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철학 중간고사대체과제
내삶에서의 ‘무위’
제주대학교 철학과
2023201021 고미선
‘아무것도 하지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움직여라’
과거 나에게 영향을 주었던 문장이다. 그때의 나는 주변친구들에 비해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 생각을 하였고, 몸을 더 부지런히 움직이려 노력했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집에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18살때부터 끊임없이 해온 다양한 알바들, 전적대에서 했던 공부를 자퇴해서도 포기하지않고 결국 학점은행제라는 제도를 이용하여 모두 이수하고 자격증과 이수증을 받았던, 그 자격증을 이용하여 공무원시험을 준비했지만 결국은 실패하였었던 내 삶. 생각해보면 나는 계속 움직이며 무엇이든 하려했었던것같다. 하지만 이러한 삶속에서도 지쳐 멈추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 시기에는 방에 누워서 핸드폰만 보고있는 것이, 집의 음식을 축내는 것이 가족들에게 죄짓는 행위처럼 느꼈던것같다. 그렇다고 무언가 움직일 힘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때 친구가 한마디를 해주었다. “왜 너가 아무것도 안한다고 생각해? 지금 나중에 달리려고 재충전하고 있는거잖아. 그런건 되게 중요한거야. 정 그렇게 생각되면 커피쿠폰 줄테니까 집 앞에라도 잠깐 나갔다와. 그럼 오늘은 뭔가 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이 말을 듣고 한참을 울었던것같다. 번아웃이 왔던 나에게 큰 도움이 되는 말이였다. 그날 이후로도 힘이 드는 날에는 친구의 말이 늘 떠올랐고, ‘멈춤, 속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었다. 과거의 나는 ‘사회적 시계’에 되게 집착을 했었던것같다. 어느 나이가 되면 대학을 졸업해야하고, 취업을 해야하고, 결혼을 해야하고 그렇게 살아가야한다는 사회적 관념들을 지키고싶지만 버겁게 느껴졌다. 애초에 사람들은 다 다르게 태어났는데 왜 똑같이 정해진것에 살아야할까.하는 생각이 늘 들었다. 과거의 나에게 누군가 도덕경을 권했다면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만약 타임머신이 개발되어 과거로 갈수있다면 과거의 나에게 도덕경 37장이 적힌 종이 한 장을 툭 던지고 올 것 같다.
「노자 도덕경 37장 無爲(무위)
道常無爲而無不爲(도상무위이무불위)
도는 언제든지 억지로 일을 하지 않지만 안 되는 것이 없다.
侯王若能守之 萬物將自化(후왕약능수지 만물장자화)
임금이나 제후가 이를 지킨다면 모든 것은 저절로 변해갈 것이다.
化而欲作 吾將鎭之以無名之樸(화이욕작 오장진지이무명지박)
저절로 달라지는데도 무슨 일을 하려는 욕심이 생기면 이름할 수 없는 순박함으로 이를 다스릴 것이다.
無名之樸 夫亦將無欲(무명지박 부역장무욕)
이름할 수 없는 순박함이란 욕심을 없애노니
不欲以靜 天下將自定(불욕이정 천하장자정)
욕심이 없으면 고요가 찾아들고 천하에 평화가 깃들 것이다.」
도덕경 37장이 과거의 왕과 제후에게도 중요한 문장이겠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생각해볼점을 주는 내용인것같다. 이 장은 도가 철학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인 ‘무위’를 이야기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억지로 무엇이라도 하지 않는 것. 어려우면서도 쉬운말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자연히, 흘러가는대로 무엇이든 하고 있을 것이다. 너무 욕심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나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사람들도 부담감, 주변의 기대감 등을 받으며 살아가고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도가사상이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