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태평로
[태평로] 아이들이 보내는 SOS, 응답하라 어른들아
조선일보
박돈규 기자
입력 2024.08.26. 00:10
https://www.chosun.com/opinion/taepyeongro/2024/08/26/FJSDCUBVYBG6ZDAXWZPA7OTBAQ/
※ 상기 주소를 클릭하면 조선일보 링크되어 화면을 살짝 올리면 상단 오른쪽에 마이크 표시가 있는데 클릭하면 음성으로 읽어줍니다.
읽어주는 칼럼은 별도 재생기가 있습니다.
0대의 불안, 우울, 자해는
스마트폰과 SNS 중독 탓이다
현실에선 그들을 과보호하고
가상 세계에선 방치할 것인가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 미국 뉴욕대 교수가 쓴 '불안 세대(The Anxious Generation)' 영문판 표지. 한 청소년이 스마트폰을 보며 '좋아요' 같은 이미지들에 포위돼 있다. /아마존
당신에게는 오장육부가 아니라 오장칠부가 있다. 아침부터 밤까지 옆에 들러붙어 있는 스마트폰이 신체 일부가 됐다는 풍자다. 딩동! 주말마다 도착하는 ‘주간 리포트’는 그 IT 기기에 주인이 얼마나 종속돼 있는지 알려준다. 내 스크린 타임(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4시간 46분. 깨어 있는 시간의 30%를 점령당한 셈이다.
세계적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신간 ‘불안 세대’에서 2010~2015년에 Z세대의 정신 건강이 심각하게 무너졌다고 폭로한다. 1996년 이후 출생한 그들은 청소년기를 거치며 스마트폰 출시, ‘좋아요’ ‘리트윗’ ‘공유’ 같은 소셜미디어(SNS) 시작, 인스타그램 확산을 목격했다. 흥미롭고 중독성 강한 ‘포털’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사춘기를 보낸 최초 세대다.
불안, 우울증, 자해 등 미국 10대의 정신 건강 지표는 2012년에 “누가 갑자기 스위치를 누른 것처럼”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연결되고 앱을 통해 SNS 플랫폼의 본거지가 될 수 있다. 테크 회사들은 자동 재생 기능과 알고리즘으로 사용자를 더 오래 붙잡아둔다. 수시로 딩동거리며 주의를 빼앗는 것이다. 그 가상 세계가 해일처럼 Z세대를 삼켰다. 부유한 나라에서 10대의 정신 건강은 같은 패턴으로 나빠졌다.
이 재앙에는 어른들의 직무 유기도 있었다. 현실 세계의 과잉 보호와 가상 세계의 과소 보호. 바깥은 상상만큼 위험하지 않은데 부모들은 아이들끼리 노는 것을 불안해했다. 반대로 인터넷엔 폭력물과 음란물이 많지만 아이가 집에서 그 가상 세계에 접속해 있으면 안전하다고 착각했다. Z세대는 어릴 적 바깥에서 몸을 움직이는 재미, 아이들끼리 눈빛을 읽고 사회생활을 하는 기술, 싸우고 사과하고 용서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성장한 것이다.
‘불안 세대’에게 일상의 중심은 스마트폰과 SNS다. 남자아이들은 속도가 빠른 게임을 즐기며 산만해진다. 여자아이들은 SNS 속 타인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한다. 인기와 조회 수, 가짜 이미지에 집착하며 그 덫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한국은 우울증 1위이고 10~20대의 정신 건강 지표는 점점 나빠지고 있다. 명백한 조난 신호(SOS)다.
우리나라 청소년은 세계에서 가장 불행하다. 스마트폰과 SNS가 등장하기 전부터 학원에 다니느라 어린 시절을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방면에서 한국은 최악입니다. 부모의 궁극적 역할은 자기가 필요 없어지게 하는 거예요. 아이들은 스스로를 챙기며 독립적이고 책임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해야 합니다.”(하이트)
해법은 무엇일까. 미국의 경우 상원과 13주에서 청소년을 SNS로부터 보호하는 강력한 법안이 통과됐다. 프랑스, 영국, 호주, 대만에서도 스마트폰 규제안을 논의하고 있다. ‘스마트폰 소유는 14세부터, SNS 가입은 16세부터’를 제안한 하이트는 “한 도시의 학교와 학부모 전체가 ‘스마트폰·SNS 금지’라는 집단행동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규제가 능사가 아니라면 테크 회사들을 압박하며 개선책을 모색해야 한다.
‘불안 세대’를 걱정하는 초등학교 교사가 이런 글을 남겼다. “요즘 아이들은 핸드폰을 들여다보면서 등교합니다. 눈 마주치고 손 흔들어줄 친구를 찾지 않아요. 방과 후 수업을 기다릴 때도 핸드폰을 보며 각자 시간을 보냅니다. 스마트폰의 장점을 꼽으며 조절할 수 있게 키우면 된다는 분도 있지만, 평범한 아이들과 부모들은 그걸 해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에요.” 아이들이 망가지며 SOS를 보내고 있다. 응답하라 어른들아.
박돈규 기자
밥좀도
2024.08.26 05:24:44
인간은 컴퓨터, 스마트폰 등 온갖 첨단 문명 기기의 노예가 돼 있다. 그래서 인간관계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한다. 이러다가 인간이 기계의 부품으로 전락할까 두렵다. 첨단 기기 사용에도 때로는 제어 능력이 절실하다.
답글작성
13
0
先進韓國
2024.08.26 00:44:18
외국에서는 초등학생들에게는 스마트폰을 잘 사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중학생들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한다. 한국도 그렇게 하면 좋겠다. 다만 스마트폰은 초등학생들이 부모와 연락을 하며 안전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하면 좋겠다. 그런 방향으로 정부 당국과 교육자들이 잘 의논하여 초등학생에게는 스마트폰 사용을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고쳐 나가면 좋겠다.
답글작성
13
0
동네머슴
2024.08.26 06:02:11
스마트폰 보는것도 중요하지만 적정연령에서 시작했으면 하지요 너무일찍보아 노예처럼 끌려다녀 일상생활이 스마트폰에의지하니 문제있지요 자제필요하지요.
답글작성
12
0
둥이할머니
2024.08.26 06:44:57
기자님보다 저는 스마트폰을 더 오랜시간 끼고삽니다.내집에서는 컴퓨터를 더많이 보았는데 아들집에 있는동안은 스마트기기가 내집의 컴퓨터가 되어서랍니다.초3 둥이들은 휴대폰있지만 부모의 기기사용제한으로 즐겨보지는 않는데 대신 아이패드를 제재자가 없으면 끼고사는 세상입니다.몰두해 있을때는 누구말도 귀에 안들어오게 몰입하고있어 걱정됩니다.세상이 이런 세상이니 두고보아야만 하는지 모르겠지만 첨단세상이 사람사는 세상의 최고는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오손도손 모여 이야기하고 의논하며 정을 나는는것도 바람직한 세상인데 지금 자라는 세대는 그것을 잊어가고 모르고 사는것 같아서.
답글작성
4
1
CS06
2024.08.26 06:00:45
기계가 민간을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하는가보다. 점점 인간미 없는 각박한 세상 아찔하다. 아동들 성장기 만큼은 핸드폰 사용 규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답글작성
3
0
나도 한마디
2024.08.26 08:03:38
식당에서 떠드는 아기도 없다.. 조용히 화면만 응시한다.. 그때부터 시작이다.. 아기 걸음마와 동영상은 같이 시작한다.. 그림도, 숫자도,글자도,동화도 모두 동영상으로 시작한다.. 뗄수있을까? 우려수러운건 아기때부터 눈이 모두 나빠져 있다는게 더 문제다..
답글작성
2
0
more4more
2024.08.26 10:20:32
누구에게 고양이 목에 방울을 메라고 할 것인가? 휴대폰 발표 때마다 판매도 보장해야 하고, 통신사 수입도 보장하고, 게임 업체도 살려야 하고, 다 죽이자고 해야 하는가? 내버려 두는 수 밖에 없는 나라와 정치인들.
답글작성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