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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미힐미] 12
S#1. 도로 + 달리는 세기의 차 안 (11부 61씬)
서늘한 눈빛으로 거칠게 운전하는 세기.
세기 : (E) 차라리 그 아이를 구했어야지. 나대신 그 아이를 구했어야지!!
문득 백미러를 보면, 세기의 차를 쫓아오는 검은색 승용차!!
순간 찌릿! 두통을 느끼는 세기.
눈앞에 다가오는 터널. 마침내 터널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들어가는 세기의 차.
터널의 어둠 속 불빛이 세기의 얼굴을 덮침과 동시에 지지직- 노이즈와 함께 암전되는 화면.
S#2. 어느 병실 (11부 63씬)
순간 팟! 눈을 뜨는 도현!!
허름하고 어둑한 실내.
죽은 듯 누워있는 차준표를 내려다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경악하는 도현!!
도현 : 아...아버지...!
마치 아들의 부름을 들은 듯 차준표의 손가락이 보일 듯 말 듯 꿈틀거린다.
현재 눈앞에 벌어진 상황이 차라리 꿈이기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도망치고 싶은.....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과거사에 맞서듯 차준표를 정면으로 보는 도현.
그 위로 들려오는 (E) 피아노 연주음
S#3. 기억의 파편 (서태임의 저택 / 거실 / 낮)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하고 있는 어린 도현. 능숙하게 연주를 하다가 어느 순간 틀리고 만다.
그 순간 사색이 되는 어린 도현의 얼굴.
흔들의자에 앉아 화보를 넘겨보고 있던 차준표, 가만히 화보집을 덮고, 쓰고 있던 안경을 벗어 테이블 위에 내려놓더니,
조용히 어린 도현을 향해 다가온다.
공포에 질리는 어린 도현.
차준표 : (무서운 표정으로, E) 또 틀렸네?
어린 도현 : (양손바닥을 마구 비비며, E) 잘못했어요. 잘못 했어요 아빠....
차준표 : (다가오며, E) 제대로 못하면 아빠가 어떻게 한다고 했지?
어린 도현의 뒷덜미를 잡아 일으켜 세우는 차준표에서!
S#4. 어느 병실 (밤)
섬광처럼 떠오르는 기억의 파편들로 인해 혼란스러워지는 도현!
차준표를 바라보며 흔들리기 시작하는 눈빛!
차준표 : (E) 니가 제대로 못하면 누가 혼난다고 했지?
S#5. 기억의 파편 (서태임의 저택 / 지하실 / 낮)
어두운 지하실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지는 어린 도현!
천천히 다가오는 차준표(!)를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바라보고!
차준표 : (E) 결국 누가 아프게 될까? 응?
엉덩이 걸음으로 슬슬 뒤로 물러나는 어린 도현.
차준표 : (E) 아빠가 혼난다고 했지? 아빠 마음이 아프다고 했지?
벽 끝까지 물러나다가 멈칫 옆을 보게 되는 어린 도현.
거기, 어둠 속, 감싸 안은 무릎 위에 얼굴을 푹 묻은 채 앉아있는, 또 다른 아이 한 명!
차준표 : (E) 그러니까....니가 좀 더 잘해야겠지? 응? 그래야...아무도 안 아프게 되겠지? 그렇지?
차준표의 그림자가 두 아이를 완전히 덮는 순간!
옆에 있는 아이를 확 감싸 안는 어린 도현에서!
S#6. 어느 병실 (밤)
뭐...지? 이 기억은 뭐지...? 나 말고 또 다른 아이는 누구지?
충격과 공포, 혼란스러움으로 멍해지는 도현.
그 위로, 마치 악마의 속삭임처럼 들려오는,
세기 : (10부 62씬의, E) 어떻게 생각해? 이제 그만 과거를 청산해야 되지 않겠어?
널 괴물로 만든 사람들을 언제까지 두고만 볼 수 없잖아. 안 그래?
이때, 다시 한 번, 희미하게 꿈틀거리는 차준표의 손가락!
저 손이, 저 주먹이, 갑자기 자신의 목을 조를 것만 같은 공포!
세기 : (E) 니가 할 거면 나와. 못하겠어?
도현 : (순간 찌릿! 두통을 느끼는, 한 손으로 이마를 감싸 쥐고)
세기 : (E) 그럼 날 말려 봐. 그것도 못 하겠지? 그럼...영원히 찌그러져 있어. 다시는 나오지 마!
마치 세기와 기 싸움을 하듯 두통이 이는 머리를 감싸 쥐고, 뒷걸음을 치는 도현.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운데,
이때, 갑자기 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오는 사설경호원들!!!
놀랄 새도 없이, 바로 도현의 팔을 뒤로 꺾어 도현을 제압하고!
따라온 의료진들 차준표의 침상을 급히 이송하는!
도현 : (당혹스러운) 왜, 왜 이러십니까? 누구십니까? (거친 제압에 바닥에 납작 눌려지는) 대체 저한테 왜 이러시는 겁니까!!!
리진 : (E) 말해봐. 너 목적이 뭐야?
S#7. 쌍리 / 리온의 방 (11부 60씬)
멍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리진과 리온.
바닥에는 승진그룹과 차도현에 대한 조사 자료들.
리진 : 대체 이 사람이 너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 이렇게 뒷조사를 한 거냐구!
리온 : ....!!!!
리진 : (의혹으로 잠시 보다가) 너... 나한테 엄마 아빠 앞에서 차도현이라는 이름 꺼내지 말라고 한 거랑,
승진그룹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한 거, 그게 다 이거랑 상관이 있는 거지? 그렇지?!!
리온 : (뭔가 말 할 듯한 눈빛으로 리진을 보는 데서)
S#8. 서태임의 저택 / 서재 (밤)
故차건호 회장의 초상화를 애증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서태임.
이때 노크소리.
서태임 : 들어와.
대답한 뒤, 초상화에서 시선 거두고, 책상 쪽으로 이동하면,
문이 열리고, 경호원들에게 끌려 들어오는 도현. 서태임 앞에 그대로 무릎 꿇려 앉혀지고.
도현 : (당혹스러운, E) 회장님이...보낸 사람들이었어? 도대체 왜?
서태임 : (담담하게) 나가 봐.
경호원들 목례 올리고 나가면, 천천히 도현을 향해 다가오는 서태임. 그대로 도현의 따귀를 짝 갈겨버린다.
도현 : (고개 돌려진 채) ......!
서태임 : 니가 감히, 내 아들의 목숨줄을 놓고 장난을 쳐?
도현 : ......!
서태임 : (터지려는 분노와 증오를 누르며) 이래서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 했는데, 귓등으로 넘긴 내 죄라 생각하마.
너와 니 에미를 거두는 게 아니었다. 승진가에 발을 붙이게 하는 게 아니었어.
도현 : 회...회장님....
서태임 : (OL) 오늘 일은, 승진가의 명예를 위해, 그간 빈 집 지켜준 개 값 치뤘다 생각하마.
(살벌한 눈빛으로) 허나, 다시 한 번 니 아버지 근처에 얼씬거렸다간, 그땐!
도현 : (OL) 죄송합니다.
서태임 : (멈칫, 세기와는 다른 태도에) 죄송해?
도현 : (일단 변명하고 보는) 귀, 귀국 후에 아버지께 인사 한 번 재대로 못 드린 게 죄송스러워서....
무, 물론 회장님께서 저와 제 어머니가 아버지를 가까이 하는 거...싫어하신다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차마 말씀 드리지 못하고 제 멋대로..,죄송합니다.
서태임 : (뭔가 이상해서, 도현을 바라보는 위로)
# 인서트 (10부 64씬)
세기 : 그 미련....제가 끊어드려요? (살벌한 눈빛으로) 끊어드려요 제가?
서태임 : (뭔가 이상하고)
도현 : 아버지가 제 목숨을 구하시다 저렇게 되신 걸 알기 때문에.... 아프고, 죄송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서태임 : (흔들리는 눈빛으로 보는 위로)
# 인서트 (11부 58씬)
세기 : (원망과 분노가 서린) 난 구해달라고 한 적 없어. 단 한 번도 살려달라고 목숨 구걸한 적 없다고.
서태임 : ......! (도저히 같은 사람이라고 볼 수가 없는)
도현 : 심려를 끼쳐드렸다면 죄송합니다. 용서해주세요.
서태임 :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보다가, 이내 표정 추스르고는) 오늘은 더 보고 싶지 않으니 그 얼굴 치워. 다른 날 다시 부르마.
(나가려는데)
도현 : (잠시 망설이다가, 용기 내어) 회장님.
서태임 : (멈추고) 뭐야.
도현 : (긴장되지만)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서태임 : (말하라는 듯이 보면)
도현 : 혹시....제가 어릴 때.... (차마 입이 안 떨어지는, 확인하고 싶기도, 확인하기 두렵기도 한, 결국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마음의 소리로만, E)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했었나요?
서태임 : 혹시 뭐야 묻고 싶은 게.
도현 : (그 말은 결국 삼키고) 혹시...제가 어릴 때...이 저택에 저 말고 다른 아이가 더 있었나요?
서태임 : ! (순간 굳어버리는 위로)
# 인서트 (11부 58씬)
세기 : (눈가 붉어지며) 차라리 그 아이를 구했어야지! 나대신 그 아이를 구했어야지! 그래야 사람이지!
도현 : 말씀해주세요. 저 말고... 제 또래의 아이가...또 있었나요?
서태임 : ......! (혼란스러움에 흔들리는 눈빛)
# 인서트 (11부 58씬)
세기 : 당신이 틀어쥐고 있는 승진, 전부 거둬서 그 아이에게 줄 거야. 지난 일들에 대한 속죄의 뜻으로!
도현 : (전혀 모르는 듯한 선한 눈빛으로 서태임을 보고 있는)
서태임 : (이 아이는 기억하지 못한다! 전혀 다른 사람이다...!)
리온 : (E) 아, 몇 번을 말 해.
S#9. 쌍리 / 리온의 방 (밤)
바닥에 흩어져 있는 승진가와 도현의 자료들을 추슬러 다시 상자 안에 집어넣고 있는 리온.
리온 : 그냥 단순 취재라니까. 다음 장편소설 소재가 재벌가 미스터린데, (낡은 사진 한 장을 주워들다가 멈칫,
리진 몰래 호주머니에 숨기며) 승진가 취재를 빼놓을 수 있냐?
리진 : (의심의 촉을 거두지 않는) 솔직히 말해 너.
리온 : 아, 뭘 또오.
리진 : 비행기에서 차도현씨 만난 거, 우연 아니지? 따라붙은 거지?
리온 : 아, 쫌! 작가적 근성과 열정으로 이해하고, 걍 넘어가주면 안 되겠냐?
리진 : 너무 음흉하잖아! 비겁하잖아! 니 신분은 숨기고, 무방비 상태인 상댈 취재하는 건,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
리온 : (OL) 안 그래도 깠다, 깠어! 볼 때마다 양심이 따끔거리길래, 내가 오메가라는 거 까고, 판권 팔았다고! 됐냐? 됐어?
리진 : 너 설마, 다중인격 소재로 소설 쓰려는 거 아니지?
리온 : (발끈해서) 이게 날 뭘루 보구 진짜. 내가 남의 치부를 소재로 장사할 인간으로 보여?
(정리 끝낸 상자 뚜껑 탁! 닫고, 방문 향해가며) 나와! 썩 데려다줄게! (나가고)
리진 : (눈 가느스름하게 뜨고 보다가, 따라 나가는)
S#10. 쌍리 / 2층 복도 (밤)
따라 나와 리온을 홱 잡아채는 리진.
리온 : (홱 딸려 와서는) 아, 왜 또오, 뭐! 왜!
리진 : 그럼, 엄마랑 아빠한테 차도현씨 이름 숨기라고 한 이유는 뭐야?
리온 : (멈칫)
리진 : 차도현씨가 승진그룹 사람이라는 거, 숨기라고 한 이유가 뭐냐고.
리온 : 야, 그, 그건...
리진 : 왜 더듬어. 왜 말 못 해. 왜 눈알이 자꾸 흩어져.
리온 : (붙잡혀있던 리진의 팔을 확 털어내며) 쫌! 입 뗄 시간을 줘야 말을 할 거 아냐!
(풀려나서는, 양 손에 허리에 척 올리고는 당당하게) 그건, 그 사람 프라이버시니까! 너도 환자의 히스토리를 함부로 말하면
안 되는 거니까! (리진을 향해 슬슬 다가오며, 협박하듯) 게다가, 니가, 재벌 노친네가 아닌 젊은 남자랑,
한 지붕 덮고 산다는 걸 엄마 아빠가 알면 어떻게 될까? (검지로 리진의 머리를 콕콕 찌르며) 응? 어떻게 되겠냐고? (하는데)
오대오 : (마침 올라오다가, 리진을 보며 반색) 어, 리진이 아직 안 갔구나.
리진 : (헉! 해서 얼른, 리온에게 쉿! 해보이고는) 왜요, 아빠.
오대오 : 너 얼른 내려와 엄마 손 좀 봐줘. 고기 썰다가 아예 손까지 썰었다.
리진 : (벌써 아빠와 같이 움직이며) 아우, 어쩌다가아아--- 많이 벴어요?
리온 : ......(그제야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안도하고)
S#11. 쌍리 뒤 뜰 (밤)
리온 주머니에서 아까 리진 몰래 숨겼던 낡은 사진을 꺼내, 불타오르고 있는 드럼통 안에 집어넣는다.
잠시 불빛에 일렁이는 리온의 얼굴 보여주다가, 드럼통 안에서 타들어가는 사진을 보여주면,
(INS) 아이의 손을 잡고 환하게 웃고 있는 민서연의 사진!
사진 반쪽은 이미 타들어가 아이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민서연에게 잡힌 한 쪽 손만 보이는.
서태임 : (E) 아이라니? 무슨 아이.
S#12. 서태임의 집 / 서재 (밤)
도현 : 남자 아인지, 여자 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 또래 정도의,
서태임 : (OL) 너 하나 거둔 것도 천추의 한인데, 다른 아이가 있을 리 없지. (서늘함을 풍기며 나가고)
도현 : (상처받은 채로)......
S#13. 서태임의 집 / 거실 (밤)
가라앉은 표정으로 서재에서 나오는 도현. 마침 지나가던 도우미를 발견하고.
도현 : 아주머니.
도우미 : 네, 부사장님. 말씀하세요.
도현 : 어머니 안에 계시죠. 불러주시겠어요? 뭐 좀 물어볼 게 있는데.
도우미 : ? (의아한 표정으로 보며) 사모님...해외 나가셨잖아요, 오늘.
도현 : 네? 갑자기 해외는 왜....
도우미 : (이상한) 기억 안 나세요? 부사장님이 보내셨잖아요.
도현 : (!!!) 제가요? 언제....
도우미 : 지금 말고, 아까 안실장님이랑 함께 오셨을 때요. 서재 들어가시기 전에 사모님한테 잠깐 해외에 나가 계셔라,
때가 되면 연락하겠다고....
도현 : !!! (신세기의 짓이다!)
S#14. 도현의 집 앞 + 택시 안 (밤)
택시 한 대가 달려와 도현의 집 앞에 멈춰 선다.
혼란스러움에 넋이 나간 얼굴로 뒷좌석에 앉아있는 도현. (*도현은 요양원에서 끌려온 상황이므로 차가 없는 상태)
기사 : (결제 끝낸 카드를 건네며) 손님, 다 왔는데요.
도현 : (그제야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보며) 아, 감사합니다.
카드를 받으려다가 멈칫 그대로 굳어버리는 도현.
보면, 미소 짓는 기사의 얼굴이 차준표다!
도현 : !!! (카드를 잡아채고는 빠르게 차문을 열고 뛰쳐나가고)
기사 : (의아한 표정으로 보다가 차를 출발시키는)
밖으로 나온 도현, 한 손으로 벽을 붙잡고 앉아 구역질을 하기 시작한다. 그 위로,
도현을 지하실에 처넣던 차준표,
침상에 누워 손가락을 까딱이던 차준표의 모습들이 플래시컷으로 어지럽게 떴다가 사라진다.
도현 : (충격과 슬픔으로, E) 아버지가 왜....아버지가 왜 나를..... (고통스러운 구역질과 함께 눈물을 쏟아내는 데서)
S#15. 도현의 집 / 거실 (밤)
도현 지친 표정으로 들어온다.
불 꺼진 거실. 문득 불안해진다. 얼른 거실에 불을 켠다.
도현 : 오리진씨?
불러보지만 대답이 없다.
덜컹 불안해지는 도현, 리진의 이름을 부르며, 여기 저기 문을 열고 찾아보지만, 보이지 않는다.
눈앞이 아득해지는 도현. 서둘러 이층으로 내닫는다.
S#16. 도현의 집 / 리진의 방 (밤)
다급한 노크소리 들리고, 리진의 이름을 부르며 방문을 여는 도현. 여기에도 리진이 없다.
설마...세기가...?
불안과 두려움이 엄습하는 도현, 한 손으로 이마를 감싸 쥐며 눈앞이 아득해지는데,
아래층에서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서둘러 몸을 돌려 나가는 도현.
S#17. 도현의 집 / 거실 (밤)
막 거실로 들어서던 안실장과 막 이층에서 내려오던 도현이 서로를 발견한다.
안실장 : (긴장과 반가움에) 부사장님!
도현 : (당혹감과 불안감) 안실장님, 오리진씨가, 오리진씨가 안 보입니다.
안실장 : 아, 오리진씨는 걱정하지 마세요. 오후에 본가에 갔는데, 곧 이쪽으로 출발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도현 : (순간 긴장의 끈이 확 풀리며, 소파에 그대로 털썩 주저앉는)
안실장 : (놀라) 왜 그러십니까? 괜찮으십니까?
도현 : 저는...제가...제 손으로...오리진씨를 해친 줄 알고....
안실장 : ......(안타까운) 왜 그런 생각을 하십니까.
도현 :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는데)
세기 : (E) 내 여자를 건드리면, 니 여자가 위험해져.
도현 : (!!!) 채연이는요? 채연이는 무사합니까? (에서)
S#18. 채연의 집 / 거실 (밤)
채연 : (티슈 뽑아 눈물 닦아내가며, 자존심 안 꺾고) 우습게 군 적 없어. 걔, 기준 오빠 육촌 동생일 뿐이었지 남자 아니었고,
봐도 콧등으로만 내려다 봤지, 내 위에 두구 본 적 없단 말이야.
백진숙 : (입 좀 벌리고 딸 보고 있다가) 유구무언이다. 유구무언이야. 그랬던 눔이 왜 갑자기 그렇게 애틋하고 절절해졌어.
이대로 품절녀 되는 거 억울해 사연 하나 만들려는 거야?
채연 : (짜증 약간 섞어서) 그런 게 아니라니까 엄마안.
백진숙 : 그런 게 아니면 뭔데, 대체!
채연 : 내가 걜 남자로 안 본 건, 걔가 날 여자로 안대해줬기 때문이란 걸 이제야 알았단 말이야.
걔가 남자가 된 순간, 내가 순식간에 여자가 되드란 말이야. 내 말이 어려워?
백진숙 : 나 이해 시켜서 뭐에 쓸래? 그래서 이 약혼 깰 거야? 깨구 말래?
채연 : 기준오빠가 평생을 도모할 만한 사람인지 아직 확신이 안 선다니까.
백진숙 : 세상 천지에 백프로 확신 갖고 약혼하는 여자 몇이나 돼? 일기는 일기장에 쓰구 말아, 글쎄!
채연 : 엄만, 누구 편이야 대체? (서운해서 짜증내는데)
울리는 채연의 휴대폰. 보면 <도혀니> 떠있는.
순간 시선이 마주치는 모녀!
뺏으려는 자와, 받으려는 자의 휴대폰 쟁탈전이 벌어지다가,
기어이 뺏어 들고는 외투 꺼내 들고 밖으로 나가는 채연.
백진숙 : 저게 돌았어. 완전 돌았어. (심란해지는데)
울리는 휴대폰 소리에 화들짝 놀라 보면, <내 사위> 떠있고.
괜히 찔끔해서 보다가, 엄청 반가운 척 오바하며 받는.
백진숙 : 그래 기준아! 나야.
기준 : (F) 예, 안녕하세요? 채연이 전화가 계속 통화 중이라서요.
백진숙 : (찔끔) 어? 아아.... 지, 지금 외국에 있는 지 아빠랑 통화 중.
S#19. 기준의 사무실 (밤)
책상 앞에 앉아 휴대폰 통화 중인 기준이고,
소파에 앉아 차 마시며 그런 아들 기색을 살피고 있는 윤자경.
기준 : 아니에요. 됐어요. 용건 없이 그냥 한 번 걸어본 거예요. 제가 다시 하죠 뭐. 네. (끊고는 뭔가 찜찜한데)
윤자경 : 왜. 뭐래는데? 콜백 안 해준대?
기준 : (퍼뜩 보고는, 웃으며 일어나 소파로 오며) 오늘 약혼식 드레스 입어보느라 힘들었나 봐요.
윤자경 : 그러게, 아무리 바빠도 한두 시간 내라니까 엄마 말 안 듣고. 봐주는 남자 없이 드레스 뻗쳐 입고 서있는 거,
그게 얼마나 김새는 일인 줄 아니. 더구나 그 예민한 애가.
기준 : 메리지 블루겠죠.
윤자경 : 메리지 블루구 블랙이구 간에, 상전이 따루 없다 아주. 팔자에 없는 며느리 비위 맞추느라 죽겠어, 내가.
기준 : (피식 웃으며, 차 마시는데)
윤자경 : 그러지 말구, 니가 좀 더 잘 해봐.
기준 : 제가 못하는 거 같아요? 저 잘해요오.
윤자경 : 기준이 너, 사람 정 떨어지게 차가울 때 있어. 한번 씩. 나야 엄마니까 봐 넘겨도 채연이가 어떻게 그래?
사랑 받고 있구나, 이 남자 옆에 내가 없으면 안 되겠다... 진심 느껴지게, 못 해?
기준 : (피식 웃으며) 뭘 그렇게 잘 아세요, 무섭게.
윤자경 : 엄마 말 흘려들지 말고. 딴 방법 없어. 니가 따숩게 대해.
기준 : 네. (대답하고, 차 마시며, 뭔가 계속 찜찜한 표정)
S#20. 채연의 집 앞 (밤)
엄마의 간섭을 피해 현관 앞에서 도현과 통화 중인 채연.
채연 : (짐짓 냉하게) 니가 내 주치의니? 내 안전은 왜 자꾸 묻는 건데? 괜찮아. 별일 없어. 별일 있길 바래?
S#21. 도현의 집 거실 + 채연의 집 앞 (밤)
도현 : (일단은 안심하며) 별 일 없었으면 됐어. 무사하면 됐어.
채연 : 자꾸 전화하는 이유가 뭐야. 왜 또 야합을 도모하자구?
도현 : (멈칫, 굳고)
채연 : 짝꿍들 모르게, 우리끼리만, 밤에 피는 장미 되자 그 소리하려구?
도현 : ! (세기가 기어이 일을 저질렀음을 알겠는, 두 눈을 질끈 감는)
채연 : 너 내가 그렇게 우스워 보여?!!!
도현 : 미안하다. 그런데, 채연아.... 내가 무슨 말을 했든, 그건 내 진심이 아니니까 마음에 담아 두지 마.
미친개한테 물렸다 생각하고, 잊어버려.
S#22. 채연의 집 앞 일각 (밤)
채연 : (기막힌) 뭐?
도현 : (F) 이렇게 밖에 설명 할 수 없어서 미안하다. 너한테 지은 죄, 평생 속죄하면서 살게. 끊는다.
채연 : 여보세요? 여보세요?
끊긴 휴대폰을 보며, 기막혀서 허 웃다가 이내 표정이 서늘해지는 채연.
휴대폰 움켜쥐고는, 세워놓은 차 쪽으로 움직이는데서.
S#23. 도현의 집 / 주방 (밤)
무거운 심정으로 앉아있는 도현 앞으로 찻잔을 밀어주는 안실장.
안실장 : 드셔보세요. 심신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차랍니다.
도현 :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의식소실이 있었던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안실장 : (보며) ......
도현 : 내가 없는 동안...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추측하고 상상하는 일이 점점 더 두려워져요.
안실장 : 강해지셔야 합니다.
도현 : (보면)
안실장 : 허상에게 의식을 안 뺏기려면, 소중한 사람을 뺏기지 않으려면, 강해지는 수밖에 없습니다.
도현 : (미소 짓고, 끄덕이는)
안실장 : (짐짓 박력 있게) 세기와 회장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알아볼만한 루트가 있거든요.
도현 : (끄덕이고) 부탁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안실장 : 말씀하십시오.
도현 : 이십일 년 전, 그러니까 화재가 있기 전, (눈빛 살아나며) 승진가의 저택에 제 또래 아이가 있었는지, 알아봐주세요.
안실장 : (금시초문) 아이....요?
도현 : 네. 만일 있었다면, 여자 아인지, 남자 아인지, 또 어떤 아이인지, 최대한 빨리 알아봐주세요. (눈빛에서)
S#24. 쌍리 앞 뜰 (밤)
리진을 배웅하고 있는 가족들. 함께 리온의 차가 세워진 쪽을 향해 걸어가며 대화중이다.
리온 : (툴툴대는) 너 앞으루 차 가지구 다녀? 이게 맨날 고급 인력을 운짱으로 써먹구 있어.
오대오 : (리온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관 둬! 관 둬! (리진 보며) 아빠가 데려다 줄게. 주소 말 해봐. 네비 찍으면 금방이지 뭐.
리진,리온 : (기겁해서, 동시에) 안 돼!!!!!!
리온 : 제가 잘 못했어요 아버지. 죽을죄를 졌어요. 제가 데려다 줄게요.
오대오 : 진즉에 그렇게 나올 것이지.
리진,리온 : (안심하는데)
오대오 : (리온에게) 그나저나 페린지 헤린지 그 친구는 왜 안 오냐? 저번에 못 다 푼 회포 풀러 다시 온다고 했는데.
리진,리온 : (긴장으로 마른 침을 꿀꺽 삼키는데)
오대오 : (휴대폰 꺼내더니) 생각 난 김에 전화 한 번 해볼까?
리진,리온 : (동시에, 막으며) 안 돼!!!!!
오대오 : 이 자식들이 왜 이래? 왜 이렇게 부정적이 됐어? 다 안 된대 다.
지순영 : 그러지 말고, 진짜 한 번 오라 그래. 저번에 싸간 반찬도 얼추 다 됐을 텐데.
리진 : 아냐, 아냐. 냉장고보니까 아직 그대로, (하다가 리온에게 발을 콱 밟히고) 아아아아악----! (비명 지르는데서)
S#25. 국도 위 (밤)
쌔앵--- 달리고 있는 리온의 차. 그 위로,
리온 : (E) 남매 사기단도 아니고, 너 땜에 나까지 이게 뭐냐?
S#26. 달리는 리온의 차 안 (밤)
운전하고 있는 리온(*안경 착용)이고, 조수석에 앉은 리진.
리진 : 미안하다 오리온. 사랑한다, 오리온. 내가 할 말이 없다 오리온.
리온 : (짐짓 가볍게 툭) 그러지 말고 한 번 데려 와.
리진 : 뭐? (보면)
리온 : 너 혼자 친구도 돼주고, 가족도 돼주고, 힘들 거 아냐... 딸래미가 정신과 의산데, 우리 엄마 아빠가
그거 이해 못 하실 분들도 아니고...혼자 힘들면, 한 번 데려오라구. 너 대신 친구도 돼주고, 가족도 돼 줄 테니까.
리진 : (감동 먹어서) 오리온아.....
리온 : 감동은 넣어두고, 그때 그 남잔 누구냐? 차도현씨랑은 눈빛부터 영판 다르던데.
리진 : 누구? (하다가, 이내) 아아...신세기?
리온 : 신세기? 꽤 위험해 보이던데 너 혼자 괜찮겠어?
리진 : (하하 웃으며) 아냐, 아냐. 겉만 그렇지 속은 디게 순수해. 귀여운 구석도 있고. 그보다,
(리온 쪽으로 아예 돌아앉으며) 니가 조심해야 될 인격은 따로 있어.
리온 : 내가? 누굴? 신세기보다 더 위험한 인격이 있어?
리진 : (키득키득 바라보는 위로)
(F.C-9부 20씬) 리온의 사진에 침 바르고는 ‘내가 딱 침 발랐어’ 하던 요나.
리진 : 있어. 그런 인격이. 미리 애도를 표하는 바다.
리온 : 아, 뭔데? 누군데에에---! (덜컹 불안해지는데서)
S#27. 도현의 집 앞 (밤)
안실장을 배웅 중인 도현.
안실장 :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도현 : (미소로) 괜찮습니다. 뜨거운 물에 샤워부터 하고 쉴 겁니다. (하다가 무심결에 손목시계를 보는)
안실장 : (놓치지 않고 보며) 오리진씨가 생각보다 많이 늦네요.
도현 : (보는, 자신이 시계를 보는지 몰랐던, 피식 웃는)
안실장 : 그럼, 곧 컴백할 오리진씨를 믿고 먼저 가보겠습니다.
목례하고는 차에 올라타는 안실장. 출발하는 차.
바라보다가, 집을 향해 돌아서려는 순간, 도현의 집 앞에 와서 서는 채연의 차!
도현 : ! (보고)
채연 : (차에서 내려 도현을 똑바로 노려보며 걸어오는)
도현 : (세기 때문에 한 방 맞으려나? 경계하며) 채연아.....
채연 : (다가와 그대로 도현을 안아버리는)
도현 : !! (놀람+충격+당황)
채연 : (울음 터지며) 미치겠다, 진짜. 자존심 상해 미치겠다구, 내가!!!
도현 : (어찌할 바를 몰라 난감하고)
S#28. 도현의 집 근처 길 + 리온의 차 안 (밤)
도현의 집을 향해 움직이는 리온의 차.
들고 내릴 소지품을 정리하다가 저만치 포옹한 채 서있는 도현과 채연을 발견하는 리진.
리진 : (!!!) 스탑, 브라덜!
리온 : (끽— 멈춰 세우며) 와이, 씨스털?
리진 : (포옹하고 있는 두 사람 보며) 아놔, 신세기 저 또라이 진짜. 말 드럽게 안 들어먹네.
리온 : (리진의 시선 따라 가봤다가) 내 보기엔 멜런데, 감상 멘트는 액션이야? 뭐니? 니 감정선이 지금.
리진 : 가라. 나 사랑과 전쟁 찍으러 간다. (차문을 열고 나가고)
리온 : (그런 리진을 보며) 그러니까....아직 멜러 감정선은 아니란 말이지.....? (저도 모르게 기분 좋은 미소가 생기고)
S#29. 도현의 집 앞 (밤)
도현 : (어떻게든 채연을 진정 시키려) 채연아, 잠깐 내 말 좀,
리진 : (E) 야, 차도현! 이 쑤레기 같은 자식아!!!!
도현,채연 : ! (보면)
성난 황소처럼 달려와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 리진!
리진 : 니가 인간이야? 아무리 나한테 화가 나도 그렇지, 약혼을 앞둔 분한테 이게 지금, 머리 검은 짐승이 할 짓이야?
도현 : (당황스러운) 오, 오리진씨....
리진 : 죄송합니다, 한팀장님. 이 사람이 저랑 싸우고 꼭지가 돌아서, 술 취한 김에 한팀장님을 찾아가 전 남친 행세를 한 모양인데,
속지 마세요. 절대 속지 마세요. 매번 그래요 매번.
채연 : (도현을 노려보고)
도현 : 저기 오리진씨.... (하다 리진에게 귀를 잡히는) 아아아악---!
리진 : 요 쓰레기는 제가 분리수거할 테니까, 한 팀장님은 그냥 침 한 번 뱉고 돌아가세요. 두 번 뱉으세요. 세 번 뱉으세요. 그럼.
(하고는 도현의 귀 잡은 채 안으로 들어가고)
채연 : (허, 기막혀 웃다가, 이내 표정 서늘해져서 노려보고)
S#30. 도현의 집 / 거실 (밤)
도현의 귀를 잡고 들어와 거실 한가운데 데려다 놓는 리진.
리진 : 신군, 자꾸 이러기야? 딜 넘버 쓰리! 차군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는다! 잊었어?
도현 : ......(보며, 이런 식으로 나를 보호해줬구나)
리진 : 말했지? 넌 사고치고 사라지면 그만이지만, 차군은 그 뒷수습하느라 쎄가 빠진다고!
너 자꾸 이런 식이면 마이너스 십 점이야, 알아?
도현 : ......(보며, 피식 미소 짓는)
리진 : 허, 웃어? 며칠 차군 행세 하더니 아주 연기에 물이 올랐구만, 완전 연말 연기대상감인데? 밤새 연습했나?
도현 : (웃는)
리진 : (감탄의) 와, 인정! 방금 그건 똑같애. 누가 보면 완전 차군, (하다, 어떤 느낌에 도현의 눈빛을 유심히 살피며) 인 듯...
차군 아닌...차군 같은....
도현 : 차군입니다.
리진 : ! (심장 쿵)
도현 : 돌아왔습니다.
리진 : ! (울컥, 무사히 돌아왔구나)
도현 : (설마 싶어, 어두워지며) 혹시....제가 돌아와서 유감, (입니까?)
리진 : (울컥해서 보다가, 느닷없이 도현의 배에 펀치를 먹이는)
도현 : (윽! 허리 꺾이며) 오, 오리진씨.. 갑자기 나한테 왜....
리진 : (울컥해서 버럭) 아, 왜 이제 와요, 진짜아!
도현 : (보면)
리진 : (울먹이며 버럭) 영영 안 돌아오는지 알고 안실장님이랑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
신군은 맨날 차군을 죽여 달라고 협박하지, 말은 드럽게 안 듣지, 차군은 꿈에 나타나서 작별인사를 날리지,
나 때문에 사라진 줄 알고 얼마나 겁먹은 줄 아냐고, 내가!
도현 : (같이 눈가 붉어져서 보다가, 그대로 리진을 품에 안는) 다녀왔습니다. 다신 늦지 않겠습니다.
리진 : (안긴 채로 울며) 너 차군 흉내 내는 신군이면 죽는다아?
도현 : (웃어버리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F.O
S#31. 도현의 집 외경 (이른 아침)
리진 : (E) 이상, 차군이 가장 좋아하는 계약서 4조 2항에 따라,
S#32. 도현의 집 / 주방 (이른 아침)
함께 모닝커피를 마시며 리진의 브리핑을 듣고 있는 도현.
리진 : 지난 이틀 동안 갑의 인격인 신세기와 있었던 일을, 일체의 각색이나 가감 없이,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한 손 들며) 질문?
도현 : 그럼 채연이와 세기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리진 : 상상에 맡길 뿐이죠.
도현 : 그래서 상상의 결과는.
리진 : 낫띵. 아무 일도 없었을 거예요. 믿는 만큼만 상상하라고 했거든요.
도현 : 세기에 대한 믿음이....생각보다 두텁네요.
리진 : 흐흐흐흐. 방금 또 질투했죠.
도현 : ......(고개 돌려 커피 마시고)
리진 : 어머, 이제는 부정도 안 하는 것 좀 봐. (잘난 체) 아우, 우리 엄만 날 왜 이렇게 매력덩어리로 낳아가지고는
사람 피곤하게 만드는지 몰라. (새침) 더 이상 질문 없으시면 출근 준비,
도현 : 있습니다, 질문. 실은....어제부터 궁금했던 건데요. (에서)
S#33. 도현의 집 / 거실 (이른 아침)
두둥! 세기가 만든 다트판 옆에 서있는 도현!
도현 : 이게 뭡니까 대체?
리진 : 아아, 그게 뭐냐면 말이죠,
# 인서트 (11부 32씬)
세기 : 니가 선택을 어려워하는 거 같아 준비해봤어. 스스로 못하겠으면, 신에게 맡겨.
도현 : !!! (긴장된 표정으로) 그, 그래서....결과는요?
# 인서트 (11부 32씬)
탁! 차도현의 이름에 가서 박히는 다트!
그 위로 샤랄라~ 꽃가루처럼 날리는 하트 CG!
도현 : (매우 흡족한 미소) 역시 신은 존재하는군요.
리진 : 그런데 그게....
# 인서트 (11부 32씬)
세기 : (표정 살벌해지며) 젠장! 젠장! 젠장! 이건 무효야!
리진 : 알았어, 이거 무효야. 무효. 그러니까 나랑 얘기 좀 하자고, 쪼옴!!!!
도현 : (약간 흥분) 아니, 왜, 신의 뜻을 거역한단 말입니까? 오리진씨 그렇게 의지박약한 사람이었습니까?
리진 : (검지 좌우로 흔들며) 으음으음. 채찍과 당근이죠. 채찍 한 대 맞아주고, 대신 당근 하나 얻어먹고.
도현 : 그래서 오리진씨가 얻어먹은 당근이 뭡니까, 대체?
# 인서트 (11부 39씬)
세기 :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해가며 뒷모습으로) 화내지 않는다, 폭력을 쓰지 않는다,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는다.
도현 : !!! (충격) 천하의 신세기가 오리진씨에게 조련을 당했다는 말씀...?
리진 : 덕분에 차도현씨의 회사 생활을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었다는 말씀. 신군이 차군 행세를 해줬거든.
고로, 차도현씨도 노력을 좀 해줘야겠어요.
도현 : 제가 뭘....요? (불안해지는데서)
S#34. 도현의 집 / 드레스룸 (아침)
출근준비를 마친 리진이 안으로 들어선다.
리진 : 준비 다 됐, (하다가 그대로 경악하며) !!!!
도현 : (목사님처럼 입고 서서, 넥타이 졸라매고 있는 중)
리진 : 서, 설마 그렇게 입고 출근하겠다는 건 아니겠죠?
도현 : (약간 반항기) 안 됩니까?
리진 : 아, 아니 난 또 어디 신앙생활 나가시는 줄 알고.
도현 : 가죠. (나가려는데)
리진 : (잡아채며) 저기요, 며칠 상간에 갑자기 이미지가 휙휙 바뀌면 사람들이 의심하지 않을까요? 갭을 좀 줄여보는 게....
도현 : 저한테 설마 세기 흉내를 내라는 말씀은 아니시겠죠.
리진 : 흉내를 내라는 게 아니라, (하다 말고) 그럼 이건 어때요? 차군의 매력은 유지하되, 차군에겐 없고 신군에게만 있는 매력을
추가로 장착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엄지와 검지로 1cm정도 만들어 보이며) 딱, 요만큼만요. 응? 응?
컷 튀면>
처음보단 좀 더 화사하고 세련된 수트를 입고 있는 도현.
리진 : (품평하듯 보다가) 좋아요, 아주 좋아. (하다가, 문득 도현의 내린 앞머리가 걸려서 슬쩍 넘겨주며) 요기....쬐끔만....까죠....?
도현 : (그 손을 탁 잡으며) 왜 이러십니까.
리진 : 아니, 다 까자는 게 아니라,
도현 : 오리진씨, 저는 신세기가 아닙니다. (시무룩해져서 나가고)
리진 : 아니에요! 덮어요, 덮어! 확 덮어! (따라 나가며) 깐세기, 덮도현, 아, 헷갈려. 외워두자. 외워두자.
(M) 이하, 38씬까지 몽타주의 느낌으로.
S#35. 승진그룹 로비 (아침)
도현과 리진이 함께 출근 하고 있다.
지나가던 여직원들 도현을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다.
도현 : ? (영문을 몰라서 보다가, 리진에게 슬쩍) 여직원들이 왜 자꾸 날 힐끔거리는 겁니까? 세기가 또 무슨 일을 저질렀습니까?
리진 : (담담하게) 피식 웃으면서 손 한 번 흔들어줘 봐요.
도현 : (황당해서) 예?
리진 : 해봐요. 새로운 세상이 열릴 테니까.
도현, 영문을 몰라서 보다가, 리진의 말대로 여직원들을 향해, 피식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면,
기다렸다는 듯이 하트를 발사하며 꺄아아— 비명 터지는.
도현 : !!! (헉! 놀라서, 얼른 손을 내리고, 리진을 보며) 대, 대체 왜 저러는 겁니까, 나한테?
리진 : 차도현씨가 그 만큼 매력 있다는 뜻이죠. 정작 본인만 자신 없어 할 뿐이지. 세기는 어필 하거든. 자기 매력을.
도현 : ......
S#36. 엘리베이터 앞 (아침)
도현과 리진 엘리베이터 앞에 와 서는데,
최실장 : (E) 안녕하세요, 부사장님?
도현,리진 : ? (소리에 돌아봤다가, 경악하는) !!!!!
보면, 상하의 모두 올 블랙에, 깐머리, 아이라이너, 목걸이까지
완전 신세기 코스프레를 하고 위풍도 당당하게 걸어오는 최실장!!!
최실장 : 오비서도 안녕? (도현을 보고는) 어? 부사장님 오늘은 또 스타일을 확 바꾸셨네요?
도현 : 아, 예.....
최실장 : 와, 역시 패피(패션 피플)들은 통한다니까. 나도 이 스타일이 살짝 질릴라 하는 중이었거든요.
(하고는 손가락 세 개 펴서 스캔하듯이 도현의 위아래를 훑고는, 혼잣말로) 괜찮네. 접수했어. (하며 가고)
도현 : (멍...할 따름이고)
리진 : 봤죠? 앞으론 차군도 자신의 매력을 어필해가면서 살아요, 자신있게.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니까. (웃어주고)
S#37. ID엔터 복도 (아침)
사무실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도현과 리진인데,
제아이 : (맞은편에서 매니저와 함께 오다가) 어? 부사장님!
도현 : (긴장하며, 리진에게 작게) 누굽니까?
리진 : ID엔터 소속 아이돌 락킹 멤버 제아이. 발연기 신공을 발휘하는 아이돌인데,
세기가 사장님의 허락도 없이, 영화 주연으로 데뷔시켰어요.
도현 : (미치겠는데)
제아이 : (오자마자, 도현의 손을 덥썩 잡고는 마구 흔들며) 고마워. 지금까지 나한테 된다고 말해준 사람은 부사장님뿐이야.
도현 : (당황) 아, 예, 근데...계약 문제는 저랑 다시....
제아이 : (OL) 나 그날 진짜 감동했잖아. 그래서 조연부터 차근차근 밟아가볼라구. 지금 영화 주인공 사양하고 오는 길이야.
도현,리진 : !!!
제아이 : 대신, 한 번만 더 해줘.
도현 : 뭐....뭐를....
제아이 : (먼저 시범 보이며) 된다고 하게---!!! 그거.
도현 : 저기, 여기서 이러시면....
제아이 : 해줘 제발. 된다고 해줘.
도현 : (주변을 잠시 살펴보고는 작게) 되....된다고 하게....
제아이 : (감동으로) 한 번 더.
도현 : (내친 김에 크게) 된다고 하게----!!!!
기준 : (E) 그럼 ID패밀리 월드투어는,
S#38. ID엔터 회의실 (낮)
소규모 회의가 진행 중인 회의실.
노트북 컴퓨터를 들여다보며 회의에 집중한 도현의 모습 위로,
기준 : 예정대로 4월 도쿄돔에서 시작하는 걸로 하고, 일정에 차질 없도록 준비하시고,
(짐짓 서류에 시선 준 채) 요즘 우리 부사장님의 활약이 아주 대단하신데요,
도현 : (또 뭔 소릴 하려나, 긴장해서 보면)
기준 : (시선 들어 직원들을 보며) 제아이 재계약 건도 성사시키면서, 차민석 감독 영화도 포기시키고.
제아이 성격이 보통이 아닌데, 어떻게 설득하셨습니까?
도현 : 그게....
기준 : 아무튼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들 부사장님께 박수 한번 쳐드리세요.
좌중 : (오올, 박수치고)
도현 : (애매하게 웃어 보이고)
기준 : (회의 자료 넘기는데서)
도현 : (E) 세기가 생각보다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서 놀랐습니다.
S#39. 회의실 앞 복도 (낮)
회의를 마치고 함께 걸어오고 있는 도현과 안실장.
도현 : 굉장히 긴장하고 왔거든요. 어쩌면.,.. (피식) 저보다 오히려 세기가 더 유능한 지도 모르겠어요.
안실장 : 엄밀히 말하면 부사장님과의 합작품이죠. 오메가 건은 날로 먹은 거고, 제아이 건은 운이 좋았던 거고.
무엇보다 든든한 뒷배가 있는 사람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법이니까요.
도현 : 세기한테 뒷배가 있습니까?
안실장 : 부사장님이 뒷배 아닙니까. 뒷수습은 부사장님이 알아서 처리할 거라 믿으니까, 마음 가는대로 행동할 수 있는 겁니다.
도현 : ......
안실장 : 뭐 결국 신세기와 차도현은 한 사람이니까, 자기 자신을 믿은 게 되나? (짐짓 웃고는)
아, 그리고 무엇보다 오선생의 공이 컸습니다. (작게) 조련질이 장난 아니던데요?
도현 : (피식 웃는데)
기준 : (E) 차도현.
도현 : (보면)
기준 : (미소로) 나 좀 잠깐 볼까? (따라오라는 턱짓하고 먼저 가는)
도현 : (보며) ......
S#40. 회사 여직원 화장실 (낮)
세면대 앞에서 손을 씻고 있는 리진, 페이퍼타올로 손을 닦고는 나가려다가 마침 들어서던 채연과 마주치게 되고.
채연 : (멈칫, 보는)
리진 : (당혹스럽지만, 미소로) 안녕하세요, 한팀장님?
채연 : (반응 없이, 거울 앞으로 와서 립 글로즈 바르는)
리진 : 그럼... (목례하고는 스쳐서 나가려는데)
채연 : (립 글로즈 바르는 채로) 잠깐만요, 오리진씨.
리진 : (보면)
채연 : (파우치에 챙겨 넣으며) 잠깐, 나랑 얘기 좀 하죠?
리진 : (왠지 긴장되는데)
S#41. 회사 옥상 일각 (혹은 ID엔터 계단이나 외진 일각) (낮)
굳은 표정으로 먼저 걸어가는 기준이고, 뒤따르는 도현.
기준, 문득 걸음을 멈추더니 도현의 멱살을 확 틀어쥐고 벽으로 밀어붙인다.
도현 : !!! (쿵, 벽에 밀어붙여지며 보면)
기준 : 너, 이랬다저랬다 컨셉 바꿔가며 자꾸 사람 신경 긁는 데, 앞으로 컨셉 분명히 해! 사람 헷갈리게 하지 말고!
도현 : (진정시키려) 기분 상했다면 사과 할게. 살다 보면, 한 번쯤 막 나가고 싶을 때가 있잖아. 그동안 좀 많이 쌓였었는지...
하필 저번 회의 때 잠깐 핀이 나갔었어.
기준 : (비식 웃으며) 밤늦게 채연이 집 주변을 얼쩡댄 것도 일탈 차원이야?
도현 : ! (잠시 당황하지만 이내 평정심으로) 형이 무슨 상상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그건 오해야.
기준 : 오해? 채연이 집 앞에 보란 듯이 세워놨던 차 끌구 출근했던 놈이, 오해?
도현 : 형도 많이 약해졌네.... 그렇게 자신이 없어?
기준 : (서늘해지는) 뭐....?!
도현 : 설령 내가 도발을 했다 한들, 두 사람 사이에 확신이 있다면, 아무 문제없잖아?
기준 : 입 다물어. 찢어버리기 전에.
도현 : 이제 더는 채연이한테 남은 미련 없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그러니까, 나한테 화풀이하지 마. 없어 보여.
(하고는 기준에게 잡힌 멱살을 탁 풀고는, 가버리고)
기준 :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는데서)
S#42. 기준의 사무실 (낮)
굳은 얼굴로 들어와 책상 앞에 가 앉고는, 인터폰 누르는 기준.
기준 : 최실장님, 나 좀 보죠. (하고는, 의자에 등 기대고 눈을 감는데)
최실장 : (문 열고 들어오는 소리와 함께, E) 부르셨습니까, 사장님?
기준 : 지난번에 내가 조사하라고 했던, (하며 고개 들다가 흠칫) !!!
보면, 여전히 신세기 코스프레를 한 채 파일을 들고 서 있는 최실장.
기준 : (버럭) 지금 뭐하자는 겁니까! 회사가 무슨 가장 무도회장입니까?!!
최실장 : (움찔) 죄송합니다. 바로 시정하겠습니다. (앞머리 내리려는데 스프레이가 굳어져 잘 안되고)
기준 : (짜증) 나가서 하세요! (쯧, 서류 펼치고 보는데)
최실장 : (돌아서려다가 멈칫, 들고 있던 파일을 보고 조심히) 저, 사장님....
기준 : (안 보는 채로) 나가란 말 못 들었습니까!
최실장 : 저, 지난번에 지시하신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기준 : !!! (그제야 보면)
최실장 : (파일을 책상 위에 놓으며) 부사장님의 미국 유학시절의 행적을 조사하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기준 : (파일을 펼치며) 그게 뭡니까?
최실장 : 칼리지 시절, 알렉스라는 절친한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졸업 직전에 완전히 절연을 했답니다.
기준 : (그게 뭐?) 그런데요?
최실장 : 이상한 건, 그 무렵 거액의 돈이 알렉스라는 친구의 통장에 입금됐다는 겁니다.
기준 : !!! (뭔가 마음에 걸리는) 그 알렉스라는 친구의 현재 거처와 연락처를 한번 알아보세요.
S#43. 도현의 사무실 (낮)
무거운 심정으로 안으로 들어서는 도현이고, 안에서 휴대폰 통화 중인 안실장.
안실장 : (전화 받고) 네, 네. 그럼 바로 전송 부탁드립니다. (끊으면) 저택과 요양원 주변의 CC-TV 동영상 확보됐답니다.
도현 : !!! (긴장되는) 일단, 집으로 가서 확인해 보죠.
S#44. ID엔터 일각 (또는 휴게실) (낮)
채연과 리진, 휴게실 일각에 앉아 있다.
리진 : (불편해 죽겠는, 눈치 살피다가) 저기....하실 말씀이란 게....
채연 : (보며).....
리진 : (알아서 대답하는) 네. 어젯밤엔...죄송했습니다.
채연 : (표정 싸늘해지고) 뭐가요?
리진 : 그게....본의 아니게 한팀장님을 불쾌하게 하고, 무례를 범한 것 같아서.... (뭐라고 해야 할지 난감한데)
채연 : 오리진씨, 착각하지 말아요.
리진 : 네?
채연 : 오리진씨는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단 생각 안 해봤어요?
리진 : 그게 무슨....
채연 : 요전날 밤 도현이가 날 찾아와서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그날 무슨 일이 있는지 안다면,
그래도 오리진씨가 도현이 옆에 남을 수 있을까?
리진 : .....
채연 : 도현이가 날 밀어내고 매몰차게 굴 때마다 굳이 오리진씨를 내세우는 거. 그 이유가 뭘 것 같아요?
그게 나를 자극하기 위해서란 생각 안 해봤냐구요?
리진 : 한 채연씨는 차기준 사장님과 약혼할 사이라면서요.
채연 : (멈칫)
리진 : 저한테 왜 이런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더는 들을 말이 없는 것 같네요. 다시 한 번 그날의 무례는 사과드릴게요.
(하는데, 울리는 리진의 휴대폰. 도현의 이름이 뜬다)
채연 : (얼핏 그 이름을 본다)
리진 : (얼른 받고) 네? 집으로요? 네, 지금 곧 가겠습니다. (하고 채연에게 목례하고 일어나 나가면)
채연 : (굳은 채 질투의 시선으로 보는)
S#45. 도현의 집 / 상황실 (낮)
도현과 안실장 굳은 표정으로 서서 모니터를 보고 있다.
# 인서트 (*10부 64씬의 내용 일부를 CC-TV 카메라에 녹화된 화면으로 변형시킨)
세기가 차준표의 사진액자를 깨뜨리고.
화가 난 서태임이 세기의 따귀를 때리려는 순간 서태임의 팔을 낚아채는 세기 살벌한 눈빛.
끊어드려요 제가? 제가 끊어드려요. 미련.
모니터에 두 눈을 못 박은 채 주먹을 움켜쥐는 도현!
안실장 : (정지 버튼을 누르고, 도현 보며) 세기의 폭주가 있고, 그 충격으로 회장님께선 이날 새벽 쓰러지셨다고 합니다.
도현 : (서늘해진 눈빛으로) .....대체 세기는 왜 이런 일을 저지른 걸까요? 단순히 날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서라면,
이건... 세기다운 방식이 아니에요.
안실장 : (플레이 작동시키며) 이 영상은 어제 제가 세기를 데리고 본가에 갔을 때, 회장님의 서재에서 녹화된 영상입니다.
도현 : .......!!
# 인서트 (11부 58씬의 내용 일부를 CC-TV 카메라에 녹화된 화면으로 변형)
원망과 분노가 서린 세기. 서태임에게 뭔가 터트리는 입모양, 차라리 그 아이를 구했어야지! 나대신 그 아이를 구했어야지!
도현 : (그 아이, 부분에서 재빨리) 잠깐만요, 안실장님.
안실장 : 왜 그러십니까?
도현 : 방금 지나간 부분 리플레이시켜 주세요.
안실장 : (시키는 대로 하고)
도현 : (세기의 입모양 읽어나가며) 나,대,신,그,아,이,를,구,했,어,야,지....
안실장 : (화면 정지시키고)
도현 : ....그 아이?!! (세기가 분명 그 아이라고 했다!!)
안실장 : !!!!
S#46. 서태임의 저택 / 서재 (낮)
책상 앞에 앉아 두 손을 깍지 낀 채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서태임.
안실장 : (7부 –26씬, E) 회장님은.....어디까지 알고 계십니까.
서태임 : (7부 –26씬, E) 내가....어디까지 알고 있어야 하는 건가?
안실장 : (7부 –26씬, E) 아시고 싶은 만큼....알려드리겠습니다.
서태임 : ......(있다가, 휴대폰을 들어, 단축키 누르는) 차 대기 시켜.
S#47. 강한 병원 / 석호필의 방 (낮)
책상 앞에 앉아 마우스를 움직이며 영상을 판독하고 있는 석호필.
이때 똑똑 노크소리 들리는.
석호필 : 네. 들어오세요.
하고 보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 서태임이다!
석호필 : 어떻게 오셨는지....
서태임 : (짱짱한 눈빛으로 석호필을 정시하며) 차도현 부사장 친 할미 되는 사람입니다!
석호필 : !!!! (놀라는 데서)
S#48. 동장소 (낮)
차 한 잔씩 앞에 두고 소파에 앉아 있는 석호필과 서태임.
석호필 : 차군의 가족을 만난 건 처음이라, (허허 웃으며) 이거....괜히 떨리네요.
서태임 : (표정 없이 담담한) ......
석호필 : (보며, 어쩐지 짠해지며) 차군 스스로 모시고 오든, 가족 분들이 알아서 오시든, 언젠가 차군의 가족 중 누군가가 찾아와
저 문을 두드려주길....오랫동안 기다렸었습니다.
서태임 : 죄송하지만 제가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석호필 : 예?
서태임 : 미국 유학 시절, 차부사장의 주치의셨다 해서 찾아왔습니다. 말씀해주세요. 차부사장한테 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겁니까?
석호필 : (이마 긁적이며) 음....뭐라고 설명을 해야 될지....참 난감합니다만.... 어린 시절 정신적 외상을 입었거나
감당키 힘든 끔찍한 충격을 경험한 경우, 그 고통스런 기억을 (자신의 머리 가리키며) 자신의 기억체계에서
완전히 분리시키는 걸 해리라고 합니다.
서태임 : ....
석호필 : 자기 방어적 차원에서, 자기 자신을 여러 조각으로 쪼개는 거죠. 그렇게 해리된 상처와 기억들을 대신 감당해 줄,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인격들을 만들어내는 걸, 의학용어로는 해리성 주체장애, 흔히들.... (보며) 다중인격이라고 합니다.
서태임 : !!! (충격을 받은 얼굴에서)
S#49. 도현의 집 / 거실 (낮)
도현, 두 손을 모아 턱 밑에 붙이고 생각에 빠져있다.
도현 : (의문과 혼란으로, E)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 속에... 한 아이가 있다...
안실장 : (그런 도현에게 말을 걸지 못하고 보는데) ....
도현 : 안실장님, 제가 부탁드린 건 어디까지 진행됐습니까?
안실장 : 현재, 비상 라인을 통해 조사 중입니다. 근데 이상한 건 당시 본가에 머물렀던 고용인들의 신원이
베일에 쌓여있다는 점입니다.
도현 : (의혹이 일고) 그럴 리가요? 승진가 저택에는 아무나 들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신원 파악이 용이할 텐데요.
안실장 : 서류가 전부 소실되고 없었습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처럼 말이죠.
도현 : ......!!
안실장 : 비상 라인을 풀가동중이니, 곧 뭔가 결과가 나올 겁니다.
이때,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급히 들어와 도현과 안실장 앞에 와는 리진.
리진 : 갑자기 왜 조기퇴근? 나 없는 새 또 무슨 일 있었어요?
도현,안실장 : ......
리진 : 뭔데요? 뭔데 이렇게 심각한데?
도현 : (일어나며) 오리진씨, 저 잠깐 보시죠. (서재로 향하고)
리진 : ? (보는데서)
S#50. 도현의 집 / 서재 (밤)
리진 들어온다.
창가에 뒷모습으로 서있던 도현.
리진 : 잠깐 보자면서요. 뒤통수 보여주려고 불렀나?
도현 : (뒷모습인 채로) 오리진씨. 지난 이틀 동안, 세기와 있었던 일을, 정말 일체의 가감 없이 저한테 말씀해주셨습니까?
리진 : 아 진짜, 또 그 놈의 4조 2항 타령이에요?
도현 : 안실장님의 말에 의하면, 오리진씨는 제 어머니를 만났고, 그 사실을 안 세기가 오리진씨를 찾으러 갔고, 그 뒤로...
세기가 제 어머닐 비행기에 태워 해외로 보냈습니다.
리진 : ....!
도현 : (그제야 돌아서며) 짐작 가는 이유...없습니까?
리진 : (말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도현 : 오리진씨. (말 하라고)
리진 : (어렵게 입 떼는) 어머니가....학대 현장의 방관자였다고...했어요.
도현 : ! (충격, E) 방관자....?
리진 : 그걸 무기로 승진가에 살아남았다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세기는... 그러니까 차도현씨는 아무래도
누군가에게 학대를 당한 거 같아요....
도현 : 저한테 그 말을 전하지 않은 이유가 뭡니까?
리진 : 네?
도현 : 제가 과거의 기억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나약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세기가 사라지게 될까 두려워서입니까?
리진 : ......(보다가) 차도현씨. 나는 그냥... 차도현씨가 어린 시절에 학대받은 사실을 갑자기 들으면 충격을 받을까봐,
도현 : (OL) 압니다. 이미.
리진 : (충격) 알아요?
도현 : 네. 압니다. 알게 됐습니다. 더 알아갈 생각입니다. 그래서, 더 이상 저에게, 세기라는 존재가 필요 없어질 만큼,
(사이) 강해질 생각입니다.
리진 : ......! (보는 데서)
S#51. 도현의 집 / 욕실 (밤)
샤워를 마치고 나온 도현이 거울 앞에 선다.
뿌옇게 김이 서린 거울을 한손으로 쓰윽 닦아내고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응시하는 도현. 그 위로 들려오는,
세기 : (E) 어떻게 생각해. 이제 그만 과거를 청산해야 되지 않겠어?
도현 : (밀리지 않는) 동감이야. 이제부터 나는 내가 잃어버린 기억과, 그들이 숨기고 있는 진실...모두를 알아낼 생각이야.
세기 : (E) 내가 할까, 아님 니가 할래.
도현 : (마치 대답을 하듯) 물론 내가 해. 내가 감당해야 될 진실이 뭐가 됐든, 이제부터 피하거나 도망치지 않을 생각이야.
순간 거울 속에 모습을 드러내는 세기!
세기 : (비웃듯이) 너한테 떠올릴 용기가 있을까, 그 기억을?
도현 : 물론.
세기 : 니가 감당해낼 수 있을까? 그 고통을?
도현 : 물론이야. 니 기억은 곧 내 기억이야. 니가 감당했던 고통은 곧 내 몫의 고통이라고. 니가 했다면, 나도 해.
(거울을 정시하며) 왜냐면, 너는 곧, 나니까.
세기 : (노려보며 고개를 천천히 좌우로 꺾는)
도현 : 다시 말해 줘? 나는 곧, (단단한 눈빛으로) 너라고.
거울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바라보는 도현과 세기에서...F.O
S#52. 도현의 집 외경 (아침)
S#53. 도현의 집 / 거실 (아침)
커피잔을 놓고 앉아 있는 도현과 안실장.
도현 : (마시다가 멈칫) 아이를 찾는 사람이 저 말고 또 있다고 하셨습니까?
안실장 : 네. 사람을 써서 조사를 시키고 있는 중인데, 같은 아이를 각각 다른 라인을 써서 찾는 사람들이 있었답니다.
아이의 행방은 아직 묘연하구요.
도현 : 그 얘긴 결국 아이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얘기잖아요.
안실장 : 찾기 전에는 모르는 일이죠.
도현 : 혹시 아이를 찾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는 알 수 없습니까?
안실장 : 그게... 한쪽은 차영표 사장, 그리고 다른 한쪽은 부사장님의 어머님이셨습니다.
도현 : !!!
순간 울리는 안실장의 휴대폰.
안실장 : (확인하고는, 긴장하고 받으며) 네 회장님.
도현 : (회장님이라는 말에, 탁 돌아보고)
안실장 : (도현 쪽으로 시선이 옮겨지며)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끊고는) 회장님께서 본가로 들어오라십니다.
도현 : (경직되며) 무슨 일로.... (퍼뜩해서) 혹시 아버지께 무슨 일이 생긴 건....
테이블 위에 놓인 손이 떨려온다.
얼른 테이블 밑으로 손을 내리는 도현. 다른 손으로 떨리는 손을 움켜쥐며 진정시키려는.
안실장 : (간파하고) 부사장님, 괜찮으십니까? (밖에 대고) 오리진씨! 오리진씨!
리진 : (뛰어 들어오며) 왜 그래요? (놀라) 무슨 일이예요? (에서)
S#54. 달리는 승용차 안 (아침)
서태임이 보낸 차.
서태임의 운전기사가 운전을 하고 있고, 뒷좌석에는 리진과 도현이 나란히 앉아있다.
긴장된 표정이 역력한 도현.
리진 : 긴장 풀어요. 내가 있으니까. 무슨 일 있으면 줄로 묶어서라도 치워줄게. 걱정 말아요.
도현 : (생각이 많은 얼굴로 정면을 본 채)......
리진 : 차도현씨가 저지른 일이 아니잖아. 세기가 한 거잖아. 여차하면 사실대로 말해요. 설마 손잔데, 죽이기야 하겠어요?
도현 : (그제야 피식 웃고)
리진 : 아, 강해진다며. 이래서 퍽도 세기를 이겨먹겠다.
도현 : (마음을 다스리듯 깊게 호흡하는데서)
S#55. 서태임의 저택 외경 (낮)
S#56. 서태임의 저택 / 서재 (낮)
책상 앞에 안경을 쓰고 앉아 결재 서류를 보고 있는 서태임.
노크 소리 들리고. 서태임 대답하면.
조용히 안으로 들어오는 도현.
서태임 책상 앞으로 와 서서 목례하면. (*이하 서태임의 대사는 모두 위악입니다)
서태임 : 왜 뻗대고 서있어. 적당한 데 가 앉어.
도현 : 아버지는....괜찮으십니까?
서태임 : (그제야 보며) 니 아버지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기억하는 거냐, 이제?
도현 : 회장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서태임 : (보면)
도현 : (떨리는 심정 누르며, 가까스로 용기 내어) 실은 제게 약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회장님께서...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모르겠지만 제게는 정신적인 장애가,
서태임 : (OL) 미국으로 돌아가거라.
도현 : ! (순간 고개 탁 들어 본다)
서태임 : 어제하고 오늘이 다르고, 언제 어떤 인물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사람한테, 승진 못 맡긴다.
도현 : (!!) 설마....이미 알고 계십니까?
서태임 : 나약한 놈....어디 키울 게 없어 지 아비 목을 조르는 괴물을 키워. 내가 상대하는 인물이 지금 니가 맞긴 맞는 거야?
도현 : ! (충격이고)
서태임 : 긴말 할 거 없다. 부사장 직 내려놓고 미국으로 돌아가. 니 에미랑 같이 살 집 하나 알아봐주마. (하고 일어나는데)
도현 : (OL) 회장님은, (서태임 멈칫 서면) 한 번이라도 저를.... 손자라 생각해 보신 적이...있습니까?
서태임 : (보면)
도현 : (울컥하는 심정 누르며) 단 한 번이라도, 아버지의 대용품이 아닌 손자로, 가족으로, 사람으로,
생각해주신 적이 있습니까 저를.....?
서태임 : (동요되는 심정, 누르며) .......
S#57. 서태임의 저택 / 거실 (낮)
거실 소파에 혼자 어정쩡하게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리진.
이때 주방 쪽에서 차를 가지고 나오는 도우미.
리진 : (얼른 일어나며) 아....안녕하세요?
도우미 : (신기한 듯) 부사장님 비서예요?
리진 : 네.
도우미 : 미안하지만 부탁 하나만 할게요. (앞치마에서 와인명과 빈티지가 적힌 쪽지를 꺼내 주면서)
지하 와인창고에서 와인 한 병만 갖다 줄래요? 내가 요즘 눈이 영 침침해서.
리진 : (멈칫) 지하....와인창고요?
S#58. 서태임의 저택 / 와인창고 (낮)
가만히 와인창고 계단으로 조심스레 내려오는 리진, 진열된 와인 중에서 쪽지에 적힌 와인을 찾기 시작하고,
리진 : 찾았다!
목표했던 와인 병을 찾아 집어 드는 순간, 어디선가 희미하게 들려오는 오르골 소리.
무심히 소리가 나는 쪽을 돌아보는 리진.
순간, 오르골 소리 점점 커지며, 빛바랜 영상처럼 퍼뜩 떠오르는,
(F.C) 도현의 꿈속과 같은 지하실...
벽을 향해 무릎을 꿇고 앉아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여자 아이의 뒷모습!
리진 : !!! (눈빛 흔들리며, 마음의 소리, E) 뭐지....? 뭐야....이게....?
웬지 모를 기시감에 충격으로 멍...해지는 리진이고.
S#59. 서태임의 저택 / 서재 (낮)
도현 : 저는....떠나지 않습니다, 회장님. 여기에....남습니다.
서태임 : (피식) 떠나라고 하니 비로소 야망을 들키는구나.
도현 : 원하시는 대로 회사에선 떠나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 한국에 남습니다. 남아서 할 일을 하겠습니다.
서태임 : 니가 치료받는 거 말고 할 일이 뭐가 있어.
도현 : 바로 그걸 할 생각입니다. 제 마음이 왜 산산조각이 나야만 했는지, 그 조각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찾을 생각입니다.
서태임 : (서서히 굳어가는 표정)
S#60. 서태임의 저택 / 와인창고 (낮)
품에 와인병을 안은 채로, 멍...하니 한 곳을 바라보고 있는 리진.
보면, 그림을 완성하고 일어나는 여자 아이.
문득 뒤를 돌아 리진을 바라보는데 바로, 어린 리진이다!
충격으로 멍해지는 리진의 얼굴.
도현 : (E)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조각난 마음을 이어 붙이고, 어떤 그림이 완성되는지 지켜볼 겁니다.
S#61. 서태임의 저택 / 서재 (낮)
도현 : (붉어진 눈으로, 서태임을 보며) 저는 아버지의 대용품도 아니고, 승진가를 지키는 개도 아니고, 괴물도 아닙니다.
저는 그저, (눈물 확 고이며) 차도현일 뿐입니다.
동요되는 심정을 누르며 멍...하니 도현을 바라보는 서태임.
붉어진 눈이지만 결연한 의지로 빛나는 도현.
충격으로 멍해진 리진의 모습이 한 화면에 잡히는 데서.
-<킬미 힐미> 12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