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처서라고 하는구나.
아직도 햇볕은 강한데 간간이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걸 보면 가을이 벌써 저만큼 다가와 있는 모양이다.
도로위에는 빨간 고추 잠자리들이 부질없이 날아다니고, 학교입구 길가 화단에는 때이른 코스모스가 몇 송이 피었다.
카페 회원수를 언뜻 보니 그저께 한명이 더 늘어 63명이 되었다.
그런데 daum shin이라고만 적어 놓아 긴가 민가 하고 있다.
누가 물으면 우리를 죽마고우라고 하지 않았던가.
발가벗고 나서도 누가 흉을 보겠는가.
친구 생각 나고 술 한잔 생각나는 계절이다.
참 그리운 저녁
-- 김승동
차가운 바람이
주머니 속의 빈손을 만지작거리는 날
어깨에 걸린 가을 옷이
더욱 헐렁해지는 저녁입니다
몇 마리의 쥐포와
소주 한 잔이 생각나고
친구의 희끗한 머리칼이
보고 싶습니다
술잔은 나무탁자 위에 있어야 좋겠고
창가에는
김 오르는 국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낮은 천장 아래로 일력이 펄럭이고
헌 라디오의 칙칙거리는 잡음 사이로
간간이 노랫소리 흘렀으면 좋겠습니다
나무 젓가락이 떨어진 바닥으로는
태엽 풀린 시계 마냥 멎어진
내 젊은 시절의 사랑도
아직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손이 시려도 마음보다 따뜻한 바람
벽돌담 밑으로 스며드는
참 그리운 저녁입니다
각설하고, 그전에 또 하나의 "마고"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우리 카페의 마고26회 회원이라면 와인 "샤또 마고" 한잔쯤은 맛을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난 97년에 영국가서 와인을 실컷 마셔볼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그 때 IMF사태가 발생하여 겨우 싸구려 와인만 마시다가 오게 되었지요.
그래서 오늘은 "마고"라는 라벨의 와인을 생산하는 포도농장과 양조장
의 내력을 알아보고자 다른데서 퍼온 글입니다.
샤또 마고 (Ch. Margaux)
지역 : 메독, 마고
포도원 면적 : 90 ha
품종별 분포: 까베르네 소비뇽 75 %, 메를로 20 %, 쁘띠 베르도 3%, 까 베르네 프랑 2 %
밀도 : 10,000 그루/ha
생산 : 390,000 병
토양 : 점토-석회석층상의 자갈
발효기간 : 21일
숙성기간 : 18 ~ 24 개월 (전량 새 오크통 사용)
포도나무의 평균 나이 : 35년
2차와인 :
빠비용-루즈-뒤-샤또-마고
(Pavillon Rouge du Ch. Margaux)
마고의 언덕은 한때 알버트(Albert)家의 영국왕 에드워드(Edward) 3세, 후에 몽페랑(Montferrand)家의 소유였었고 1802년 라-끌로니아(La Clonilla) 후작이 매입할 때까지 군사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후작은 요새를 헐어버리고 오늘날 우리가 보는 샤또를 건립하였다. 이후 약 200년간 샤또 마고는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1977년 앙드레 멘쯔로뿔로스(Andre Mentzelopoulos)가 최종 매입되어 오늘에 이르며, 지금은 그의 부인(Laura)과 딸(Corinne)이 이 대단한 특급 와인의 산지를 관리하고 있다.
이곳에 포도원이 생긴 것은 13세기로 거슬러 올라 가나, 18세기에 블롱(Belon)이라는 사람의 노력에 힘입어 마고의 와인은 프랑스의 새로운 끌라레(nouveau claret francais)의 기수로 떠오르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였고 그 후 수 백년간 유지되어온 이 명성은 오늘날 멘쯔로뿔로스家의 노력에 힘입어 더욱 빛나고 있다. 1977년 앙드레 멘쯔로뿔로스는 포도원을 매입 후 많은 자금을 포도원과 설비에 투자하였다. 전부터의 양조 책임자인 에밀 뻬노(Emile Peynaud)도 계속 일을 맡았다. 한편 이와 같은 새로운 투자에 대한 결과가 와인의 품질에 반영되려면 적어도 수년은 걸릴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고 1년 후에 나온 1978년의 빈테지의 샤또 마고 와인은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앙드레 멘쯔로뿔로스는 자기 노력의 결실을 못 본 채 죽었다.
마고 지역 와인의 기본 특성은 자갈 토양으로부터 유래한다. 샤또 마고 와인도 이 원칙에서 벗어나지는 않으나 토양의 하층부를 구성하는 석회토로부터 유래하는 특징들을 많이 내포하고 있다. 경사면 하단부에 심어진 메를로의 극단적인 예민성을 통하여 샤또 마고의 특성이 기후 조건의 도움을 왜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다. 현재 책임자로 있는 뽈 뽕딸리에(Paul Pontalier)에 의하면 샤또 마고 와인은 30년 보관 후의 평가도 충분치 않을 만큼 보통의 경우보다 월등히 오래 보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대단히 좋은 해(vintage)의 마고 와인은 섬세함과 강함의 아주 드문 조화를 보이며 전형적인 보르도 와인의 특징을 나타낸다. 와인은 완벽함에 가까운 오크 향과 꽃 향기를 겯드린 과일 향의 강렬함을 보인다. 입 맛은 길고 긴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