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만 보고 돌아서기 아쉽다면 구례의 명소들을 함께 둘러보자. 노고단로를 따라 자동차로 40여 분을 오르면 성삼재주차장에 닿는다. 주차장에서 노고단 정상까지 1시간 남짓. 비교적 완만한 길이 이어져 아이들과 함께 가도 좋다. 지리산을 만나는 가장 쉬운 길이기도 하다. 세월의 빛이 진득하니 묻어나는 화엄사와 99칸 양반집 운조루, 절벽에 기대선 사성암 등 볼 만한 명소들이 30~40분 거리에 있다. 화엄사는 각황전, 석등, 사사자삼층석탑, 동오층석탑과 서오층석탑 등 국보와 보물이 즐비하며 울퉁불퉁한 모과나무를 기둥으로 삼은 구층암의 멋을 살펴볼 수 있다. '타인능해(他人能解)', 즉 '아무나 열어서 쌀을 가져갈 수 있다'라고 새겨진 뒤주가 있는 운조루에서는 나누는 삶이 넉넉히 전해진다. 절벽 끝에 아스라이 자리 잡은 사성암에 오르면 구례와 곡성의 넓은 평야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물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