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aeGu Shinmun 대구시 중구 동인3가 371-4 (우)700-423 제보전화 (053)424-0808 2006년10월 19일 목요일
내 나이를 사랑한다
이민영
이 민 영
내 나이를 사랑한다 그때마다 나이도 나를 사랑한다고 이야기한다
맑은 하늘로 웃어주는 숨가쁜 정열로 무한히 뻗어 오르는 약동, 청순의 첨입 속에서 젊어지려는 내 나이를 사랑한다
늙지는 않으리라 젊은 사랑을 더욱 젊게 사랑하리라 소녀가 된 코스모스처럼 너의 눈빛 하나만으로도 색색으로 방글거리리라
세월 앞에서는 검은 머리 세어지리라는 고백 속에서 아직도 숨 쉬게 해주는 이 하늘이 언제나 푸르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문득 잎새 하나가 다정히 내 무릎에 머물며 이야기할 때 가을은 사랑을 하듯 나의 나이도 그렇게 빛나고 만지면 눈부신 햇살이 된다
봄인 듯 여름인 듯 살아온 내 사랑 앞에 인자한 미소를 뿜어내는 나이의 가슴처럼 언제나 황홀한 내 나이를 나는 사랑한다
*미디어다음 `시사랑사람들’ 대표. 시인.
<해설>
- 삶을 긍적적으로 보는 자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인간이면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나이와 늙어감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 예찬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이 시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문체의 흐름 또한 담백한 어구로 구가되어 있어 설득력을 더해준다. `그때마다 나이도 나를 사랑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문장표현이라든가, `문득 잎새 하나가 다정히 내 무릎에 머물며 / 이야기할 때’에서 보이듯 문체활용이 뛰어나다.
`세월 앞에서는 / 검은 머리 세어지리라는 고백 속에서 / 아직도 숨 쉬게 해주는 이 하늘이 / 언제나 푸르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인이 살아가는 자세나 인생철학은 확고하며, 자신이나 인생에 대한 관조가 흔들림이 없다. 살다보면 자칫 무상을 느끼거나 푸념을 늘어놓기 일쑤인데 조금도 굴하지 않고 `늙지는 않으리라 / 젊은 사랑을 더욱 젊게 사랑하리라 / 소녀가 된 코스모스처럼’ 희망적이며, `언제나 황홀한 내 나이를 / 나는 사랑한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봄인 듯 여름인 듯 / 살아온 내 사랑 앞에’ 이런 어구도 좋은 예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좋은 시란 수사를 많이 달지 않으면서 깊은 통찰과 존재와 세계에 대해 열려있는 시각일 때 더욱 빛나듯이 ` 인자한 미소를 뿜어내는 나이의 가슴처럼’ 진정 행복한 시인인 것이다. 인생철학시가 따로 있겠는가. 뛰어난 인생철학시로 읽힌다. (서지월시인/記)
첫댓글 두 편을 다 보았었는데 완성 된 작품을 대해 봅니다 건필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