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특례 논란
2018년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국정감사에는
선동열 국가대표 야구팀 감독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병역특례
혜택을 받지 못하면 시즌 후 현역 입대해야 할 선수들이
대표팀에 승선하면서 국가대표 선발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국감에서 손혜원 의원(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선수 선발
과정에서 청탁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선 감독은 “소신껏 뽑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당시 야구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도 팬들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받았다.
그 논란의 중심에 병역특례
혜택 대상자가 된 오지환(LG)과 박해민(삼성)이 있었다.
입대를 미룬 두 선수 모두 주전으로 쓰기엔 모자라고 백업이
되기엔 포지션이 애매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였다.
게다가 오지환이 대회 기간 장염에 시달리느라 정상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질타는 더욱 거세졌다.
그제 폐막한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병역특례제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야구팀이 동메달을 따도 군면제 혜택을
박탈하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올림픽 3위 이상 혹은 아시안게임 1위로 입상하면 ‘체육요원’으로
대체 복무하는 혜택이 주어진다.
이번에 또다시 대표팀에 선발된 오지환, 박해민은 제 몫을 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는 여섯 팀만 참가해 3위 입상이 상대적으로
수월했고, 대표팀에게서 투혼을 찾아볼 수 없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번 올림픽에선 육상, 수영, 근대5종 등 비인기 종목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우는 등 빼어난 기량을 선보인 선수들이 많다 보니
혜택 기준이 불합리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육상 높이뛰기에서 24년 만의 한국신기록으로 세계 4위에 오른 우상혁,
다이빙 3m 스프링보드 4위인 우하람, 수영 자유형 100m 5위인
황선우 선수 등은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번 올림픽에선 메달 획득이 국위 선양이라는 인식이 많이 흐려졌다.
최선을 다하면 결과에 상관없이 박수가 쏟아지는 분위기도 만들어졌다.
병역특례제도의 전반적인 손질과 보상 체계의 다양화가 필요해 보인다.
박창억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