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묵상] 마태오28,8-15
"평안하냐?"는 우리말로 하나의 질문입니다만, "안녕하세요!"처럼, 굳이 질문이라기보다는 단지 인사로 이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복음의 원문인 그리스 말로는 "기뻐하여라!"라는 명령문입니다. 예수님 탄생 예고 당시 천사가 성모님께 한 인사와 같은 단어입니다. 그리스 말에서 이 단어 또한 평범한 인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아람 말로 말씀하셨다면 "샬롬!"이라고 하셨겠지요. "평화!"입니다. 평화를 기원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이것도 히브리 말에서는 일상적인 인사말입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예수님의 이 인사는 더 온전한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희망과 기다림의 실현입니다.
오늘의 제1독서가 이 사실을 보여 줍니다.사도행전에서 베드로 사도가 인용하는 시편 제16편은(화답송 참조),하느님께서 당신께 피신하는 이를 죽음에서 지켜 주시고 그에게 생명과 기쁨을 누리게 하시리라는 희망을 노래합니다. 시편 저자는 아직 내세에 대해 분명히 알지는 못했지만, 하느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의 삶을 늘 인도하시는 하느님께서 죽음의 순간에도 그의 손을 결코 놓지 않으시리라고 믿었던 것입니다.
구약의 이 믿음이 그리스도의 부활로 이제 확인되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 사도는 이 시편이 그리스도의 부활을 예견하는 예언이었다고 고백합니다. 그 부활로써, 생명과 기쁨은 이미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기뻐하여라!" "평화!" 하고 인사하실 때, 당신의 부활로 죽음을 이기신 그분의 기쁨과 평화가 이미 우리의 삶 안으로 뚫고 들어왔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그분만이 참으로 우리에게 기쁨과 평화의 선물을 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