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도네츠크주의 '바흐무트'(러시아식 지명은 아르테모르스크)와 '솔레다르'에서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고전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빅토르 흐레닌 벨라루스 국방장관은 민스크를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지역 안보를 위한 상호 협력에 관한 MOU에 서명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서방측이 설정한 러시아 석유 가격의 상한선을 무시하고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분석가들-NYT:오펙+(회원국들)는 EU의 러시아 석유가격 상한제 도입에 관망하는 태도를 취할 것/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찾아내 정리하는 '우크라 이슈진단-3일'자다/편집자
◇ 벨라루스의 참전 가능성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3일 벨라루스 민스크를 방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을 예방하고 흐레닌 국방장관과 회담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러-벨라루스 연합군의 일환으로 벨라루스에 주둔중인 러시아군과 '단일 부대'로 훈련하고 있다며 러-벨라루스 양국은 곧 '연합 국가'를 보호하기 위한 군사적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쇼이구 장관은 또 흐레닌 벨라루스 국방장관과 만나 지난 1997년 12월 19일 양국간에 체결된 '군사안보 상호 제공에 관한 협정'의 개정을 위한 MOU(의정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러-벨라루스 국방장관이 MOU 체결 장면/텔레그램 영상 캡처
러시아 장관의 벨라루스 방문은 우크라이나 언론을 자극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러시아어판)은 전날 '벨로루시가 참전할까? 라는 주제로 러-벨라루스 공동 군사 작전 가능성을 다뤘다.
이 매체에 따르면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배출한 러시아 반정부 매체 '노바아 가제타'는 최근 러시아가 벨라루스를 통해 수도 키예프(키이우)와 우크라이나 서부로의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설이 있다며 우크라이나 서부 루츠크(Луцк)와 르보프(Львов)를 점령한 뒤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으로 진군해 서쪽으로부터 들어오는 서방측 무기를 차단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시도가 성공한다면, 다시 키예프를 공격해 젤렌스키 정권을 무너뜨리고 전쟁을 끝내는 시나리오를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벨라루스로 운송되는 러시아 군사장비/벨라루스 매체 캡처
벨라루스 '그로드노'에 주둔한 러시아군의 한 소식통은 "모든 군사 장비들을 러시아군이 넘겨받았고, 벨라루스는 군사물자의 보급을 책임지기로 했다"며 "12월 중순까지 30만 명의 병력이 벨라루스에 집결해 땅이 본격적으로 얼기 시작하면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러시아군은 현재 격전을 벌이고 있는 '바흐무트'를 장악하고, 슬라뱐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로 진격할 것이라고 그는 전했다.
하지만, '노바야 가제타'는 러시아군의 이같은 작전이 쉽게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가 이미 벨라루스와의 국경지대를 지뢰밭으로 만들고 진격로를 표적으로 한 포병 배치를 끝낸 상태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 정보국 측은 최근 몇 주 동안 벨로루시로부터 공격 징후를 감지하지 못했다며 "그같은 소문은 우크라이나군의 일부 부대를 현 전선에서 빼 서부로 이동 배치시키려는 러시아측의 '전략적 프로파간다'로 보고 있다고 스트라나.ua는 전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합참)도 벨로루시에서 러시아군의 공격 대형 편성을 부인했다.
바흐무트 전투 상황을 전한 독일 빌트지 기사/웹페이지 캡처
◇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 전투 상황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 우크라이나군은 도네츠크주의 바흐무트와 솔레다르에서 가장 치열하고 힘든 격전을 치르고 있다고 인정했다.
눈길을 끈 것은 스트라나.ua가 전날 소개한 독일 일간지 빌트의 전황 분석이다. 이 매체가 미국과 영국의 언론이 아닌 독일 언론이 분석한 바흐무트 전투 상황을 소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빌트는 '바흐무트 격전' 소식을 전하면서 '푸틴도 승리, 우크라이나는 방어할 수 없다(무너졌다)'는 제목을 달았다. 이 신문은 "우크라이나군의 성공적인 반격이 '러시아의 공격은 끝났다'는 인상을 안겨주었으나, 러시아군이 진격을 계속하는 곳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러시아군은 전술(군사 작전)을 바꿔 도시에 대한 정면 공격 대신에 도시를 포위하는 작전을 시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이번 주 초부터 러시아는 혈전 끝에 바흐무트 남쪽에 있는 주요 마을들을 점령한 뒤, 바흐무트를 향해 북진을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 언론마저 러시아군이 바흐무트 전투에서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도하는 상황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군의 고전을 시인해 교통의 요지인 바흐무트의 함락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뱅크시 벽화(위)와 뜯겨나간 뒤의 모습/러시아 매체 영상 캡처
- '얼굴 없는 화가'로 알려진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가 우크라이나에 그린 벽화를 훔치려던 일당이 현장에서 붙잡혔다. 절도범들이 노린 작품은 키예프 외곽 호스토멜에 그려진 작품으로, 방독면을 쓴 여성이 목욕 가운을 입고 소화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담은 벽화다.
- 키예프에 있는 디올 부티크(매장)의 벽에 빨간색 페인트로 '디올이 러시아를 지원한다'고 비난한 낙서가 등장했다. 러시아 투데이(RT)에 따르면 낙서는 'Shame'과 'Russian style'이라는 글이 영어와 우크라이나어로 적혀 있다. 앞서 디올은 러시아를 상징하는 눈 덮인 자작나무를 배경으로 한 의상 광고를 런칭한 바 있다.
키예프 '디올' 매장의 벽에 쓴 러시아 비난 낙서/사진출처:RT
- 러시아가 자국산 석유에 대한 서방의 가격 상한제 도입에 맞서 인도와 중국, 터키 등으로 석유를 수송하기 위해 100척이 넘는 유조선을 사들였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원유 판매 가격을 배럴당 60달러(약 7만8천원) 이하로 제한하기로 한 서방의 합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도 이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고 주장했다. 미하일 울리야노프 빈 주재 러시아 대사는 트위터에 "올해부터 유럽은 러시아 석유 없이 살게 될 것"이라며 가격 상한제 적용 국가에 대한 석유 공급 중단 방침을 재확인했다.
- 안드레이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행정실장은 서방의 석유 가격 상한제 합의를 환영하면서도 상한 가격을 (폴란드가 주장한) 30달러로 낮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목표를 달성하고 러시아 경제는 파괴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러시아 석유의 가격 상한선은 2023년 1월 중순 처음 개정될 것이라고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해외 공관을 협박하는 사건이 최근 12개국에서 18건이나 발생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우편 폭발물 테러 공격을 시작으로 헝가리와 네덜란드, 폴란드,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체코, 바티칸, 프랑스에서 배달된 '동물의 눈' 동방 소포, 카자흐스탄 공관 폭파 협박 서한, 그리고 미국에서도 수상한 편지를 받았다고 그는 주장했다. 또 "이들 테러리스트는 우크라이나를 협박해 중요한 외교 활동을 약화시키고 싶어하지만,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엠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현지 TV 채널 TF1과의 인터뷰에서 "파리와 워싱턴은 모스크바와 키예프 간의 대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같은 비전을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사자들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수 있도록 러시아에 계속 압력을 가하되, 대화 여부는 전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