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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가’는 뒤얽힌 감정을 씻어주는 회한의 洗心詩였다. 나는 이 시를 읽을 때마다, ‘왕방연’이 보고 싶었다. 대체 그는 어떤 사람일까, 단지 이 시 한 수가 그를 불러왔다. 단장가가 아니었다면, 아무도 왕방연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더 알고 싶은지도 모른다. 그는 단지 때를 잘못 타고났고, 금부도사 벼슬을 맡은 것이 공교로웠지만, 누가 계유정난(단종1년, 1453.10)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왕방연의 잘못이 아니라, 가혹한 하늘의 뜻이라고 봐야 했다. 그가 수행한 일은 응당 그가 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위로해 주고 싶다. 냇가에 홀로 앉아, 단장가를 읊으면서 번민한 그를 떠올려 보자. 신하 된 도리를 되씹었을 거고, 일을 맡은 자기 직책을 탓했을 것이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 채, 망연자실, 고뇌의 마음으로 멍하니 냇물만 응시하고 있는 그가 안 돼 보였다.
숨통을 죄는 압박감에 시 한 수를 읊었지만,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토해낸 단장가는 읽는 이로 하여금 냇가로 불러 그의 옆에 앉게 했다. 일어설 줄 모르고, 그칠 줄 모르는 눈물이, ‘나는 죄인이로소이다!’하는 것 같았다. 딱한 금부도사였다, 그의 손이라도 잡아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