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삼일절에 어딜 좀 다녀왔습니다.
그래서 늦었지만 기록을 남겨봅니다.
3월 1일. 휴일이기도 했지만, 마냥 집에만 있는 것보다는 뭔가 좀 뜻깊은 곳을 방문해보고 싶어서 독립기념관으로 향해봅니다.
막힐까봐 일찍 출발했는데, 다행히 가는 길은 거의 막히지 않았습니다.
부끄럽습니다만, 마흔다섯 살아오면서 독립기념관을 처음 와봤습니다.
공교롭게도 저는 학창시절 수학여행이나 그런걸로도 이 곳을 와 본 기억이 없네요.
그래도 아이 덕택에 이렇게 와볼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분수는 운영중지가 되어있네요. 어느곳이건 물방울 날리는 곳은 다 그럴 것 같습니다.
이제 제법 10대 티가 납니다.
엄마 어깨 위로 훌쩍 자라났네요. 시간이 참 빠릅니다.
가족사진을 찍자 했는데 이녀석이 뒤로 숨었습니다.
마스크를 항상 끼워야 하는 일상이 오리라고는 단 한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는데말입니다.
그게 현실이 되었네요. 이제는 마스크 없이 나가면 어색해질 지경이 되었습니다.
언제쯤이 되어야 마스크 없이 편하게 다닐 수 있게 될까요.
소나무 숲이 보입니다. 그런데 이 소나무는 보통 소나무가 이닙니다.
가지를 들어 세조에게 길을 내주었다는 그 정이품송의 장자목입니다.
정이품송과, 그에 어울리는 다른 건강하고 품종 좋은 소나무를 교배해서 나온 나무라고 하네요.
뜻깊은 곳에, 뜻깊은 나무가 식수되어 있는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이건 광개토대왕릉비입니다. 원본은 중국 길림성에 있으며, 저건 그 원본의 '복제품' 이라고 합니다.
저 커다란 돌을, 세월의 흔적까지 그대로 복제한 것도 대단하네요.
높이가 꽤나 높습니다.
우리가 흔히 미디어를 통해 접해왔던 독립기념관 주 건물, 겨레의 집입니다.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불굴의 한국인상"입니다. 저 거대한 조각상과 그 뒤의 부조가 모두 포함됩니다. 특이한 것은, 국가적인 전시물임에도 불구하고 먼지가 꽤 쌓여있다는겁니다.
이에 대해서는 전시물 앞에 따로 설명을 붙여놓았는데, 화강암 조각의 특성상 표면이 거칠기에 먼지가 쌓인 것을 깨끗하게 청소하려면 약품 또는 도구를 사용해야 하기에 표면이 손상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조각의 원 제작자 분이 그렇게 손상되는 것에 대해서 거부하셔서 어쩔 수 없이 압축공기로만 주기적으로 먼지를 불어내기 때문에 오래된 먼지같은건 잘 지워지지 않는다고 하네요. 조각가 분의 심정으로 이해하고 바라보아야 할 것 같네요.
겨레의 집을 둘러싼 형태로, 그 뒤로 총 7개의 전시실이 있어서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사까지 전시하고 있습니다. 1번 전시관은 고대 및 삼국시대를, 그리고 2~3관에서는 일제시대와 독립운동에 대한 내용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가면 독립과 근현대사가 나오게 되고요.
개화기, 우리나라에 들어온 노면전차입니다.
삼일만세운동에 참여도 해봅니다.
3전시관까지 보고 숨고르기를 해봅니다.
생각보다 전시관의 규모가 커서 3전시관까지 보고나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더군요. 그래서 4~7전시관은 다음에 다시 와서 마저 보기로 하고 외부전시장을 향해 발길을 옮깁니다. 태극기가 잔뜩 꽂혀있는 마당을 지나 옆으로 나오면 이런 곳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의 시점으로부터 86년이 지난 1995년 광복절에 일제강점기의 상징이자, 우리나라를 수탈한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조선총독부 건물의 첨탑이 잘려나가는 것을 시작으로 조선총독부 중앙청 건물이 해체되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는 있지만, 고 김영삼대통령의 결정이었지요. 정치적으로야 김영삼에 대한 이렇고 저런 이야기들이 있겠고 다른 치적들에 대해서는 보수냐 진보냐에 따라 평가가 왔다갔다 할 수 있겠지만 최소한 이 일에 대해서만큼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업적" 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리고 그렇게 해체된 조선총독부 건물의 잔해는 저렇게 독립기념관 옆에 따로 자리를 만들어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다른 역사적 건물들처럼 원형을 살려서 전시되는게 아닌, 그 드높던 조선총독부 건물의 꼭대기에 있던 첨탑을 땅속 깊숙히 파묻은 모양으로 조성해 놨습니다.
어릴 적, 새하얀 중앙청 건물을 어머니 손을 잡고 갔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이었지요. 어린 마음에는, 그 건물이 일제강점기의 상징인 조선총독부 건물인 걸 알 리도 없거니와, 알았다고 하더라도 왜 그런 '일제시대의 상징'이 우리나라의 국립박물관 건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기에는 너무 어렸던 나이였습니다.
이제서야 돌아보며 아이에게 설명해 주면서, 아 이건 정말 멋진 결정이었다라고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요즘 폰에는, 특히나 제 폰에는 렌즈가 자동으로 움직이면서 파노라마 사진을 찍어주는 기능이 있어서 이런 장면의 촬영도 가능합니다. :) 가운데가 중앙청의 첨탑입니다.
그리고, 파노라마 사진을 찍을 때 주변을 얼쩡거리는 녀석이 있으면 이런 사진이 만들어집니다. 허허허허허....
이제 키가 제 어깨에 닿네요.. 몇년 지나면 저보다 커지겠지요?
멋있는 포즈 잡아보라 했더니.. 어이쿠....
늦은 점심식사를 하러 왔습니다.
인근의 칼국수집을 찾으니 한 곳 나와서 거기로 왔네요.
혼자 떨렁 서 있는 건물이 특이합니다.
칼국수와 된장찌개로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반찬도 무척이나 맛있고, 칼국수와 된장찌개 모두 훌륭합니다.
근데...
간이 좀 셉니다. 짜요. -_-
제가 어지간해서는 짜다는 이야기 잘 안하는디;;;
할머니 한 분께서 혼자 운영하시는데, 아무래도 이날 뭔가 컨디션이 안좋으셨나봅니다. T_T
다음에 또 갈 기회가 있으면 덜 짜게 해달라고 꼭 이야기해야겠습니다;;;;
전시관을 반만 보고 왔으니, 조만간 한번 더 가서 마저 보고 올 생각입니다. :D
첫댓글 캐나다 사는 언니왔을때
동생하고 갔다왔습니다
공부도 되고 볼게
많았는데 다음에
한번 더가자해놓고
아직입니다
세세한 설명 고맙습니다
아드님이 훨~~쩍
자랐어 든든하시겠습니다
영현이 산교육이였네요 저희는 태극기 계양했었습니다
처음 개관했을때 가보고는 안가봤내요
처음보다 많이 변했겠지요
설명도 잘해주고
감사히 잘보았습니다
명현이가 만컸습니다
옛추억이 소환되었습니다
카나다사는 큰언니랑 부산사는 작은언니랑 조카네 방문했을때 들른곳
몇년전인가 기억도 가물가물 합니다
선생님 덕분에 사진도 찿아보고
명현이가 듬직하니 잘도큽니다
우리나라 아버지들이 자녀들에게 이런 현장학습으로 나라사랑 그리고 역사공부 시켜 주시는 분 계실가요?
명현군이 몰라보게 자라네요
다복한 가족나들이 많은걸 느끼게 합니다
명현이에게 좋은교육이 되었겠습니다
손주에게 지극정성이신 맹지기님 보면 참 멋진할머니시다싶어 늘 닮고싶은분이였는데
저도 손녀가7살이 되었네요
독립기념관은 조금 더커서보여줘야 알겠군요
꼭 기억하겠습니다
멋지게큰 명현군은 참 좋은 엄빠 할머니 할아버지를
두어좋겠습니다 건강하십시요!
잘 다녀오셨어요.
아이들은 제각각 갈곳 가고
이제 엄마 모시고 다녀와야 할거 같아요.
영현이 무척 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