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진(北進) >
둥지 문병군
오늘은 북진(北進)을 시도하는 날!
시가지 동쪽 끝자락 사거리
쿠릉쿠릉 농부들이 끌고 나온 트렉터들의
걸쭉한 엔진소리가 잠시 쉬어가는
주유소를 지난다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해를 등지고 좀 더 가보자!
바지직 바지직 용접봉 타는 소리
쿵쾅쿵쾅 망치 소리
역동적인 그 숨소리에
숨을 거두어 가던 어제의 소형차들이 멋진 삼륜택시로 부활하고
영화 스렌스포머의 한 장면처럼 작은 오토바이들이
대형 화물트럭으로 변신해 새로운 주인의 명령을 기다린다
대지의 바람을 타고 살짝 언덕을 넘으면
넓고 길게 뻗은 아스팔트가 우리를 기다리고
앞서 어느 수레에서 흘리고 간 마른 옥수수 알갱이들이
줄을 이어 우리를 북으로 북으로 안내한다
저 멀리 따각따각 당나귀 발걸음 소리
아스팔트 길 양 옆을 백년 전 농촌의 풍경화로 수를 놓아 주고
초원 위로 꿈틀거리며 피어나는 봄바람 속의 아지랑이
애타게 푸르름을 기다리는 대지의 응석을 받아준다
누군가의 영원한 쉼과 잠결을 감싸주는
대지 한 가운데의 묘비들
아른거리는 주인공들의 장렬한 인생 끝자락을 움켜잡고
천년만년 대지를 수호해 달라 애타게 부르짖는다
------
중국 내몽고 작은 동네에서 북진을 하면서 ...
첫댓글 중국의 발전하고 일어서는 모습을 훤히 보는것같습니다.
^^ 중국인을 비롯한 중국 교포들이 자신들의 삶을 자각하고 멋지게 그려냈으면 합니다... 작품 활동 겸 심신 요양 삼이 잠시 이 곳에 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