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조카가 (넙죽하게, 넓죽하게) 절하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그는 (넙죽한, 넓죽한) 얼굴에 늘 미소를 띠고 있어 인자해 보인다.
위 문장에 들어갈 말은 '넙죽하게' '넓죽한'입니다. '넙죽하다'와 '넓죽하다'는 첫 글자 받침 형태만 다르고 [넙쭈카다]로 발음이 같아서 헷갈리다 보니, 의미에 따라 구별하지 않고 어느 한 가지만을 선택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러나 이 두 낱말은 상황과 의미에 따라 올바르게 구별해 사용해야 해요.
'넙죽하다'는 '말대답을 하거나 무엇을 받아먹을 때 입을 너부죽하게 닁큼 벌렸다가 닫다' '몸을 바닥에 너부죽하게 대고 닁큼 엎드리다'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않고 선뜻 행동하다'와 같은 뜻을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면 '술을 넙죽하니 받아 마셨다' '넙죽하게 엎드리다' '모두들 주저하는데, 그는 넙죽하게 다가갔다'와 같이 써요.
반면에 '넓죽하다'는 '길쭉하고 넓다'라는 뜻으로 '고생을 많이 했는지 그의 넓죽한 얼굴이 핼쑥해졌다'와 같이 써요. 그런데 북한에서는 '넓죽하다'도 '넙죽하다'라고 한대요.
<예문>
ㅡ나는 할머니가 주신 맛있는 고기쌈을 넙죽 받아먹었다.
ㅡ코끼리는 넓죽한 발바닥으로 연신 흙먼지를 긁어댔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