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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10월27일(일요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안유리 작가의 (접붙인 낱말들, 잘려진 이름들&파레시아 : 하나의 몸, 두 개의 말&포촘킨 스터디 1. 서울 : 침묵의 탑, 불의 집&포촘킨 스터디 2. 베를린에서 도문까지 : 물뿌리로 가는 길&越江&몸&말(言)&소리)] 관람일정
탐방지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안유리 작가의 (접붙인 낱말들, 잘려진 이름들&파레시아 : 하나의 몸, 두 개의 말&포촘킨 스터디 1. 서울 : 침묵의 탑, 불의 집&포촘킨 스터디 2. 베를린에서 도문까지 : 물뿌리로 가는 길&越江&몸&말(言)&소리)]
[MMCA 필름앤비디오 2024 - 관계설정
분야 : 전시
기간 : 2024.05.22.~2024.12.31.
시간 : 월, 화, 목, 금, 일 10:00~18:00 / 수, 토 10:00~21:00
전시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지하1층, MMCA영상관
문의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02-3701-9500
바로가기
https://www.mmca.go.kr/exhibitions/exhibitionsDetail.do?exhFlag=2&exhId=202401150001739
전시소개
전 지구적 재난으로 이동과 교류가 단절된 시간 동안, 우리의 생활방식과 가치관, 의식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MMCA 필름앤비디오는 2024년, “팬데믹이후 우리 자신과 자연, 공동체와의 관계를 어떻게 새롭게 정립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다. 전염병, 기후위기 등 인간에 대한 자연의 역습과 대안을 모색한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는 ‹자연과 인간-로맨스부터 호러까지›는 자연과 인간의 새로운 관계설정의 필요성과 의미를 다루며, 가을에 열릴 ‹제4회 아시아필름앤비디오포럼›은 아시아 영상 작가를 통해 국경과 국적, 정체성, 혐오와 차별을 넘은 새로운 관계와 공동체를 상상한다. 이밖에도 폴란드 아담 미츠키에비츠연구소와 협력/추진하여 폴란드 비디오아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탐방코스: [안국역 1번 출구~국립현대미술관 서울~안국역 1번 출구]
탐방일 : 2024년10월27일(일요일)
탐방코스 및 탐방 구간별 탐방 소요시간 (총 탐방시간 2시간15분 소요)
14:00~14:17 연신내역에서 3호선을 타고 안국역으로 간 후 안국역 1번 출구로 나옴 [17분 소요]
14:17~14:32 안국역 1번 출구에서 탐방출발하여 서울 종로구 삼청로 30 번지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으로 이동
14:32~15:00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지하1층 MMCA영상관에서 상영하는 안유리 작가의 [접붙인 낱말들, 잘려진 이름들&파레시아 : 하나의 몸, 두 개의 말&포촘킨 스터디 1. 서울 : 침묵의 탑, 불의 집&포촘킨 스터디 2. 베를린에서 도문까지 : 물뿌리로 가는 길&越江&몸&말(言)&소리]의 관람을 대기
15:00~16:00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지하1층 MMCA영상관에서 상영하는 안유리 작가의 [접붙인 낱말들, 잘려진 이름들&파레시아 : 하나의 몸, 두 개의 말&포촘킨 스터디 1. 서울 : 침묵의 탑, 불의 집&포촘킨 스터디 2. 베를린에서 도문까지 : 물뿌리로 가는 길&越江&몸&말(言)&소리]를 관람 [60분 소요]
[안유리 작가의 포트폴리오
접붙인 낱말들, 잘려진 이름들
Grafted Words, Eliminated Names
Single channel video, 11min 22sec, 2023
프로크루스테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도적으로,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아 자신의 침대에 눕혀 그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크면 그만큼 잘라내고, 그보다 작으면 침대의 길이에 맞게 늘여서 죽이는 방법으로 살인을 저질렀다. 이 이야기에서 유래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는 말은, 자기 생각을 기준 삼아 타인의 생각을 함부로 고치려는 행위 또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난폭한 상태를 비유적으로 가리키는 뜻이다. 이번 작업에서 영상의 스크린을 일종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로 설정하여,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기”의 모순적 측면을 살핀다. 한국 전체인구의 약 4.5%, 약 200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여러 목적과 이유로 함께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종과 민족, 출신 국가의 배경으로 인한 차별과 혐오가 만연하다. 난민, 외국인 노동자, 동포 등 다양한 상태로 존재하는 이름들이 한국 사회의 틀에 맞추어, 어떻게 변모하고 탈락하였는지 조명한다. 실제 한국 귀화 면접시험에 출제되는 문제를 기본 텍스트로 삼아 새롭게 작성한 질문들은 “한국인 되기”의 실재와 허구의 간극을 드러내고자 했다. 스크린 위에 등장하는 질문들은 ‘약속의 땅’으로 진입하기 위한 통행권일까? 그것은 새로운 낱말을 입고, 자신의 이름을 지워내야 답할 수 있는 것인가? 견고한 사각의 틀을 넘어 우리는 “권리를 가질 권리(The right to have rights)"를 노래할 수 있는가? 이번 프로젝트는 전작 <우문현답>(2012), <속삭이는 분자들>(2022)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기존 텍스트를 거슬러 읽고, 이어쓰기/다시쓰기를 시도하여 질문에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가고자 한다.
파레시아 : 하나의 몸, 두 개의 말
Parrhesia: One Body Two Words
Single channel video, 11min 45sec, 2020
철학자 미셸 푸코의 저서 <담론과 진실>에 따르면, ‘파레시아(Parrhesia)’는 고대 그리스어로 ‘진실을 말하는 용기’, ‘위험을 감수하며 말하기’, ‘비판적 태도’를 뜻한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국가의 이데올로기, 정치와 역사적 변화의 굴레 속에서 한 개인이 자신의 목소리를 온전히 내기 어려운 상황들을 마주해왔다. 이 작업은 각각의 인물들이 파레시아를 행한다는 가정하에, 동일한 상황을 두고 각자의 입장에 따라 서로 다르게 진술하는 것을 보여준다. 이점은 영화 <라쇼몽>에서 드러난 서사 구조를 빗댄 ‘라쇼몽 효과(Rashomon Effect)’와 닿아있다. 영상에 등장하는 4명의 인물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좌우 이념 대립으로 새롭게 재편된 4개의 국가에서 살았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A. 소비에트 체제를 경험한 사람. B. 문화 대혁명을 겪은 중국 지식인. C. 남파 간첩. D. 북한을 방문한 학생운동가이다. 각각의 캐릭터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 즉, 국가의 입장에 의해 개인의 삶이 희생되거나 송두리째 변화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특정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국가와 이념의 변화 속에서 거대 권력에 의해 여전히 흩어지고 지워지고 있는 누군가의 목소리다.
* 이 작업은 미셸 푸코의 <담론과 진실 : 파레시아>와 영화 <라쇼몽>(감독. 구로사와 아키라)에 영감받아 제작되었다.
포촘킨 스터디 1. 서울 : 침묵의 탑, 불의 집
Potemkin Study 1. Seoul: Tower of Silence, Fire Temple
Single channel video, 7min 35sec, 2017
18세기 중엽, 러시아의 절대군주 예카테리나 2세가 자신의 영토 중 크림반도를 시찰하려고 하자, 당시 총독이었던 포촘킨이 여제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잘 정돈된 마을의 풍경을 그린 대형 가리개로 낙후된 실제 모습을 가렸던 일이 있다. 이후 ‘포촘킨 파사드’는 원래의 모습을 가린 채 선별된 전시적 풍경을 가리키는 비판적 용어로 쓰인다.
‘포촘킨’이라는 동명을 둘러싼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20세기 초반, 러시아 영화감독 에이젠슈테인은 영화 <전함 포촘킨>에서 영화문법 중 하나인 ‘몽타주’를 적극적으로 실험하여 새로운 형식의 영화를 선보였다. ‘전함 포촘킨’에서 몽타주는, 대조적인 쇼트들을 이어붙여 선형적 시간과 일치된 장소에서 벌어지는 서사 흐름을 의도적으로 충돌시키는 방법으로 쓰였다. 이번 작업은 ‘포촘킨(Potemkin)’이라는 동일한 이름을 둘러싼 두 개의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으로부터 출발하였다. 전시화된 풍경-포촘킨 파사드-과 이미지와 소리의 재조립을 통해 구성된 제3의 시공간-전함 포촘킨-이라는 두 가지 수사학을 통해, 서울의 두 장소를 재조망하는 작업이다.
<포촘킨 스터디 1. 서울 : 침묵의 탑, 불의 집>에서는, 종묘와 대림동을 중심으로 서울을 읽는 작업을 시도했다. 500년 이상 한 자리를 지킨 하나의 성씨, 즉 ’이씨 왕조’의 상징적 공간이자 그들의 위패를 모신 성소(聖所)인 ‘종묘’. 이와 대조적으로, 산업화와 신 자유주의 경제의 물결 속에서 끊임없이 유동하는 물자와 사람들이 새로운 풍경을 이루는 ‘대림동’. 서울에는 한 번도 주인이 바뀐 적이 없는 집과, 제자리를 한 번도 갖지 못한 사람들이 함께 뒤섞여있다. 프랑스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개인은 자신의 장소와 별개가 아니다. 그가 바로 장소이다.”라고 했다. 떠난 사람들의 집과 떠날 사람들의 집, 정주민과 이주민, 그 둘이 만들어내는 도시의 모습을 그려본다. 결국, 이것들은 우리가 만들어낸 전시적 풍경일까, 모든 장소로부터 소외되는 실존적 외부성(existential outsiderness)을 선택한 것일까. 이번 프로젝트는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포촘킨 스터디 2. 베를린에서 도문까지 : 물뿌리로 가는 길
Potemkin Study 2. From Berlin to Tumen : The Way to The Origin of a Million Rivers
Single channel video, 11min 35sec, 2019
포촘킨 스터디 시리즈의 두 번째 작업으로, 1편에서는 한 도시 속에 자리한 상이한 두 장소-종묘와 대림동-를 통해 서울을 읽는 시도 였다면, 2편은 분단과 냉전의 기억을 가진 두 개의 도시를 공통의 서사를 통해 조망한다. 그 두 장소는 독일의 베를린, 중국의 도문이다.
2차 세계대전 후, 이데올로기에 의해 영토가 나뉘고 신흥국가들이 탄생했다. 베를린이 분단의 상징적 장소라면, 도문은 사정이 좀 더 복잡하다. 한반도 최북단 지역을 흐르는 두만강을 경계로 중국과 북한이 나뉘는데, 중국 쪽 국경 도시가 바로 도문이다. 두만강은 ‘만 가지 물의 근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도문은 두만강에서 유래된 지명이다. 두만강의 뜻인 ‘물의 근원’을 가리키는 여러 말 중, ‘물뿌리’라는 단어가 있다. 남한에서는 더는 사용하지 않으나 북한어 사전에는 수록되어 있다. 물과 뿌리라는 두 단어의 조합은 언뜻 모순처럼 보인다. 뿌리라는 것은 본디 하나의 장소에서 정박해야 이루어질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물은 다르다. 물이 내로, 내에서 강으로, 다시 바다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그 갈래와 시작점을 쉽게 헤아리기 어렵다. 최근 몇 년 사이, 두만강 일대는 통일 전 베를린이나 DMZ 인근지역처럼, 긴장감이 흐르는 도시로 바뀌었다. 강을 건너 북한을 탈출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두만강은 삶의 방향과 뿌리를 옮기는 시작점이 되었다. 30년 전, 베를린 장벽은 무너졌으나,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분계선은 여전히 존재한다. 물줄기를 가둘 수는 없어도, 강을 사이로 이념이 충돌하고 공포가 넘나든다. 이것은 분단의 상흔과 애수의 장소로써 두 도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누군가의 과거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현재인 것처럼, 선형적 시간 속에서 길을 잃은 도시의 이야기이다. 그곳의 다리는 끊겼으나, 강은 여전히 흐른다.
포말(泡沫)의 말(言)
Words of Spume
14 Art postcards, 160 X 90mm, 2021
이번 작업은 프로젝트 <우리는 바다에서 왔다>의 일환으로 제작되었다. 특정 국가에 속하지 않는 바다를 뜻하는 '공해(公海)’가 프로젝트의 키워드로, 현재는 일본 영토에 속해있으나 19세기 전까지 '공해(公海)’로 존재했던 ‘오가사와라 섬(小笠原諸島)’이 항해의 시작점이자 상상의 공간으로 주어졌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수많은 꿈과 좌절,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두 화자(話者)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들은 각기 다른 시대에 살았던 인물로, 한 사람의 이야기에 다른 사람이 화답하는 형식을 띠며 혁명이 망명으로, 유배가 유랑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상상했다.
19세기 말, 갑신정변 실패 후 일본으로 망명을 시도했다가 오가사와라에 유배된 조선인 김옥균의 삶에 상당 부분 영향 받았음을 밝히며, 그의 목소리가 공명하여 또 다른 시공간에서 이어 쓰인 이야기를 덧붙인다.
하늘강 마믅소리
Resonance From Where She Goes
5-channel Sound Installation, 3min 43sec, 2021
사라진 말과 존재에 귀 기울이며 언어, 특히 시(詩)를 매개로 한 탐구와 실험을 꾸준히 이어 온 안유리는 <하늘강 마믅소리>에서 고(故) 고정희 시인 (1948-1991)의 시 「프라하의 봄 ∙7 : 85년의 C형을 묵상함」 , 「프라하의 봄 ∙8」 (1986)을 소환합니다. ‘여성, 민족, 민중 해방’이라는 주제로 치열하게 시를 쓰다 간 고정희는 한국 문학에서 여성주의를 이끈 인물입니다. 그의 과감한 시적 언술과 형식은 당대의 사회적, 정치적 금기를 무너뜨리며 시대에 대항하는 언어를 일궜습니다.
2001년 시인의 10주기 추모제에 참여하면서 ‘시’와 ‘여성 문학’을 접했던 십대의 작가는 당시 추모제의 일환으로 친구들과 함께 기획했던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새롭게 제작한 사운드 설치 <하늘강 마믅소리>를 선보입니다. 제목은 고정희 시인의 동명의 시 제목이기도 한 ‘하늘강’과 반향(反響)을 뜻하는 순우리말 ‘마믅소리’를 엮어 붙인 것입니다. 시인이 지상에 남기고 간 시어를 읊조리고 반복적으로 “미친년”을 외치는 여성들의 서로 다른 목소리는 시간을 거슬러 흩어져 있던 여성들의 언어를 불러 모으고, 현재에 반향하며 오늘에 대항하는 언어가 됩니다.
글. 박가희
속삭이는 분자들
Whispering Molecules
Moving Text, Metaverse-based platform, 2022
2022년 도큐멘타 15에서 국립현대미술관과 자티왕이 아트 팩토리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장기 연구 프로젝트인 ‘2022 아시아 프로젝트’와 자티왕이 아트 팩토리의 ‘테라코타 엠바시(Teracotta Embassy)'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온라인 포럼 「테라코타 프렌드십 - 우정에 관하여」를 함께 개최한다. 이 프로젝트는 더 나은 삶과 사회를 위한 우리의 상상은 과연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해, 이러한 상상을 가능하게 하며, 지속 가능한 연대와 공동체를 이끄는 힘을 ‘우정’이라는 단어로 전제한다. 프로젝트는 자칫 단순하게 들릴 수 있는 이 ‘우정’이라는 단어에 집중하며 과연 ‘우정이란 무엇인가?’라는 공통 주제에 대해 생각해본다.
안유리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언어적 관점’에서 우정을 해석하여, 무빙 텍스트 <속삭이는 분자들>을 통해 선보인다. 이것은 여러 개의 원자가 화학적인 결합을 통해 만들어진 ‘분자’라는 개념으로부터 영감받아 제작되었다. 즉, 어떠한 원자들이 결합하냐에 따라 성질이 변하는 분자처럼, 각각의 언어와 그 사용자들의 만남에 의해 이야기의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을 표현했다. 메타버스 공간 안에 떠다니는 텍스트는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목소리가 속삭이고 이어지는 형상을 가리킨다. 10년 전, 암스테르담 유학 시절에 작업한 것의 일부분으로, 당시 이방인으로 유럽에 살면서 느낀 고립감, 소통과 불통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하는 과정에서 썼던 텍스트의 일부를 개작해 선보이게 되었다. 이 텍스트는 단순히 모국어와 외국어 사이, 번역 혹은 통역될 수 없는 간극에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목소리들이 모일 수 있고 그것이 정해진 화음에 벗어나더라도 기꺼이 발화하며 서로 경청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탐구이다. 국가, 민족, 인종처럼 개인의 선택과 상관없이 주어지고 입혀진 정체성의 한계를 넘어, 우리는 이 세계에서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나누고자 한다.
스틱스 심포니
Styx Symphony
2-channel video installation, 15min 51sec, 2022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스틱스(Styx)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흐르는 강이자, 그 강의 여신을 가리킨다. 이번 작업은 20세기에 발생했던 전쟁과 폭력의 역사를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4명의 여성 시인들-구리하라 사다코,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마야 안젤루, 고정희-이 지상에 남기고 간 시(詩)어에,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목소리로 다시, 숨을 불어넣었다. 이 시인들이 직접 겪거나 목격한 역사적 사건들-히로시마 원자 폭격, 나치와 소비에트, 흑인 민권 운동, 광주 민주화 운동-이 지금의 우리와 어떻게 연결되고 공명할 수 있는지 주목했다. 4명의 시인과 8명의 여성이 스틱스(Styx)가 되어 역사 속에 이름도 흔적도 없이 ‘연기’처럼 사라졌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이곳, 스틱스(Styx)강으로 불러낸다. 그 목소리는, 여전히 존재하는 폭력과 차별 혐오에 저항하며, 연대와 용기를 향한 몸짓이다. 초혼(招魂)이다.
약속의 땅, 추방된 기억
Promised Place, Displaced Memory
Image & Text, Website, 2021
<약속의 땅, 추방된 기억>은 프로젝트<우리는 바다에서 왔다>의 두 번째 시리즈 <지도 위 수많은 축 - 우리는 바다에서 왔다 II>를 계기로 제작되었다. 첫 번째 프로젝트에서는 ‘오가사와라 섬’을 둘러싼 상상의 여정을 대화 형식으로 담아냈다면, 이번 작업은 서로 다른 시간 축에서 벌어졌던 실제 상황을 각색하여 텍스트와 이미지로 풀어냈다. 두 개의 장소로 태국-미얀마 국경 지역의 멜라 난민캠프와 홍콩을 설정했고, 2010년 실제 방문 당시 기록했던 사진이 출발점이 되었다. 이 두 장소를 둘러싼 이야기의 공통점은 정치적 상황의 격변기를 통과하면서 사람들의 이동이 활발해지거나 동시에 제한되었고, 국가와 개인의 관계에 따른 정체성 문제가 대두된 것이다.
1988년 미얀마 민주항쟁, 1997년 홍콩 반환이 최근 2019년의 홍콩 민주항쟁, 2021년 미얀마 민주항쟁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목도하면서 2010년 두 장소에서 경험했던 상황과 이야기들을 접속 지점으로 설정했다. 각기 다른 두 장소를 ‘선택된 시간 축’으로 연결하여 서로에게 과거이자 미래를 공유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팬데믹과 정치적 대립 상황으로 인해 물리적 이동과 접속이 더 어려워진 지금, 이야기의 힘을 통해 서로 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기대해본다.
항해하는 말들; 시인과의 대화, 허수경
Sailing Words; A dialogue with the poet, Huh Sukyung
Text installation, Print on linen fabric, 12 pieces, 70 X 270cm, 2019
안유리에게 언어, 문학적 영감을 준 시인 허수경과의 서신 교환을 토대로 구성한 작업이다. 20년 가까이 독일에 거주하면서 시를 쓰고 고고학을 연구하는 허수경의 문장들은 고대와 현재를 가로지르며 독일에서 서울로 전송되었다. 안유리는 서울에서 히말라야, 태국, 암스테르담을 이동하면서 시인의 문장 속 세계를 함께 여행했고, 그 과정에서 이야기는 다시 쓰이고 이어졌다. 이 작업은 2015년, 텍스트 설치와 3채널 영상설치로 두 차례 선보였다. 2018년 시인 허수경은 타계했다. 시인의 육신은 지상에 더는 함께하지 않지만, 그녀가 남긴 언어는 여전히 생생히 우리 곁에 남아 맴돈다. 올해 10월, 안유리는 시인의 1주기를 기념하고자 이 작업을 새롭게 제작했다.
불온한 별들
Rogue Stars
3-channel video projection, 16min 16sec, 2018
2016년부터 시작한 코리안 디아스포라 프로젝트의 결과물 중 하나로, 일련의 비디오 시리즈 <월강>, <몸>, <말>, <소리>의 확장판이다. 19세기 말부터 한반도를 떠나 세계 여러 지역으로 흩어진 조선인의 이주 기록을 살펴보다가, 여전히 우리와 같은 말과 글을 사용하고 있는 “조선족”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이렇듯 첫해에는, 조선족의 이동 경로를 따라 현재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구를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세기를 거치면서 역사와 정치적 변화의 굴레 속에서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을 “입고”, “벗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목소리에 주목했다. 이후 2년 동안 리서치를 지속 하면서, 디아스포라의 공통적 과제-고국과 모국 사이의 괴리감, 동포와 외국인 사이에서 자리 잡기-을 보다 깊숙이 마주할 수 있었다. 첫 번째 결과물은 과거와 현재의 시공간 사이를 오가며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면, 이번 작업을 통해서 연변을 넘어, 중국이라는 거대 국가의 한 일원으로서 조선족의 위치와 입장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였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결국 국가와 민족은 어떤 의미인가? 라는 질문을 다시금 건네본다.
추수할 수 없는 바다
The Unharvested Sea
Single channel video, 9min, 2015
<유동하는 땅, 떠다니는 마음> 프로젝트의 연작이자, 테셀(Texel)에서 제주로 이어지는 여정에 진도를 추가하여 새롭게 제작한 비디오이다. 실제로, 작가가 네덜란드 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목도한 몇 가지의 사건들-세월호, 말레이시아 항공 격추사건 등-을 통해 ‘귀환할 수 없는 존재들’, ‘닻을 내릴 수 없는 마음’에 관한 작가 본인의 경험에 반추하여 작업으로 이어갔다. 집을 떠나 오랜 시간 떠돌다 결국 집으로 돌아가는 존재들(오뒷세우스, 핸드릭 하멜)과 떠나간 사람들의 자리에서 기도와 제를 올리는 존재들(뽕할머니, 영등할매)이 등장하는 신화와 전설을 통해 현재를 다시 읽어내는 작업이다.
유동하는 땅, 떠다니는 마음; 테셀에서 제주까지
Floating Land Drifting Heart; From Texel to Jeju
Single channel video, 7min, 2014
이 프로젝트는 네덜란드에 거주하는 동안 우연히 북해의 한 섬 테셀(Texel)에 방문한 것을 계기로 시작되었다. 테셀(Texel)은 400년 전 제주에 표류했던 네덜란드인 핸드릭 하멜(Hendrick Hamel)이 항해를 출발했던 장소다. 안유리는 네덜란드로 오기 전 제주에 관한 작업을 마지막으로 한국을 떠나왔다. 누군가가 출발했던 장소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도착지로 이어지는 과정을 두고 작가는 상상의 여정을 시작한다. 이방인으로서 낯선 장소에서 겪게 되는 상황들, 그중에서도 말과 언어 즉, 모국어의 부재로 인해 자신의 존재를 재인식하는 과정에 주목하여 이야기를 구성했다. 양서류가 물에서 뭍으로 삶의 공간을 이동하는 가운데 진화의 잔재로 남은 ‘딸꾹질’처럼, 안유리 본인이 모국어에서 외국어로, 한국에서 네덜란드로 옮아가면서 새롭게 변화하고 체득한 호흡법으로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안유리 작가
안유리는 주로 역사와 정치적 굴레 속에서 개인의 삶이 공동체와 국가에 의해 규정되고 변모하는 모습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다. 과거의 사건이 현재의 현상과 어떻게 연결되고 혹은 충돌하는지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사라진 말과 이야기들에 귀 기울였다. 텍스트, 비디오, 사운드처럼 시공간의 이동이 자유로운 매체에 담아 표현하고 있고, 2016년부터 <코리안 디아스포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14년 헤리트 리트벨트 아카데미(Gerrit Rietveld Academie)를 졸업한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2015년 서울시립미술관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첫 개인전 <추수할 수 없는 바다>(아트 스페이스 풀, 서울, 2015)를 열었고, 이후 두 번째 개인전 <항해하는 말들>(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15), 서울문화재단 서교예술실험센터 유망예술 시각예술분야에 선정되어 세 번째 개인전 <돌아오지 않는 강>(서교예술실험센터, 서울, 2016)을 열었다. 주요 그룹전으로 <Neo Geography 1>(뉴샤텔 예술센터, 뉴샤텔, 2017), <Neo Geography 2>(탈영역 우정국, 서울, 2017),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 2018), 경기도미술관-가오슝미술관 교류 주제전 <Moving & Migration>(가오슝미술관, 대만 + 경기도미술관, 안산, 2019), 안유리+허광표 2인전 <모두말하기: 파레시아>(청주시립대청소미술관, 청주, 2020), <사랑을 위한 준비운동>(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서울, 2021), <아트스펙트럼 2022>(리움미술관, 서울, 2022), <제4회 아시아필름앤비디오 포럼>(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24) 등이 있다.]
[안유리의 디아스포라: 안유리-INTERVIEW
Posted by The Stream - 08/02/2022 - INTERVIEW, NEW RELEASES
Interview #32 : 안유리 Yuri An
안유리는 지난 몇 년 간 이동하는 삶을 살면서 장소는 존재하나 그곳에 살았던 사라진 말과 이야기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대상을 재현하여 물성에 박제하기보다, 지금, 이곳의 시공간으로 불러내어 지켜보는 것을 선호한다. 때문에 텍스트, 비디오, 사운드처럼 시공간의 이동이 자유로운 매체에 담아 표현한다. 2016년 이래, 코리안 디아스포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14년 헤리트 리트벨트 아카데미(Gerrit Rietveld Academie)를 졸업한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1.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안유리입니다. 저는 주로 역사와 정치적 굴레 속에서 개인의 삶이 공동체와 국가에 의해 규정되고 변모하는 모습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사건이 현재의 현상과 어떻게 연결되고 혹은 충돌하는지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사라진 말과 이야기들에 귀 기울였습니다. 텍스트, 비디오, 사운드처럼 시공간의 이동이 자유로운 매체에 담아 표현하고 있고, 2016년부터 <코리안 디아스포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 안유리 작가와 더 스트림은 아카이브 작업 외에도 2018년 기획전시 <비디오 랜드스케이프>로 작업을 하였던 인연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주요한 싱글채널 작업으로 근작까지 함께 상영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작가로서 스크리닝과 전시는 그 의미가 매우 다를텐데요. 스크리닝 마치시고 어떤 생각들을 가지게 되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스크리닝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만들어놓은 단채널 영상들을 한 번에 이어서 본 경험이 제게 사뭇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보통의 경우, 전시마다 새롭게 선보일 작업에 몰두하다 보니 이전 작업을 돌아볼 기회가 별로 없기도 한데 이번에 다시 보니 몇 가지 지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 초기작부터 최근까지 3번에 걸쳐 형식의 변화를 느꼈고(2014-2015 / 2016-2020 / 2022-현재) 둘째, 대체로 고요한듯 하다가 급격히 타격처럼 느껴지는 사운드가 곳곳에 자리하고, 마지막으로 저는 언어 중에서도 말, 특히 소리 언어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3. 헤리트 리트벨트 아카데미(Gerrit Rietveld Academie)를 졸업하시고, 영상을 주요한 작업 매체로 가져오게된 방향성이나 작업의 철학이나 세계관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제가 한국에서 제도 미술교육을 받거나 미술대학에 진학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리트벨트 아카데미의 경험을 다른 교육과정과 비교해서 설명해 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제가 전공한 학과명이 오디오-비주얼(VAV)인데, 반드시 특정 매체만 고집해서 공부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퍼포먼스를 주로 한다거나, 사운드 작업에 매진하는 식으로 시간 기반의 예술(Time-based Art) 안에서 여러 형식을 실험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저 역시 첫 번째 학기에는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언어 충돌을 겪으면서 한국어에서 영어로 쓰고 번역하는 과정, 그것을 소리로 바꿔보는 형태로 작업을 했고 당시에는 거의 이미지를 다루지 않았습니다. 결국 제 안에 자리하고 있었던 ‘영상매체’라는 틀을 조금씩 깨고 바꿔 나가면서, 내가 서 있는 위치와 자리에 대한 인식과 고민을 바탕으로 한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작업의 내용적인 측면에서 볼 때도 이 당시의 경험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코리안 디아스포라 프로젝트>의 근간이 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대개 안전하고 비슷한 사람들에 둘러싸여 살아갈 때 느끼지 못하는 감각들, 낯선 곳으로 이동했을 때 맞닥뜨리는 삶의 다른 결들과 차이들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것들이 개인적인 경험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 거대한 세계 속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여러 사람의 이야기인 것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4. 스크리닝된 주요한 작업에서 공통적으로 많은 인물들의 목소리가 등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굴이 등장하지는 않더라고요. 나아가 얼굴보다는 말이, 말보다는 풍경이 더 많이 등장합니다. 무엇보다 영상에 등장하는 은유적인 말들이 에세이 · 시 · 소설 · 희곡같은 문학적 요소를 담고 있어요. 스크리닝 후 토크에서 작업 방식을 설명해 주시면서, 노트에 그림은 거의 없고, 글로 설명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하셨는데요. 단채널인데도 문장이 서술하는 장면들이 오히려 눈 앞에 보이는 이미지를 투과하 듯 등장해서 (어쩌면 개념적으로) 2채널 같기도 하고, 또 말이 묘사하는 내용에 더 집중을 해서 정작 눈 앞에 보이는 이미지는 배경으로 전복되던 것이 그런 이유 때문일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발표한 작업의 서사들은 픽션이 거의 없고, 이야기의 주인공 역시 대부분 실존 인물입니다. <불온한 별들>(2018)을 발표한 후, 몇몇 분들이 왜 사람들의 얼굴이 등장하지 않고 목소리만 나오느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만약 얼굴이 등장하고 그 사람들의 이름, 출신지 등이 추가되면 이야기의 신빙성과 진정성이 더 배가 될 수 있지 않으냐는 의견이었습니다. 저는 바로 그 점 때문에 얼굴을 등장시키지 않았습니다. 보통 누군가의 얼굴을 보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훨씬 몰입도가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만, 결국 그 순간 화면 속 인물의 삶과 상관없이 관객들이 평소 자신이 갖는 생각과 기준에 따라 쉽게 판단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제 작업이 등장했던 인물들은 중국 조선족 혹은 북한이탈주민과 같이 경계에 서 있는 사람들입니다. 한 가지 정체성이나 관념으로 쉽게 이름 붙일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개개인의 개성과 무관하게 무수히 덧입혀진 고정된 이미지들을 우리는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만난 사람들의 목소리를 직접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때에 따라 시(詩)를 빌어와 화자의 상태와 심정을 상상하게 하기도 하고, 관찰자의 시점으로 제가 텍스트를 직접 쓰기도 합니다. 이것들을 사용하는 이유는 보는 사람들이 이야기에 대해 너무 빨리, 성급히 판단하거나 결론짓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두는 장치입니다. 관객들이 화자의 얼굴 대신 풍경이, 목소리 대신 시(詩)가, 혹은 말과 시(詩) 사이에 자리한 지점에서 그 순간을 헤아려보길 기대합니다.
5. 방금 질문과도 연결되지만, 이번 스크리닝으로 작업을 전체적으로 보니 텍스트가 영상 안에서도 굉장히 중요해요. <하늘강 마믅소리>(2021)처럼 글을 베이스로 한 사운드 작업도 초기부터 해오셨고, 텍스트가 시각적으로 공간을 매우는 설치 작업도 있습니다. 또 <다섯 평 사전 : 안유리 글모음 2014-2019>(2019)과 <포말(泡沫)의 말(言)>(2021)처럼 프린트 되어 놓이기도 하고요. 작업에서 늘 만만치 않은 비중과 밀도의 텍스트가 자리를 차지하곤 하는데, 작업으로서의 글은 어떻게 쓰시는지 혹은 인용된 글을 고르는 과정들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제가 미술작가로 시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실은 이미지에 큰 감흥을 느끼는 편은 아닙니다. 어쩌면 빠르게 감정을 이입하고 판단할 수 있는 그러 종류의 감각을 경계하는 편이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작업방식과 연결되는 지점인데, 저는 평소 주로 텍스트를 읽고 문장에서 울림을 느끼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문학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최근에는 천문학 서적을 읽기도 했는데 그 중에서 시(詩)를 소리 내 읽었을 때 떠오르는 장면과 순간들을 가장 좋아합니다. 음악도 좋아하는데 특히 피아노곡을 선호합니다. 제가 어릴 적 피아노 건반을 두드렸을 때의 느낌과 타이핑을 할 때의 손끝에 전해지는 감각이 흡사하게 느껴져서 더욱 친밀감을 느낍니다. 리트벨트에 다닐 때, 제가 쓴 문장을 타이핑하면 동시에 사운드와 이미지가 생성되는 작업을 한 적도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미지를 물성 자체로 탐구하기보다 마치 흰 종이 위에 글자가 타이핑 되고 악보가 그려지는 것처럼 텍스트와 사운드를 통해 상상하고 이동하는 감각 끝에 만나는 이미지를 내려 앉힙니다.
6. 어떻게 보면 이번 스크리닝 작품이었던 2016년의 <월강>, <몸>, <말>, <소리>는 비슷한 말을 사용하지만 다르게 인식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작업들은 이후 <불온한 별들>(2018)로 확장되어 전시되기도 했는데요. 이전의 각 단어가 함의하고자 한 것들이 합쳐지며 어떻게 발전되었을 지 궁금합니다.
2016년 <코리안 디아스포라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하면서 발표한 네 개의 영상작업이 <월강>, <몸>, <말>, <소리>입니다. 프로젝트 초기에 만날 수 있었던 분들은 현재 중국 연변에 사는 조선족이었는데, 사전의 리서치를 통해서 짐작했지만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결국 그들의 선조가 한반도를 떠나 이주했고, 그런데도 여느 코리안 디아스포라들과 달리 여전히 우리와 같은 말과 글을 사용하고 있으나 역사와 정치적 상황에 의해 오랜 시간을 두고 변화를 겪었던 것입니다. 몸은 강을 건넜으나 말은 떠나온 곳과 같고, 시간이 지나 그들의 목소리 즉, 정체성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사실입니다. 당시 저는 이 영상작업들을 각각 단채널로 선보였는데, 막상 발표 하고 나니 제한되고 단층적인 모습으로 그려졌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영상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서로 다를 뿐만 아니라, 재일조선인 서경식 선생님이 언급했던 ‘고국’과 ‘모국’, ‘조국’ 사이에 뒤엉켜 있는 상황인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습니다. 따라서 현재 인물들이 사는 ‘한국’ 혹은 ‘연변’을 개별적으로 보여주기보다, 한국과 연변, 연변과 중국, 한국과 중국, 이렇듯 3개의 공간적 층위와 관계 속에서 이야기를 해석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불온한 별들>(2018)을 준비하면서 북경과 서울에서 추가로 촬영했고, 최종적으로 3채널 영상작업으로 재편집하여 선보였습니다. 각각의 공간을 넘나들며 디아스포라들이 겪는 상황과 문제의 지점을 더욱 다층적으로 표현하고자 시도했습니다.
7. 특히 <파레시아 : 하나의 몸, 두 개의 말>(2020)는 형식면에서 정말로 독특했습니다. 3개의 막은 독백 · 방백 · 대화의 순서로 이어지고, 각 막마다 A, B, C, D의 역할이 새롭게 제시됩니다. 각각 다른 역할을 맡은 것 같은데 문장과 얼굴이 떨어져 있고 목소리는 들리지 않으니, 처음 볼 때는 문장에 의존해 영상을 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층위가 두꺼운 영상이라 한 번으로는 이해가 어렵기도 했는데, 어떤 방식의 보기를 생각하며 작업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 작업은 철학자 미셸 푸코의 저서 『담론과 진실』에 등장하는 ‘파레시아(Parrhesia)’라는 개념에 영감 받아 제작하게 되었는데, 고대 그리스어로 ‘파레시아’는 ‘진실을 말하는 용기’, ‘위험을 감수하며 말하기’, ‘비판적 태도’를 뜻합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각각의 인물들이 파레시아를 행한다는 가정하에, 동일한 상황을 두고 각자의 입장에 따라 서로 다르게 진술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점은 영화 ‘라쇼몽’에서 드러난 서사 구조를 빗댄 ‘라쇼몽 효과(Rashomon Effect)’와 닿아있고, 특히 연극의 요소인 독백, 방백, 대화라는 설정을 빌어 그 차이를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4명의 인물의 공통점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좌우 이념 대립으로 새롭게 재편된 4개의 국가에서 살았던 사람들이며 실제 인물을 염두에 두고 방향을 잡았습니다. 20세기 전반에 걸쳐 발생한 가장 첨예한 정치적 대립 상황 속에 살았던 이들의 공통점은 국가의 입장에 의해 개인의 삶이 희생되거나 송두리째 변화한 점입니다. 따라서 역설적으로 이들이 ‘파레시아’를 행한다는 것, 그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질문하고 싶었습니다.
8. 한편으로 작업에서 꾸준히 물 이미지가 등장해요. 개인전 《추수할 수 없는 바다》, 《돌아오지 않는 강》이라는 제목과 이 시기의 작업, <말>에서 중첩되어 등장한다던지, <포촘킨 스터디 2. 베를린에서 도문까지 : 물뿌리로 가는 길>에서 만 가지 물의 근원을 의미한다는 도문, 최근 <스틱스 심포니>까지 많은 곳에서 등장합니다. 의도라기보다 은연중에 계속해서 나타나는 것 같은데, 강과 바다 같은 물의 이미지가 작가님께 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출발과 도착, 이곳과 저곳처럼, 강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경계를 가르고 나눌 수 있으나 물 자체의 속성은 그 시작과 끝을 명확히 알 수 없는 순환의 구조이자 미지(未知)의 영역으로 느껴집니다. 더욱이 물은 어떤 용기에 담느냐에 따라 무게와 형태도 다르게 보일 수 있는 형상이고요. 따라서 제 작업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야기와 주제 의식이 물의 특징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9. 토크에서도 이야기 나누었지만, 대부분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정체성이나 국가관에 대한 이야기가 작품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물론 개인적인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셨지만, 인물들의 배경에 대한 의식을 통해 안유리 작가가 이끌고 가고자 하는 핵심적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결국 국가, 민족, 인종처럼 개인의 선택과 상관없이 주어지고 입혀진 정체성의 한계를 넘어, 우리는 이 세계에서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나누고 싶습니다.
10. 앞서 밝힌 것처럼, 이번 스크리닝에서는 싱글채널로만 구성을 하다보니, 다채널의 중요한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습니다만, 짧게라도 언급을 하고 싶은데요. 가깝게는 리움 아트스펙트럼에서 선보인 <스틱스 심포니>(2022)은 이전 작품들과의 연계성이 강하게 보입니다. 특히 시적 언어들을 통해 제시하는 부분이 그러한데요. 작품의 시작점이나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작품 전체를 포함하여 싱글채널과 2채널 이상의 작품에서의 모티브의 차이나 구성적 측면에서 주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듣고 싶습니다.
제가 영상의 최종 형태를 생각할 때 단채널의 경우, 한 화면 안에서 여러 이야기가 겹겹이 중첩되는 것을 보여줄 것인지, 다채널의 경우 화자와 공간이 수평적으로 동시에 놓여있는 것을 보여줄 것인가에 따라 결정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불온한 별들>의 경우, 디아스포라들이 놓인 3개의 시공간 설정으로 선택한 것이고 최근작 <스틱스 심포니>는 스틱스(Styx)가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흐르는 강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2채널로 결정했습니다. <스틱스 심포니>에 등장하는 역사적 사건과 그 속에 살았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특정한 시기로 표기해 두긴 했지만, 저는 그것이 종결되지 않고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느낍니다. 이를테면 히로시마 원자폭탄 사건, 나치와 전체주의, 흑인민권운동, 광주민주화운동은 폭력의 역사이며 저항의 목소리이자, 우리가 여전히 마주하는 현실의 한 부분입니다. 따라서 2채널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뜻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형상이자 그 사이를 넘나들거나 혹은 한 쪽으로 온전히 넘어가지 못한 채 떠도는 혼(魂)들이 놓인 공간입니다. 따라서 하나의 목소리가 그 다음 목소리로 연결되고 또 다른 목소리를 불러내는 구조로, 초혼(招魂)의 성격을 띤 작업이었습니다.
11. 앞으로의 작품 계획이나 관심 있으신 이슈는 무엇인가요?
평소처럼 사회적 이슈 그중에서도 디아스포라와 관련된 문제들을 계속해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더욱이 세상은 계속해서 갈등과 대립, 차별과 폭력이 계속해서 벌어지는 상황이라 그 속에서 한 개인이자 시민으로, 작가로서 안테나를 켜고 살펴보고 있습니다.
Interview. 정세라 (더 스트림 디렉터), 이예인 (더 스트림 연구원)
*본 인터뷰는 2022년 5월 30일에 진행된 더 스트림 [THE STREAM]의 32번째 스크리닝/토크와 연계되어 진행되었습니다.
*Related Links
THE STREAM: SCREENING/TALK_#32 안유리 Yuri An
*Artist’s page: yurian.kr
*스크리닝 작품
1. <유동하는 땅, 떠다니는 마음; 테셀에서 제주까지>, Single channel video, 7min, 2014
2. <추수할 수 없는 바다>, Single channel video, 9min, 2015
3. <월강(越江)>, Single channel video, 1min 08sec, 2016
4. <몸>, Single channel video, 4min 17sec, 2016
5. <말>, Single channel video, 4min 08sec, 2016
6. <소리>, Single channel video, 6min 29sec, 2016
7. <포촘킨 스터디 1. 서울 : 침묵의 탑, 불의 집>, Single channel video, 7min 35sec, 2017
8. <포촘킨 스터디 2. 베를린에서 도문까지 : 물뿌리로 가는 길>, Single channel video, 11min 35sec, 2019
9. <파레시아 : 하나의 몸, 두 개의 말>, Single channel video, 11min 45sec, 2020]
[자기반성 시리즈: 조선족 편-제 8 화
"사실 정체성 문제는 지긋지긋하다. 더는 생각하기도 싫다."
kimjean312
3년 전
주의: 제 8화부터 제10화까지의 내용은 조금 민감한 내용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인 불편함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에서 독자들로부터 먼저 양해를 구합니다.
<주인> 퍼포먼스를 본 한 지인의 친구는 나에게 자신의 개인전시<돌아오지 않는 강> 연계 토크 <조선족 미술인과의 대화>에 초대하여, 게스트의 일원으로 함께 토론을 진행하자는 제안을 하였다. 작가는 코리안 디아스포라 현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영상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그는 자신의 조선족 지인을 통해 조선족 지역과 문화에 대한 연구를 한동안 진행했다. 수 개월 동안 연변에서 거주하고 연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체감하고 고찰한 결과를 자신의 개인전에 출품하였다.
그 당시 나는 '민족'에 관한 테제를 너무 많이 사유하고 다루어서 한참 지쳐 있었을 때였다. 따라서 토크에 관한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 마음이 꽤나 복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제안을 받아 드렸던 계기는 나의 아래의 노트에서 반영된다.
불과 일년 전 까지만 해도 나는 나의 민족에 대해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그것에 대해서 쉽게 입을 열지 못하게 된 것 같다.
이러한 변화 사이에서 나는 ‘매달린 남자’(The hanged man,倒吊人)와 유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매달린 남자는 내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태도들을 대변 할 수 있는 코노테이션(connotation)이기도 하다.
‘거꾸로 매달린 남자는’ 12번째 타로카드다.
그는 침묵, 고행, 명상, 정체, 반성, 고통 등을 의미하고 있다.
그는 거꾸로 매달려 있음으로 경계를 그을 수 있는 땅에 연루되지 않는다:
"세계가 거꾸로 보이면서 그는 반성을 시도한다. 거꾸로 서 있어서 오히려 더 똑똑히 보이고, 자신을 되돌아 보는 입장에 서있게 되고, 어디에든 속하지 않고, 빛은 눈부시게 비춰지고, 빛에 엉켜 생각을 할 수 없게 되고, 아무것도 안보이고, 아무것도 안보일 때 내가 보여진다."
경계에 대한 나의 곤혹들은 걷잡을 수 없이 확장된다.
그제서야 나는 황급히 침묵의 발걸음을 따라 자취를 감추려고 한다.
완벽한 침묵의 상태에 이르기 직전에 ‘불귀강’(不归江:여기서는 <돌아오지 않는 강> 전시를 뜻한다.)이 나를 찾아왔다.
그는 손을 흔들며 나를 부른다.
우리는 알 수 없는 그 어딘가에서 만나게 되었다.
나는 침묵을 절실히 원하고 있었지만 그의 선의(善意)를 회피 할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침묵을 향하는 발걸음은 늦춰지고 우리는 동질의 실마리를 찾아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
나는 더이상 나의 민족에 연연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조선족 정체성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애착은 일종의 거부 반응을 초해한 모양이다. 하지만 하느님은 늘 내가 멈추려고 하는 곳에서 나를 시험하는 것 같았다.
이 전시에 관한 나의 비평글도 함께 올려 둔다.
안유리 개인전 <돌아오지 않는 강> 전시 비평문
안유리 작가의 개인전 <돌아오지 않는 강>은 12월2일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열렸다. 안유리 작가는 오래 전부터 자신의 처신에 대해서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고, 마음 속 깊은 정서에 대해 물음을 담고 이곳저곳 떠돌며 그 답을 찾고자 했다. 그는 <99 °C 쇼케이스 전시>에서 조선족에 대한 작업의 일부를 먼저 선보였고 이번 개인전에 더 많은 내용들이 전시 될 수 있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화가 이중섭의 동명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사용한 것이다.
전시는 3개의 프린트 작업 과 4개의 영상 작업으로 이루어졌다. 나란히 배열된 <시인의 방>과 <팔 집> 두 사진 작업은 작은 액자에 담겨져 조용하게 한쪽 벽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영상 작업들은 두 개의 형식을 갖추고 있었으며 그중 하나는 음향에 나오는 말소리와 같은 글들을 검정색 바탕에 나타나게 하여 들려주고 보여주는 작업 <월강>이고, 다른 하나는 <몸>, <말>, <소리> 라고 명명된 일종의 다큐멘터리 같은 시리즈 영상을 각각 3개의 모니터로 보여주는 것이다.
전시공간이 어두운 탓인지 오프닝 날인데도 전시장은 살짝 긴장된 분위기를 띄고 있었다. 관객들은 그 소외감을 함께 겪고 있는 듯했다. 안유리 작가도 이러한 반응을 예상 했을 것이라고 본다. 이 전시는 더욱 많은 의혹과 물음을 불러 일으키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전시 후에 진행된 <조선족 미술인과의 대화>라는 토론의 장이 마련되었다고 본다.
안유리 작가의 작업들을 보게 되면 항상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 거리감은 일종의 소외감으로 이해될 수도 있겠지만 이 소외의 대상은 관객뿐만이 아니다. 그의 작업에서는 '나'(작가본인)라는 존재가 저 멀리서 자기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렇다고 해서 그는 더 멀리 떠나지도 더욱 가까이 다가오지도 않는 느낌을 가져다 준다. 여기서 언급하고자 하는 '소외감'은 사람들이 자신이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었던 어떠한 존속함과 확고함에서 분리 되는 일, 이 과정에서 나오는 심리적 현상을 뜻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들은 다음 내용에서 상세하게 다루도록 할 것이다. 작가는 이 작업에서 자신을 배타(排他)하여 되도록 타자의 말을 원하고 전하려고 했었지만 그러한 시도 역시 타자의 입을 빌려서 자신의 말로 되돌아오지 않았나 싶다. 이러한 시점에서 나 또한 이번 전시를 흥미롭게 읽을 수가 있었던 것 같았다.
<월강>
전시장을 들어가자마자 한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천천히 들려왔다.
"저는 중국의 공민입니다."
"어떻게 답변을 드릴 부분이 아닌 것 같습니다."
글은 말소리와 함께 기재되며 검정색 바탕에 한 문장씩 엇갈리면서 눈에 띈다. 이 작업은 1분8초에 불과하지만 영상의 무한 반복과 국가, 민족에 대한 민감한 언어 "납치", "탈출"들로 인해 전시장이 한층 억압된 느낌을 형성하기도 했다. 작업에서 깜빡 거리는 글 위에 아무런 이미지도 없었다. 그래서 말소리가 유난히 잘 들렸고 살짝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형식에 작업은 그 자체로만 의도가 뚜렸했었기에 아주 강한 힘을 지니게 된다. 사람들은 들림과 보임에 발걸음을 멈추게 되고 몰입된다. 그러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이것을 진실 그 자체로 받아드린다.
<몸> <말> <소리>
<몸> <말> <소리>는 이번 전시에 제일 핵심적 작업이다. 이 작업은 <월강>과 달리 우리가 직접적으로 연변조선족자치주 그 중 특히 연길시(옌지시)를 비롯한 이 지역의 모습들을 편집하여 다큐멘터리와 유사한 방식으로 만들었다. 동영상에서는 음성과 영상의 콜라주 형식을 사용함으로서 동영상의 흥미를 더했다.
안유리 작가는 지난 2015년 홀로 연길시에 방문을 하면서 수 많은 현지 주민들과 접하며 그들과 담화, 교류, 인터뷰 등을 하였다. 작가 본인은 그가 처음 이 곳에 도착했을 때 낯설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이곳 저곳의 간판들이 전부 조선어, 한자 두 가지 언어로 함께 나열되었기 때문에 이국(异国)에 있음에도 생소하지 않게 느껴졌던 것이다.
이국이지만 같은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종의 "나의 세계"라는 착각을 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동영상에서 느끼는 것과 같이, 영상에서 나온 연변(특히 연길)은 한국과 매우 유사한 모습을 띄면서도 이질적인 감각이 동시에 나타난다. 작가 본인도 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이러한 착각에서 벗어 수 있었다고 말한다. 동영상을 자세히 보게 되면 <몸>, <말>, <소리>가 비슷한 형식을 지니고 있다. 작가가 인터뷰 했던 연변인들은 각자 다른 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작가의 편집으로 인해 짤막짤막 하게 잘린 목소리들은 서로 교차하며 이어지고 새로운 조합을 이룬다. 결국에는 수 많은 목소리가 들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한 사람의 말로 이어지는 것 같았으며 그 이야기 줄기를 이해하는 데에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 작업을 보는 한국인과 중국인(조선족)은 모두 편치 않는 느낌을 받고 있는 듯 했다. 그것이 바로 앞 부분에서 언급했던 소외감에 의해서이다. 이 작업에서는 수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자유로운 (상상의) 공간을 제공해 주지 못했다. 한국인은 이 작업에서 자신과 조선족 공동체의 유사함과 다름을 동시에 체험하면서 그 체험 속에서 이 공동체가 입은 '몸'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 반면 중국인 조선족은 이 작업에서 자신과 연결된 매우 유사한 일상적인 이미지들과 말투(소리)로 인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모습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 보려고 해도 그 연관들을 배제할 수가 없었다. 한국인들에게 이들(작품 속의 말과 소리)은 그들이며, 조선족 사람들에게 이들(작품 속의 말과 소리)은 타인으로부터 그려진 자기자신이다. 따라서 보는 이의 신분에 의해 소외감은 달리 작용한다.
이 작업을 보고 나서 한국인 관객과 중국 조선족 관객의 시점이 갈라진다. 한국인 관객들은 "이 전시에서 배운 것이 많다", "뒤로 가면서 어떤 곳이 한국인지 연변인지 구분이 잘 안 될 때도 있다", "조선족에 대해서 너무 몰랐던 것 같았다", "뭐라고 할지 모르겠다."등 영상에 함축된 메시지들을 지식 혹은 진실 자체로 받아 드리는 분위기였다. 반면 조선족 관객들은 자신의 경험으로 인해 이 지역들을 다루는 것에 대해 불충분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조선족 관객 중 한 분이 이 작업을 보고 이런 말을 했었다. "여기에 올려 진 말들은 다 '정답'이네,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할 수가 없는데… 그러면 다른 사람의 말들은 어디로 갔나?" 동영상에서 말 하고 있는 사람들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 많은 사람들의 말들이 일치한 목소리로 '정답'을 외치고, 그 확고함과 확실함 속에서 그것의 실재성이 감춰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선족 미술인과의 대화>에 관해
전시와 함께 진행되는 라운드테이블 <조선족 미술인과의 대화>에서 안유리 작가는 '코리안 디아스포라' 리서치를 통해 일 년 동안 자신이 연변에서 해온 작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을 시간 순으로 소개하였다. 그는 이번 프로그램을 하게 된 이유와 이 작업을 하는 과정에 보고 느꼈던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그가 초대한 세 명의 조선족 미술인과 함께 이번 토론을 진행했다. 안유리 작가와 세 명의 게스트는 이 자리를 빌어 각자의 발표를 마친 후, 수 많은 질문들이 이어졌다. 마침내 관중석에 다른 조선족 미술인들도 있어서 함께 참여하는 토론의 장이 되었다. 토론 과정에 직설적인 질문, 작품과 작가 의도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들도 적지 않았다. 서로의 대화가 끝나고 나서 안유리 작가도 자신의 쇼셜미디어에 이번 담화에 대해 이런 글을 남겼다.
"잡히지 않는 불확실한 말들과 오해와 불통이 낳은 이미지 사이를 횡단하며 나눈 이야기들을 풀어놓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안유리 작가는 '코리아 디아스포라'와 같은 부유하고 있는 정체성에 관심이 많았었고 그것은 작가가 자기자신의 근원을 캐물은 과정에서 나온, 쉽사리 간과 할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그의 이전 작업에서도 이러한 자신의 자리에 대한 물음이 끊임 없이 제기 된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그의 예전 작업에서 보여줬던 시적인 맥락과 혼잣말이 극히 줄어들었고 그는 타인의 말들 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있는 듯 했다. 그는 이에 대해 자신보다 그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였다. 작업에서 드러나는 메시지와 작가의 의도가 일치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현대미술의 난점 중의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유리 작가의 전시 후기글에서 쓰인 이 말은 여운이 남는다. "우리가 하나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한, 타인의 말들을 섣불리 마침표를 찍지 않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전시와 작업의 반향(反响)을 떠나서 이와 같은 고민과 정서의 맹아에서 그가 위와 같은 작업들을 시도 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2016 글/2021 수정)
소감:
한국인으로써 조선족 이야기를 다루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쪽의 침묵과 긴장을 깨뜨리고자 무언가를 해보려는 용기와 실패를 염두에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민한 문화적 경계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이 전시는 긍정적인 의미를 지닐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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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열을 올렸던 토론 속에서 내가 지은 표정이 아주 귀찮았던 모양이다. 그때 마침 관객석에 앉아 있던 한 질문자(후에 알고 보니 유명한 비평가였다.)가 나의 이 표정을 포착하여 웃음을 지으며 나한테 질문을 하였다. 질문한 문장이 제대로 기억나지는 않았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다. "아까 얼굴을 살짝 찡그렸는데, 왜 그러셨나요? 본인도 이 주제가 지긋지긋하나요?" 이 물음은 나의 숨통을 열어 준 듯 했다. "네,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그랬더니 토론자와 관람자 모두 긴장한 분위기 속에서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안유리 작가 전시 및 연계 토크에 관해서 기사를 찾던 와중에 서울문화재단의 블로그가 있어서 아래 링크로 올려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i_sfac/220913246223]
[현대미술 작가 안유리] 당신이 몰랐던 예술을 이야기하다
한국미디어서비스 조나단
출처: https://jonadan0426.tistory.com/5 [조나단 히스토리:티스토리]
한국증권신문에 기고한 글
2018. 6. 3. 22:59
5월의 마지막 날. 서울의 기온이 29도를 넘어갔다. 길을 따라 걸어가기만 해도 땀이 흘러 내렸다. 현대미술관에서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를 테마로 전시회를 갖는 안유리 작가를 만나기 위해 경복궁과 삼청동, 안국역 사이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을 찾아갔다. 그간 경복궁과 삼청동, 안국동은 많이 가봤다. 하지만 이런 곳에 이런 미술관이 있다는 걸 이날 처음 알게 됐다. 조금 일찍 현장에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카페에 앉아 사회인의 고독함을 느꼈다. 그 사이 안유리 작가가 도착했다. 2년만의 만남이다. 간단한 인사와 릴레이 인터뷰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영상과 글을 통해 인간의 동질성 회복과 남북 문제를 사회적 시각으로 통찰 해 온 작가 안유리의 작품 세계를 알아본다.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 그런 것 같다. 2년 만인 것 같다.
- 그때는 안유리 작가가 어떤 작품 활동을 하는지 몰랐다. 안유리란 사람은, 혹은 작가·예술가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걸 하는지 설명을 하자면
▲ 사람마다 각자 다른 고유의 언어가 있다. 삶의 철학이 있다. 미술을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았다. 어렸을 땐 인문학이나 철학, 사회학 같은 사회적 이슈 등에 관심이 많았다. 이런 것을 다큐멘터리로 만드는 작업과 훈련을 했다. 그러던 와중에 네덜란드를 다녀오면서 본격적으로 미술이란 분야에 들어가게 됐다. 오랜 기간 동안 훈련을 받고 살아왔던 작가들과는 조금 다를 수밖에 없다. 그걸 인정하고 나 자신만의 작품 세계에 몰입하고 있다.
- 안 작가의 초기 작품에는 작가 자신과 가족 이야기 등 자신의 내면에 감춰뒀던 이야기를 담았던 것 같다.
▲ 사실 초창기에는 내 자신의 내면에 대해서 집중했다. 그리고 내 주변에 이야기를 담았다. 이를테면 할머니의 이야기, 가족의 이야기, 주변의 이야기를 담은 그런 작업들을 많이 했다. 그런데 어느 시점이 된 이후로부터는 이전에 했던 작업과는 달리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시대 문제들에 포커싱이 됐다. 그런 문제들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혹은 내 가슴을 '탁' 하고 치는 그런 것들을 가지고 작업을 하게 됐다.
- 회화를 매체로 작품활동을 하는 현대미술가인 오택관 작가는 안유리 작가에 대해, 사용하는 언어가 색다르고 규정할 수 없는 영역을 만들고 있는 작가라고 설명한다. 안 작가는 오 작가의 말에 동의 하는가.
▲ 나를 추천해준 오택관 작가를 두고 보자면, 택관 작가는 회화를 하는 사람이고 저는 주로 영상이나 텍스트, 사운드 작업을 하니까. 어떻게 보면 그런 미술이라는 정통적인 것으로 보았을 때 회화나 조각이 아닌 다른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택관 작가랑 그런 지점에서 되게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모든 작가나 예술가들이 다 각자 만에 고유의 언어가 다 다르다. 그래서 그런 것들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다음 단계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저 같은 경우에는 어떤 종류의 작업을 하더라도 글 쓰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모든 작업의 시작을 스케치와 글을 쓰면서 시작하는 편이다. 예전에 그런 다큐멘터리를 본 적 있다. 이슬람 아랍권 문화에서는 옛날부터 사람들이 시나 글 등의 이야기를 낭송을 해 주거나 다른 사람들한테 전달해주는 그런 문화가 되게 오래전부터 발달되어 왔다. 예를 들면 카페트가 있다. 한 장의 그림이라기 보다 여러 그림들이 혹은 여러 패치들이 한데 이루어져서 하나의 큰 카페트가 된다. 제가 생각하기에 그게 이미지가 될 수도 있고, 사운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런 것들이 엮여서 엮여서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그런 당시에 작업을 하기 때문에 오택관 작가가 말을 해준 것 같다.
- 네덜란드 여행을 갔다와서 미술을 시작하게 됐다. 당시 따로 영감을 받거나, 계기가 됐던 것이 있나.
▲ 맞다. 사람이 되게 웃긴 게 내가 익숙하거나, 예를 들면 같은 언어를 쓰거나 살아온 환경이 같거나 할 때는 타인과의 차이를 크게 못 느낀다. 그런데 내가 일시적으로 다른 장소 혹은 나라에 있다 보니까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됐다. 쉽게 말을 해보자면 동양인 여자로서 유럽에 살아오고 공부하면서 그간 생각하고 들었던 것과는 다른 점들을 인식할 수 있었다. 그런 것들을 겪고 나서 한국에 들어오니까, 이전과는 다르게 보지 못 했던 점들을 보게 됐다. 그리고 내가 한국으로 왔을 때 세월호 사고가 터졌다. 그걸 지켜보면서, 그런 상황이 되게 어떻게 본다면 감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었던 것 같지만 그런 점이 크게 다가왔다. 그래서 더 이상 집으로 귀환할 수 없는, 그런 돌아올 수 없는 존재들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실제로 진도나 제주도 같은 지역을 제가 직접 찾아다니면서 그 지역에서 예전부터 큰 사건이나 사고 같은 게 있을 때 어떠한 방식으로 풀어내는지, 제사를 지내는 방식이라던가를 볼 수 있었다. 현대적 상황을 그런 오래전 이야기나 신화나 설화 같은 걸 통해서 해석해 보는 그런 시도를 해 보려고 하는 게 한편에 크게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지금 상황에 대해서 사실 자체만을 가지고 뭔가를 작업한다기 보다, 이것이 과거 어떤 사건·사고 등과 흡사한 경우에 혹은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났을 경우에 어떤 식으로 사람들이 이걸 기억하고 혹은 함께 이야기를 나눴고 하는 그런 것들을 이제 지금 현재 입장에서 재구성해보거나 해석해 보는 작업 그런 것들에서 영감을 받았던 거 같다.
- 지금 작품을 전시 중에 있다. 이번 전시에 대해 설명하자면.
▲ 제목은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다. 사실 아시아라는 어떤 그 지역성 그런 것을 가지고 해왔던 전시 등은 전부터 많았다. 지금도 여기 말고 어디선가 하고 있다. 제가 재밌다고 생각했던 점은 그게 단순히 지역을 두고서 지역의 기록에서 사라지거나 혹은 기록되지 못했었던 어떤 상황을 재해석해 보낸 방식의 전시회다. 다 다른 국적을 가지고 아시아에서 살아가고 있는 젊은 작가들이 참여했다. 제가 앞서 했던 프로젝트를 보고 이번 전시회에 초대를 해주셔서 작품을 올리게 됐다.
-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영향을 받은 작가나 아니면 작품이 있나.
▲다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최근에 제가 하고 있는 일련의 어떤 작업들을 보면, 개인의 서사와 거대 서사 그런 게 이제 사회적 형상이되었건 역사적 사실이 됐던 그런 것들이 어떻게 맞닿아 있고, 어떻게 충돌하고 혹은 해체되는지 그런 과정들을 추적해봤을 때, 작업을 하면서 이를테면 송상희 작가와 정은영 작가, 임민욱이라는 작가에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세 분의 작가 모두 여성작가이시기도 하고, 개인 형식의 서사 같은 것들을 풀어내는 방식에 대해서 많은 영감을 얻어 온 거 같다. 세 작가들의 작업들도 좋아한다.
- 지금 제일 기억에 남는 작품이나 혹은 작업이 있다면 어떤 건가.
▲ 아무래도 가장 최근에 작업했던, 지금 전시서 상영 중인 작품 <불온한 별들>이 기억에 남는다. 작업이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했고,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 하면서 더 공을 들였고, 저 스스로에게 되게 많이 질문했었다. 과연 내가 지금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했다. 왜냐하면 아까도 말했지만 누가 와서 '이게 아니야', '할 수 없잖아 이게 내 얘긴데 어쩔 거야'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 이 작업을 하면서 그 중에서도 조선족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펼쳐진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조심스러웠다. 내가 이 사람들 사이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어떤 방식으로 정보 전달을 할 때, 이걸 모르는 사람들한테도 유의미한 작업을 할 수 있을까. 혹은 이걸 첫째를 잘 못하게 다루게 되면 안 그래도 조선족이라는 사람들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기 때문에 거기에 제 작품이 더 나쁜 영향을 주면 어쩌지 하는 등, 그런 고민을 엄청 많이 했다. 그러나 끝까지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최용 작가도 있었고, 호빈 작가도 있었고 주변에 그런 친구들이 굉장히 많이 지지를 해 주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분들이 저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 줬기 때문에 그게 비단 단순히 조선족 전체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 제 또래 젊은 세대의 조선족 친구들이 한국에 머물러거나 혹은 현재 살고 있으면서 느꼈었던 '민족적 정체성' 그런 갈등 같은 것들에 한정될 수도 있지만 그런 모든 것들을 들을 수 있었다.그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솔직히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솔직히 이런 식의 디스플레이 같은 거는 미술이 아니더라도 사실은 역사 쪽이나 정치학 등에 연구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작업을 하면서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해석하고 보여드릴까. 그런 것에 대해서 고민을 너무 많이 해서 아직까지도 생각난다. 작품을 전시회에 올렸지만 가장 기억에 남고 이후에도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
- 사실 지난해 영화 <범죄도시>, <청년 경찰> 등이 흥행하다 보니, 비슷한 사건·사고에 언론 미디어 매체들이 자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래서 부정적인 인식 또한 커진 것 같다.
▲ 그래서 그런 거를 볼 때마다 저 스스로도 계속 질문을 하게 된다. 왜냐하면 미술을 한다는 거 자체가 미술의 시각적인 어떤 효과가 드러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제가 화면을 하나 만들 때도 촬영을 할 때도 어떤 부분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서 완전히 곡해될 수도 있고,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해석이 될 수도 있는데 이제 하나의 시선을 가지고 이 모든 것들을 다 충돌하기 시작하니까 되게 마음이 복잡했다. 이런 언론 보도나 글들이 있을 때마다 실제로 그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오히려 그 친구들은 이런 이야기가 하도 많으니까 오히려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다 보니 제가 더 흥분을 하게 되더라. 그들이 '괜찮아요', '그만해'라고 말을 해주었다. 이걸 사실 영어로 뒤집어서 생각했을 때 예전에 이야기를 떠올리면 저 역시 차별을 받았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유럽은 인종차별도 없고 선진국의 인권 같은 걸 생각할 텐데, 개뿔 아니다. 그 모두가 아니라고 할 순 없지만 실제로 제가 갔던 도시에선 정말 조그마한 애들부터 성인 들까지 저를 막 따라오면서 돌을 던지 기도하고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 그런 이야기 까지 들었다. 그러니까 내가 놓인 상황에 따라서 약자가 될 수도 있고 권력을 가진 사람도 될 수도 있고 그런 상황이 계속 뒤 바뀌는게 웃기다. 조선족의 경우에 '여기에 왔다'라고 하는 순간부터 그걸 끊임없이 생각할 수밖에 없다. 내가 어떤 교육을 받고, 난 어떤 사람이고, 내 꿈은 무엇이고 하는 그런 것들과는 전혀 상관없이 그런 출신 하나로 그런 걸 다 해석이 되고 있는 거라서. 그래서 저는 늘 그런 게 고민이다. 왜 다들 그럴 수밖에 없는 걸까 우리가 그렇게 마주할 수밖에 없는 걸까. 그런 걸 다 벗어 버릴 순 없는 걸까. 하고 생각한다. 말을 하다 보니까 또 흥분 한 것 같다.
- 그렇다. 사실 주위에 조선족이나 중국인을 알고 있는 경우에야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 같다.
▲ 그런 것 같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되는 거 같다.
- 안 작가는 매번 전시를 통해 자전적 스토리에서 사회적 시선까지 다양한 작품 세계를 보여줬다. 작가 자신이 아쉬웠던 작품이나 전시가 있다면.
▲ 이 질문을 받았을 때, 생각을 되게 많이 했다. 따지고 보면 모든 게 다 아쉽다. 어떨 때는 뭔가 없애버리고 싶고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또 제가 그렇게 후회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니라서 아쉽지만 나쁘진 않다. 왜냐하면 어쨌든 제가 작품에 생명을 집어넣었다고 생각한다. 그 작업을 하는 시간에 대한 기록이라고 생각하고, 그 당시에 내가 가지고 있었던 '중요하다'라고 생각이 담겼기 때문. 이것이 지금의 저와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작업했던 것들을 후회하고 부정하는 순간 그 모든 것이 다 사라지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래서 후회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기보다 그것들을 지켜보는 게 맞는다고 그런 태도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내가 하는 게 '자신 있어!' 이런 건 아니지만 일단은 후회하는 편은 아닌 것 같다.
- 추구하는 작품 세계와 향후 전시 이후 계획은.
▲ 일단은 지금 새롭게 시작하는 거는 북한이탈주민의 관련된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게 갑자기 생뚱맞게 진행된 것은 아니다. 2016년부터 이런 작업들을 계속해서 진행해 왔다. 최근에 우연히 이런 기사를 읽었다. '한국 사회에서 조선족이 2등 국민이라면, 북한 이탈 주민들은 자신 스스로 불가촉천민이다. 가장 계급이 없는 사람으로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봤다. 제가 그 기사를 보고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다. 사실 우리가 북한 사람들을 두고 '같은 동포', '한민족이다'라고 말하고 머리로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실제로 살아가는 과정에서 그런 것들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주제를 계속해야 되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사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남북 간의 관계와 한반도와 관련된 문제와 정세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이거에 발맞춰 했다기보다는 그냥 저는 이런말을 하는 소수자들의 목소리.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조선족이 될 수도 있고 여성이 될 수도 있고 북한이탈주민이 될 수도 있고 그런 이야기들을 제가 잘 귀 기울여 듣고 이것들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면서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 이전에 누가 이야기를 해 줬던 건데, 어떤 사람이 제 작업을 보고 쓴 글을 봤다고 했다. 그 첫 문장에 "요즘 미술관에 가면 정치 이야기나 사회적인 이야기를 왜 이렇게 많이 하냐"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렇다고 이 작가의 작품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차라리 TV나 영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제 진로까지 정해줘서 고맙다. 그런데 사실 예술이라는 게 정치나 사회문제 이런것들과 별개로 분리돼서 생각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정치나 사회문제 등을 주제로 한 전시는 여태까지 계속 있었다. 앞서 말한 세 작가님들도 그렇고 저 역시도 계속해왔다. 주제에서 벗어났는데,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예술이란 어떤 삶이 혹은 어떤 정치 이런 것들이 그렇게 분리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 조형적으로 아름다움을 잘 모르겠다. 그런 거는 오택관 작가가 더 잘 안다고 생각한다. - 저는 처음에 미술이라는 게 캔버스에 그려져 있는 그런 것만 미술인 줄 알았다. 기회가 되어서 많은 작가들을 만나다 보니까, 그렇게 단면적인 것만 있는 게 아니더라.
- 비슷한 길을 걸어오는 후발 주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사실 제가 이 질문을 보고 고민했다. 일단은 저는 후배님 혹은 후발주자니 이런 단어나 개념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다. 누가 먼저 시작하고 누구는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했다 그렇기 때문에 일찍 시작하는 사람들이 늦게 시작한 사람들에게 뭔가를 알려 준다 이런 거는 뭔가 너무 일방적인 것 같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자기가 걸어온 시간들, 그다음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도 사람마다 전부 다 다르기 때문에 한참 있다가 미술을 시작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시작하거나 그런 것들이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사람마다 다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이 질문에 대해서 솔직히 제가 누군가에게 감히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없다고 생각을 했다.
-릴레이 인터뷰의 다음 작가를 추천해 달라.
▲ 다음으로 추천하고 싶은 작가는 황호빈 작가다. 황호빈 작가를 만나면 조금 더 재밌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거다.]
[안유리
1983년 서울 생
yurian0824@gmail.com
학력
2014 VAV(Audio-Visual), 헤리트 리트벨트 아카데미(Gerrit Rietveld Academie),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개인전
2016 돌아오지 않는 강, 서교예술실험센터, 서울
2015 항해하는 말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15 추수할 수 없는 바다, 아트 스페이스 풀, 서울
이인전
2020 안유리+허광표 <모두 말하기: 파레시아>,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전시지원 공모 선정전 《절묘한 균형》,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청주
단체전 및 스크리닝(selected)
2024 제4회 아시아 필름앤비디오아트 포럼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서울
2024 신화 :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 뮤지엄 원, 부산
2024 보더리스 시네마,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 1, 인천
2024 제12회 디아스포라영화제 <디아스포라 단편>, 애관극장, 인천
2024 제26회 나카노시마 영상극장 「하늘, 경계없는」 2024년 3월 17일, 오사카 국립국제미술관, 오사카
2023 약장수와 약속의 땅, 아트스페이스 보안, 서울
2023 2023 신소장품전 《그리고 우리는 거의 잃어버렸다》 , 제주현대미술관, 제주
2023 더프리뷰 성수 with 신한카드 연계프로그램 스포트라이트, SFactory D동, 서울
2023 시의 정원: Poetic Paradise, 전남도립미술관, 광양
2022 드리프트 서울 심포지엄 2022, 윈드밀, 서울
2022 낯설고 낯선, 예술자유구역 송도, 송도 더 제니스 128호, 인천
2022 2022 MMCA 아시아 프로젝트 서울 그리고 카셀–우정에 관하여, 온라인 메타버스 플랫폼
2022 THE STREM: Screening/Talk_#32 안유리(솔로 스크리닝), 신촌극장, 서울
2022 아트스펙트럼 2022, 리움미술관, 서울
2022 2020-2021 신소장품전: 사유의 방법, 청주시립미술관, 청
2021 지도 위 수많은 축 ⭊우리는 바다에서 왔다 II, http://www.welcome-to-ogasawara.info, 서울
2021 숨바꼭질: 눈길, 귀엣말, 스페이스 소, 서울
2021 사랑을 위한 준비운동,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서울
2021 우리는 바다에서 왔다, http://www.welcome-to-ogasawara.info, 서울
2020 2020 무브 온 아시아_스크린 라이프 관찰기, 아마도 예술공간+따세대 살롱, 서울
2019 OVNi 페스티발 2019, OVNi at the hotel, 니스, 프랑스
2019 말 그림자: More than Words, 성남큐브미술관 반달 갤러리, 성남
2019 번외편: A-side-B, 금천예술공장, 서울
2019 서재의 유령들, SeMA 창고, 서울
2019 퍼폼 2019: Linkin-out, 일민미술관, 서울
2019 자유공간, 해남예술회관, 해남
2019 퍼폼 2019: Linkin-out,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
2019 그럼에도, 역사는 계속된다, 주홍콩한국문화원, 홍콩
2019 경기도미술관-가오슝미술관 교류 주제전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 경기도미술관, 안산
2019 2019 풀이 선다, 아트 스페이스 풀, 서울
2019 경기도미술관-가오슝미술관 교류 주제전 <Moving & Migration>, 가오슝미술관, 가오슝, 대만
2018 퍼폼 2018 <DATAPACK>, 일민미술관, 서울
2018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 오픈스튜디오14,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
2018 이토시마 국제 예술 축제, 이토시마 아트 팜, 후쿠오카, 일본
2018 아직 살아 있다, 청주시립미술관, 청
2018 비디오 랜드스케이프, 토탈미술관, 서울
2018 비디오 쇼룸, 2018 퍼폼 디지팩 아티스트, 소쇼룸, 서울
2018 2018 아시아 프로젝트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
2018 이층 異層, 프로젝트 스페이스 공공연희, 서울
2017 끝없는 밤,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청주
2017 Neo Geography 2, 탈영역 우정국, 서울
2017 Neo Geography 1, CAN(Centre d'art Neuchâtel), 뉴샤텔, 스위스
2017 윈도우 사이트 Vol 1: CJAS 콜렉션,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17 2017 풀이 선다, 아트 스페이스 풀, 서울
2017 GongXi, GongXi 2017; 朋友的力量, 보스토크, 서울
2016 99℃ Showcase Exhibition, 서교예술실험센터, 서울
2016 제38회 중앙미술대전 선정작가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
2016 자유공간, 쉐마미술관, 청주
2016 24개의 낮, 25번째 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15 스크리닝: 바디 랭귀지스, 문자발명가들:세계문자심포지아 2015, 씨네코드 선재, 서울
2015 On The Island, 갤러리 버금, 제주
2015 The Power of Art, 두만강 문화종합전시관 2F, 중국 길림성 도문시
2015 워밍업,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14 [S]elected Show, Castrum Peregrini, 암스테르담
2014 Constant Companion, the Oude Kerk, 암스테르담
2013 Beurs van Kleine Uitgevers 2013, Paradiso, 암스테르담
2013 The Tokyo Art Book Fair 2013, 동경
2013 ABOUT BOOKS: INDEPENDENT BOOK MARKET, KT&G 갤러리 상상마당, 서울
2012 Orbit, Orgelpark, 암스테르담
2012 ABOUT BOOKS: INDEPENDENT BOOK MARKET, KT&G 갤러리 상상마당, 서울
2012 Radio Station: FIRE IN CAIRO, 암스테르담
2011 The 3rd Unlimited Edition, 플래툰 쿤스트할레, 서울
2011 ABOUT BOOKS: INDEPENDENT BOOK MARKET, KT&G 갤러리 상상마당, 서울
2005 제3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서울
수상경력 및 레지던시
2022 아트스펙트럼 2022 선정작가, 리움 미술관, 서울
2021 파이널리스트, 한네프켄재단-루프 바르셀로나 비디오아트 프로덕션 어워드 2021, 루프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 스페인
2020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전시지원 공모 선정
2019 금천예술공장 레지던시
2018 국립현대미술관 고양 레지던시
2016 제38회 중앙미술대전 선정작가, 중앙일보, 서울
2016 서울문화재단 서교예술실험센터 유망예술지원사업 99℃ 시각예술분야 선정작가, 서울
2015 Emerging Artists: 신진작가 전시 지원 프로그램 선정작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15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레지던시
2014 The Nominees in the Category of Thesis of GRA Awards, 헤리트 리트벨트 아카데미, 암스테르담
작품소장
경기도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서서울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청주시립미술관
강연과 토크
2024 작가와의 대화, <2024 제4회 아시아 필름앤비디오아트 포럼> wih 채은영 기획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서울
2024 강연, 전주-멜버른 예술인 교류 프로젝트 <모종의 모임>, 온라인
2024 강연, [PEER-UP!] Build-up 1 (창제작), 광주미로센터 미로극장, 광주
2024 작가와의 대화 <왜 미술 작가는 영화제로 오는가>,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 G1, 인천
2023 작가와의 대화 <약장수와 약속의 땅>, 아트 스페이스 보안, 서울
2023 작가와의 대화, 하자모난돌 학교, 하자센터, 서울
2023 작가와의 대화 <시의 정원> with 김민정 시인, 전남도립미술관, 광양
2023 강연, <예술을 위한 아카이브> 포럼,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과젠더연구소, 한예종 영상원
2021 작가와의 대화, <오가사와라의 추억> 프로젝트 활동 공유회, 온라인
2019 아티스트 토크, 금천예술공장, 서울
2019 [항해하는 말들: 허수경 시인과의 대화], 아티스트 안유리와의 오픈 토크 with 김민정 시인, 더북소사이어티, 서울
2019 작가와의 대화 <아직 살아 있다>, 청주시립미술관, 청주
2018 강연, <아시아, 아시아>,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학술제, 홍익대학교
2018 작가와의 대화 <비디오 랜드스케이프>, 토탈미술관, 서울
2018 작가와의 대화, 아르코미디어 비평총서 시리즈 - <미디어 챕터 1> 연구프로그램 프리젠테이션, 아르코미술관, 서울
2018 작가와의 대화, MMCA 레지던시 세미나 03, 국립현대미술관 디지털정보실 라운지 DAL, 서울
2016 전시 <돌아오지 않는 강> 라운드 테이블: 조선족 미술인들과의 대화, 서교예술실험센터, 서울
2016 작가와의 대화,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15 작가와의 대화 <추수할 수 없는 바다>, 아트 스페이스 풀, 서울
기타경력
2022.03~05 국립현대미술관 청소년 문화 다양성 교육 프로그램 <어떤 시선> 강사
2019.05~2020.01 한국교육개발원 탈북학생 잠재역량강화 프로그램(HOPE 8기) 멘토
2017.11~2024.07 서울시립청소년미래진로센터 하자 오디세이학교 강사
2017.04~10 서울문화재단 청소년 창의예술교육사업 예술가교사 TA
2006.11~2010.04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 하자, 하자작업장학교 교사]
16:00~16:15 안국역 1번 출구로 회귀하여 탐방 완료
16:15~16:25 안국역에서 연신내역으로 가는 3호선 전철 승차 대기
16:25~16:50 3호선을 타고 안국역에서 연신내역으로 가서 6호선으로 환승하여 구산역으로 이동 [25분 소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지하1층&1층]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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