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가게에 방문하기로 했다.
권우성 씨와 사전에 일정을 의논했지만,
당일 아침에 한 번 더 어머니 뵙는 날인 것을 알렸다.
권우성 씨는 언제 들어도 기쁜지,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것 같았다.
외출 준비를 마치고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이동했다.
권우성 씨와 어머니가 의논한 내용대로,
막내 권민준 군의 간식을 준비하기로 했다.
이때 동행한 전임자는
어머니도 함께 드실 수 있는 간식이면
더 좋겠다는 의견을 제안했다.
옆에 있던 권우성 씨에게도 다시 의견을 물었다.
권우성 씨는 두 손을 위로 들며 큰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
찬성하는 것으로 짐작했다.
어머니도 함께 드실 수 있는 간식을 고민했다.
전임자는 출근길에,
눈에 띄었던 카페에서
제철 과일이 들어간 찹쌀떡을 판매 중이라고 소식했다.
찹쌀떡 이야기에 권우성 씨는,
호기심으로 눈을 더 크게 뜨는 듯 보였다.
전임자가 추천해 준 찹쌀떡을 구경하기 위해서,
권우성 씨도 함께 카페에 가려고 했다.
도착해서 살펴보니 주변에는 임시 주차만 가능한 상황이었다.
직원은 상황을 설명하고 권우성 씨를 대신해 매장으로 들어갔다.
먼저 권우성 씨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했다.
어머니와 권민준 군이 서로 다른 제철 과일이 들어간,
찹쌀떡을 맛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자 했다.
다양한 시식 평을 나눌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카페에서 준비할 수 있는 제철 과일 중,
최대 두 가지를 사용한 찹쌀떡을 포장해 선물 상자에 담았다.
차량으로 돌아와 권우성 씨에게 간식을 보였다.
어머니를 뵈러 가는 길에 대한 설렘 때문인지,
권우성 씨는 계속해서 미소만 지었다.
새해 이후 오랜만에 만난 권우성 씨를 어머니는 반갑게 맞이했다.
어머니의 환대에 권우성 씨는 큰 미소와 우렁찬 목소리로 화답하는 것 같았다.
식당에서 전담 직원은 낯선 장소여서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권우성 씨는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눈을 감았다.
어머니는 분주히 움직이며 식사 준비를 했다.
불판 위의 고기가 노릇노릇 익기 시작하자 권우성 씨도 눈을 떴다.
어머니가 직접 고기와 반찬을 잘라 권우성 씨의 식사를 도왔다.
권우성 씨는 평소보다 차분한 모습으로 식사를 하는 것 같았다.
‘새해를 맞아 더 의젓한 모습을,
어머니께 보여주고 싶은 권우성 씨의 마음이었을까?’ 짐작했다.
식사를 마치고 어머니가 먼저 말했다.
“이번 설날에는 15일 우성이 데려가서 지내다가 17일 다시 돌아가면 좋겠어요.”
전임자가 올해 새롭게 권우성 씨를 전담 지원하는 직원을 생각한다.
설날에 권우성 씨가 챙길 약을 미리 알고자 다시 묻는다.
“2월 15일과 17일 각각 오후쯤으로 생각해도 괜찮을까요?”
“네! 둘 다 오후 2시쯤이요.”
어머니는 대답하며, 권우성 씨 손을 잡는다.
맞잡은 두 손 사이로,
벌써 설날을 기대하고 있는 모자의 마음이 전해지는 듯했다.
권우성 씨 설날 부모님 댁 방문 일정이 나오게 되면서,
2월 6일 칠곡경북대병원 방문 계획도 어머니와 의논했다.
사전에 함미정 선생님과 이야기하였던 혈액 검사도 알렸다.
어머니는 혈액 검사가 있을 때,
동행인이 1명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잠시 고민하던 어머니는,
다음 주 권우성 씨 누나의 일정을 살펴 함께 다녀오겠다고 했다.
변동 사항이 생기면 직원에게도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어머니가 권우성 씨 병원 동행을 가족의 일로 여겨 주셔서 감사했다.
오가는 대화 가운데,
직원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씀이 없는지 물었다.
“선생님이 허리 다치지 않고 지원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전담 직원을 먼저 배려하는 어머니의 말씀에,
권우성 씨와의 마음 편안한 동행이 그려진다.
평소 동료들의 조언과 다른 관점일 수 있는,
어머니의 시선도 이해하고 싶었다.
『월평빌라 이야기 2』에서 ‘어머니 품속에 있을 때처럼’ 주제의 내용 가운데,
‘연락해도 되나 생각했어요.’라는 어머니의 말씀도 맴돌았다.
직원은 우회적으로 질문을 이어갔다.
“권우성 씨가 소만어린이집부터 나래학교까지,
여러 선생님을 만나며 기억에 남는 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우성이가 남상초등학교 다닐 때,
운동장을 자주 함께 돌았던 선생님이 기억나요.
그때 선생님이 워낙 열정이 많으셨는데,
우성이에게는 무리가 되었던 것 같아요.”
한숨 고르고 다시 말을 이어가셨다.
“기저귀 떼는 것도 연습한 적이 있었는데,
우성이게는 힘든 과제가 아니었나 생각해요.
지원하는 선생님도 많이 지쳤던 것 같아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전에 도은주 선생님과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다.
권우성 씨가 보행기로 걷기 연습을 하고 있지만,
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만큼만 진행하고 있는 이유였다.
기저귀 떼는 과정이 중단된 배경도
전임자의 사회사업 일지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권우성 씨와의 꾸준한 동행을 위해,
무엇을 선택하고 집중해야 할지 고민할 수 있었다.
최근 권우성 씨에게 욕창이 다시 생긴 상황을 알렸다.
예방 차원에서 에어 매트를 사보는 것은 어떨지 어머니께 여쭸다.
어머니는 필요하다면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전임자는 보조기기의 경우,
물리치료사 도은주 선생님과 의논한 이후 샀던 경험을 말했다.
이번에도 함께 의논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전담 직원은 에어 매트를 어떻게 살지 정리할 수 있었다.
한편 대화가 길어지는 동안에도,
권우성 씨는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다.
전담 직원이 사전에 자신과 의논한 내용을,
어머니께 잘 전달하고 있는지 살피는 듯 보였다.
그 뜻을 짐작하며 사전 질문지 내용을 식탁 아래에서 자주 살폈다.
다행히 어머니의 시선은 직원이 아닌 오롯이 권우성 씨에게 향했다.
권우성 씨가 내의를 입었는지,
코 주변 상처는 덧나지 않았는지,
손톱은 정리되었는지 세심하게 살폈다.
자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깊게 느껴졌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작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어머니가 먼저 인사했다.
“우성아 또 보자.”
권우성 씨는 아무 말 없이 어머니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어머니의 모습을 더 눈에 담으려는 것은 아닐지 짐작했다.
잠시 제자리에서 권우성 씨가 고개를 돌릴 때까지 기다렸다.
이윽고 권우성 씨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차에 탔다.
그 과정에서 전담 직원의 서툰 손길이 보였다.
곁에서 지켜보던 어머니가 말했다.
“이전에 휠체어 이용하는 사람을 많이 보진 않으셨나 봐요?”
직원이 당황한 기색을 숨기며 대답했다.
“제가 이전에 휠체어 이용하는 사람을 만나고,
이동 지원을 거든 적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권우성 씨에게는 신중하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커서,
행동이 서툴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익숙해질 거예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허리 조심하세요!”
마지막까지 전담 직원을 배려하는 어머니의 말씀이었다.
그 말씀에서 권우성 씨와의 동행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전해졌다.
어머니의 격려에 차 안의 공기는 히터를 켜기 전이었음에도 이미 따뜻하게 느껴졌다.
2026년 1월 23일 금요일, 정예찬
어머니의 말씀과 시선을 귀하게 여기며 따뜻한 격려로, 뜻을 더욱 깊이 하시니 고맙습니다. 사회사업가가 사회사업으로 일을 이루려 애쓰고, 그 일에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주인으로 서니 일이 잘될 수밖에 없겠습니다. 응원합니다. 정진호
월평빌라에 살아도 아들 일 잘 알고 계시죠. 저희 사회사업가들이 열심히 일한 덕입니다. 훗날 권우성 씨와 어머니가 정예찬 선생님의 지원으로 추억하길 바랍니다. 신아름
오랜만에 어머니 가게에 갔군요. 가기 전에 잘 설명하고, 빈손으로 가지 않으며 선물 준비하게 주선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치 동행한 듯 자세히 기록해 주셔서 고맙고요. 어머니와 의논할 것 잘 기억하고 준비해서 나누니 또한 고맙습니다. 월평
권우성, 가족 26-1, 가족 새해 선물 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