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익숙한 낯설음을 주는 것은 바로 ’나‘라는 존재다. 첫번째로 나에게 낯선 느낌을 주는 것은 바로 감정이다. 감정은 나라는 주체에서 발생한다. 그럼에도 가끔 감정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감정은 순간적으로 발생하여 또 오래 지속 되지 않는다. 이렇게 순간적으로 드는 감정들 중에 나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가장 낯설게 느껴진다. 내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서도 아니다. 그럼에도 사랑이라는 감정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수업 중에 유토피아라는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다. 어디에도 없는 이상향이다. 그렇기에 이상형이라는 말은 절대적으로 그 이상이 없을 것이다. 만나지 못한다는 말이다. 어쩌면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의 변화보다는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기준의 변화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기준들과 달리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발생하는 감정이 나를 낯설게 만든다. 이렇개 나를 낯설게 만드는 상황이 나에 대해 생각하게 하며 나를 다시 정립해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두번째로 나를 낯설게 만드는 것은 외부의 것들이다. 가끔은 나라는 존재가 ’나‘이기에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든다. 과연 이 ’주변의 공간,시간,사물의 영향을 받지 않고도 우리라는 존재는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보면 정말 나라는 존재가 있을까하는 내 존재 자체의 의문이 들면서 존재에 대한 낯선 느낌이 생긴다. 데카르트가 말한 제1명제인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도 결국 생각하는 ‘나’라는 존재가 이 공간에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공간은 절대적으로 우리가 존재하게 하는데 필수적인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 자유롭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유란 사전적 정의로 보면 외부적인 구속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공간과 시간에 얽매이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즉, 자유롭지는 않다. 나는 항상 자유로운 존재라 생각하며 살아왔다. 자유의지가 있고 나는 그런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선택을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과제를 하면서 나에게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어쩌면 이 자유자체도 우리에게 부여할 수 없는 이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나에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것에 낯설음을 부여하다 보면 결국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며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이 낯설음 속에서 그리고 그것을 알아가는 경이로움 속에서 철학은 시작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