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0 ~ 1977 / 110분>
=== 프로덕션 노트 ===
모리스 베자르 미발표 영상
라벨 <볼레로> &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모리스 베자르(안무), 듀스카 시프니오스 & 마이야 플리세츠카야(볼레로) 외
볼레로 속 베자르의 '여신'들을 만나다
2019년에 나온 이 영상물은 모리스 베자르(1927~2007)의 대표작 <봄의 제전>(1959)과 <볼레로>(1960)가 수록되어 있다. 미발표 영상물로 각 작품들이 1960~70년대의 흑백과 컬러 영상으로 비교하며 볼 수 있도록 복원되었다. 대형원탁 위에 한 명의 발레리나가 관능적인 춤을 추는 안무로 유명한 <볼레로>의 1962년 필름(흑백)에는 듀스카 시프니오스(1933~2016)가, 1977년 필름(컬러)에는 마이야 플리세츠카야(1925~2015)가 출연한다. 베자르는 세르비아 출신의 시프니오스를 위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 <봄의 제전>도 흑백(1960)과 컬러(1971)로 되어 있다. 하나의 작품을 흑백과 컬러로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상에 대한 감각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카메라 워킹도 각기 다르다.
'클래식'이라 이름 붙여진 이 영상물은 발매되지 않았던 베자르의 1960~70년대에 초연하고 촬영한 <봄의 제전>과 <볼레로>를 디지털화하여 복원한 것이다.
프랑스 출신 모리스 베자르(1927~2007)는 20세기 발레의 혁명가였다. 청소년기에 연극과 오페라에 빠졌다가 무용을 접한 뒤 발레로 방향을 틀었다. 18세에 마르세유 발레단에 입단했고 스웨덴 왕립발레단에서도 활동했던 그는 고전 발레와 결별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1987년 자신을 세계적인 무용가로 키워 준 벨기에를 떠나 스위스 로잔에 정착하고 발레단 이름도 '20세기 발레단'에서 '베자르 발레 로잔으로 고쳤다.
생전에 남긴 250여 편의 안무작 중 50여 편이 그에게 명성을 안겨주었다. 그중 1959년 작 <봄의 제전>과 1960년 작 <볼레로>는 대표작이다.
<봄의 제전>은 봄에 분출하는 생명의 거대한 에너지 자체를 강렬한 동작으로 살린 작품이다. 전반부는 남성 무용수, 후반부는 여성 무용수 군무가 등장해 움직임의 대비를 나타내는 한편, 마지막에는 이들이 섞이고 한 커플의 무용수가 위로 들어올려지며 마무리된다.
<볼레로>는 단순하게 시작한 음악이 갈수록 강렬해지는 특유의 비트와 리듬이 베자르의 힘과 관능미를 앞세운 무용수들의 동작과 혼연일체 되어 놀라운 시청각적 흥분을 가져다준다. 이 작품은 대형 원탁 위에 한 명의 발레리나가 관능적인 춤을 추는 안무로 유명하다. 베자르는 <볼레로>를 듀스카 시프니오스(1933~2016)를 위해 만들었다. 세르비아 출신의 그녀는 당시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발레리나다. 이후 마이야 플리세츠카야(1925~2015) 등이 그 자리를 이어나갔다. 이 영상의 큰 특징이라면 두 여성 무용수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영상물은 4개의 트랙으로 되어 있다. 포함된 낱장의 해설지에는 출연진, 간단한 정보가 기입되어 있다.
① 볼레로 : 1962년 흑백필름. 듀스카 시프니오스
② 볼레로 : 1977년 컬러필름. 마이야 플리세츠카야
③ 봄의 제전 : 1960년 흑백필름. 이고르 마르케비치(지휘)·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④ 봄의 제전 : 1971년 컬러필름. 앙드레 반데르누트(지휘)·벨기에 국립오케스트라
1960년대와 1970년대를 각각 흑백과 컬러로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상에 대한 감각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각 시대별로 카메라 워킹도 다르다.
===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이은진 글>
볼레로
모리스 라벨(1875 ~ 1937)
〈볼레로〉는 라벨의 작품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작품으로, 당시 유명 안무가 이다 루빈슈타인의 의뢰로 작곡된 발레음악이다.
파격과 혁신
모리스 라벨(1875~1937)의 작품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볼레로〉는 당시 유명한 안무가였던 이다 루빈슈타인 여사의 의뢰로 작곡된 발레음악이다. 처음에 루빈슈타인 여사가 의뢰한 것은 알베니스의 〈이베리아〉(1905~1908)를 관현악으로 편곡해서 무대에 올릴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었으나,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결국 라벨이 새로운 음악을 작곡하게 되었다. 애초에 의도되었던 것처럼 라벨 역시 스페인의 색채를 연출하기 위해 스페인의 민속 춤곡인 볼레로 리듬을 도입했다. 그러나 〈볼레로〉는 스페인적 색채보다는 그 파격적인 구성과 혁신적인 실험들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라벨이 미쳤다
1928년 11월 22일 밤, 파리 오페라 극장에서는 니진스카가 연출한 발레 〈볼레로〉가 초연되었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관객들은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관객들이 그토록 충격을 받았던 것은 발레 자체의 내용이나 안무보다는, 라벨이 작곡한 음악 때문이었다. 심지어 한 여성은 “라벨이 미쳤다”라고 외쳤다. 그러나 이 말을 전해들은 라벨은 오히려 미소 지으며 “내 음악을 제대로 이해했다”라고 반응했다고 한다. 이러한 충격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킬 만큼, 라벨은 〈볼레로〉에서 기존의 틀을 벗어나는 새로운 음악어법을 시도했던 것이다. 그 새로운 음악어법은 스페인 풍 색채 보다 ‘파격적인 구성’으로 인한 것이었다. 당시 청중들은 ‘이국주의 열풍’에 익숙해있었다. 이미 다른 많은 작품이 스페인을 비롯한 이국적 음악의 차용을 시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라벨 자신도 〈볼레로〉를 작곡하기 이전에 이미 〈스페인 랩소디〉(1908) 등 여러 작품들을 통해서 자신의 스페인-바스크 혈통을 여실히 드러내 보인 바 있었다. 그러나 〈볼레로〉의 파격적인 지점은 오히려 기존 ‘기-승-전-결’의 관습을 넘어서 반복이라는 새로운 구조적 미학을 보여준 데 있었다.
반복의 미학과 현대적 감각
〈볼레로〉는 라벨이 그동안 시도해왔던 ‘반복의 미학’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작품이라 하겠다. 이미 〈밤의 가스파르〉(1908)에서 시도했던 반복기법은 〈볼레로〉에서 정점으로 치닫았다. 15분여 동안 오케스트라는 단 하나의 주제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이제까지 ‘주제의 발전’이라는 개념에 친숙해 있던 청중들에게 이 집요한 반복은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실험적인 시도는 또한 라벨 자신이 갖고 있는 복합적인 음악세계로 인한 것이기도 했다.
흔히 드뷔시와 함께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을 이끈 작곡가로 분류될 만큼 감각적인 색채감을 강조하지만, 라벨의 음악은 인상주의라는 사조로만 특징지을 수 없는 독특한 성격을 가진다. 라벨은 대칭적인 선율구조와 형식을 선호했으며, ‘균형감과 놀라움의 요소’를 지닌 모차르트를 이상적인 작곡가로 여겼다. 또한 바로크 음악과 초기 낭만주의 음악에도 심취했으며, 당시의 이국주의 풍조에도 영향을 받아 스페인 음악 뿐 아니라 러시아 국민악파 음악이나 가믈란 음악에도 관심을 가졌다. 뿐만 아니라 20세기 초의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화성의 영역을 확장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음악어법을 모색했다. 라벨의 이러한 다채로운 음악적 배경이 〈볼레로〉의 독특함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볼레로〉는 고전주의적인 대칭적인 선율구조와 간결함과 명료함, 인상주의적인 특징인 색채와 리듬에 대한 강조 뿐 아니라 라벨 특유의 현대적인 감각이 생생히 녹아들어 있다.
정교하고 다채로운 오케스트레이션
라벨은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피아노를 기반으로 먼저 곡을 쓴 뒤 오케스트라로 편곡했다. 이 과정에서, 림스키코르사코프나 빌라로보스 등 당대의 많은 음악가들을 매료시켰던 라벨의 탁월한 오케스트레이션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한다. 그의 오케스트레이션은 스트라빈스키가 ‘스위스 시계공’이라고 표현할 만큼이었는데, 이를 통해 라벨의 완벽주의 성향을 여실히 드러내며 정교하고 논리적인 사고를 보여준다. 이처럼 정교한 오케스트레이션은 이 작품의 혁신적인 구성과 어우러져 극대의 효과를 만들어낸다. 볼레로 리듬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리듬 오스티나토를 기반으로 단 하나의 주제선율을 반복하는 단순한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금관악기와 타악기, 건반악기를 포함한 대규모 편성을 통해 지속성과 변화 사이에서 끊임없이 긴장감을 연출한다. 프랑스적인 색채감을 만들어내기 위해 당시 독일음악에서 선호되었던 금관악기와 타악기의 사용을 지양했던 드뷔시와는 달리, 라벨은 이 작품에서 금관악기와 타악기를 풍부하게 사용하면서도 프랑스적인 색채감을 더할 나위 없이 탁월하게 연출하고 있다. 먼저 플루트에서 제시되는 주제선율은 점차 클라리넷, 바순, 오보에 다모레, 트럼펫, 색소폰, 호른, 트롬본 등이 가세하면서 더욱 강하고 두터운 음향층을 만들어낸다. 주제선율은 고집스럽게 C장조를 유지하지만, 그 동안 다른 악기들은 여러 가지 조성을 탐색한다. 이처럼 집요한 반복을 통해 극도의 긴장감을 연출하다가 마지막 종지를 앞두고 베이스드럼과 심벌즈, 탐탐이 등장하면서 음악은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이제까지의 긴장감을 카타르시스로 이끈다. 당시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작법이었던, 반복구조를 통해 절정으로 몰아가는 방식은 이후 미니멀리즘 음악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
===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최진영 글>
봄의 제전
이고르 스트라빈스키(1882~1971)
스트라빈스키의 3대 발레음악 가운데 마지막 작품으로, 러시아 이교도들의 대지와 태양신에 대한 제의(祭儀)를 그린 작품이다.
초연 당시 일어난 관객소동
디아길레프의 의뢰로 작곡된 이 곡의 강렬한 리듬과 원시주의적 색채는 발레 안무와 함께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스트라빈스키 발레 음악의 독특한 양식은 이 작품에서 집대성된다. 그간의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근대의 러시아가 아니라 선사 시대의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선율은 여전히 러시아의 민속적인 것에서 차용을 하되, 안무와 음악은 원시주의의 단순함과 투박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 애초에 디아길레프는 ‘매우 새로운 발레 음악’을 써달라고 부탁하였고, 이 곡은 청각적으로 단순한 것과는 별개로 연주하기에는 너무 복잡하였다. 백번이 넘는 연습이 필요했고, 초연은 원래 정해진 날짜보다 일 년 정도 더 미뤄졌다. 그리고 1913년 5월 29일, 몽퇴의 지휘와 니진스키의 안무로 파리의 샹젤리제 극장에서 첫 공연이 이루어졌다. 이 작품의 초연에서 청중들이 충격을 받고 소동을 일으킨 것은 유명한 일인데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객석은 웅성거리기 시작하였고, 막이 올라 길게 땋은 머리를 늘어뜨린 처녀들이 무대에서 뛰기 시작하자, 본격적으로 비난이 빗발쳤다. 사람들은 욕설을 하기도 하고 일어서서 나가기도 하였다. 작품의 초연으로부터 50여년이 지나 스트라빈스키가 회고한 바에 따르면, 스트라빈스키는 청중들의 이러한 반응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오히려 스트라빈스키는 몽퇴의 초연에 대해서 매우 흡족해 하였다.
청중들을 이렇게 자극시킨 것은 음악보다는 안무였을 것이다. 안무는 그때까지의 러시아 발레가 보여주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또한 봄의 부활을 환영하기 위하여 원시적인 이교도의 농민들이 한 처녀의 생명을 제물로 바친다는 야만적 줄거리도 관객을 격분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 때문인지 초연 이후 이 작품은 얼마간 발레공연장이 아니라 ‘음악공연장’에서 연주되었다. 다음 해에 이 작품을 음악회용으로 공연했을 때에는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으며, 당시의 대단한 혁신은 이제 위대한 고전이 되었다.
원시적인 효과를 위한 장치
스트라빈스키는 이 작품을 “음악적 무보(舞譜)와 같은 작품”이라고 묘사하였다. 작품은 봄의 창조적 힘이 가지는 신비로움과 위대함을 표현한다. 이런 표현에는 그의 관현악법적 테크닉이 크게 기여하였다. 예를 들어, 타악기 뿐 아니라 다른 관현악기들을 모두 타악기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원시적인 느낌을 더하였다. 발레의 첫 장면인 ‘처녀의 춤’에서는 모든 현악기와 여덟 대의 호른이 스타카토로 같은 리듬을 연주하여 타악기적 음색을 낸다. 이때 2/4박자의 리듬은 불규칙한 강세에 의해서 파괴되고 박자의 강약은 사라진다. 2박 계열이나 3박 계열의 전통적인 리듬이 아닌 5, 7박 등을 빈번하게 사용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리듬에 주안점을 둔 것은 19세기 대부분의 작곡가들이 화성과 형식으로 실험을 한 것과는 매우 다른 모습이다. 물론 스트라빈스키도 대담한 화성의 사용을 보였다. 예비되거나 해결되지 않는 불협화음이 갑작스럽고 대담하게 등장하며, 전통적 조성 체계 안에서는 거리가 먼 두 개 이상의 화성이 함께 쌓아올려지기도 하였다. 이런 장치들은 이 소리들의 모음이 어떤 화성이 아니라 ‘소리 덩어리’로 들리게 하여 역시 다른 악기군들로 하여금 타악기적 인상을 주도록 한다.
봄에게 바쳐지는 처녀의 이야기
봄의 제전은 제1부 대지에의 찬양, 제2부 희생 제물로 총 2부로 나뉜다. 제1부는 봄이 막 오고 있는 원시시대의 황량한 러시아의 고원에서 시작된다. 깎아 세운 바위 둘레에 원시 부족이 모여들고, 젊은 남녀들이 모여서 대지를 두드리며 봄이 오는 것을 축하하는 춤을 춘다. 흥분이 더해지자 청년들은 마음에 드는 여자들에게 달려들어 함께 춤을 추고, 이때 부락의 원로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젊은이들을 진정시키고, 대지를 경배하는 예식을 행하도록 한 뒤 대지의 춤을 추게 한다. 낮을 배경으로 하는 제1부와 달리, 제2부는 밤을 배경으로 몇 명의 처녀들이 들판에서 춤을 추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중 한 처녀가 제물로 간택되고, 그 처녀의 주위를 돌며 젊은 남녀들이 춤을 춘다. 간택된 처녀는 신에게 바치는 희생의 춤을 추기 시작하지만 그 춤은 곧 광란으로 변하여 처녀는 지쳐 숨을 거둔다. 처녀가 죽자 제사장들과 원로들은 처녀의 시신을 들고 그녀가 태양의 신부가 되었음을 기뻐한다.
작품 구성
1부 대지에의 찬양(Part I: L'adoration de la Terre)
서곡
봄의 싹틈과 젊은 남녀의 춤(Les Augures Printaniers)
유괴의 유희(Jeu du Rapt)
봄의 론도(Rondes printanières)
적대하는 도시의 유희(Jeux des cités rivales)
현인의 행렬(Cortège du sage: Le Sage)
대지에의 찬양(Adoration de la Terre)
대지의 춤(Danse de la terre)
2부 희생 제물(Part II: Le Sacrifice)
서곡
젊은 처녀들의 신비로운 모임(Cercles mystérieux des adolescentes)
선택된 처녀의 찬미(Glorification de l'élue)
조상의 초혼(Evocation des ancêtres)
조상의 의식(Action rituelle des ancêtres)
신성한 춤-선택된 처녀(Danse sacrale-L'Elue)
|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9.17 11:12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9.21 11:13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9.27 11:37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10.21 11:07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10.24 11:15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10.24 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