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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료 사
2021년 김제복지관 여름방학 단기사회사업팀 수료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합동연수부터 수료에 이르기까지 기획부터 진행 평가를 여러분이 했습니다. 사회사업 가치, 이상, 철학, 방법, 배운 대로 실천하고자 애쓴 한나, 규현, 창준, 덕호, 수한, 혜진, 혜성, 인아, 하은, 고맙습니다.
매년 여름방학 단기사회사업팀은 폭염, 폭풍, 폭우, 3폭과 싸움이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로 하루 2천 명에 이르는 확진자가 발생했음에도 22개 사업, 70명 아이의 여름 활동을 도왔습니다. 전국 사회복지기관 시설마다 실습을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상황에서 김제팀은 좌절하거나 굴복하지 않고 그 속에서 방법을 찾았습니다. 참으로 놀랍고 대단한 일을 해냈습니다.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은 그저 실습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여름방학 프로그램을 한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의 방학을 지켰고 놀이를 지켰으며, 친구 관계, 이웃 관계를 지켰습니다. 아이들의 유년 시절 추억을 지켰고, 아이들의 환한 미소를 지켰습니다. 매 순간 감동과 감사가 넘쳤습니다. 한 명 한 명 여러분의 이름을 부르며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후배 한나에게
면접 때부터 또렷한 눈으로 이야기에 집중하고, 차분하게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한나가 참 좋았습니다. 한나의 성숙한 표현과 의젓한 태도에 알게 모르게 한나를 의지했나 봐! 영광에서 한나 속마음을 듣고 그제야 아차 싶었어. 그랬겠구나. 한나도 어려움이 많았겠구나. 그런데 참 잘했어요. 시작부터 쉽지 않았던 청소년 여행팀, 그런데도 한나는 포기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아이들을 꾸준히 만났지요. 얼굴 좀 보여주면 좋았으련만 그런 아이들이 그저 야속하게 느껴진 순간도 있었을 거야. 어쩌겠니, 그게 사춘기 청소년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인걸. 청소년은 이렇구나, 또 하나를 배운 것이지.
남원, 영광 갔을 때, 솔선수범해줘서 고마웠어. 선생님 옆에서 떠나지 않고 더 도울 일은 없는지 살펴주는 한나는 영락없는 맡 언니였어. 고맙다. 서연이 전주 여행, 하준이 레고 만들기, 잘하고도 부족한 것처럼 얘기했지. 나름대로 깨달음이 있었다면 그걸로 충분하단다. 분명 아쉬움도 있겠지만, 사회사업 실무가 처음이었고 시간도 짧았음을 받아들여야지. 곧 현장에 나오면 마음껏 한나의 실천을 펼치기를 바란다. 응원하고 축복해요.
사랑하는 후배 규현에게
면접 날 처음 본 규현, 독특함이 있으면서도 할 말 다 하는 친구였어. 면접에 합격하고 자기 강점을 쓰도록 과제를 냈었지. 학생들이 쓴 과제를 하나하나 읽으며 댓글을 달던 중에 사회복지사는 슈퍼맨처럼 만능이 되어야 한다는 규현이 글에 어떤 댓글을 달아야 할지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댓글을 쓰지 못했단다. 사실 사회복지사가 슈퍼맨이 되어야 한다는 말은 조심스러운 말이에요. 아마 학교에서, 선배들이 그렇게 말해왔기에 그래야 한다고 믿었겠지. 하지만 지금은 규현이의 생각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구나. 만능이기보다 그 분야의 전문가이길 바란다. 물론 정답이 있는 건 아니야. 생각이 다를 수 있지. 시간이 흐르고 규현이를 있는 그대로 보니 규현다움이 있더라. 나는 규현이처럼 자기다움을 잃어버리지 않는 친구가 예뻐. 앞으로도 규현다움을 잃지 말고 살길 바라요. 남원에서 보여준 DJ 큐 덕분에 행복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마이크로 사회사업 하는 사람은 있어도, 지금까지 디제잉으로 사회사업 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어. 어쩌면 이 길의 선구자가 될 수도 있을 거야. 앞으로도 규현이가 하고 싶은 일,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마음껏 펼치며 하길 바란다.
사랑하는 후배 창준에게
창준이와 가장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눈 게 부안 마실 길 걸었던 순간이 아닐까 싶다. 경찰이 되고 싶다고 했지. 잘 어울릴 것 같아. 사회사업을 배웠다고 반드시 이 길을 가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디에서 무슨 일 하든, 사회사업가의 정신으로 일한다면 그곳이 곧 사회사업 현장이니까. 창준이가 뜻하는 바를 꼭 이루길 바라요.
복지관 마을 학교에서 처음 시도했던 슬기로운 반려견 생활, 초등 자전거 여행 사업 잘 이루어줘서 고맙다. 덕분에 다음에도 이렇게 해볼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았어요. 무더운 여름 애써 준 창준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사랑하는 후배 덕호에게
면접을 보고 나서 과제를 하다 이해가 안 되면 몇 번이고 불쑥불쑥 복지관을 찾아왔지. 그런데 복지관에 와서도 끊임없이 사무실을 찾아와서 묻더구나. 덕호에겐 이런 모습이 보였어. 이해가 안 되면 스스로 이해될 때까지 찾아온다는 거였어. 머뭇거리지 않고 묻는 덕호의 적극성과 매력에 조금씩 빠지기 시작한 것 같다. 덕호홀릭이랄까?
올여름은 정말 덕호의 도전이었어! 그렇지? 50km가 넘는 새만금 자전거 도전, 잊지 못할 것 같아. 우리 동네 낚시왕도 참 잘해주었어. 영광 갔다 오는 길에 덕호가 그랬지? 이번 여름이 네 삶에 많은 변화를 준 것 같다고. 그렇게 말을 해줘서 기뻤다. 그 말은 덕호가 성장하는 맛을 봤다는 뜻이거든. 성장하는 즐거움, 발전하는 즐거움을 한 번 맛보기 시작하면 계속 그런 삶을 살고 싶어지게 될 거야. 앞으로도 덕호의 삶이 그런 삶이길 바란다. 누구보다 우직한 소처럼 애써 준 덕호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사랑하는 후배 혜진에게
혜진이를 보면 생각나는 단어가 맑다, 밝다, 긍정적이다, 적극적이다, 야무지다가 생각난다. 조그마한 체구에 어디에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놀라울 때가 많아요. 몸 사리지 않고 뭐든 해보겠다고 나서는 혜진이가 참 기특하고 예뻤단다. 그런 혜진이 성향이 이번 여름 동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었으리라 생각해요.
올해 야심 차게 준비한 청소년 사업을 맡았지. 아쉽게도 나는 혜진이 활동을 한 번도 보지 못하고 이야기로만 들었네. 지금 생각해보니 왜 한 번도 샬레 아파트 활동에 가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바빴다는 핑계로 아쉬움을 달래보지만, 상빈 선생님이 알아서 잘해줬겠지만, 좀 더 살펴주지 못한 미안함이 크다. 혼자서 여덟 명의 친구와 활동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혜진이가 잘 이끌어 준 덕분에 다음에도 청소년 사업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단다. 혜진이 덕분이야. 고맙다.
사랑하는 후배 수한에게
처음 수한이 지원사 글을 열었다가 만화 속 주인공 사진이 있어서 놀랐어. 근데 면접에서 만났는데 사진과 똑같아서 다시 한번 놀랐단다. 실은 지금까진 실물과 사진이 달랐던 적이 많았거든. 그런 네가 해병대라는 사실에 세 번째 놀라게 되었어.^^
처음 면접 때 수한이가 긴장했는지 자기소개서 쓴 것과 달리 면접을 잘 못 봐서 내심 걱정했어. 실습이 어렵지 않을까? 아이들이 잘 따라줄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지. 그런데 놀라운 게 수한이는 합동 연수에서 배운 그대로 적용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어. 아이 눈을 바라보고 진지하게 경청하고, 강점을 찾고 강점으로써 사회사업 하는 모습이 대단했어. 무엇보다 조용한 듯하면서도 아이들과 깊은 신뢰 관계를 맺어가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단다. 수한이의 최고의 강점이라 생각해.
남원에서, 영광에서, 때마다 내가 수한이를 불러서 파이팅을 외쳐달라고 부탁했었지? 나서는 걸 원치 않는 것 같아 미안했지만, 수한이가 파이팅을 외칠 때마다 그렇게 힘이 났단다. 수한이 외침 덕분에 동료들도 많은 힘을 얻었을 거야. 밖에서 잔다, 유빈이 영화 보기, 제후 자전거 마스터, 잘할 수 있도록 거들어 줘서 고맙다.
사랑하는 후배 인아에게
인아하면 선생님 머릿속에 긍정적인 친구라고 각인 되었단다. 실습 처음부터 끝까지 인아는 매사에 긍정적이었고 적극적이었어. 그런 태도라면 앞으로도 어떤 일이든 어려움 없이 잘 헤쳐나갈 거란 믿음이 든다.
처음 만난 게 전주대 실습 특강이었지? 이미 기관에 실습을 신청했지만, 진지하게 선생님 이야기를 경청해주던 인아 모습이 떠오른다. 기관에 와서도 밝고 활기차게 활동해 준 덕분에 이번 여름 단기사회사업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 것 같아 고맙구나. 어린이 여행사 활동을 맡았지.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렸던 활동 중 하나가 여행이었어. 코로나 상황에서도 아이들 여행이 잘 될 수 있도록 묻고 의논하고 부탁해줘서 고맙다. 인아가 아이들의 유년시절 추억을 지켜주었단다. 정말 고마워요.
사랑하는 후배 혜성에게
나이는 어리지만, 생각이 참 깊은 혜성아. 혜성이와 농촌팀 활동을 해서 참 좋았다. 시골집에서 하룻밤 활동이 언뜻 보면 아이들 활동 같지만, 아이들 활동으로써 농촌의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었기에 실은 쉬운 일이 아니었단다. 어르신 사업은 학생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고, 이미 지난여름에 시작도 못 해보고 돌아서야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변수가 너무나도 많았던 활동 중의 하나였단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마을 전체와 어르신의 상황을 살펴 도와야 했기에 때문이지. 혜성이가 이장님과 마을 어른들에게 잘 묻고 인사드린 덕분에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혜성이가 흘려준 땀방울이 농촌 마을을 더욱 활력이 넘치게 만드는 계기로 만들어 줄 거로 믿는다. 남원에 갔을 때도, 영광에 갔을 때도 늘 남보다 먼저 할 일을 찾고 적극적으로 임해줘서 고맙다. 선생님 이야기를 곧잘 알아듣고 스스로 역할을 해내는 혜성이, 앞으로도 좋은 사회사업가가 되리라 믿는다.
사랑하는 후배 하은에게
눈웃음이 매력적인 하은아, 이번 여름이 하은이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 궁금하구나.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려워하던 하은이가 이렇게 아이들과 활동을 잘 마무리해 주니 참 고맙다. 때론 물가에 내어놓은 어린아이처럼 보일 때도 있었지만, 스스로 이겨내려 힘쓰던 마음이 보였어. 그래, 그러면 되는 거야. 세상을 살다 보면 지금보다 더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수없이 찾아올 거야. 그럴 때마다 지금처럼 극복했던 너를 떠올리며 잘 이겨내기를 바란다. 하은이가 더 단단해졌기를 바란다.
시골 원두막에서 뛰어놀자, 은솔이와 친구들의 군산 여행 돕느라 애썼다. 정신없었지? 고맙다. 하은이 덕분이다.
오늘로써 실습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실습은 끝났지만 ‘여러분의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인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것입니다.
사회사업가의 길은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입니다. 어느 조직이든 쉽고 편한 곳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마다 느끼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조건과 환경을 탓하지 말고 실력과 인품을 쌓는 데 집중하길 바랍니다. 내 삶이고 내 인생이니 환경이 어떠하든 도전하고 개척하며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려면 학생 때 자기 가치관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는 왜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은지,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며 어떻게 도와야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될 수 있는지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여러분에게 당부합니다.
이분법적 사고를 경계하길 바랍니다.
이론과 실천은 다르지 않습니다. 이론이 있어야 실천할 수 있고, 실천을 통해 더 나은 이론을 만들어 냅니다. 실천이 잘 안 된다면 내 공부가 부족하진 않았는지 돌아보고 문헌과 사례를 더욱 살피길 바랍니다. 이곳에서 배우고 경험한 것이 전부가 아님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내 생각만 옳다고 믿는 아집에 빠지지 않길 바랍니다. 존중받고 싶다면 상대를 존중하는 것부터 시작하길 바랍니다.
전북을 떠나지 말고 우리 지역을 지켜주길 바랍니다.
지금은 기관 시설마다 자리가 나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이런 말 하기 참으로 민망하고 미안하고 부끄럽습니다. 서울 경기 대도시로 가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처럼 잘 배운 후배들이 전라북도에 남아 지역을 지켜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혹, 떠날지라도 언젠가는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면 좋겠습니다. 오래도록 함께 사회사업 해요.
세월이 흘러 오늘을 추억할 날이 있을 겁니다. 내 인생에 가장 찬란했던 젊은 날을 추억하며, 사회사업 현장에서 뜻있게 가치 있게 실천하는 여러분이길 소망합니다. 여러분의 인생을 응원하고 축복합니다.
2021. 8. 13.
정수현
첫댓글 "전북을 떠나지 말고 우리 지역을 지켜주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