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산문 - 박완서 <카메라와 워커> 영원한 인간사랑 ・ 2024. 6. 13. 6:30 URL 복사 통계 본문 기타 기능 박완서 <카메라와 워커>
◆ 줄거리 ◆ ‘나’에겐 6ㆍ25사변 중에 빨갱이 친구에게 목숨을 잃은 오빠의 조카가 하나 있다. 가세가 기운 집안의 지독한 가난으로, ‘나’에겐 전쟁 중의 그 조카에게 젖 한번 제대로 먹이지 못한 기억이 너무도 선명하다. ‘나’는 자유를 위해 피난을 한 것이 아니라 돈만 있으면 우유를 살 수 있는 세상을 따라 남으로 움직였던 것이다. 그런 덕분인지 조카는 잔병치레 하나 없이 잘 커 나간다. 어느덧 ‘나’는 시집을 가고 첫 아이를 낳았지만 여전히 조카는 자신의 자식 이상이다. ‘나’와 어머니가 다만 바라는 것은 조카가 빨갱인지, 흰둥인지 그런 사상 문제는 전혀 모르는, 다만 카메라 메고 공일(空日 일을 하지 않고 쉬는 날) 야외에 나갈 만큼만의 안정적인 삶을 누리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나’는 조카가 고등학교에서 문과를 택한다고 했을 때, 대학 철학과에 진학해 쓸데없이 사회의 병폐란 병폐는 도맡아 허풍을 떨면서 앓는 소리를 내는 사람이 될까 이과로의 전과를 종용한다. 결국 조카 훈이는 삼류 대학 공대 토목과에 진학한다. 조카가 대학에 다니는 사 년 동안 내내 대학가는 데모, 휴교, 조기 방학 등의 악순환이 계속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예쁜 색시 얻어 일요일이면 카메라 메고 동부인(同夫人 아내와 함께 동행함)해서 야외로 놀러 나갈 만큼 재미있게 살아야 한다고 설교를 해댄다. 그러면 훈이는 경멸하는 시선으로 ‘나’를 쏘아 볼 뿐이다. 어느 날 훈이가 해외 취업을 하겠다고 하자, ‘나’는 지랄 같은 전쟁이 지나간 이 땅에서 조카가 잘 살아주어야 이 잔인한 전쟁에 대한 통쾌한 복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훈이를 만류한다. 그러다가 겨우 Y 건설의 영동고속도로 현장의 측량 기사보 자리를 얻는다. 그러나 일을 하러 떠난 훈이에게서 연락이 없자 ‘나’는 강원도 공사 현장으로 찾아 나선다. 그러나 그곳에서 ‘나’는 훈이가 너무나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기가 막힌다. 훈이의 하숙방은 너무나 협소하고 더러웠고, 벗어 놓은 워커에서는 악취가 난다. 봉급은 너무나 형편없었으며, 이를 하소연조차 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그리고 공사 현장은 벌써 서울물이 들었는지 닳고 닳아 인심이 너무나 박하다. 이를 안 ‘나’는 한사코 조카를 데려 가려고 하지만 조카는 ‘나’와 할머니(‘나’의 어머니)가 철석같이 믿고 있는 기술이니, 정직이니 근면이니 하는 것이 결국엔 어떤 보상이 되어 돌아오는지를 똑똑히 확인하고 싶어서 갈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나’는 돌아오는 길에 조카를 이 땅에 뿌리내리기 가장 쉬운 무난한 품종으로 키우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것이었나를 생각하며 실패를 자인한다.
작품 감상의 길라잡이 6ㆍ25 전쟁으로 오빠와 올케를 잃은 주인공 ‘나’와 어머니는 조카를 이 시대에 가장 무난한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애쓴다. 이 작품에서 카메라는 휴일에 야외에 나갈 수 있을 만큼의 경제력을 뜻하는 것으로 ‘나’는 조카가 안정적인 삶을 살기를 바란다. 그래서 조카를 이과로 전과시키고, 대학에서의 데모를 경계하는 등 이념으로부터 조카를 분리시킨다. 이는 전쟁과 이념의 상처가 인물에게 끊임없이 영향력을 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리고 정직과 근면의 이데올로기가 개발 시대의 현실 속에서 좌절되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한국 사회의 욕망에 대한 통찰을 보여 주고 있다.
▦ 내용 고갱이 ▦ 1. 갈래: 단편 소설. 2. 성격: 현실 비판적. 3. 배경: 1970년대. 4. 시점: 1인칭 주인공 시점. ☞ 6ㆍ25 전쟁에서 죽은 오빠와 올케를 대신해서 조카를 키우는 주인공 ‘나’의 체험이 나타남. 5. 구성: 시간적 구성. 6. 출전: ≪한국문학 2월호≫(1975. 2.)
▣ 어휘 깁고 더하기 ▣ *공일 날 카메라 메고 야외에 나갈 만큼의 사람 사는 낙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랐을 뿐이다. : ‘카메라’는 주말에 여가를 누릴 수 있을 만큼의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삶을 상징함. *아연(啞然)했다: 너무 놀라거나 어이가 없어서 또는 기가 막혀서 입을 딱 벌리고 말을 못하는 상태.
*파국(破局): 일이나 사태가 잘못되어 결딴이 남. *훈이는 시골 버스가 떠나기까지의 그 지루한~워커에 뿌리라도 내린 듯이 꼼짝 않고 서 있었다. : ‘워커’는 ‘훈이’가 힘들게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소재임.
☺··· 주제는 바로 ☞ 6ㆍ25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하는 노력과 그 노력의 좌절.
[출처] [소설] 박완서 <카메라와 워커>|작성자 마이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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