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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목) |
ㆍ어르신 뵙기 (오전에 찾아뵙기) - 김치아주머니에 대한 이야기 여쭙기, - 필립스사장님 초대에 대한 말씀 드리기 - 초대장은 어찌하면 좋을지, 어떤 내용을 넣을지 여쭙기 - 저녁식사로 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을 정확히 하기 ㆍ 어르신 동네 대표자님 및 나무 밑 어르신들 찾아뵙기 - 인사드리기 및 어르신 생일이 다음 주 임을 알려드리기 |
# 반장님, 생신잔치 때 축사 좀 해주십사 찾아왔습니다.
윤○○ 할아버지 생신이 다음주 수요일입니다.
의미있는 사람들을 초대하고, 찾고 있는 가운데
생신잔치 팀 보조로 돕고 배우고 있는 저는 박시현 선생님, 우정이와 동네 반장님을 찾아뵜습니다.
철암에서 광활 입소하면 철암초등학교를 찾아가 선생님들께 인사를 드립니다.
방아골에서 김세진 선생님은 일 하실 때 통장님 찾아가 의논합니다.
마을 사정 잘 아시고 원래 하시는 일, 연륜과 경험 있으신 분들께
공손히 인사드리고 정중히 여쭙고 의논하고 부탁드리면
어른 대접받는 기분에 선한 마음이 생동합니다.
뭐라도 돕거나 참여하고픈 좋은 의지가 자라납니다.
나를 귀히 여기고 높여주는 사람이니
당연히 나도 뭔가 보답이라도 해야겠다는
'인지상정'이 아닐런지요.
광활팀이든 섬활팀이든 농활팀이든
지역에 역할 있고 잘 해오신 분, 오래 사시며 마을 어른 노릇해오신 분들을 귀히 여기고 세워드리면
이후에 관계도 잘 풀리고 일도 잘 풀립니다.
한 곳에 오래 사시며 마을 사정 두루 아시는 이장님, 반장님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했습니다.
윤○○ 어르신이 계시는 읍은 '리' 단위가 커서
이장님보다 어르신이 사시는 '반장님'이 만나뵙기 적절할 것 같아 반장님 찾아뵙기로 했습니다.
만나긴 만나야겠는데,
무턱대고 찾아가 인사하고 의논하기에
상대가 어리둥절하거나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구실」을 찾고자 했습니다.
박시현 선생님이 '축사 부탁드리면 어떻겠냐' 제안하셨습니다.
이전 생신잔치 기록을 잘 살펴보면 나오듯이
마을 어르신 노릇 하는 이장님은 동네 일에 빠지지 않으십니다.
어르신 생신잔치 때 그냥 저녁만 먹고 가기에는 머쓱하실 수도 있는데,
마을 어른 노릇 하시는 '축사'라면 어찌 마다하실까요.
저희로서는 인사도 드리고, 반장님 노릇도 톡톡히 하실 수 있는 좋은 구실 찾았으니
일석이조입니다.
윤○○ 어르신 댁 옆집의 구멍가게 할머니께 여쭈어 반장님 댁을 찾아갔습니다.
반장님은 고물상 일을 하시는데,
찾아갔을 때 마침 사모님과 일하고 계시길래 잠시 거들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거창군 노인복지센터 사회복지사 박시현입니다. 윤○○ 어르신 일 때문에 부탁드릴 게 있어 왔습니다."
이런저런 마을 얘기를 합니다.
반장님은 좋은 일 하신다며 동네 어려운 분들 얘기를 하십니다.
누가 수발을 들고 있느니, 상황이 안 좋다느니...
'누구 집 수저가 몇 개 있다'싶을 정도로 동네 사정 잘 알고 있습니다.
어려운 사람 돕겠다는 명분으로 마을에 들어가서 공손히 인사드리고
일 거들고 말씀 여쭈니 반장님이 무슨 일인가 궁금하신가 봅니다.
"그래, 무슨 부탁이고?"
"다음 주 수요일에 윤○○ 어르신 생신잔치를 작게, 저녁식사하듯이 하려고 하는데
오셔서 축사 좀 해주십사 부탁드리려고요."
"아, 그거야 당연히 할 수 있지."
사모님도 옆에서 거드십니다.
"당연히 우리가 해야 되지. 좋은 일 하네."
마을에서 희망을 찾았습니다.
신이 절로 납니다.
자신감도 생깁니다.
이 방법이 '옳다' 싶습니다.
벌써부터 어르신 생신잔치 와주실 이웃을 찾았으니,
얼른 다음 이웃도 만나고 싶어집니다.
사회복지사 혼자 사업 계획서 쓰고 장보고 준비하고 자원봉사자 부르지 않고
동네 분들, 의미있는 관계가 이전부터 있으신 분들 만나
여쭙고 의논하고 부탁하니 당장 보이지 않더라도 일이 풀려갑니다.
생신잔치가 동네사람 마실, 식사자리가 되가니
사회사업가 혼자 할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고 동네사람 마음 쓰는 자리가 되어 갑니다.
물 흐르듯 자연스레 마음과 마음이 흘러다닙니다.
앞으로 남은 날도 어르신 주변 이웃 만나고 의미있는 분 만나는 일에 집중하려 합니다.
중간중간 그 일도 어르신께 공손히 여쭙고 의논하며 진행하려 합니다.
이 일은 동훈이형, 샛별이가 잘 해줄 것입니다.
생신잔치 팀 주 담당인 동훈이형, 샛별이가 감동적으로 할 수 있도록 잘 거들고 싶습니다.
첫댓글 마을에서 희망을 찾았습니다/ 가슴이 뛰는 문장입니다. 마을에서 희망을 찾고 그것을 좇아야하는데, 시야를 넓히고 마을을 바라보는 눈이 아직은 좁은 것 같아요. 오빠의 글과 이야기와 모습을 보면서 많이 닮고 배워가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나는 어르신 대하는 예절을 샛별이 덕에 많이 배우고 깨우친다. 그게 참 고마워. 책선이 이런거지 싶다.
윤oo 어르신을 위해 반장님을 찾아 뵙는데, 결국에는 반장님의 위상을 높여주는 계기가 됐다는 사실이 너무 좋습니다^^
반장님을 세워드리고, 반장님께 반장님의 역할을 부탁드린 점. 참 좋은 구실입니다.^^
어르신이 이웃 초대하는 것을 꺼려합니다. 거듭 이웃을 초대하는 것은 어떠냐고 여쭈었지만 싫다고 하십니다. 그렇다고 직원들만 참석한 생신잔치 혹은 축하 봉사단으로 채워진 생신잔치는 어색합니다. 사회사업이 아닙니다. / 그래서 이웃 초대에 주력하기 보다 할아버지께 의미있는 분들을 찾기로 했습니다. -> 전자제품 살 때 도움 주시는 필립스사장님과 그 고마움에 2년 째 상주 고추 철마다 가져다 주시는 할아버지의 관계, 그래서 필립스사장님! / 겨울 김장을 해마다 가져다 주신다는 오랜 친구의 아내인 마을의 아주머니 / 할아버지께 고추며 상추며 채소 떨어지지 않게 가져다 주시는 위천사는 친구(할아버지) ...
할아버지 댁에 전화기 놓기 전까지 할아버지 댁에 소식 전하고 배달 물건 도맡아 주셨던 옆집 구멍가게 할아버지 할머니 / 인근에 사는 형님과 부산 누이동생(할머니) / 새신랑, 작은 총각, 새댁, 2층 아가씨로 불리는 센터 직원들 ... 이렇게 의미있는 사람들을 초대해서 생신잔치 하기로 했지요.
이웃을 염두에 두지 않으려 했는데, 지난 가상시나리오 워크숍에서 이웃도 적절한 구실이 있으면 초대해도 어색하지 않을게다. 잘 주선하면 할아버지 마음 불편하지 않고 되려 깜짝 선물이 되지 않겠느냐 ... 하며 이웃 초대하는 방법을 궁리했지요. 그 중 하나가 마을 일을 돌보며 평소 어르신께도 관심갖고 도움 주시는 반장님을 초대하기로 했습니다.
반장님께 무작정 생신잔치 초대한다기 보다는 적절한 구실을 드리자 해서 축사를 부탁하자 했는데, 주상이가 일을 잘 도모했습니다. 잘 여쭙고 잘 부탁드렸습니다. / 진지하게 '부탁 드린다' 고 한 것은 정말 잘 한 일입니다. '무슨 부탁' 이냐고 되물으시도록 한 것은 참 잘했습니다. 건성 건성 지나는 말로 부탁했다면 다음에 또 부탁하거나 의논 할 때 건성 건성하게 될 것인데 진지하게 잘 했습니다. ^^
선생님께서 좋은 구실 마련해주신 덕분입니다.^^
훈훈함이 느껴지는 글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