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이성으로 할 수 있을까요? 소위 ‘플라토닉 러브’라는 거? 하기야 하나님이 주시는 아가페 사랑은 가능하지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남녀가 머리로 사랑을 한다면 수긍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쉽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선 진정성이 문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일단 마음이 가야 합니다. 그리고 마음은 머리로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감정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우선 아닐까 싶습니다. 누구나 사랑한다면 상대방의 마음을 원하지 머리를 원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애틋한 그리움, 다정한 말, 따뜻한 손길 등등 모두 마음이 따라가야 생깁니다. 그것을 산문을 쓰듯 머리로 굴린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사람의 감정이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변치 않는 마음이 그렇게도 중요합니다. 어렵지요. 어려운 만큼 귀하고 소중하게 여겨집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서 이 신뢰는 바로 바탕이며 가치입니다. 사랑으로 열매 맺는 것이 결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잘 아는 대로 결혼은 두 남녀의 약속으로 이루어집니다. 보통 결혼서약을 합니다. 속된 말로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부부로서의 신뢰를 약속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중간에 그 언약을 헌신짝 버리듯 팽개치는 부부들이 나타납니다. 나름 사정들이 있지만 서로 마음에 상처를 입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잘 했든 못했든 일단 언약을 깼다는 책임을 면할 수는 없습니다.
레오네스의 여왕 ‘기네비어’는 자신의 힘으로 왕국을 지키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존경하는 카멜롯의 ‘아서’ 왕과 결혼하여 도움을 받기로 합니다. 그만한 인품을 지니고 있고 백성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왕입니다. 기꺼이 자기를 바칠 만합니다. 더구나 자신의 왕국과 백성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합니다. 물론 아서 왕도 기네비어를 왕비로 맞이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어느 남자라도 기꺼이 헌신하고 싶은 사랑 받을 만한 여인입니다. 그렇게 서로 마음이 합하여 기네비어가 카멜롯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그만 카멜롯에 반기를 들고 있던 ‘맬러간트’ 군대에 습격을 받습니다. 그 위기의 순간 ‘란셀롯’이라는 청년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남습니다.
문제는 이 청년이 좀 짓궂은 듯 보여도 아주 괜찮은 사람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겉보기에도 이 여인이 고귀한 신분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전후사정은 잘 모르고 있습니다. 마침 마중 차 오던 카멜롯의 군사들에게로 갑니다. 그리고 란셀롯은 기네비어를 따라서 카멜롯으로 들어갑니다. 그때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합니다. 맬러간트가 기어코 기네비어를 납치해 도망갑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란셀롯이 맬러간트의 성으로 침투하여 구출해 옵니다. 아서 왕이 이 대단한 청년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 합니다. 그 용맹과 지혜와 실력을 인정하고 기사의 작위를 수여하고 원탁의 기사 반열에 합류시킵니다. 란셀롯은 기사로 충성을 다짐합니다.
사랑하게 된 여인 기네비어가 어떤 위치에 있다는 사실에 란셀롯은 갈등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아하고 사랑하고 있다 하더라도 기네비어는 란셀롯과 맺어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가까이 있으면 서로의 마음만 아플 것입니다. 결국 란셀롯은 성을 떠나야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인사를 하려고 기네비어 왕비를 찾아갑니다. 떠나기로 했다고. 다시는 볼 수도 없고 돌아오지도 않겠다고 말합니다. 왕비는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은 했어도 마음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돌아서서 나가려는 란셀롯을 부릅니다. 마지막 키스를 부탁합니다. 두 사람은 격렬하게 키스를 합니다. 바로 그 때 아서 왕이 들어섭니다. 얼마나 놀라운 광경입니까?
란셀롯을 내보내고 아서 왕이 기네비어에게 묻습니다. 진심을 말해달라고 부탁하면서. 란셀롯을 사랑하는가? 답은 간단합니다. 예. 그런데 토가 붙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감정에 불과합니다. 용서해주십시오. 한 순간의 감정일 뿐입니다. 하지만 아서 왕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당신은 날 선택하고자 하지만 당신의 마음은 그를 선택하고 있소.’ 그를 바라보는 눈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과는 다르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자신도 그런 눈으로 바라보아주기를 바란다고 말이지요. 두 사람을 반역죄로 공개재판에 회부하겠다고 선언합니다. 백성이 성안에 다 모인 자리에서 공개재판이 이루어집니다. 란셀롯이 아서 왕 앞에 나섭니다. 왕비는 죄가 없고 카멜롯을 위해 자기 목숨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바치겠다고 말합니다.
바로 그 때 맬러간트가 군대를 동원하여 성을 포위하고 성안으로 쳐들어옵니다. 아무 대비가 없던 카멜롯이 위험에 닥칩니다. 맬러간트는 아서 왕의 자존심을 짓밟으려 합니다. 백성을 위해 무릎을 꿇는 척하며 백성의 분기를 일으킵니다. 재판정이 전쟁터로 돌변합니다. 비록 비무장 상태였지만 백성이 나서서 반군에 대항합니다. 아서 왕은 이미 적들로부터 치명상을 받습니다. 란셀롯이 맬러간트를 물리치고 승리를 합니다. 아서 왕은 란셀롯에게 카멜롯과 왕비를 맡기고 숨을 거둡니다. 영화 ‘카멜롯의 전설’(First Knight)을 보았습니다. 1995년 작품입니다. 아서 왕 이야기는 다양하게 나왔습니다. 전설만큼 고전으로서의 재미와 감동이 있습니다.
첫댓글 리처드기어의 연기력이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