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남녀혼성부대 카라칼

[강문석]

이스라엘

남녀혼성부대 카라칼

2000년 이스라엘에서 최초의 남녀혼성부대 카라칼이 시험편성 되었다. 이땐 아직 대대규모가 아닌 중대규모였다. 하지만 2004년 대대규모로 창설되었다. Karakal Battalion은 이곳 Bemil에서도 여자의 군 문제로 말이 나돈 부대이다. 이것이 진정한 남녀평등이다. 이집트, 요르단과 국경을 이루고 있는 네게브 사막에 주둔하며 국경순찰이 주임무이지만 2005년 가자지구 정착촌 철거작전, 2006년 이스라엘-레바논 전쟁에 참가. 현재는 여군 비율이 70%에 이른다. 단순히 여성 비율만 높은 것이 아니라, 여성 병사들도 남성과 동일한 임무와 책임을 부여 받는다. 이스라엘군은 부상병 후송훈련을 열심히 한다. 대대장은 여성이고 부대대장은 남성이다. 현재 이스라엘 시나이반도 국경에서 밀수업자들과 불법 이민자들이 싸우고 있다.

그런데 내가 이스라엘에서 만났던 여군들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그날 일행들이 베들레헴 성지를 순례하고 있을 때, 난 소규모 생산공장으로 보이는 곳 마당에서 서른 명 안팎의 이스라엘 여군들이 집단으로 모여 있는 현장을 목격했다. 마침 휴식시간이었던지 한마디로 '군대개판'이란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개인화기를 소지했는데 울타리에다 걸어두고 두세 명씩 모여 서서 여성 특유의 수다떨기에 바빴고 어떤 병사는 휴대폰으로 통화하며 깔깔대고 있었다. 동양인 늙은이가 접근하여 카메라에 연신 자신들의 그러한 모습을 담고 있는데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난 그러한 그들의 나사 풀린 현장을 기록으로 갈무리하면서도 국방의 임무를 저렇게밖에 못하나 싶어 크게 실망했다. 그러면서도 마마보이로 연약하게 키워 아들을 군문에 입대시키고 있는 강한 한국 여성들의 이율배반적인 자녀 양육관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우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