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과 팀워크(토왕성폭포)

[향상(박동욱)]

토왕성폭 등정은 쾌거였다. 우리의 장한 행위가 있어야만 열리는 비경이었다. 날씨가 좋다고 해서, 국립공원의 금줄을 넘는다고만 해서는 다가갈 수 없는 곳. 토왕성폭포는 어려움을 이겨낸 자만이 허락된 은밀하고도 장엄한 그런 곳이었다. 하늘은 오지의 귀인을 맞이하기 위해 그 전날 많은 비를 뿌렸고 설악은 물길과 직벽을 열어주었다. 그렇지만 한 사람이라도 넘지 못하면 모두 오던 길을 되돌아가야하는 험로. 우리에게는 대원을 끝까지 책임지고 등정을 완결시킬 뛰어난 리더 선바위님이 있었고, 헌신적인 대원 수담님, 오모, 해피가 있었다. 노구의 중산님과 거구의 한계령님은 혼신의 힘을 다해 은산철벽을 넘으셨다. 사전 준비부터 종료까지 보이지 않게 모든 것을 오케스트레이트 하신 총대장님까지. 우리는 그렇게 토왕폭에서 별따는 소년, 은벽능선까지 파노라마속에서 설악의 비경을 감상했다.

거의 교주급 포스와 포즈^^ 선바위형님, 토왕폭 정수리에서

수훈갑의 멋진 사나이들 cool guys!!👍

태극을 섭렵한 오모. 여러 사람 돕느라 힘들었나보다. 다시는 태극종주를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그 리스트에 토왕폭을 추가했다. 오모가 근력이 부족해서 근력운동을 해야겠단다. 사람들을 끌어주느라 허벅지를 많이 썼더니 후덜거린다고. 우리의 호프 오모가 그런 말을 하면 그럼 난 뭔데. 😠

공원에서 비룡폭포까지 가는 길에 고개를 하늘을 본다. 맑은 어둠에 낯익은 별들이 빛난다. 오리온 자리, 북두칠성이 오늘따라 더욱 선명하다. 신령스러운 날인듯한 느낌이다. 마음속으로 조용히 경배를 한다. 어둠을 뚫고 물길을 건너 암벽에 난 홈을 잔도 삼아 토왕성 폭포에 이른다. 앞으로 우리가 맞닥뜨릴 세개의 직벽을 알지 못한체 오늘 험로는 여기까지라고 생각했다. 또 다시 고개를 들어 위를 본다. 입에서는 절로 경탄의 소리가 나오고 가슴이 뭉클해진다. 토왕성폭포다. 전날에 비가 많이 와서 폭포는 보기 드물게 웅장해졌다. 그러나 토왕은 거대한 물줄기와 굉음으로 우리의 경외를 강제하는 그런 폭포가 아니다. 거대한 암벽에 마치 붓을 들어 대나무나 난초를 치듯이 요란하지 않고 날렵하게 파격을 그리며 물이 낙하한다. 그 그릇의 크기와 넓이에 비해 폭포는 미니멀리즘에 가깝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폭포의 웅장함과 품격이 한층 높아진듯하다. 잠시 이마를 폭포암반에 대고 비경을 열어준 설악에 감사드리며 경의를 표한다.

제2폭. 다른 일행이 있어서 폭포만 담을 수가 없었다.

2폭의 부드러운 선이 멋지다.

토왕폭 정상에 가는 길에는 3개의 직벽이 있다. 모두 로프를 이용해서 통과해야한다. 인디아나존스같은 영화에서 성배를 찾아가는 길 같은,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와 샘 그리고 골룸이 올랐던 직벽 키리쓰옹골같은 느낌이다. 1번 직벽에서 문제가 생겼다. 중산님과 한계령님께서 2차 3차 시기까지 실패한 상황이고 발과 손의 힘이 모두 소진돼 보였다. 여기서 오르지 못하면 돌아가는 길 밖에 없다. 이미 올라 있는 사람들이 직벽을 하강하는건 더 어려울뿐더러 돌아간다 해도 그건 국립공원에 우릴 자진신고하는 것이다. 선바위님과 해피의 노고로 두분은 간신히 통과하고 한 숨을 돌린다. 2차 3차 직벽은 역시 선바위님의 리드하에 수담님 오모 해피가 뒤에 처진 분들을 돕는다. 결국 모두 토왕의 정수리에 다다른다.

토왕폭에 이르는 슬랩 잔도

모두 사계님을 모델로 촬영하는듯한 착시

2폭에 오르는 길. 오모가 가져온 로프 이용

인물 훤하십니다. 2폭에서

노적봉에 오르는 루트를 알려주는 선바위님.

여기가 문제의 일차 직벽이다.

직벽을 마치고 정상에 올라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토왕폭 정상에서 바라본 봉우리와 노적봉 울산바위

한계령님, 이제 좀 안도하시는듯

고비를 넘고 한숨 돌리고 나니 이 분들은 다시 이공과 향상의 경쟁을 이야기 하신다. 오늘 봐서는 이공이 향상에게 안되겠다면서 아무리 이공이 먹을 것 풀어도 이미 끝난 경쟁이라신다. 그런데... 이공이 오면 또 이공을 추켜세워서 경쟁을 부추길 것같은 예감이... 이공아 조심하자. 이분들이 웃으면서 우리 깍대기까지 벗기실 것같다^^ ㅋㅋㅋ

점심후 별따는 소년과 허공다리골 가는 길. 멀리 토왕폭이 보인다. 그 오른편의 직벽을 우리가 올라갔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노적봉과 별따는 소년길

허공다리골. 단풍과 계곡이 소박하지만 품위가 있다. 허공다리폭포도 수량이 많아 장관이다. 이미 토왕폭에 눈높이가 맞추어져 시들하게 느껴진다. 총대장님은 허공다리폭포를 ‘주유를 내놓고 또 공명을 세상에 낸 하늘을 원망한’ 주유에 비유하신다.

스틸 누님은 확실히 여자 장부다. 직벽, 슬랩, 천길 낭떠러지를 가리지 않고 거침이 간다. 오지에 참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고 안전 산행 당부도 할 겸 두루가 동서울로 배웅을 나왔었다. 그리고 스틸 누님께 오늘 산행에서 향상을 잘 보살펴달라는 부탁까지 했단다. 고마워 두루^^

은벽능선 가는 길. 토왕폭의 비경을 모두 감상하려면 은벽까지 가야하지만 국공의 눈을 피하기 어렵다. 노 리스크 노 리턴. 경관에 이끌려 리스크는 작아 보인다. 이번 아니면 다시 기회가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선바위님을 따른다. 마지막 은벽가는 길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총대장님과 사계님이 쳐져있었다. 모두 그 이유를 알지만 장난끼가 발동하여 두분을 부른다. 두분은 스터디 그룹을 짜서 서로 토의도 격려도 하면서 한분은 학문을 닦으시고 한분은 학문에 힘쓰셨다. 그 결과 속 시원하고 가슴이 턱 열리는 경지를 느끼셨다는데. 사계님은 오늘 두번이나 그런 경지를 맛보았단다. 한없이 부럽기만 하다. 나는 학문에 장애가 있어서 힘써 닦지 못하고 있으니...

은벽에서 멀리 황철봉 울산바위 권금성을 둘러본다.

허공을 막은 은벽이지만 가슴 시원하다.

은벽을 하산해서 육당폭에 이르렀을 때 그만 국공요원들에게 발견되었다. 앞서가던 무한님은 우리의 모습이 드러나지안도록 돌아보지 않고 신속하게 돌아가라고 신호를 보낸다. 황급하게 선바위님을 따라 능선길로 방향을 틀고었다. 이제부터는 각자도생이다. 경험이 없는 분들은 선바위님을 따라 소공원의 계곡을 몇번을 오르내린 후 무사히 공원입구로 진입한다. 남들이 갖지 못한 무언가를 품은 것처럼 가슴 뿌듯하게 산행을 마친다.

설악의 단풍

오지산행 최대의 적은 집에 있는 마나님과 애들이다. 토요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일요일에는 전날의 피로를 떨치고 아침부터 서두른다. 오늘 세 끼 모두 나의 몫으로 자청하고 그간 계획한 요리로 한껏 아부한다. 오늘은 볶음밥과 함박스테이크로 승부하고 점수를 팍팍 받아 놓았은데... 마눌님께서 이번 주말에는 할 일이 많으시고 큰녀석은 중간고사 준비해야한단다 ㅠㅠ 오지 형님 누님 아쉽지만 다음 주에 뵈요. 엄마가 가지말래요. ㅎㅎ

눈물의 함박스테이크...

[오모육모]

악수님의 사진 작품은 감동을 되새기게 하고, 향상님의 스토리가 깃든 사진은 장맛이 우러나는 된장국을 맛보는 듯합니다. 내용이 구수하고, 사진마다 스토리가 없는 것이 없으니, 모든 사진이 소중해 보입니다.

[대간거사]

발바닥이 바위에 붙은 듯 선바위, 간이 아예 없는 두둑한 배짱 스틸, 신종 스파이더 맨 향상, 멸사봉공 오모, 새롭게 경지에 올라선 수담과 에브리 데이 해피. 이번 산행은 여러 사람의 숨은 공로 덕에 완성됐슈. 모두에게 감사하고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도록 각기 학문에 힘쓰자고 주장해
봅니다.

[모닥불(소원자)]

수담님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오지에 그토록 멋진 사나이가 숨어있었다니
감개무량합니다.
이제 수담님이 오시는 날만 가야겠어여

[향상(박동욱)]

수담님께서 여자분들이 많은 백두대간 산악회에 다니시더니 매너가 몸에 밴듯합니다. ㅎㅎ

[모닥불(소원자)]

ㅎ,ㅎ
오지에 여자분들이 더이상 안오는걸 보면..
무대보 산행만 최고로 여기니..어쩌면 ..ㅋ,ㅋ

[악수]

학문을 닦고 학문에 힘 쓰자는 얘기였구나.
나는 왜 항문으로 들었지?

사실 중산 선배님이 여러 사람 용기를 북돋으셨습니다.
중산 선배님 한 걸음 한 걸음이 귀감이니.^^

[두루(輝輝)]

이글을 보고나니 은근지심(?)이 올라오는것은
왜 그런거지요 !! 가봐야하나 말아야하나 맘이 왔다갔다 합니다.

[스틸영(김순영)]

두루 토욜에 늘 향상 지켜봤슈~~!^^
사진 찍어가며...

[스틸영(김순영)]

어찌 됐든 가봐얒쥬~~~
허가 받아서 가요~^^

[두루(輝輝)]

가요 !!! 혼자서 !?!

[산정무한]

첫 사진 토폭 정수리에서 선바우님 날개 사진은 이번 산행 인물사진 베스트 오브 베스트 입니다.
이번 주말 마눌님도 바쁘시고, 큰 아들 시험 준비하는데 집에 있으면 걸리적 방해만 되니 영봉이나 갑시다!

[스틸영(김순영)]

ㅎㅎ 잼난 스토리에 멋진 사진 잘 감상했슴돠~
그리고 마지막 대사에 빵~~~! 터졌습니다 ㅋㅋ
결국, 마눌님과 큰아들은 제 일로 바쁘고 둘째로 못오는 거니 이일을 계기로 둘째를 오지로~~!!

[메아리(김남연)]

학문에 정진하세용

[스틸영(김순영)]

학문에 힘쓴후에
학문을 닦아야 해서요~~~^^
정진까지 하려면 길이 혼란해져요!!

[향상(박동욱)]

힘쓰고 닦고 정진까지? 학문이 약한 저는 감당이 안되네요 ㅋㅋㅋ

[대간거사]

방금 들은 소식에 의하면, 산꾼은 토왕성을 가본 사람과, 안가본 사람으로 나뉜다는 말이 있다는데, 사실이에요? ㅋㅋ

[두루(輝輝)]

그럴수도 아기니도 ~~
글치만 , 아쉽 ...
으 으 0ㅁbbbbnnbbnnn

[인샬라(정도환)]

멋진 산행기
멋진 풍경
부럽기만 합니다.
꿈이라도 꿔야 갈수 있는 곳

[스틸영(김순영)]

두루와 같이 꿈꿔봐요~~!^^

[인샬라(정도환)]

네
그렇게 할께요^^

[무불(지현수)]

산행기 읽으니 너무 한스럽네요. 못가서. ㅜㅜ. 귀국하는 공항 게이트에서 읽는 오지산행기는 항상 더 재미있습니다.

[수담(김용호)]

짜릿 하고 여운이 많이 남네요
앞으로도 더좋은 산행을 기대합니다
향상님 산행기도 천의무봉 이네요

[이공(주헌)]

토왕성폭 정말 절경입니다. 그런데, 향상의 함박스테이크가 내눈에는 토왕성폭 못지 않게 아름답게 보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