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2024년 복날의 개고기 생각
조선이보
매일 개고기처럼 싸우는 여야… 개고기금지법은 일사천리 통과
토론 한번 없이 제약된 '먹을 자유'… 입법권 남용의 단면 아닌가
양지혜 기자
입력 2024.08.23. 23:54
https://www.chosun.com/opinion/espresso/2024/08/23/VOVMIT42MRBLVO36GZNGM3R5UQ/
※ 상기 주소를 클릭하면 조선일보 링크되어 화면을 살짝 올리면 상단 오른쪽에 마이크 표시가 있는데 클릭하면 음성으로 읽어줍니다.
읽어주는 칼럼은 별도 재생기가 있습니다.
지난 2023년 10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개 식용 금지법 제정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동물권 대국민연대는 공동선언문을 통해 “정부와 국회는 완전한 개식용종식을 위한 입법과 실행에 지금 당장 나서라”고 촉구했다. /뉴시스
새삼 ‘개고기’를 생각하게 된 건, 말복 무렵 국회 앞 시위대의 외침을 듣고 나서다. 아스팔트마저 녹일 것 같은 땡볕 아래서 몇몇이 절규했다. “국민 자유권 강탈하는 개식용금지법 철회하라! 니들은 맨날 여의도에서 개짓거리하면서 왜 개는 못 먹게 하느냐, 이 개만도 못한 정치인들아!”
2024년 한국 사회가 개고기를 바라보는 시선은, 게임 회사 NC를 ‘개고기 식당’이라고 놀리는 게이머들 태도에서 잘 드러난다. 이 회사 대표작인 리니지 게임은 ‘외국인은 질색하고, 아저씨만 좋아하고, 청년들은 기피한다’는 이유로 온라인에서 개고기로 불린다. 이에 대해 NC 주주들이 명예훼손 소송을 검토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오늘날 개고기처럼 야만과 구태를 상징하는 단어는 없다. 아직 개를 먹는 사람들도, 조로아스터교를 능가하는 밀교 신자처럼 “혹시…너도…” 은밀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소리 없이 회동한다. “복날이니 개 먹으러 가자”고 떳떳하게 일어설 용자는 요즘 찾아보기 어렵다.
시간이 개고기 식당을 없애리라는 결말이 명확히 보이는데도 국회는 올 초 보기 드문 여야 합의로 개식용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이른바 ‘개 연정(聯政)’이다. 식용 목적으로 개를 도살하거나 사육·유통하면 3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처벌 가능한 것이 이 법의 골자로, 2027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미국도 무소속으로 대선에 나오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최근 ‘개를 먹은 적 있다’는 논란으로 홍역을 치를 만큼 개 먹는 사람을 사람 취급 안 하지만, 원주민들이 전통 의식 차원에서 개를 먹는 것은 합법이다. 한국도 실상은 ‘개저씨’ 부족만 개고기를 소비할 뿐인데, 대국민 공청회 한번 없이 먹을 자유를 징역형으로 제한하는 법이 일사천리로 생겼다.
그럴 연(然)은 ‘고기(肉)+개(犬)+불(灬)’이 결합한 한자어다. 개고기를 불에 굽는(구워 먹는) 것은 당연하다는 뜻으로, 우리가 밥 먹듯이 쓰는 자연(自然)이란 말에 개고기 냄새가 진동하고 있는 셈이다. 드릴 헌(獻) 자나 토사구팽(兎死狗烹)을 봐도, 혜경궁 홍씨 회갑연에 개고기찜(狗烝)을 별미로 올렸다는 기록과 다산 정약용이 남긴 ‘개고기 레시피’ 등을 봐도 동아시아에서 개고기는 역사의 일부였고, 앞으론 화석처럼 기억될 게 분명한 문화다. 그럼에도 국회가 육식에 관한 정밀한 토론도 없이 개식용금지법을 만든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을 반대하는 윤석열 정부가 육견 업계 보상금으로 마리당 30만원 지급을 검토하고,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Free to Choose)’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윤 대통령이 이 법안엔 거부권을 안 쓴 것도 아이러니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임대차법’의 실패가 보여주듯 입법은 극도로 정교하게 다뤄져야 한다. 한국 정치는 거꾸로 간다. 16대 국회에서 총 2507건이었던 법안 발의 수가 21대 국회에선 2만5858건으로 10배가량 늘었다. 개원한 지 겨우 세 달 된 이번 22대 국회도 발의된 법안이 벌써 3000건이 넘는다. 입법을 얼마나 쉽게 여기는지 보여주는 일례다. 그러다 보니 ‘표적 수사 금지법’ ‘검찰 수사 조작금지법’ 등 헌법 체계를 뒤흔드는 법안들이 뻔뻔하게 추진된다.
정작 여의도만큼 개고기 냄새가 지독한 곳이 없다. 그러니까 양두구육(羊頭狗肉). 민생이란 양고기를 다루겠다고 약속하고 표 받아간 이들이 국회 들어가선 탄핵·특검·청문회로 연일 개고기처럼 싸운다. 잘 살게 해달라고 찍어준 표인데 한도 없는 권력을 허가받은 것처럼 날뛰는 광경을 보면서 복날 폭염 속 그 절규를 떠올린다. “이 개만도 못한 정치인들아!”
양지혜 기자
밥좀도
2024.08.24 05:07:54
개는 먹으면 안 되고 소나 돼지나 닭이나 오리나 염소는 먹어도 되고. 이 무슨 망발인가? 음식은 그 나라의 고유 문화다. 따라서 개고기 식문화는 존중 받아야 할 유산이다. 개고기 금지를 풀어야 한다.
답글작성
38
7
opba
2024.08.24 04:43:01
개는 개처럼 사람은 사람처럼 사는 세상이 정상인데,사람이 개처럼 아니 사람이 개모시고 사는 세상이 됐네요.
답글작성
37
2
Richmond90
2024.08.24 03:54:44
젊을때 직장 상사따라 을지로 입구 싸리집에서 더운 여름날 수육과 전골에 소주 한잔하면 별미였다.일본에서 출장 온 일본인이 먹고 싶다하여 데려갔더니 맛있다를 연발했던 기억이 난다. 기사보니 여의도 개들을 씹으며 더위가기전에 한번 먹어야겠다. 만년필도 좀 달래서...
답글작성
33
4
산천어
2024.08.24 05:52:05
개를 소재로 정치의 난맥상을 멋있게 풍자한 뛰어난 글이다. 특히 女記者가 이렇게 개를 동원해 실감나게 쓰다니 정말 놀랍다. OOO 국회의원들 이 글을 읽고 정신 좀 차려라.
답글작성
12
0
동방역정
2024.08.24 05:44:59
개딸 식용가능
답글작성
9
1
고라보민
2024.08.24 05:15:52
결혼도않고 자식도않난 처녀가 개나 키우며 혼자사는 세태가 대한민국이 없어지고 집안전통도 사라지고, 조상묘는 벌초도 않하고, 시골이고 도시엔 빈집은 늘고 ,유모차엔 개가 앉아있다, 개고기 말고기 오메가3로 건강에 좋다. 구케가 이런법도 만드나 나라망쪼다
답글작성
8
1
송림산인
2024.08.24 05:54:33
개의 종류는 참 다양하다. 지역에 따라, 기르는 목적에 따라 크고, 작고, 용맹하고, 영리하고, 귀여운 종류가 참 많다. 그 중에는 사납고, 미련하고, 고집세고, 꼴불견에, 잡종견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자손들을 번창시키고 있다. 사람들이 개를 좋아하니 다양한 품종이 나오듯, 사람들이 개를 좋아하니 거꾸로 개의 성정을 닮은 사람들도 생겨 나는 듯하다. 제 멋대로 물고 뜯고 싸고 먹고 난동을 부리는 사람들을 일컬어 OOO이라 한다. 잘 차려진 음식상을 굶주린 개가 마구흐트려 놓고 제 응가와 섞어놓아 구역질나게 만든 것을 OOO이라 하니 사람과 개가 행동에 따라 같이 취급받는 경우이다. 잘 차려진 민의의 전당을 OOO으로 만드는 개OOO들은 복날 개패듯 할 수 있는 법은 언제쯤 나올까? 날씨도 더운데 짜증나는 방탄당들의 행패를 두고 볼려니 별 생각이 다 드는 요즈음이다. 모처럼 장국밥이나 한 그릇 먹으며 개OOO들에 대한 대체 징벌이나 해야겠다.
답글작성
7
0
HappyJoe
2024.08.24 03:51:54
미친개처럼 매일 짖어대는 찢재명과 개딸들도 있지만. 개열마리와 같이 하루종일 먹고 자고 뒹구는 개반려 인간들도 문제가 크다. 여의도도 용산도 도그 플레이 그라운드다.
답글작성
6
1
삼천갑자
2024.08.24 08:43:12
개를 사람처럼 키우면, 개가 사람이 되고, 더 이상은 말하지 않겠다. 나는 개고기를 안 먹는다. 그러나 개고기금지법은 위헌이다.
답글1
4
0
소팽약선
2024.08.24 09:11:36
구캐이원을 감히 개에 비유하다니? 개를 모독하지 말라
답글작성
3
0
내가뭘
2024.08.24 06:42:01
귀엽고 애교많고 순수하고 착하고 사람잘 따르고등등 그런 개가 먹고싶나.먹을거 천지인 세상인데.. 소.닭.돼지는 먹어도 되고 개는 안되냐가 아니라 사람과 가장 밀접하고 친밀한 개라도 먹지말자가 안돼나..
답글작성
3
5
논밭
2024.08.24 06:41:59
국회의원도 개의 10분의 1만큼이라도 주인(국민)에게 충성했으면 좋은 나라가 될 것인데. 다시 말해 국회가 주인만 보고 명에 따르고 모시는 훌륭한 개들이 모인 '개판'이었으면 싶다.
답글작성
3
0
anak
2024.08.24 06:03:08
가만 놔둬도 없어질 문화였는데
답글작성
3
0
소롯길
2024.08.24 08:45:10
오랜동안 먹어왔는데 이젠 구할 수가 없어 이것 저것 먹어봐도 대체 할만한 육식을 찾을 수가 없더라. 그마마 훈제오리고기가 부드럽고 식감도 좋고.
답글작성
2
0
보수우파 개딸
2024.08.24 08:00:58
개를 안 잡아 먹으니 여의도 개가 줄어 들지를 않는다
답글작성
2
0
나도 한마디
2024.08.24 08:00:03
사람은 사람같아야하고, 개는 개같아야한다.. 개가 사람자리를 대신하는지금 미친개나 미친사람도 사고치기전에 처리해야한다.. 그래도 개는 사람과 다르게 먹을수 있다니... 목줄없이 다니는개는 도살해야한다.. 묻지마 물림당한다..
답글작성
2
0
리버스
2024.08.24 09:45:36
마지막 문구... <이 개만도 못한 정치인들아 !> 너무 멋진 말 입니다. 양지혜 기자님을 응원 합니다.
답글작성
1
0
사실과자유
2024.08.24 08:15:16
마지막 절규에, '정치인' 대신 '언론인'으로 대체하면 더 잘 어울리겠다. ㅠ
답글작성
1
0
산골촌놈
2024.08.24 08:11:00
일사천리 로 당연하제 보신탕 감이 여의도 의사당에 있는데 고리에 달리기 싫어서 ,, ! ! ! ,,
답글작성
1
0
똑똑한척
2024.08.24 10:01:44
개 만도 못한 정치인들아! 가만히 놔둬도 앞으로 없어 질 그런 법 만든다고 헛 고생하지 말고 진정으로 국민들의 삶과 관련된 법이나 만들어라. 개집 같은 곳 에서 개싸움 하지 말고.
답글작성
0
0
박PD
2024.08.24 08:32:16
개고기를 불에 그슬려 먹는것은 지구상에 우리민족 뿐이다 심지어 한반도 만주지역 일본지역 외엔 그렇게 개고기를 먹는 민족이 없다
답글작성
0
0
아자아자
2024.08.24 07:10:40
한자 ’그럴 연‘자를 통한 논지전개는 좋았다. 그런데 ‘개고기처럼‘ 싸운다는 건 어떻게 싸우는거냐? 고깃점들이 불판위에서 통통거리면서 싸우는거냐?
답글작성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