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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허난성(河南省)은 고서(古書) 같다. 낡고 퇴색한 듯하지만, 먼지를 툭툭 털고 펼쳐보면 진귀한 내용이 가득하다. 허난성은 우리가 흔히 중원(中原)이라고 말하는 바로 그 땅이다. 왕과 장군들이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고 죽었고, 왕조가 세워지고 쓰러졌다. 중국의 과거는 물론 오늘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찾아야 할 곳, 허난성이다.
중국 3대 석굴, 용문석굴(龍門石窟)
용문석굴 봉선사 노사나불.
낙양(洛陽)에서 12km 떨어진 용문석굴 봉선사(奉先寺)에 모셔진 노사나불(盧舍那佛)이다. 앉은키가 13m. 용문석굴에 모셔진 1만5000여 불상 중 가장 크다. 이 불상의 가치는 크기보다 미적 완성도에 있다. 이상화된 불상의 전형으로 손꼽힌다. 당(唐) 고종(高宗)이 태종(太宗)의 명복을 빌기 위해 673년부터 3년 4개월에 걸쳐 조성했다.
용문석굴은 돈황, 운강과 함께 ‘중국 3대 석굴’로 꼽힌다. 4세기 말 중국 화북지역을 통일한 북위(北魏) 효문제(孝文帝)가 태화 18년(494년) 대동(大同)에서 낙양(洛陽)으로 천도하면서 조성하기 시작해 청(淸)나라 때까지 계속됐다. 2300여 개 석굴이 이장(伊江)을 양옆 산기슭을 파들어간다.
북위 시대 석굴은 빈양동(賓陽洞)이 대표적이다. 나한과 보살 각 2분이 좌불을 모신 ‘5존불상’이 맨 안쪽 벽에 새겨졌다. 어딘가 친근하다. 고구려 불상에 영향을 준 곳이라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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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왕조의 수도 낙양(洛陽)
낙양(현재는 ‘뤄양’이라고 발음)은 동주(東周), 후한(後漢), 삼국의 위(魏), 북위 등 13개 왕조가 도읍으로 삼은 도시. 중국 최초의 불교사원인 백마사(白馬寺), 관우(關羽)의 머리가 묻혀있다는 관림묘(關林廟)가 주요 관광지다.
역사가 오랜 도시답게 음식도 발달했다. 수이시(水席)요리가 대표적이다. ‘음식이 물 흐르듯 나온다’와 ‘탕요리가 많다’는 의미가 있다. 8가지 찬 음식이 상에 깔려있다. 맑은 탕을 한 그릇 가져와 테이블에서 가장 높은 사람에게 짠지 싱거운지 맛보게 한다. 손님의 평가에 따라 이어지는 16가지 따뜻한 요리의 간을 조절한다. 따뜻한 요리는 대부분 탕이다. 낙양 중심가 ‘전부퉁(眞不同)’이 유명하다. 테이블당 1000~2000위안. 洛陽中州東路369號, 86-379-6396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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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술의 본산(本山) 소림사(少林寺)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는 소림사 스님들.
‘소림사 주방장’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음식재료를 “쉭쉭” 무술하듯 다듬고, 접시도 “휙휙” 창 던지듯 날릴 것이라는. 주방장을 만나 사실 확인은 못했지만, 경내에서 커다란 맷돌을 보았다. 남자 어른 20명이 힘을 합쳐야 겨우 돌릴만큼 무겁다. 가이드는 “과거 무승(武僧) 여덟이 돌리면서 체력을 키우고 무술을 연마했다”면서 “일상의 움직임을 무술로 승화시킨 것이 소림무술”이라고 했다.
소림무술은 참선수행으로 허약해진 승려들이 개발한 체력단련법에서 비롯됐다. 지금도 소림사를 중심으로 76개 무술학교에서 6만여 명이 무술을 연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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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수화 그대로인 운타이산(雲台山) 중국 화가들이 과장한 게 아니었다. 산수화에 나오는 것과 똑같이 생긴 건장한 바위산들이 하늘로 솟구친다.
운타이산은 2004년 중국이 지정한 10대 명산 중 환산과 노산 다음으로 3위에 올랐다. 한국 관관객들이 많이 가는 장가계는 8위다. 11개 코스 중 10개가 일반인에게 개방됐다. 훙스샤(紅石峽)와 취앤푸샤(泉瀑峽), 탄푸샤(潭瀑峽) 등이 인기다.
훙스샤는 이름 그대로 붉은 협곡이다. 코스는 협곡을 가로지르는 다리에서 시작한다. 협곡은 깊이가 168m. 아찔하다.
절벽 허리를 따라 관광로가 협곡을 거슬러 오른다. 가까이서 보니 돌이 더욱 붉다. 철분을 많이 함유했기 때문이다. 관광로 총 길이가 2km쯤.
입장료 외국인 150위안(입장료 120위안+버스탑승료). 10인 이상이면 입장료 90위안 할인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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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청천이 소롱포 만두 먹던 개봉(開封)
북송(北宋)의 수도였던 개봉(현재는 ‘카이펑’이라고 발음)에 1998년 칭밍상허위안(淸明上河園)이 오픈했다. 중국판 민속촌이다.
송나라 때 생활상을 재현하려 애쓴 칭밍상허위안.
송(宋)나라 때는 생활상을 반영한 풍속화가 유행했다. 장택단(張擇端)이 그린 ‘청명상하도(淸明上河圖)’가 대표적이다. 칭밍상허위안은 청명상하도에 묘사된 거리 모습을 충실하게 재현하려 노력했지만, 약간 어색하고 어설프다. 입장료 80위안. 오전 9시~오후 8시, 86-378-566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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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부 개작두와 용작두, 호작두.
개봉푸(開封府)는 청백리의 대명사 ‘포청천’ 포승이 개봉부사로 근무하던 당시 관아를 재현한다. 드라마 속 포청천이 외치던 “개작두를 대령하라”란 대사로 유명한 그 개작두가 용(龍)작두와 호(虎)작두와 나란히 놓여있다. 개작두는 탐관오리나 죄를 지은 평민, 용작두는 황족, 호작두는 높은 관리의 목을 벨 때 사용했다고 한다.
오늘날 서울시장에 해당하는 막강한 권좌이지만, 포승은 15개월만에 개봉부사에서 물러나 은퇴했다. 너무 청렴하고 공평하다보니 이곳저곳에서 음해와 불만이 터져나왔다. 입장료 어른 35위안, 아동 18위안. 86-378-3319, www.kaifengfu.cn
http://www.tagstory.com/video/video_post.aspx?media_id=V000093335 개봉의 별미는 샤오룽바오(小籠包)다. 만두피를 깨물면 육즙이 터져나온다. 개봉 시민들은 “샤오룽바오는 북송 시절 개봉에서 탄생했다”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디이러우(第一樓)가 유명하다. 4가지 종류가 있다. 1판(10개) 6위안, 86-378-5650780
여행수첩
어디서 묵나=허난성 성도(省都) 정저우(鄭州)가 편하다. 소피텔 딜럭스룸은 1박 1820위안. 진허주러우(金河酒樓)에서 꼭 식사하자. 허난성정부가 귀빈을 모시는 식당으로, 허난성 요리연구소가 딸렸다. 金水路7號, 86-371-6563-9008~9 어떻게 갈까=대한항공이 지난 3일 정저우 직항노선을 새로 취항했다. 일주일 4차례 운항. 비행시간 2시간 30분. 뭘 사갈까=허난성 토속주를 사갈 만하다. 쑹허(宋河·54%), 두캉(杜康·52%) 등이 유명하다. 한국 사람 입에는 중국술 특유의 냄새가 덜하고 목넘김이 부드러운 두캉이 나을 듯. 공항면세점에서 쑹허(500㎖)는 120위안, 두캉(500㎖) 80위안에 판다. 환율=1위안(元)=약 124원
/9월13일자 주말매거진에 쓴 기사입니다. 허난성, 한 번은 가볼 만합니다. 특히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합니다. 상하이처럼 습하지 않은 점도 마음에 들데요. 음식은 다른 중국음식보다 덜 느끼해서 한국인 입에 더 낫겠단 생각입니다. 하지만 약간 촌스럽달까요, 옛날 맛이랄까요. 경상북도에서 먹은 음식이 생각났습니다. 전체적으로 시큼합니다. 사진도 제가 찍었습니다.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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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구경^^
이런게 소설에만 나오는 곳인줄 알았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