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6일(주일)
열왕기상 21:1~16
탐욕에 눈먼 마음, 불의를 행하는 권력
이스라엘과 아람과의 전쟁 이후 나봇의 포도원 사건이 발생합니다. 나봇은 의인이었습니다. 나봇은 더 아름다운 포도원을 주거나, 돈으로 그 값을 주리라는 아합왕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그 이유는 나봇이 “토지를 영구히 팔지 말라(레 25:23).”는 레위기의 규정을 존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토지는 하나님의 선물이며, 토지의 소유권은 하나님께 있습니다. 나봇은 아합왕의 제안을 거절하고, 토지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인정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려다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봇의 죽음을 순교적 죽음이요, 나봇을 순교자라고 생각합니다.
아합왕은 왕궁 주변에 있던 나봇의 포도원에 대한 탐심을 가졌습니다. 왕에게는 나봇의 포도원보다 더 아름다운 포도원이 있었는데도, 굳이 왕이 나봇의 포도원을 탐했던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인간의 탐심은 끝이 없나 봅니다.
아합왕의 탐심은 “근심하고 답답하여(4절)”라는 소극적 태도로 나타났습니다. 비록 왕이 나봇을 죽이지는 않았지만, 그는 자기 아내 이세벨이 악을 행하도록 부추겼고, 은밀히 악을 즐겼습니다.
아합의 아내 이세벨은 적극적으로 악을 행했습니다. 그녀는 아합의 이름으로 편지를 썼고, 그 위에 왕의 인을 쳐서 이스르엘 장로와 귀족들이 그것을 거스르지 못하게 했습니다. 편지의 내용이 기가 막힙니다. 그 편지에는 “나봇이 하나님을 저주했다.”라는 거짓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이세벨은 나봇에게 신성 모독죄를 뒤집어씌웠습니다. 그녀는 그 죄목이 사형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신성 모독죄에 외에도 나봇에게 왕을 저주한 죄를 추가했습니다. 이 일은 왕비 이세벨이 꾸며낸 일이었습니다. 그녀는 이 일의 최대 수혜자가 왕이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세벨이 악을 행하는 과정에 불량자 두 사람이 동참하고, 이스르엘 성읍에 사는 장로와 귀족들이 협력했습니다. 악을 행하는 자들이 연합하여 선을 행하던 나봇 한 사람을 대적했습니다.
아합왕은 모든 것을 알면서도 멀리서 그 일을 즐겼습니다. 결국, 아합왕은 나봇이 돌에 맞아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나봇의 포도원을 차지하기 위해 행동했습니다.
저는 나봇의 포도원 사건이 북이스라엘의 영적이고 윤리적인 부패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인이 핍박받던 시대가 나봇의 시대였습니다. 악을 행하는 자들이 연합하여 선을 행하는 자를 대적하던 시기가 그때였습니다.
저는 나봇이 겪은 고난을 보며 예수님의 산상수훈이 떠올랐습니다.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라. 나로 말미암아 너희를 욕하고 박해하고 거짓으로 너희를 거슬러 모든 악한 말을 할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 너희 전에 있던 선지자들도 이같이 박해하였느니라(마 5:10~12).”
예수님이 언급하신 “박해” 안에 ‘나봇의 죽음’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을까요? 과연 나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려다가 박해받을 때, 하늘의 상을 바라보며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봅니다.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순교자 나봇’이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신앙 선진 들의 뒤를 따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