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제19821호 2014년 1월17일 금요일 11면 WEEK+100년의 전통.강원의 맛.소개합니다.
[Week+ 100년 전통 강원의 맛]화전민 잔칫집?
1970년 시어머니와 시작한 장사
당시엔 가족들 책임지는 생계수단
손맛 입소문 타며 연일 문전성시
비결은 사골육수와 동치미 국물
면 메밀 함량 70%도 꼭 지켜
그 옛날 화전민들이 먹던 음식
그들에게 향수 … 40년 단골 이유
1957년. 최명희(80)씨는 유난히도 추웠던 그해 겨울을 기억한다. 22살이 되던 그해 최씨는 가난한 남편 조씨를 만나 결혼했다. 6·25전쟁이 끝나고 얼마 안 돼 시집온 새댁 최씨는 가난했지만 억척같이 일하면서 시어머니와 남편식구들을 먹여살렸다.
남편은 지금의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샘밭막국수 간판 자리에 있던 초가삼간 방 한 칸에 세들어 살며 이발소를 운영했다. 이발소라기보다 동네 사랑방에 더 가까웠다. 농사가 끝난 겨울 이발소에는 동네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앉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으레 따르는 것이 술과 안주.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이지만 최씨의 손맛은 알아줬다. 메밀을 구수하게 삶아놓으면 한 끼 식사가 됐고, 두부나 전을 부치면 안주가 됐다.
여름철 기른 채소를 팔아 모은 돈으로 최씨는 10여 년 만에 세들어 살던 초가삼간 집을 샀다. 그러던 중 1970년 4월 지금 대를 잇고 있는 조성종(44) 사장이 태어났다.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먹는 장사를 하면 식구들 끼니는 거르지 않는다는 시어머니의 말에 그해 겨울 음식장사를 생각해 냈다. 시어머니와 함께 메밀로 만든 면에 간장 고춧가루 파 마늘 등으로 버무린 양념장과 동치미 국물을 얹어 예전 화전민들이 먹던 막국수를 팔기 시작했다. 간판은 없었지만 샘밭막국수는 이렇게 태어났다.
지금 막국수는 갖은 육수로 맛을 낸 별미지만 당시 최씨의 막국수는 가족들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생계수단이었다.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지켰던 건 사랑방에 모여든 손님들에게 내놓을 때처럼 음식에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신념이었다. 장사를 하면서 나름대로 막국수 양념도 고민했고, 특히 더 신경 썼던 것은 육수였다. 어느 날 이북이 고향인 화전민이 말했다. “우리 동네선 소뼈를 우려내 동치미 국물과 함께 섞어 냉면 육수로 쓰지요.”
시원했지만 감칠맛이 부족했던 터라 귀가 번쩍 뜨였다. 몇 개월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입에 착 감기는 감칠맛 나는 육수가 만들어졌다. 80년대 중반이 되자 입소문과 함께 손님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초가삼간 전체를 식당으로 만들어 간판을 달았다. `샘밭막국수'였다. 가게는 연일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흐르는 세월 앞에 최씨는 고민이 깊어졌다. 대를 이을 가족이 필요했던 것. 첫딸은 대전으로 출가했다. 둘째 딸과 장남이자 셋째 아들은 교편을 잡고 교사가 됐다.
남은 게 막내인 조성종 사장이었다. 당시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을 졸업한 조씨는 어릴 때부터 막국수 면을 뽑고 쟁반을 나르는 고된 일을 하는 엄마의 일이 싫었다. 도망도 가고 다른 일도 찾아보았다. 하지만 대물림이 운명이었을까. 조 사장은 어느 날 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메밀 반죽하고 면을 삶는 자신을 보았다.
이왕 시작한 일, 전국 최고의 막국수 장인이 되자고 맘을 먹었다. 그의 나이 26살 때였다. “제가 다른 건 몰라도 고집 하나만은 알아줬어요. 승부를 걸자고, 스스로 최고가 되자고 다짐했죠.” 처음엔 반죽하랴 어머니에게 손맛 전수받으랴 바빴지만 초로의 수십 년 단골손님들이 옛 맛을 못 잊어 샘밭막국수를 찾는 것에 묘한 짜릿함을 느꼈다.
3대를 이으며 사랑받는 샘밭막국수의 비결은 진한 사골육수와 어머니 최씨가 손수 담근 동치미 국물, 여기에 메밀국수 면발이다. 막국수 맛을 결정짓는 양념도 열흘 이상 숙성시켜 손님 상에 낸다. 샘밭막국수의 면은 메밀 함량 70%를 꼭 지킨다. 메밀의 양이 너무 많으며 국수가 끊겨 찰기가 없고 너무 적으면 막국수 고유의 맛을 못 느끼기 때문이란다. 막국수가 옛날 화전민들이 먹던 음식이었기에 샘밭막국수의 기본 컨셉도 고단한 일과를 끝낸 화전민들의 잔칫집이다.
조 사장은 “화전민들의 잔칫집에는 막국수와 전, 두부, 수육에 막걸리가 어우러지잖아요. 어려웠던 시절 향수를 잊지 못해 40년 단골이 된 손님이 가게에 오시면 그런 잔치를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씀하신 게 기억나요.”
100년을 넘어 1,000년을 이어가는 맛집을 만들겠다는 조 사장의 말에는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다. 새벽부터 일어나 손님에게 낼 막국수 면과 양념 맛을 수십 번 보고 나서 맘에 들면 그제야 면을 뽑는다는 그에게서 3대에 걸쳐 변함없이 이어 온 맛의 비결인 정성이 물씬 풍겼다.
http://www.kwnews.co.kr/nview.asp?s=501&aid=214011600130
* 아주 오래 전 울엄마와 즐겨 찿던 집이 어느때 부터인가 내 집처럼 다니게된다.
할머니 회장님.열심히 주방일 하는 막내사장.밝은미소 지며 카운터 지키는 며느님.
주말에 차량 안내하는교육 공무원 큰아드님.그리고 모든 직원들이 한식구처럼
반겨준다.
귀한 손님 오시거나.다정한 친구들 만나게 되면 춘천의 명물인 막국수.전.명품 두부에
할머니표 막걸리 권하는 내마음이 편하고 행복하다.
오늘은 누가 안 오시려나...고향 춘천에서 종욱
첫댓글 오~호~! 샘밭 막국수. 아침부터 침 넘어 갑니다.
내가 예전에 다니던 유포리 막국수집은 안주인이 돌아가시고 문을 닫았던데.
이젠 원박사가 다니는 샘밭 막국수집으로 가봐야 겠네요. 감사 합니다
양청장님 !
언제든지 오세요.안내 잘 할께요...
한참 출출한대 약올리기 있는거냐
지대장님 !
잘 지내지요 ?
샘밭막국수 드시러 오시고...
오늘 점심은 드름산 산행 후 APT입구 막국수집에서 100% 메밀 막국수 먹었는데...(또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