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사랑이다. 이것을 낯설게 생각해보았다. 가족, 친구, 남자친구와 나눴던 사랑들을 낯설게 바라보니 이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지난 시절들이 다르게 보였다.
엄마가 해주는 밥, 아빠가 일을 해서 주는 용돈, 유일하게 쉴 공간인 집은 가장 익숙하지만 낯설게보니 사랑이었다. 가족에게 받은 대가없고 무조건적인 사랑은 나의 인격, 자아정체성 그 자체고, 나라는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만들어주었다.
가족이 아닌 남자친구와 친구들과 나누는 사랑, 우정도 당연한거라 생각했지만 나와 아주 다른 타인이 만나 감정을 교류하고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행동이었다. 그들은 나의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주고, 가족에게서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감정과 경험을 주었다.
이 사랑들을 통해 나는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하게 되고, 사랑의 새로운 의미를 계속 알게 해준다.
하지만 시작할때는 항상 행복할 것 같았던 사랑의 감정은 행복과 동시에 미움, 증오라는 고통도 안겨준다.
그런 감정들이 동반되면서 그 당시에는 그것이 사랑인지 헷갈렸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감정들까지 사랑이었던 것 같다.
이들과의 이별에서 남은 나의 감정은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했고 삶의 방향성을 재정립할 수 있게 해주었다. 남은 감정들은 나의 유산이 되고 정체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살아가다보면 누군가를 사랑을 할 수 밖게 없기 때문에 이것에 익숙해지겠지만, 낯설게 봄으로써 과거의 나를 성찰하고 더욱 성숙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첫댓글 우리는 애틋하고, 충만하며, 즐거운 감정이 드는 정서적 유대를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랑이라고 하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는지는 각자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도 저마다 다릅니다. 하지만 그것들 모두는 사랑이라는 범주에 넣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헌신적인 사랑을 하고, 누군가는 이기적인 사랑을 하지만, 그것은 헌신적이라거나 이기적이라든가 하는 방식으로 평가하면 동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랑이 언제나 늘 똑같은 것은 아닙니다. 전에 사귀었던 사람과의 문제를 통해서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과의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고, 오히려 강화되어 관계가 악화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사랑이라고 하는 것의 이데아는 과연 존재할까요? 그렇다면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살아가다보면 누군가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과연 진리일까요?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어떻게 사랑이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을까요?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가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랑한다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