니다.
이젠, 젊었던 시절의 포부란 말도
저 멀리 가버렸고
높이 올라서 넓게 보고 싶었던 꿈도
저절로 접게 됩니다.
많은 사람을 안다고
높은 곳에 있다고
거기에서 떨어져 나오면,
허하고 횡한 마음이 더 커겠지요.
앉아야 보이는 것들에
세심한 눈길이 가면 좋겠습니다.
오늘따라, 마음님의 글이 커게 보이는군요.
세월 따라 보이는 것들이 달라지지만
머물러 고집하지 않고
세월 따라 흘러가니
그때그때 보이는 것들이 다 귀합니다.
카페에 설렁설렁 드나들 때는 잘 안 읽던 글들
찬찬히 이방저방 드나들며 올리신 글들 읽다보니,
마치 큰스님의 법문 같은 마음자리님의 글도 만납니다
마음이 평온해지며 어느덧 봄이 제 옆에 와 있음을 느낍니다
고맙습니다^^
처음 뵙습니다.
제 글이 과했나 싶어 대댓글 달기가
조심스럽습니다. ㅎ
제가 다니는 곳엔 이미 봄이 와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따라 다녀 읽고 있습니다 ㅎㅎ
앉아야만 보이는 것들.
마음도 몸도 익을대로 익어 풋풋한
젊은 날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작은 꽃들은 서서 보면
그 고운 것을 제대로 볼 수 없지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가능하면 오감을 다 사용해서
느껴보고 싶습니다.
그렇게 해보면 새롭게 배우는 것이
참 많아집니다.
앉아야만 보이는것들이 있지요 .
그러면 작은것들을 자세히 볼 수 있듯이
자신을 낮추면 스스로를 볼 수 있다는
교훈의 글로 읽었습니다 .
낮추어서 볼 수도 있고
자연히 낮아져서 볼 수도 있는데
다 마찬가지 같습니다. ㅎ
그러게요 행복이 따로 있는게 아닌것같아요.
어떻게 맘 먹느냐의 문제인데요.
앉아야만 볼 수있는 행복의 판도라 상자.
어느 늦은 오후 해살같이 따사로운
이야기 감사드려요.
네. 마음 먹는 일이 쉬운 듯
여렵습니다. ㅎ
않으면 보이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