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8일 아침편지
불가에서는 한마음으로 사물을 생각하여 마음이 하나의 경지에 정지하여 마음이 흐트러짐이 없는 상태를 ‘선정’(禪定)이라고 하는데, 꽃을 가꿀 때나 꽃수를 놓을 때 보면 선정에 든 수행자 같은 느낌. 누가 뒤에서 불러도 미동도 하지 않고 자기 일에 몰입한다. 그렇게 몰입하면 마음이 가벼워질 수밖에. 사실 누구나 아름다운 것들과 깊게 사귀면 희열이 샘솟고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지 않던가. 꽃 사랑이나 나의 시 사랑은 곧 삶의 무거움을 극복하고 가벼워지기 위한 적극적 몸짓인 것. 인간 정신의 가벼움을 향한 상승 의지를, 프랑스의 한 예술철학자는 이렇게 풀이한다. “정신적 삶은 커지려고 하고 위로 오르고 싶어한다. 그것은 본능적으로 높은 곳을 추구한다. 다시 말해서 시적 이미지들이란 우리를 가볍게 하고 우리를 들어올리고 우리를 상승시킨다는 점에 있어서 인간 정신의 활동이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무거우면 상승은커녕 단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울 때 우리는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는 일들을 감당할 수 있고 힘겨운 일들도 극복해 나갈 수 있지 않던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송구영신(送舊迎新) 의식을 치른다. 의식이라고 무슨 대단하고 특별한 것이 아니다. 낡은 과거와 작별하고 새로운 희망의 돛을 올리는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D47218PZMR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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