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고갈로 인한 호흡기성능 체험기
내 다이빙경력 25년에 공기잔량 50bar인 공기탱크를 가지고 다이빙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 3월 10일 필리핀의 발리카삭섬에서 다이빙을 하려던 날이었다.
전날 식중독에 심하게 걸려 병원 신세까지 졌음에도 일정을 지키려고 무리해서 다이빙을 하려 한 것이 화근인 된 것이었을까? 몸이 매우 안좋은 상태였지만 우선 수강생들의 장비들을 체크한 다음 입수시키고 나는 맨 마지막에 입수 하였다. 그런데 아뿔사! 정신이 없었던 터라 정작 본인의 공기탱크의 잔량을 체크하는걸 깜빡하고 들어간 것이다.
수강생들은 거북, 잭피쉬등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많아 다들 구경하고 사진 찍기 바빠 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호흡이가빠오기에 게이지를 들어보니 공기잔량이 ‘0’으로 표시되어 있었던 것이다!
황급히 옆을 돌아보니 같이 입수한 마스터다이버가 있어 바로가서 보조호흡기를 물고 한숨 돌렸다. 그때 마스터의 공기 잔량은 140bar. 이정도면 이십여분은 더 물속을 유영할 수 있는 잔량인 터라 지금 같이 상승하자고 하기엔 조금 미안한 감이 들었다. 그래서 내게 가장 가까이 있던 내 아내를 불러 보조호흡기를 교체하여 물고 같이 상승을 시작하였다.
상승을 시작해 수심 4m에서 안정정지후 감압을 하던려던 중 아내가 자꾸 위로 올라가자고 손짓을 한다. 영문은 몰랐지만 뭔가 급해보였기에 아내의 요청에 따라 다시 상승하였다.
수면으로 올라 배에 승선한 뒤 장비를 벗으며 아내에게 물어보니 내가 보조호흡기를 같이사용한 뒤로 호흡이 힘들어져서 강제로 힘껏 호흡을 하니 갑자기 호흡기로 물이 빨려 들어 왔다고 한다. 물론 나도 조금은 호흡저항을 느꼈지만 나보다 체력이 약한 아내는 호흡저항을 더 많이 느낀 것 같았다.
한참 뒤 수면으로 상승한 마스터에게도 물어보니 마스터는 반대로 호흡저항을 전혀 못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내 생각으론 아마도 호흡기의 성능 차이인 것 같다. 내 아내의 호흡기는 ‘모’사의 자동호흡조절 기능이 없는 2단계 조절롭이 있는 것이었고 마스터의 호흡기는 자동호흡조절 기능이 있는 “마레스아비스22“를 쓰고 있었다. 내 아내가 사용한 호흡기는 주호흡기와 보조호흡기를 동시에 사용하면 1단계에서 저항이 걸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마스터가 사용한 호흡기는 주와 보조호흡기를 동시에 사용하여도 전혀 저항이 없이 순조로운 호흡이 가능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는 마레스 호흡기가 호흡이 편하다는것만 생각했지만 이렇게 수중에서 동시 호흡에도
편하고 좋은줄은 지금까지 몰랐던 것이다.
첫댓글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수고 많으셨구요
하마터면 단지속에 들어가 비행기 탈번 하셨네요.
리더라는 책임감에 정작 본인(강사님) 공기 잔량을 체크 하지못했다는것이 누구나 그런 실수를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래도 오랜 다이빙경험에 침착하게 대처하심이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다이빙 횟수가 줄어들면서 가끔 혼자 다이빙을 하는경우가 있는데, 종종 기본을 무시한 행동으로 사고로 이어질 뻔한 일이 여러번 있어서 지금은 다이빙이 겁나고, 좀 두렵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강사님의 조언과 안전을 위한 (잔소리) ㅎㅎ 떠올리며, 안전한 다이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