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도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보았습니다. 우리는 왜 시간을 지배하고 싶을까 생각해봅니다. 세상을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고 싶어서일까요? 자랄 때는 잘 모릅니다. 시간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은 어느 정도 경험을 하고 나서 합니다. 특히 역사 속에 일어난 사건들을 배우고 알게 되면서 불가능한 생각을 해봅니다. 그 때 이렇게 되었더라면, 하는 가정이지요. 예를 들어 영화 ‘빽 투 더 퓨처’에서 소년 ‘마티’는 아버지가 이웃 덩치에게 비실비실 죽어 사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과거로 가서 상황을 바꾸어버립니다. 그리고 돌아오니 그 이웃이 아버지를 깍듯이 모시는 하인이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생각만 해도 신나지요.
우리는 역사를 배우면서 바꾸고 싶은 사건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기억합니다. 한갓 쓸데없는 공상에 불과하기에 철이 들고 나면 지워버립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 가능하다면 어쩌겠습니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그런 기구나 기계가 어디엔가 있다면 기를 쓰고 한번 도전해보고 싶지 않습니까? 하기야 요즘의 세상에서 혹 가능할 수 있는 사람은 세계적인 억만장자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탈취하려 여기저기서 무리지어 달려들겠지요. 결코 개인이 소유하지 못하도록 국가에서 또는 국제기구에서 취하여 보호할 것입니다. 얼마나 위험한 도구입니까? 무엇이든 다이너마이트와 같습니다. 선의로 발명해도 악의로 사용하면 끝장나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현대가 아니라 고대로 돌려놓았습니다. 수학이나 물리 시간에 배워서 잘 알던 고대 학자인 ‘아르키메데스’와 연관시켜 상상력과 현실성을 조합하여 일궈내었습니다. 기발한 생각입니다. 그 도구를 찾아내는 여행과 모험, 다음으로는 그 도구를 차지하고자 벌이는 싸움, 그리고 나타난 사건으로 이어집니다. 시작이 기발하니 이어지는 이야기 또한 상상을 뛰어넘는 장면들로 이끌어갑니다. 하기야 이런 장면들은 이제 우리 모두 익숙합니다. 어쩌면 요즘 나오는 것들에 비교하여 다소 유치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재미는 있습니다. 양념처럼 껴있는 보조자의 역할이 그런 대로 잘 따라가기 때문일 것입니다. 협력하여 나오는 결과이지요.
그럼에도 너무 익숙한 장면들이 조금 식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기야 고대시대를 찾아가야 하니 달리 선택의 여지도 없기는 합니다. 고대시대는 지금은 모두 땅 속에 있으니 말입니다. 땅 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고 동굴 속에서의 싸움이 따르게 됩니다. 이 시리즈의 톡징이기는 합니다. 여태 그래왔으니 말입니다. 동굴 속에서 풀어가는 수수께끼도 흥미유발의 단서가 됩니다. 처음에는 나치의 수장인 히틀러의 욕심 채우기로 발단이 됩니다. 그것은 이 시리즈의 처음과도 같습니다. 기억하기로는 처음에는 성경에 나오는 ‘성궤’를 찾는 이야기였습니다. 성경에서는 ‘법궤’라고 하는데 잘 아는 모세가 하나님께 받은 십계명 돌비를 담은 상자입니다. 시리즈 중 마지막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번에는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도구를 찾는 이야기입니다. 나치가 차지하려 하고 다음으로 존스 박사 일행이 찾아다니고 그리고 미지의 인물이 줄기차게 따라다니며 차지하려 애씁니다. 나치가 유럽을 점령하며 각 나라의 명품들을 수집했던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히틀러가 대단한 수집가였던 모양입니다. 그것이 또한 이야기의 소재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나 더 무서운 도적이 뒤쫓고 있었습니다. ‘폴러’라는 이 작자는 야심차게 세상을 자기 멋대로 조종하고 싶어 하는 자입니다. 대단한 권력자인지 아니면 재력가인지는 몰라도 부하들을 꽤나 데리고 다니며 어디는 쫓아옵니다. 그리고 존스 박사가 어렵게 찾아낸 기구를 빼앗습니다. 다시 원점, 또 다른 모험이 기다립니다.
풀러가 가고 싶었던 시대는 2차 세계대전 후반입니다. 히틀러의 실패를 자신의 성공으로 바꾸어 그 권력을 차지하려는 야심을 지니고 있던 것입니다. 그런데 실수인지 실패인지 시간은 훨씬 앞으로 가서 바로 아르키메데스의 시대로 갑니다. 로마의 전쟁 마당에 당도합니다. 비행기를 타고 고대로 가다니, 그 때 사람들이 이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요? 그래도 겁내지 않고 대듭니다. 그만 포탄을 맞고 그 먼 시대에 와서 사망합니다. 그가 차고 있던 손목시계가 아르키메데스에게 넘어갑니다. 무덤에서 발견한 시신의 손목에 차 있던 현대의 시계라니, 말이 안 되지요. 이야기는 그렇게 연결됩니다. 대단한 조합입니다.
‘인디아나 존스’ 그 동안 모두 4편을 보았습니다. 이번이 다섯 번째, 마지막이라고 광고합니다. 하기야 이번 작품에 등장한 존스 박사, 이 배우의 나이가 80이 넘었습니다. 그럼에도 출연했다는 것이 놀라운데 그 뒤를 감당할 수 있을까요?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아무튼 그것 하나만으로도 보아줄 만합니다. 그런데 여태 보아온 것이 강력하고 또 요즘 볼거리에 비교하면 그다지 경쟁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볼거리 자체만으로는 상대하기 어렵다 싶습니다. 하지만 긴 시간 그다지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다행이지요. 영화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Indiana Jones and the Dial of Destiny)를 보았습니다.
첫댓글 젬나게 줄독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