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카페에서 많은정보와 위로를 얻고 있기에 저도 최근상황과 체험을 알려드림으로써
일말의 보답을 하고자 합니다. 또한 제 상태를 극복하는데 조언을 구하고자 합니다.
2004년 표현못할 왼쪽신체의 불편함으로 신경과를 전전하다가 2005년경 5월경
아산병원에서 확정을 받았으니 저의 병력도 어느덧 만 10여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모처럼 글 올리려니 전에 2011년경 제가 brenda라는 아이디로 올린 글에 주신 고마운
댓글들을 다시보며 스스로 저의 상황을 돌아보게 되는군요. 어떤 불행한 상황에서도
모든 것에 감사하는 신앙심 깊은 친구를 생각하며 이렇게나마 타이핑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당시 저는 심한 체중감소문제를 호소하며 약복용량과 약종류에 대해 문의했고
꼬마뚱이, 가정, 쁘띠 님들이 고마운 답글을 주시기도 했습니다. 특히 가정님은 제게
명퇴에 대해 재고하기 바란다는 동병상련의 공감과 충고까지 해 주셨는데
근황이 어떠신지요. 그러나 결국 저는 2012년 2월말 아쉬움을 품고 직장을 떠나
이 나쁜친구가 이끄는대로 가게 되었습니다.
* 2015. 02. 23일 현재 저는 약 3시간 정도 수면의 불면증(졸피뎀 반알~ 한알)과
2주 전부터 왼쪽 늑막아래가 답답해지며 호흡이 어려워지곤 하다가 급기야
응급실에 실려가는 공포스러운 일을 겪은 후 off시의 호흡장애와 이상운동증으로
고통스럽습니다.
현제 제가 복용하고 있는 처방전입니다.
1. 아침기상(4시~5시) 후 컨디션에 따라
마도파 확산정 1/2 또는 1알을 물에 녹여 먹습니다.
2. 오전 7~8시경: 마도파HBS 켑슐 +피케이멜즈정(100mg) 1 알 +
리큅피디정(2mg)한알 +스타레보(100/25/200) + 리큅0.25 +아질렉트1알
3. 12시경: 피케이멜즈정(100mg)반알+스타레보(100/25/200)+ 리큅 0.25
4. 오후3~4시경: 마도파정(125mg) 반알
5. 오후5시반 ~6시경 : 피케이멜즈정(100mg) 1알리큅피디정(2mg)1알
+스타레보(100/25/200), 알프람 1/2알+ 리큅 0.25
그사이 조금씩 더 불편해지지만 버틸수 있다고 여유를 부리는 내게 3개월 전 담당의사
(이명종박사)는 여전히 복용량이 많은편은 아니라며 레보도파 보다는 효현제등 보조제를
조금씩 늘려 처방해주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퇴행성질환이기에 사실은
그 동안 제게도 적잖은 변화가 있었지만 억지로 버티며 약증량을 회피해오고 있지요.
발명 전에 즐겨했던 테니스클럽 월례회에 작년초까지 그럭저럭 참여했지만
순간이동신경이 작동하지 않아 게임중 통나무 쓰러지듯 몇번 너머져 찰과상을
입다보니 자신의 큰부상도 예상되고 회원들에게 큰 염려를 주는 것 같아
결국 클럽에서 탈퇴하고, 이젠 앞동산 만보걷기 산책으로 운동량을 채우려 노력합니다.
그리고 약복용시간 사이에 off 시간이 길어져서 약효연결이 힘든 날은
12시에 먹는 스타레보와 피케이멜즈정을 한번 더 복용하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 PD 환자가 온몸경직과 호흡장애로 응급실에 가면 어떤 처치가 가능할까요?
2주 전 주말에 제가 겪은 일입니다.
그날 따라 몸이 불편해 11시경 빠른효과를 보기위해 마도파 확산정
1/2을 먹었지만 on보다 off상태가 지속되자 호흡도 더욱 가빠지며 온몸이
옥죄어 왔습니다. 남편에게 답답함을 호소하며 오그라들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는
발과 다리를 주물러달라고 애원도 해보고..당황한 남편이 땀을 흘리며 이리저리
주무르며 수면제라도 먹고 잠을 청해보라며 전등불을 끄고 이불을 덮어 주었어요.
갑자기 그 속에 갇혀 온몸에 쥐가 난 상태로 당장 죽게된다는 공포감이 다가 오더군요.
패닉상태가 되어 남편에게 다시 불을 켜라, 주무르라, 입안이 마르니 물을 달라,
삼킬 힘이 없으니 귤조각을 짜 입술에 묻혀달라 하며 종부리듯 하였습니다.
온몸을 뒤척이다 엎드리는 순간, 긴 호흡을 위해 숨을 몰아쉬며 나도 모르게
"오~! 제발 단 며칠만 아니 하루라도 정리할 시간을 주옵소서~~!!" 하며
꺼이꺼이 절규했습니다. 있지도 않은 나의 신에게 한없이 자신을 숙여야 했지만
사실은 성대마저 경직된 듯 소리조차 제대로 낼 수 없었습니다.
호흡장애와 온몸의 경직으로 쉴새없이 몰아치는 단말마의 고통중에 가족들을
떠올리자 눈물이 솟구쳤습니다. 특히 워킹맘으로써 남편과 자식들에게
최선을 다해 사랑과 관심을 주지 못한 지난 날들과 그들과 하지 못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후회와 자책감에 휩싸여 더욱 괴롭더군요.
지치고 졸음겨워하던 남편은 날이 밝기를 기다리자고 했지만 결국 새벽 4시경
남편을 종용하여 119를 부르게 했습니다. 현관으로 철커덩 들침대가 들어오고
두눈을 감은채 손가락하나 꼼짝못하는 나를 구조대원과 남편이 들어올려
앰뷸런스에 실었습니다.
바로 누워 하늘을 마주한 제 얼굴위로 차가운 보슬비가 흩뿌렸고
순간 폐쇠공간에서 열린공간으로의 이동이 잠시나마 가쁜 호흡을
안정시키는 듯 했습니다. 무엇보다 구급차에 올랐으니 난 이제 살았다!라는
막연한 안도감이 든 것입니다. 한편으론 마치 차가운 별빛이 부스러져 온몸의
고통을 감싸서 이만 세상과 작별하게 될 것을 각오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아, 이렇게 가는구나! 하지만 정리하고 할 일이 많은데...
응급실 침대에 눕혀지자 간호사들은 분주히 오가며 획일적인 처치들을 합니다.
매뉴얼에 따라 몇가지 문진과 혈액채취, 기계에 연결된 각종 모니터의 스위치를 켜고
링거주사를 세팅 하지만 온몸을 줄로 감듯해 더욱 공포스럽고 한시바삐
몸의 경직을 풀어줄 처치를 원했는데 야간 응급실 인턴 당직의사는
좀 더 여유있게 질문합니다
"이 증상이 언제부터였냐, 무엇(무슨 약)을 먹었느냐, 가족력이 있느냐,........
일단 검사결과가 나오면 담당의사가 오실겁니다."
승용차로 뒤따라온 남편이 우선 쥐가 날것 같은 다리와 발가락을 꺽어주며
다급히 상황을 설명해보지만 모두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기만 합니다.
남편이 문득 복용약통을 빠트리고 왔다며 주변 간호사에게 잠시 집에 다녀올 사이
집사람 다리를 주물러 주십시요 부탁하니 "우리는 그런것까지 할 수 없다"며
단호히 거절하더군요. 간호사의 매정함에 분노할 겨를도 없이 나의 마른 목과
입에서는 쉴새없이 "거기 누구 없어요? 좀 도와주세요~! 쥐가 나요~ㅠ.ㅠ"라
소리쳤지만 주변엔 안타깝지만 선뜻 구원의 손을 주는 이는 없었습니다.
거의 실신상태로 사경을 넘나드는 순간 남편의 반갑고도 다급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이구~이런! 그래 여보! 여기 약갖고 왔어! 약이라도 먹어보자 응?"
PD에 대해 생소한 듯한 간호사에게 조치상황을 물으면 우선 검사결과가
나와야 하니 될수록 호흡을 길게 하라며 플래스틱마스크를 씌여주었지만
더욱 답답해지고 불편해서 벗어버렸지요. 약먹을 물을 달라하자
"누가 물먹어라 했어요? 약 먹으면 검사를 제대로 할 수 없어요!"
" 신경과교수가 오더라도 일단 이 환자에겐 지금 당장 도파민을 공급해야
하는데 약이나 주사라도 처방하고 조치해주시요! " 남편은 이제 거의 화가 났습니다.
"저희병원에 기록이 없으니 담당의사가 올 때까지 어떤 약물조치도 할 수 없어요"
그 와중에 시각이 어느새 5시.
남편이 직접 물을 구해와 평소처럼 마도파확산정 한알을 종이짝같이
마른 입에 약간의 물로 간신히 녹여 삼켰습니다.
양다리의 근육을 남편이 계속 주무르는 사이, 삼십여분이 지나자 약효과가
빠른 확산정 덕분에 왼다리로부터 꿈틀거리며 퍼지는 표현할 수 없는 느낌과
더불어 차츰 호흡도 안정이 되었습니다.
젋은 당직의사는 오히려 우리로부터 PD와 PD환자의 특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신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방금전까지 일그러진 마루타가 정상인같이
자신의 상태를 설명해주니까요.
6시경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응급실을 나설 때 영화 unusual suspect가
생각났습니다. 두시간 전 들것에 실려 꼼짝 못하고 신음소리도 힘겹기만 했는데
그 영화의 주인공처럼 두다리로 멀쩡히 걸어나오니 간호사들도 수근대는 것 같았습니다.
필요한 처치와 처방도 없었지만 남편이 일요일 야간응급실의 적지 않은 수가를
수납해야 했지요. 먼저 응급실 밖에 나와 있다가 주차장에서 나오는 남편의 차에
다가설 때 내 몸은 다시 수그린 자세로 변하며 또 종종걸음을 하게 되었습니다.
속발성 확산정의 약효가 한시간도 채 안되는 셈이지요.
새벽녘 봄비로 적셔져 있는 구급차 주차도로엔 누군가의 붉은 피가
흩뿌려져 있어 섬뜩했습니다. 과연 이승에서의 마지막 순간이 어떻게 평화로울 수
있을까마는 심장이 조여오는 호흡장애와 온몸의 경직. 극심한 고통으로 인한 쇼크사로
세상과 작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차라리 그 섬뜩한 장면이 내것이 되길..
하는 참담한 심정을 떨쳐버리기 어려웠습니다.
-----------------------------------------------------------------------------------------
* 지난 2월 말 3개월마다 하는 정기 진료시, 박사님께 여쭤보니 응급실에서
파킨슨환자에게 즉방효과를 위한 주사처치는 아주 위험하며 평소의 자기의
약관리와 복용법 밖에 없다 하십니다. 그렇다면 응급상황에선 어떻게 해야죠?
* 이상운동증에 종일 작용한다는 신약 '아질렉트'를 처방해 주셔서 큰 기대를 안고
아침식사 전 기존약물과 함께 복용 중인데..... 어쩐지 제겐 효과가 아직 안찾아오네요.
오히려 off시 몸이 더 흔들리고 늑막과 폐 언저리가 뻐근하고 아파옵니다.
약을 바꿔보면 어떨까요? (ex. 스타레보 ----> 시네멧 /리큅------> 퍼킨)
아니면 병원을 바꿔볼까요?
* 올해 홀수년 탄생 건강검진결과에서는 위가 아래로 많이 쳐진 '위하수증'과
'비후성 늑막' 의 이상소견이 있는데 결과상담의사는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하더군요.
이상 저의 지리한 체험보고서를 참고하시어 환우님들 중에서도
특히 같은 연배(5학년 닭띠)의 비슷한 투병을 하고 있는 분의 많은 조언
부탁드리며 긴 글 마칩니다.
첫댓글 글을 읽어 내려가는 내내 마치 제가 현장에 있는것 같은 느낌을 받아습니다. 정말 가족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고요. 건강하십시오.
졸고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산책길에서 남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옆지기로서 그의 여생에 큰짐이 되는 현실에 가슴이 저리기도 합니다.
올 해롤 6-3반 의 산 홀릭의 남 입니다.
지난 토요일 안사람 환갑을 맞아 가족이 모여 저녁을 함께 하는데
90세의 부친이 참석하여 저 와 아들과 손자까지 4대가 모인 것을 보고
세대를 잇는 가문이 생긴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저희 부모 양가의 집안 형제들은 노년에 큰 질병 없이 평균 수명을 웃도는 장수 가계를 보입니다
저만 혼자 이 무거운 병을 안고 살아가는군요 .
저도 처음엔 스타레보와 리킵만을 12년 동안 신촌 s병원에서 한 분의 의사샘에게 약 복용의 증량만 했으나
복용의 임계점까지 늘려도 약효는 거의 없고 전혀 약이 돌지 않는 현상 까지 나타났습니다
우연히 협호 사무실에서 전회장님이신 윤용온 고문님에게서
씨네멧 씨알과 미라펙스를 몇번 복용할 수 있는 양을 얻어 먹어보니 속도 가볍고 약효도 살아나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복용하고 있습니다.
의사샘에게 약 처방을 바꾸어 달라고 했더니 아직 안 바꾸셨습니까?
이런 일이?12년 된 환자의 약 복용도 모르다니?
그 다음 부터는 처방을 제가 적어 샘에게 해 달라고 하면 그대로 해 줍니다.
우리 같이 장기복용하는 환우님들은 자기 스스로 의사가 되어야 합니다.
제가 복용하는약을 쪽지로 소개 할께요.
혹시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복용량을 늘리는것보다 주된 약제를 바꿔본다는 것이 제가 고려하고 있는 사항이라서
조나단님의 조언에 무한 감사드립니다.
모레 담당의사를 뵙고 새로운 처방을 문의하려 합니다.
연배와 병력도 조금 더 앞서가시니 저에게 투병의 조력자가 되주실거 같아 더욱 감사합니다.
님의 글을 보니 가슴이 저려 오는듯 하네요! 저는 11년차 환우이고 회갑 입니다...현재 복용 중인 약은 시네멧 cr200 4회(8시,12시.오후4시 오후 10시에 콤탄정과 함께 복용하는데 약복용후 임계점이 이르지 못할 경우 마도파 200m를 1/4혹은 2/1쪽씩 나눠어 복용하는데 보통 하루에 1알 반 (300mg)을 복용하게 됩니다. 주로 아침과 오후 4시에 마도파를 먹게 됩니다..... 이때 약 연결이 잘안되더라구요.그래서 1-2시간씩 오프되어 고생을 하게 됩니다....그러나 견딜만은 합니다..그렇다고 마도파를 늘리자니 다리에 쥐나고 불수의가 오기 때문에 참고 기다립니다...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공감해주시고 관심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제 밤에도 호흡이 곤란하여 마도파 확산정 반알과 수면제 반알로 힘들게 새벽을 맞이했지요.
하지만 첫번째 약을 8시경에 먹고 9시경 산책에서 돌아올 쯤이면 아무일 없었던 양 가장 생생한 모습인 나!
그런데 약 복용시 위속에 음식 유무에 따라 임계점에 이르는 시간이 다른가 봅니다.....참고바랍니다.
응급실이... 응급하지 않게 돌아 가는 것 같네요-_- 급박한 위기를 잘 넘기셔서 참 다행이지만 응급실 이야기는 읽는 내내 화가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