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거산 성지 노사제 정지풍 신부님의 은퇴 마지막 미사에서 읆으신 참나무 장작 시를 옮겨 봅니다
추운 겨울 감상하시면서 내 삶의 노후에 남게 될
삶의 여운을 생각해봄도 .......
님들의 삶이 따뜻한 참나무 장작 삶이 되시기 바라면서..........
참나무 장작
도종환
참나무 장작은 소리 없이 탄다.
속삭이듯 가끔씩 던지는 다비의 숨소리와
살아서 나무 속을 돌아 나오는 푸른 불꽃이
오래오래 저를 태우고
다른 것의 밑불이 된다.
불똥을 밖으로 휙휙 내던지거나
요란한 소리를 내며 타는 낙엽송과 다르다.
소나무나 아카시아 나무 장작처럼
제 몸보다 긴 검붉은 불꽃을 휘감아 올리며
순식간에 작열하게 타지도 않는다.
그러나 잉걸불이 되어 한밤중까지 환한 것은
참나무다 희고 따순 재를 살짝 걷어내면
새벽까지 안으로 타는
뜨거움을 간직하고 있는 것도 참나무다.
소리 없이 제일 늦게까지
제 몸을 태우며 남아 있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