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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07
1. # 버스 안 (플래시백 6회 #56)
강진, 지완의 어깨에 기대 곤히 잠들어 있다.
생각에 잠겨 있던 지완, 목에 걸려 있던 펜던트를 풀어서 가만히 손바닥에 올려 놓고 본다.
강진, 여전히 잠들어 있다.
지완, 펜던트를 한동안 만지작거리다가......천천히 고개 돌려 강진의 얼굴을 담담한 표정으로 본다....
강진을 보는 지완의 눈시울이 벌개지며 어느덧 눈가가 촉 촉하게 젖어온다.....
지완, 한동안 망설이다가 잠든 강진의 손목에 펜던트를 감아준다.
2. # 버스 안 (플래시백 6회 #57)
버스 기사가 깨워 잠에서 깬 강진, 멍한 표정으로 지완을 찾는다...지완은 이미 버스에서 내렸고, 종점임을 깨닫는다.
강진, 정신을 차리려고 얼굴을 부비다가 손목에 감겨 있는 펜던트를 발견한다.
놀라고 당황해서 가슴 한 켠이 콱 막힌 듯 숨이 쉬어지지 않는 것 같은 강진의 표정 위로.
강진(E) : 니가 그랬니?
3. # 플래시백 몽타쥬
[1회 #59. 마을 길]
강진 : (버럭) 니가 왜애!!!!
지완 : 오빠는 못하니까...
강진 : 뭐?
지완 : 오빠두 다 알면서 참구 있는 거잖아요. 다 알면서. 다 알지만 어쩔 수 가 없어서.
[2회 #1. 다리 위]
종규의 목을 조르던 강진. 강진의 목에 걸린 펜던트를 뜯어서 다리 밑 강물로 떨어뜨리던 종규.
사색이 되었던 강진.
[2회 #2. 경찰서]
강진 : .....펜던트....아버지가 준 펜던트 잃어버렸어.
강진 : 아버질 잃어버렸다구!! 우리 아버질 잃어버렸다구!! 내가 잃어버렸다구!!!!!! (눈에 눈물이 가득차는)
강진 : (비명 같은 울음이 터진다) 아아악!!!!!!!!! 아아악!!!!!!!!!!!!!
지완 : .......(얼음같은 줄만 알았던....갑작스런 강진의 눈물과 격앙에 당황하는)
4. # 지완 카페 일각
먹먹해진 가슴을 서늘한 표정으로 견디고 있는 강진, 걸음을 멈춘 채 어딘 가를 보고 있다.
저 멀리 앞으로 지완의 카페가 보인다.
강진, 꼭 쥔 손을 펴 보면.....펜던트가 놓여 있다..... 기가 막힌 표정으로 펜던트를 보는 강진의 표정 위로.
지완(E) : ...그...그건.....친구한테 선물 받은 거예요.....
세상에 비슷한 물건이 얼마나 많은데......착각 하셨어요. 그건 내 꺼예요.
5. # 플래시백 (6회 #30. 지완 카페 건물 모퉁이)
지완 : 상식적으로 말이 된다구 생각해요? 겨우 그깟걸 찾을려구 내가 그 차가운 물 속에 들어갔겠어요?
6. # 플래시백 (2회 #9. 강물 안)
강물 속을 헤엄치며 돌도 들춰 보고 돌 사이를 뒤지며 펜던트를 찾던 어린 지완 위로.
지완(E) : 내가 등신 머저리예요? 어디 있는 지도 모르구, 잘못하면 죽을지두......모르는데....
7. # 플래시백 (6회 #30. 지완 카페 모퉁이)
지완 : 미치지 않구서야....내가 왜요?
8. # 지완 카페 일각
강진, 손바닥 위의 펜던트를 서늘한 표정으로 보다가 호주머니에 넣고, 다시 시선을 들다가....지완을 발견한다.
수업을 마치고 카페 쪽으로 오고 있던 지완,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다.
강진, 그런 지완을 먹먹하게 보는.
지완, 허탈한 표정으로 다시 카페 쪽으로 털레털레 걸음을 옮겨서 간다.
강진, 지완 쪽으로 걸음을 옮겨간다. (지완은 강진을 아직 못 보고 있다)
지완, 열쇠로 문을 열려고 하는데.
강진 : 지완아!!
지완 : (강진의 목소리에 흠칫하는....차마 바로 돌아보지 못하는데)
강진 : 한 지완!!
지완 : (그제야 천천히 돌아선다)
강진 : (싸늘하게 굳은 표정으로 서 있다)
지완 : ........
강진 : 너, 뭐야?
지완 : .......
강진 : (인상 싸늘하게 굳은 채) 너, 누구야?
지완 : (당황하는)
강진 : (지완 앞으로 다가와 갑자기 지완의 멱살을 한 손으로 잡으며) 너 대체 뭐하는 자식이냐구 새끼야.....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한다) 니 따위가 대체 뭔데....남의 인생에 끼어 들어서.......이게 어디서 죽을 라구.....
니 까짓 게 대체 뭔데.... 대체 뭔데 니 까짓 게......
지완 : .......(눈물이 그렁해진 채)
강진 : (지완의 멱살을 쥔 채 눈물이 그렁해진 채 보다가 그대로 와락 끌어 당겨 꼭 끌어 안는다.)
지완 : !!
이때, 저 편에서 카페를 향해 오고 있던 태준, 두 사람의 모습을 본다. 기절할 듯 충격 받는.
강진, 지완을 꼭 끌어 안은 채 한동안 할 말을 잃고 있다.
지완 역시 당혹스러움으로 눈물이 그렁해진 채 할 말을 잃고 있는.
강진 : .........
지완 : .........
강진 : ......(천천히 지완을 떼어내며 지완의 어깨를 꽉 잡고 뚫어질 듯 본다..일방적으로 자신의 의지를 경고(?)하는 어조로)
....천천히 하자.
지완 : .......
강진 : 너한테 묻고 싶은 말, 너한테 듣고 싶은 말......너한테 하고 싶은 말.....너 붙들구 몇날 며칠 밤이라두 새고 싶지만......
살아가면서 천천히 하자.
지완 : ........
강진 : 나 이제부터 매일 매일 너 볼거야.
지완 : ........
강진 : 매일 매일 찾아와서 매일 매일 이야기하구 매일 매일 니 이야기 들을 거야..
지완 : .........
강진 : 지난 8년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넌 어떻게 살았는지.....
지완 : .........
강진 : 너 그렇게 황당하게 떠나구 난 무엇으로 살았는지....넌 무엇으로 살았는지.....
지완 : .........
9. # 지완방
불도 켜지 않고 달빛만 교교히 스며 드는 방.
지완, 방 안으로 들어서며 털석 무너지듯 주저 앉는다.
지완 : (숨이 막히는 듯한 먹먹함으로.......)
10. # 지완 카페 앞
강진, 지완이 들어가고 나서도 지완 카페 앞을 떠나지 못하고 서 있다.
한 켠에서 그런 강진을 분노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던 태준, 천천히 발걸음 돌려서 털레털레 간다.
강진 : (마치 지완이 앞에 있는 듯 불 꺼진 카페 창을 본다....가슴이 벅차다.....)
11. # 태준 오피스텔 복도 / 태준 오피스텔 앞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태준, 차갑게 굳은 표정으로 걸어오다가 무언가 발견하고 당혹스럽게 발걸음을 멈춘다.
태준 집 앞에 우정이 서 있다.
우정, 한 손에 샴페인 병을 들고, 벽에 등을 기대어 발장난을 하며 서 있다가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돌려 본다.
우정 : (태준을 보고.....시익 미소 짓는) 늦었네?
태준 : (표정이 굳어 당혹스럽게 보는)
우정 : 팀원들이랑 축하 파티 했어?
태준 : .......(서늘하게 보는)
우정 : 나두 (샴페인 병 들어 보이며) 축하 파티 해주러 왔는데.... Ubiquitous City! 아주 감동적이었어.
태준 : .......
우정 : 아, 춥다....문 좀 열어줘.....들어가서 기다릴랬더니 비밀번호 바꿨더라?
태준 : .......
우정 : 여기서 얼려 죽일거야?
태준 : .......
12. # 태준 오피스텔 침실
굳은 표정의 태준, 넥타이를 풀고 와이셔츠를 벗는데.
우정(E) : (거실에서 말하는) 내가 얘기했었나?.....박 태준은 일할 때랑 화낼 때가 제일 섹시하다구......
아까 나, 하마터면 흔들릴 뻔했잖아.
태준 : (윗통을 벗은 채 서늘한 표정으로 거울을 보다가.....옆에 둔 편한 티셔츠를 껴입는)
13. # 태준 오피스텔 거실
옷을 갈아 입은 태준, 거실로 나오는데.....소파에 앉은 우정, TV를 틀고 DVD 플레이어를 작동 시키고 있다.
테이블에 샴페인 병과 샴페인 잔 놓여 있다.
우정 : 왜 이렇게 작동이 안돼? DVD, 고장 난 거 아니지?
태준 : (뜬금없이 웬 DVD인가? 의아한데)
이때, DVD 플레이어 작동되며 TV화면에 CCTV화면이 뜬다. 우정이 6회 CCTV실에서 봤던 그 화면이다.
강진이 일을 끝내고 세면도구를 챙겨서 밖으로 나가고 있는 화면 보여진다.
태준, 저게 뭔가 황당한 표정으로 TV 화면을 보는.
우정, 약간 긴장한 표정으로 샴페인 잔에 샴페인을 따른다.
카메라, 다시 TV화면을 비추면, 잠시 후 강진의 자리로 누군가 와서 주위를 곁눈질로 살피고 (팀원들은 모두 잠들어 있고),
컴퓨터를 다시 부팅해 만지고 있다.
태준, 순간 표정이 확 굳고, 우정, 긴장한 표정 역력해 샴페인을 한 모금 마신다.
다시 TV 화면....컴퓨터를 만지는 그 누군가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어 보여진다. 정확하게 보이진 않지만 성민이다.
태준 : !!! (성민을 알아본다. 표정이 창백하게 굳는다)
우정 : (TV화면을 보며, 샴페인 잔을 만지작거리며) 저 친구, 니네 팀원 맞지?
태준 : (얼어 붙은 듯 창백하게 굳어서)......
우정 : (TV를 끄고 DVD플레이어에서 DVD를 꺼낸다)
태준 : (어떤 말도 못하고 창백하게 굳어 있는)
우정 : (태준 앞으로 와 태준을 마주 보고 서며 서글프게 웃는다)
태준 : ..........
우정 : (태준과 시선을 마주친 채)......그렇게 힘들었니?
태준 : ........
우정 : 암만 힘들어두 이건 너무 바닥이다.....이런 자식 때문에 난 목숨까지 걸었는데.....박 태준이 뭐 이래?
태준 : (극심한 모멸감을 느끼지만 어떤 변명도 않는다)
우정 : 우리 회장님 내심 후회하는 눈치였는데.....저 놈이 딱 한가지만 빼면 우리 우정이 짝으론 손색이 없는 놈인데....아깝다....
태준 : (서늘하게 보며) 그래서? 어떡하구 싶은데?
우정 : 어떡하까?
태준 : 사표 쓸까?
우정 : (지그시 보다가.......DVD를 반으로 힘껏 부러뜨려 버린다.)
태준 : !!!
우정 : (반으로 동강 난 DVD를 태준의 손에 잡혀 주고) 내 마지막 사랑.... (하다가 삼키고) 내 마지막 우정이야.
(보다가....한쪽에 둔 핸드백 챙겨 들고 현관문 열고 밖으로 나간다.)
태준 : (극심한 모멸감으로 닫힌 현관문을 보다가 핸드폰 들어 전화를 한다) 난데......너 무슨 짓을 한거야?......
(버럭) 그딴 짓 안해두 이길 자신 있었단 말야! 이 자식아!!! (손에 들린 반토막 난 DVD를 참담하게 보다가 휙 던져 버리고
우정을 뒤따라 밖으로 나가는)
14. # 태준 오피스텔 복도 / 엘리베이터 앞
우정,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고 있다. 눈가가 벌개져 있다. 울지 않으려 있는 힘을 다하는.
태준, 걸어 와 우정 앞으로 와 선다.
우정 : (벌개진 눈으로 태준을 노려 본다.) 뭐? 아직도 할 말이 남았니?
태준 : 이기구 싶었어.
우정 : 뭐?!!
태준 : 피티 꼭 이기구 싶었다구....회장님, 이 우정 아버지 보란 듯이....반드시 꼭 이기구 싶었다구!!
무슨 수를 써서든 이기구 싶었다구!...됐니?
우정 : (어이 없는 표정으로 보는....있는 힘을 다하지만 어쩔 수 없이 눈물 한 방울이 툭 흐른다)
태준 : (보다가......손을 내밀어 우정의 눈물을 닦아주는데)
이때, 엘리베이터 문 열린다. 엘리베이터 안엔 강진이 타고 있다.
강진 : (태준과 우정의 모습에 잠깐 멈칫하는)
태준 : (강진을 보고 당황하는.....우정의 눈물을 닦아주려던 손을 내리는....)
우정 : (역시 당황하는)
강진 : (무심한 표정으로 우정에게 목례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우정 : (강진의 시선 피하며 서둘러 엘리베이터에 오르고....엘리베이터 문 닫힌다.)
태준 : .......(닫힌 엘리베이터 문을 보다가 강진을 보는)
강진 : (자신의 오피스텔쪽으로 가는데)
태준 : 차 팀장!!!
강진 : (돌아보는)
태준 : (서슬퍼런 표정으로 노려 보지만.....차마 어떤 말도 못하고 있는)
강진 : ........(무표정한 눈빛이 점점 싸늘하게 바뀐다. 강진 역시 태준을 향한 분노가 있다.)
태준 : (가슴에 분노는 끓어오르지만, 자기도 우정과의 만남을 들켜버린 상황이고, CCTV의 찜찜함도 있고....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강진 : (태준과 싸늘하게 눈빛 마주치고 있다가.....) 하실 말씀 없으시면 그만 가보겠습니다. (돌아서서 자기 집 쪽으로 가는)
태준 : (또 다시 부르지 못하고, 불끈 입술을 깨무는)
15. # 강진 오피스텔 안
안온한 스텐드 조명만 밝혀져 있다.
강진, 거실로 들어선다. 양복 저고리를 벗어 한 켠에 던져 두고,
소파에 털석 앉으며 감정의 힘겨움으로 푸후....한숨을 뱉고 얼굴을 쓴다.
그러다 호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펜던트를 꺼내서 물끄러미 보는.
강진 : (펜던트를 멀건이 애틋하게 보다가 담담하게) 오랜만입니다.......아버지.
강진, 펜던트를 한동안 바라 보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본다. 유리창 너머 하늘 위로 밝은 달이 떠 있다.
강진 : (달을 응시하며)........고맙다.....잘 자라, 한 지완.
16. # 지완 방
여전히 불을 켜지 않고 달빛만 스며 들고 있는 지완의 방.
지완, 무릎을 세워 모으고 그 위에 뺨을 얹고 강진이 만들어 준 창문을 통해 강진이 보고 있는 그 달을 보고 있다. F.O.
17. # 춘희 가정집 외경 (아침)
춘희(E) : 나, 확 시집이나 가 버릴까봐, 아들아.
18. # 춘희 방
속 치마만 입은 춘희, 얼굴에 진흙 팩하고 누워 있다.
한 손으로는 무선 전화기를 들고 강진과 통화하고 있다. 시선은 벽에 걸린 가족 사진을 보며.
춘희 : 돈 많고 명 짧은 놈 하나 만나서 그 놈 등이나 쳐 먹구 살게. 니 주변에 그런 놈 있음 에미한테 한번 소개 시켜 봐.
19. # 강진 오피스텔 침실
강진, 와이셔츠 입고 넥타이하며 출근 준비하고 있다. 무선 이어폰 끼고 통화하고 있는.
강진 : (피식 웃고) 돈 많고 명 짧은 놈은 잘 모르겠고,
돈은 좀 없어두 착하구 성실하구 차마담 하난 제대로 위해주구 살 것 사람은 좀 아는데....알아봐줘?
20. # 춘희 방
춘희 : (손 거울 들어 자기 얼굴 비춰보며) 명 길고 착한 놈 싫대니까!
어차피 등쳐 먹고 살 놈인데, 그딴 거 괜히 찜찜하구 걸거치기만 해.
강진(F) : 좋아하는 사람이랑 살아!
춘희 : !! (이리 저리 손거울로 얼굴을 비춰보던 손길 딱 멈추는)
21. # 강진 오피스텔 침실
강진 : (스스로에게도 말하듯이) 하루를 살더래두 사랑하는 사람하구 살아, 차 춘희씨.
22. # 춘희 방
춘희 : 사랑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그게 대체 엇다 쓰는 물건이야? 나 팩 떼내야 돼. 끊어.
(서둘러 핸드폰 끊어 버리고 한쪽에 둔 물수건으로 얼굴의 진흙팩을 닦아내며....강진의 말을 생각하는)
이때, 부산, 벌컥 문을 열고 들어온다.
부산 : 엄마! 지완이 아버지 또 오셨어.
춘희 : (흠칫해서 돌아보는)
부산 : 벌써 사흘 째다? 집 앞에다 차 세우구 엄마 기다리고 있는 거.
춘희 : (당황하는)
부산 : 지완이 아버지가 엄마한테 작업거는 거라며?
춘희 : 어떤 놈이 그래?
부산 : 놈이 아니구 년인데....미스 신 누나가 그랬어.
춘희 : 하여튼 내가 언제 날 잡아서 그 년 주둥이를 미싱으루다 그냥....
부산 : (O.L.) 절대로 넘어가면 안돼, 엄마?
춘희 : 뭐?
부산 : 불륜이잖아, 그건.....그리구, 지완이 엄마가 우리한테 어떻게 했는데....
지완이 엄마 때문에 내가 누명도 벗었는데, 양심이 있으면 그러면 안되지, 사람이.
춘희 : (저 자식이.....)
부산 : 지완이 엄마 눈에서 눈물 흐르게 하면 엄마 눈에서 피 눈물 흐르는 거야.
춘희 : (얼굴을 닦고 있던 물수건을 집어 던지며) 피 눈물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옆에 있던 다른 것도 집어 던지며) 너 그럼 그 집에 가!! 지완이 엄마가 그렇게 좋으면 그 집 가서 지완이 엄마 아들 해!
이 호랑말코 같은 자식아!!!
23. # 춘희 다방 앞
춘희, 한복으로 차려 입고 내려오다 준수와 시선을 마주친다.
준수, 차 본네트에 등을 기댄 채 팔짱을 끼고 춘희를 기다리고 있다.
춘희 : (애써 냉정한 표정으로 준수를 보는)
준수 : (춘희와 담담하게 시선 마주치고...조수석 문을 열어준다).....너 태울려구 오늘 아침엔 세차까지 했어. 그만 튕기구 타.
춘희 : 원장님께서 저희 다방 앞에 벌써 사흘 째 이렇게 와서 찐따 치구 계신 거 사모님은 혹시 아시나요?
준수 : .........
춘희 : 나는 아무 짓도 안했는데, 손톱만큼도 꼬시거나 꼬리치거나 그런 거 절대루 안했는데,
원장님이 갑자기 혼자 미쳐 갖구 조용히 사는 사람 들쑤시고 찝쩍이구 있는 거 집에 계신 사모님께서 알고 계시냐구요?
준수 : .........(보다가) 그래. 알거야. 지금쯤.
춘희 : (당황하는)....니네 마누라가, 영숙이가 아는데두 나한테 이래 지금?
준수 : 타!
춘희 : 너 어디 아프니?
준수 : .....
춘희 : (준수의 이마에 손 대 보고) 열두 없는데.
준수 : (자신의 이마에 댄 춘희의 손목을 잡으며) 하자. 데이트.....데이트 좀 하자.
춘희 : (준수의 애틋한(?) 눈길을 정면으로 받고 급당황하다가.....
영숙과의 약속을 떠올리고는 얼른 손을 빼고 준수를 스쳐서 다방 안으로 쌩 들어가 버린다)
준수 : (.....난감한 표정으로 춘희의 다방 문을 보는 위로)
김원장(E) : 차 춘희씨 검사한 거 결과가 나왔는데, 내과쪽에 이상 소견이 있어.
큰 병원으로 모시구 가서 정밀 검살 받아 보는 게 좋겠다.
준수 : (푸후...한숨 뱉고 답답한 마음에 담배를 꺼내서 피려다 다시 집어 넣는다)
24. # 준수 진료실
영숙, 하얗게 굳어서 준수의 책상을 보고 있다. 진경, 눈치 보며 쭈볏거리며 들어온다.
진경 : 알아 봤는데요, 사모님.....원장님, 부산이네 다방 앞에서 죽 때리구 계신대요.
영숙 : !! (가슴이 내려 앉는다)
진경 : 핸드폰으로 전화 한번 드려 볼까요?
영숙 : ....아냐. 됐어..전화 하지 마....내가 그동안 원장님 찾았었단 얘기도 절대로 하지 말구.
(후들거리는 몸을 간신히 가누고 있는)
25. # 춘희 다방 안
춘희, 다방 문 앞에 바싹 붙어서 바깥의 준수를 보고 있다.
미스 신도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춘희 뒤에 바싹 붙어서 같이 지켜보는데.
춘희 : (흠칫 돌아보다가 미스 신 머리를 꽁 쥐어 박으며) 뭘 봐? 넌 들어가서 쌍화차에 계란이나 띄워, 이 년아.
미스신 : (삐죽거리며 주방 쪽으로 가고)
춘희, 다시 바깥의 준수를 지켜본다.
춘희의 시선으로 보이는 준수, 처음 자세와 마찬가지로 본네트에 기댄 채 팔짱을 끼고 기다리고 있다.
춘희가 나올 때까지 언제까지고 그렇게 기다리겠다는 듯.
준수, 문득 시선을 들어 춘희 쪽을 본다. 마치 춘희가 자기를 지켜보고 있는 걸 알기라도 하는 듯.
춘희, 흠칫 놀라서 얼른 등을 돌리고 선다.
춘희 :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왜 하필이면 지금 이래? 내가 그렇게 저 꼬시구 찝쩍댈 땐 눈도 하나 꿈쩍 않더니
하필이면 왜 지금 이래? 한 준수? (아쉽고 안타까운) 에라이, 차춘희....복도 복도 지지리도 없는 년....
26. # 지완 카페
지완, 오픈 준비를 하려고 에이프런 두르고 홀로 나와 유리창에 내려진 블라인드를 걷어 올리는데.
유리창에 커다란 초대장이 붙어 있다. (밖에서 붙인, 지완이 읽기 쉽게, 커다란 전지에 초대장 모양으로 그려서 만든)
강진이 붙인 초대장이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 쓰여 있다.
@초대합니다@. 일시; 오늘 오후 6시. 장소; ***** (Tel ***-****) [약도도 옆에 친절하게 그려져 있다]
목적; 데이트 (그리고 전해주고 싶은 굉장히 중요한 물건이 있음).
초대하는 사람; 완전 멋진 차강진 PS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음. 안 나오면 울지도 모름.
지완, 피식 웃음이 나온다. 황당하기도 하고 애틋하기도 하고.
27. # 지완 카페 밖
지완, 강진이 붙인 초대장을 떼서 곱게 접는데.
태준(E) : 주문을 좀 하고 싶은데요.
지완, 흠칫해서 돌아보면, 출근 길의 태준이 서 있다.
지완 : (당황한 표정으로 보는)
태준 : (건조하게) 베이글 여섯 개랑 커피 여섯 잔 테이크 아웃 될까요?
지완 : .......(보다가....예전과는 달리 따뜻하게) 차 한잔...할 시간 있어요?
28. # 지완 카페
테이블에 앉아 있는 태준 앞으로 놓여지는 커피.
지완, 커피를 놓고 태준의 맞은편 의자에 앉는다.
태준 : (경직된 표정으로 지완을 보는데)
지완 : ......(밝게 말하는) 펜던트, 고마웠어요.... 꼼짝없이 잃어버렸다구 생각했는데....
태준 : ......(피식 쓰게 웃고) 니가 웃으니까 살 것 같다, 인제.....앞으론 조심해. 잃어버리지 않게.
지완 : .....(결심하고 말하는) 그 펜던트....제 주인한테 갔어요.
태준 : (흠칫하며 보는)
지완 : 태준씨 덕분이예요.
태준 : .....누군데? 펜던트 주인이?
지완 : (대답 못하고 있는)
태준 : (서늘해진, 나름 불길한(?) 예감은 하고 있다.)......혹시, 내가 아는 사람이야?
지완 : ........(말을 못하고 있는)
태준 : .......혹시......
지완 : ......강진 오빠.....차 강진 팀장이요.
태준 : !! (확인사살 하며 안색이 창백해지는......아, 그래서.....그래서.......지금껏 모든 것이 퍼즐이 맞춰지는 것 같다)
지완 : (일어서며) 베이글 여섯 개라 그러셨죠? (주방쪽으로 가는데)
태준 : ......근데 왜 모르는 척 했어?
지완 : (돌아보는)
태준 : 근데 왜 모르는 사람처럼 굴었어? 그동안?!!
지완 : ........
태준 : (격앙돼서) 왜 사람 등신 취급하구 갖구 놀았냐구?!!
지완 : ........(담담하게) 겁이 나서요.
태준 : 뭐?
지완 : 강진 오빨 다시 좋아하게 될까봐.....그게 너무 겁이 나서요.
태준 :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지는)
지완 : 10분만 기다려 주세요. 베이글 금방 포장해서 드릴께요. (그대로 돌아서 주방 쪽으로 간다)
태준 : (질투와 배신감으로 뜨거운 줄도 모르고 커피 잔을 꾸욱 쥐는)
29. # 지완 카페 주방
지완, 주방으로 들어와 베이글 빵을 썬다. 있는 힘을 다해 담담하려 애쓰며.
베이글 빵을 써는 지완의 손이 가늘게 떨린다.
30. # 우정 사무실
우정, 서류 파일에 싸인 하다가 표정 당혹스럽게 굳어서 재현을 본다.
우정 : 뭐?!!! 뭐라 그랬어? 방금?
재현 : (결재 받으려고 옆에 서 있다가 자기도 당혹스러워) 차 팀장이 어제 CCTV 마스터실에 다녀 갔답니다.
PT날 CCTV 화면을 보여 달라 그랬대요.
우정 : (재현을 죽일 듯 노려보는)
재현 : 나 아니예요. (억울한 표정으로 열심히 손 사래치며) 내가 말한 거 아니라니까!!
무덤까지 갖구 가래서 난 정말 무덤까지 갖구 갈라구.....
(문득 생각난 듯) 각 부서 팀장들은 CCTV 설치 된 거 알고 있었다면서요?
우정 : (흠칫!....그래도 여전히 재현을 노려 보고 있는)
재현 : 강진이 걔가 짱구가 장난이 아닌데......그 머리 좋은 놈이 파일 지워졌을 때부터 딱 감 잡은 거죠, 뭐.
우정 : .........(벌떡 일어선다. 어느 때보다 극도로 날카로워진) 그래서, 마스터실에서 차 팀장한테 뭐라구 얘기했대?
재현 : (서슬퍼런 우정에 쫄아서 눈치보며)....그게 그니까요.....유도 심문에 걸려 갖구....
이사님이 오셔서....원본 테잎 수거해 갔다구....고대루 불었...(대요. 하려는데)
우정 : (재현의 정강이를 사정없이 걷어차며 버럭 O.L.) 진작 입단속 안 시키고 뭐했어? 이 자식아!!
재현 : 아악! (아파서 죽을 상 짓는)
우정 : (몹시 날카롭고 당혹스러운)
31. # 회의실
강진, 프로젝트 빔을 통해 보여지는 화면 앞에 서서 브리핑하고 있다. (화면엔 멀티 쇼핑몰 설계도와 조형도 비춰지고 있다.)
테이블엔 태준과 태준 팀원들(성민을 포함한), 강진 팀원들(용채, 경수 등) 앉아서 강진의 브리핑을 듣고 있다.
강진과 태준 사이엔 어쩔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이 서려 있다.
강진 : 이번 감포 멀티 쇼핑몰 프로젝트는 지난 8월부터 1팀과 2팀이 각각 기획 설계와 실시 설계를 분담해
공동으로 진행해 오던 것으로 토목 공사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하려는데)
태준 : (말 자르며 O.L.) 감포면 문화재 관련 건이나 묘지 건 등 걸리는 문제들이 많았을텐데, 아무 이상 없는 겁니까?
강진 : 문화재 지표 조사도 문제 없었고, 묘지는 무연분묘라 개장까지 끝난 상태입니다.
태준 : 확실합니까?
강진 : (서늘해지며) 어떤 의미로 말씀하시는 겁니까?
두 사람의 팀원들, 강진과 태준의 팽팽한 기에 눌려 눈치를 보고 있다.
태준 : 실시 설계의 책임자로서 확인하는 겁니다. 토목공사까지 시작된 마당에 만에 하나 문제가 생긴다면....(하는데)
이때, 똑똑 노크 소리 들리고, 문 벌컥 열리며 우정, 들어선다.
태준의 표정 당혹스럽게 굳고, 강진, 역시 서늘한 표정으로 우정을 본다.
성민, 용채, 경수를 비롯한 팀원들, 우정을 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태준은 그대로 앉아 있는.
우정 : (태준을 보고 약간 당황하지만, 이내 태연한 표정으로 강진을 보며) 차 팀장! 나하구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태준 : .........
강진 : 보시다시피 지금 회의 중이라서요. 급한 일 아니시면 회의 끝나고 다시 오시죠.
용채와 경수 등 팀원들, 감히 이사에게 무례한 강진을 당혹스럽게 보고.
우정 : 나한텐 아주 몹시 급한 일인데....딱 5분만 좀 시간 내주면 안돼요?
태준 : (벌떡 일어나며) 다음 일정 때문에 어차피 회읜 여기서 마쳐야 될 것 같은데....두 분, 이야기 나누시죠.
(팀원들에게 나오라고 눈짓주고, 우정에겐 건성으로 목례만 까딱하고 자료들 챙겨서 우정을 스쳐서 밖으로 나간다)
강진 : .........
우정 : ........
성민, 용채, 경수 등 팀원들도 우정에게 깍듯이 인사하고 서둘러 태준을 따라 밖으로 나간다.
강진 : (서늘하게 우정을 보는)
우정 : (팀원들이 다 나가고 나자 의자에 털석 앉더니....속이 타는지 테이블에 놓여 있던 생수병을 들어 마신다)
강진 : .........
우정 : (꿀꺽 꿀꺽 힘차게 마시고 테이블에 생수병 탁 놓으며......잠깐 망설이다가).....나한테 뭐 할 말 없어요? 차 팀장?
강진 : 용건이 있다고 절 찾아오신 건 이사님으로 알고 있는데요.
우정 : (피식).....그치....내가 찾아온 거지.....차 팀장이 CCTV실에 갔다는 얘기 듣고 괜히 내 발이 저려서 내가 찾아온 거지.
강진 : (서늘하게 보는)
우정 : (잠깐 망설이다가).....한번만 덮어줘요.
강진 : .........
우정 : 기막히고 답답하구 궁금하구 황당할 거 아는데, 아무것도 묻지 말구 이번 한번만 그냥 지나가 줘.
강진 : .....박 팀장이 부탁했습니까?
우정 : 아니.....백 프로 내 생각이예요.
강진 : ........(피식 웃고, 건조하게) 박 팀장을 그렇게 좋아하면서 저한텐 왜 그러셨습니까?
맘에도 없는 사람한테 왜....(추근대셨습니까? 하려다 말고)......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우정 : .........
강진 : 어차피 다 지난 일 들춰 낼 생각도 없었습니다. 걱정 말구 그만 나가 주시죠.
우정 : (강진을 지그시 보다가....정색하고) 니가 이렇게 멋지니까 내가 자꾸 헷갈리잖아.
강진 : !
우정 : 나, 차 팀장한테 맘 있어.....자길 보면.....설레. 자꾸.
강진 : !
우정 : 내 맘에 방이 열 개가 있는데.....박 태준이 아직 일곱 개. 차 강진이 세 개......그래 지금.
강진 : .......(어이 없는)
우정 : (결심한 듯) 그래, 까짓 거 미친 년 소리 한 번 더 듣자.....차 팀장! 나랑 계약 연애 같은 거 할래?
강진 : (황당하게 보는)
우정 : 내 맘에 있는 박태준 그 자식 방 싹 쓸어내 버릴 때까지만....나 혼자 힘으론 잘 안돼서 그래.....
잠깐만 차 팀장이 나 좀 도와주면 안 되나?
강진 : (어이 없는 표정으로 보다가 실소하고는 편하게 말하는) 드시던 물이나 마저 드시죠. (자료들을 챙긴다)
우정 : (피식) 찬물 먹고 정신 차리라구? (물끄러미 그런 강진을 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리듯) 그래, 관두자...
혹 뗄려다 혹 붙일 수도 있겠다...... 차 강진을 진짜 많이 좋아하게 되면.....그땐 진짜 답이 없겠다.
강진 : .......(어처구니가 없다)
32. # 범서 건축 휴게실 또는 한적한 곳
태준, 바지 주머니에 손 찌른 채 싸늘하게 굳어서 창밖을 보고 있다. 마음을 다스리려 입술을 불끈 깨무는 위로 들리는.
우정(E) : 언제부턴가 차 강진 저 자식 때문에 자꾸 골이 흔들려. 저 자식이 한 말 때문에 소화가 안되구,
저 자식이 한 행동 때문에 자꾸 신경이 쓰이구, 잠이 안 오구.....
지완(E) : 강진 오빨 다시 좋아하게 될까봐.....그게 너무 겁이 나서요.
태준, 생각을 떨쳐 버리려 괴롭게 얼굴을 부빈다.
성민(E) : 팀장님!
태준,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면, 성민, 서 있다.
성민 : (주위에 누가 있나 살펴 본 후에, 은밀하게 얘기하는) 묘지 주인한테 좀 전에 전화가 왔습니다....감포 프로젝트 껀이요.
태준 : !! (순간 눈빛이 빛나는)
성민 : 지금 서울로 차 팀장을 만나러 오는 중이랍니다. 아, 그리구, 문화재 껀두........생각보다 일이 커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태준 : .......(창밖으로 시선 돌리며....눈빛이 매서워지는....강진을 몰아낼 계획을 꾸미고 있다.)
33. # 춘희 다방 앞 / 준수 차 안
준수, 운전석 안에서 답답한 표정으로 춘희를 기다리고 있다.
춘희가 나올 기미가 안 보이자 도저히 안되겠는지 핸드폰으로 전화를 한다.
준수 : 너 정말 안 나올래?......내가 가서 끌구 나오까? (핸드폰 탁 닫고 차에서 내리려하고 하는데)
이때, 저 앞으로 춘희의 모습이 나타난다. (집에서 내려오는 길이다.)
춘희, 현란한 나들이 차림이다. (얼굴을 덮을 듯한 선글라스를 쓰고, 계절에 맞지 않는 커다란 챙모자를 쓰고,
화려하지만 촌스러운 옷을 떨쳐 입었다.) 30년만의 준수와의 데이트라 심하게 오바를 했다.
준수 : (기가 막히고 어이 없는 표정으로 춘희를 보는데)
춘희 : (조수석 문 열어 달라고 손으로 모션을 한다. 우아한(?) 여배우처럼)
준수 : (황당한 표정으로 보다가 내려서 조수석 문을 열어준다)
춘희 : (여배우처럼 도도하게 조수석에 오른다)
준수 : (기가 막히지만....조수석 문 탁 닫아주는)
34. # 준수 차 안
준수, 운전석에 오르는데, 춘희, 준수를 외면하며 반대편 창문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춘희 : 분명히 해 둘게 있는데, 우린 지금 데이트 하는 거 아니다? 넌 니 볼 일을 보구 난 내 볼 일을 보러 가는데......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서 그냥 차만 함께 탄 거 뿐이야.....
그러니까, 괜히 나한테 말 걸구 추근대구 찝쩍대고 그런 거...
준수 : ........(보다가 안전 벤트 해주려고 춘희쪽으로 몸을 뻗는데)
춘희 : (히익 놀래며) 하지 말라니까!!
준수 : (안전벨트를 잡아서 버클에 탁 꽂아주는)
춘희 : (뻘쭘한)
준수 : (출발하려고 기어를 바꾸는데)
춘희 : (준수 반대편으로 고개 돌린 채) 근데, 어디로 가? 데이...(트....)
준수 : 서울.
춘희 : (히익...준수에게 고개 돌리며) 서울? 서울까지? (놀라지만...속으론 너무 좋다)
준수 : 왜? 너무 먼가?
춘희 : .......(다시 준수를 외면하며 고개 돌리고) 아니. (그러나, 좋아 죽겠다)
35. # 고속 도로 휴게소 화장실
준수, 변기에 토하고 있다.
36. # 화장실 앞
준수, 손수건으로 입을 닦으며 나오는데, 춘희, 걱정스런 표정으로 동동거리며 서 있다.
춘희 : 괜찮아?.....무슨 남자가 촌스럽게 멀밀 하구 그래?
준수 : (힘없이 픽 웃고) 그러게......너하구 오랜만에 데이트라 긴장했나부다.
춘희 : (얼굴이 빨개지는)
준수 : 좀만 쉬었다 가자. (힘겨움 참으며....춘희의 손목을 스스럼없이 잡고 차 세워 둔 곳으로 가는)
춘희 : (준수에게 손목을 잡힌 채 당황은 했지만....거절은 않고) 저기 근데.....분명히 해둘 게 있는데....
이건 데이트가 아니다? 절대루 데이트가 아냐, 이건!!
37. # 휴게소 주차장 (한쪽에 한적하게 떨어진 곳) / 준수 차 안
준수, 운전석 의자를 뒤로 젖히고 눈을 감고 있다.
춘희, 조수석에 앉아 그런 준수를 황홀하게(?) 보고 있다.
준수 : .......(눈 감은 채) 얼마나 기다렸니?
춘희 : ?......뭘?
준수 : ....그때, 기차 역에서.
춘희 : .....그때, 기차 역?......아, 우리 서울로 도망가기루 하구 새벽에 진주 기차역에서 만나기로 했을 때? 30년 전 이야기?
준수 : ..........
춘희 : 이틀 기다렸다. 왜?
준수 : (감은 눈이 약간 꿈틀한다).....한 몇 시간 기다려보고 안 나오면 대충 눈치 까야지....미련하게 이틀이나 기다렸냐?
춘희 : 헷갈린 줄 알았지. 첫날은 날짜를 깜빡 헷갈려서 못 나온 줄 알았지.
준수 : .........
춘희 : (담담하게 말하는) 그래서, 하루를 더 기다렸는데......근데, 그 다음 날두 안 나오길래.....
이 자식이 안 나올건가보다.....영영 안 나올건 가부다....그래서, 나 혼자 기차 탔지 뭐.
준수 : .........
춘희 : 왜 안 나왔냐? 근데?.....나오다가 영숙이한테 잡혔냐?
준수 : ..........
춘희 : 생긴 건 순한 양 같이 생겨 가지구, 뒤로는 호박씨나 까구 친구 남자나 뺏구......
니가 속은 거야. 그 기집애 뒤에다 숨긴 아흔 아홉 개 꼬릴 니가 딱 봐야 되는데....
와! 생각해보니까 진짜 열 받네. 그 파리 찍찍이 같은 년 그게...(하는데)
준수 : (눈을 뜨고 벌떡 일어나 앉으며) 출발하자.
춘희 : 왜? 니 마누라 씹는 건 듣기 싫냐?
준수 : (굳은 표정으로 그대로 차를 출발 시키는)
38. # 준수 차안 / 대학 병원 주차장 (늦은 오후)
준수의 차, 대학 병원 주차장에 멎어 있다.
춘희는 어느 새 입까지 헤 벌리고 깜빡 잠들어 있고, 준수, 그런 춘희를 애틋하고 혼란스럽게 보고 있다.
준수, 잠깐 생각하다가 춘희를 깨운다.
준수 : 차 춘희!
춘희 : (흠칫....하지만....눈을 뜨지 못하는)
준수 : 그만 일어 나!.....서울에 다 왔어!!....춘희야!!
춘희 : (준수가 부르는 소리에 번쩍 눈을 뜬다...)
준수 : ..........
춘희 : (잠이 묻어서 잠깐 멍해 있는....) 깜박 졸았네.....벌써 서울이야? (주위를 둘러보는데 눈 앞에 병원 건물이 보인다.
어리둥절한).....근데, 왜 내 눈 앞에 병원이 보이냐? 저거 병원이라고 써 놓은 거 맞지?
준수 : ........(당혹스럽다. 춘희에게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하나...)
춘희 : (천진스럽게) 병원에서 데이트 하자구?
준수 : 이 병원에 친구 놈이 있는데, 이번에 종합 검진 기계가 좋은 게 들어 왔다구 공짜루 검사 해주겠다구 그래서.....
올라 온 김에 같이 종합 검진이나 하구 가자, 우리.
춘희 : (황당한 표정으로 보는)
준수 : 나 혼자 하기 심심해서 그래. 같이 하자.
춘희 : (계속 이해가 안된다는 듯 황당하게 보며).....그걸 왜 나랑 같이 해? 그런 건 니 마누라랑 같이 해야지.
준수 : ........(대답 할 말을 재빨리 못 찾는다)
춘희 : (어이 없다는 듯 웃고) 한 준수! 너 이건 오바야. 안 그래도 산청 내려 가면 니 여편네한테 머리털 죄다 뽑히게 생겼는데,
같이 종합 검진까지 받는 거 알면....(하다가 뭔가 섬광처럼 머리를 치는 것이 있다!!!!....표정이 굳어지는)
준수 : 일단 오늘은 예약만 해 놓구 검사는 내일...(하며 차에서 내리려 하는데)
춘희 : 나, 어디 아프대?
준수 : (흠칫 춘희를 보는)
춘희 : 접때 나 산청 병원에서 검사한 거, 뭐가 잘못 됐다 그래? 그래서, 제대루 검사 해 볼려구 서울 병원에 데꾸 온 거야?...
나 놀랠까봐 거짓말까지 하면서?
준수 : (춘희가 정곡을 찌르자.....차마 다시 거짓말을 못하는)
춘희 : (기가 막히는)......아아...그래서 니가......데이트니 뭐니 안 하던 짓까지 해가면서.....
뭔가 이상하다 했다....아아....그래서 니가....
준수 : (어쩔 수 없이) 아직 아무것도 몰라. 검사하기 전엔 아직 아무것도 모르니까...
춘희 : (O.L.) 그냥 아무것도 모를래, 나.....검사 안 받을래.
준수 : 춘희야.
춘희 : 데이트 하재매?
준수 : 차 춘희!!!
춘희 : 왜 나랑 데이튼 하기 싫어?!!.....아 참! 우리 강진이 서울 사는데.....
한 준수보다 천배 만배 젊고 멋진 우리 아들 불러내서 데이트나 해야겠다, 그럼.
준수 : (답답하게 보는)
39. # 고급 레스트랑 (늦은 오후)
와이셔츠 차림의 강진, 레스트랑에 앉아 지완을 기다리고 있다. (양복 저고리는 옆에 의자에 걸어 두고)
입가엔 어쩔 수 없는 미소가 서려 있다. 자꾸만 웃음이 번져 오자....손바닥으로 입술을 자꾸만 문지른다.
지금 이 순간만은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행복한 사람 같다.
40. # 지완 카페
지완, 한 다정한 데이트족의 테이블에 커피를 놓아준다. 여사장은 한쪽 테이블에서 잡지 보고 있다.
커피를 놓고 주고 돌아서다가 문득 벽에 걸린 시계를 보면 시계 6시를 10분 정도 남겨 두고 있다.
지완, 강진과의 약속을 떠올리며 갈등하는.
41. # 고급 레스트랑
창 밖엔 어느덧 어둠이 내리고 있다.
강진, 손목 시계를 본다. 시계, 6시 30분을 지나고 있다.
강진, 지완이 오나 창 밖으로 시선을 준다.
42. # 지완 방
지완, 방에 쪼그리고 앉아서 강진이 붙여 놓았던 초대장을 펼쳐서 본다. 어떻게 해야 하나......고민하는.....
지완의 눈길이 [PS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음. 안 나오면 울지도 모름] 이라고 쓴 문장에 머문다.
망설이던 지완, 결심하고 벌떡 일어선다.
시간 경과.
지완, 거울 앞에 (화장대 거울?) 서 있다. 예쁜 원피스도 입고, 머리에 예쁜 헤어밴드도 했다. (혹은 예쁘게 묶거나)
그동안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지완, 거울 앞에 서서 립스틱도 바르다가......자신의 모습이 아무래도 쑥스러운지 얼른 손등으로 문질러 지워버린다.
43. # 고급 레스트랑 앞
지완, 레스트랑 앞으로 급하게 뛰어온다. 거친 숨을 헐떡이며 시계를 보면, 시계, 어느덧 7시 30분을 넘어서고 있다.
지완, 너무 늦었다.....강진이 가버렸음 어떡하지?......낭패한 표정 짓는.
44. # 레스트랑 안
지완,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강진이 있던 자리로 온다.
강진의 자리에 강진은 없고, 빈 물잔만 놓여 있다.
지완, 가버렸나보다.....빈 물잔만 보다가....힘이 쑥 빠져 다시 털레털레 돌아서다가 당혹스런 표정된다.
지완 앞으로 강진이 서 있다. 몹시 화가 난 듯 굳어 있는.
지완 : (당황하는).....가버린 줄....알았어요.
강진 : (몹시 화난 표정으로 말하는) 이불 사러 갔었어. 너 올 때까지 아예 여기서 먹구 잘려구.
지완 : (당황하는....농담인 것 같은데.....강진의 화난 표정이 너무 리얼해서 계속 눈치보며 쫄아 있는)
강진 : (눈부신(?) 지완의 모습을 아래 위로 훑어보며, 여전히 화가 나 있는 표정으로 시비 걸듯)
하나두 안 변했구나. 못 생긴 건 하나두 안 변했어.
지완 : (점점 더 당황하며....계속 쫄아서.....강진과 시선을 마주치지도 못하고 궁시렁대는)
자기는 뭐 그렇게......잘 생긴 줄 아나......
강진 : (여전히 화난 표정과 목소리로) 뭐? 뭐라 그랬어? 크게 말해봐!!
지완 : (눈치 보며 쫄아서......다시 모기만한 소리로 강진을 안 보고 궁시렁)
.....아니 뭐....어차피 뭐....피장 파장인 거 같은데....사돈 남말 하구...(하는데)
강진 : (갑자기 지완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더니 자기를 정면으로 보게 하고, 여전히 화난 목소리로)
내 얼굴 보고 똑바로 보고 말해 봐! 궁시렁거리지 말구!......뭐?!!
지완 : (주위에 사람들과 종업원들이 자신들을 보는 것을 본다. 씨이...자기도 화가 났다. 대놓고 크고 씩씩하게 말하는)
못 생긴 거 피장 파장이라구요! 사돈 남말 하지 말라구요!! 넌 뭐 그렇게 대단하게 잘 생긴 줄 아냐?!!!
강진 : (정색하고 진지하게) 잘 생겼지, 난! 엇다대구 너랑 날 비교해! 나만큼 잘 생기구 멋지구 완벽한 남자 있음 나와 보라 그래!!!
지완 :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는데)
강진 : (화난 표정으로 지완과 시선을 마주치고 있다가......갑자기 푸하하 웃음을 터뜨린다)
지완 : (뭐야아......어리 둥절 당황하는!!!!)
강진 : (지완의 얼굴을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며 계속 큰소리로 웃는....)
지완 : (어리 둥절 어이가 없고)
강진 : (나오는 웃음 간신히 정리하고.....부드러운 눈빛으로 지완을 보며) 이쁘다, 한지완...... 너 오늘 진짜 이쁘다.
지완 : (당황해서.....얼굴이 빨개지는)
45. # 레스트랑
지완, 분하고 야속한 표정으로 식식거리며 강진을 노려 보고 있다.
강진, 지완의 따가운 시선을 메뉴판으로 가리고, 메뉴판을 보고 있다. 얼굴에 가득 장난끼가 묻었다.
지완 : (물 잔을 마시고, 일부러 소리가 나게 쾅 놓고, 메뉴판을 본다.)
강진 : (입가에 자꾸만 번지는 웃음을 간신히 참고 있는)
이때, 강진의 핸드폰 울린다.
강진 :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 발신자 확인하고 받는).....어, 용채씨.......
(웃음이 어려 있던 표정이 갑자기 굳어지며) .....무슨...소리야, 그게?
지완 : (메뉴판 보다가....심상치 않은 강진의 표정을 의아하게 보는)
강진 : (표정 심각해져서) 그 사람, 못 찾았다 그러지 않았어? 그 인간은 대체 뭘하다가 이제 와서......
(하다가) 알았어. 지금 바로 들어가께. (핸드폰 끊으며 테이블에 놓는)
지완 : (무슨 일이 생겼나...걱정스럽게 보는)
강진 : (푸후...한숨 뱉으며 심난한 표정으로 생각하는)
지완 : 무슨 일...생겼어요?
강진 : (고개 끄덕이고) 어떡하지? 회사에 급하게 좀 들어가 봐야 될 거 같애.
지완 : (순순히 고개 끄덕이고) 그래요. (일어서려 폼 잡는데)
강진 :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금방 갔다 올게.
지완 : .........(다시 앉는)
강진 : 한 시간이면 돼....금방 갔다 올테니까 먼저 먹구 있어.
지완 : (뿌우 잠깐 입술 내밀다가....이내 순순히 고개 끄덕인다)
강진 : ......미안해.
지완 : (밝은 표정으로) 괜찮아요. 나두 한 시간 반이나 기다리게 했는데 뭐. 서로 퉁 쳐요.
강진 : (피식 웃고 일어서며) 꼼짝 말구 여기 있어. 다른 데 가면 안돼.....한 시간 안에 올테니까 시간 재, 지금부터.
지완 : (밝은 표정으로 고개 끄덕이는)
강진 : (지완에게 미안한 표정으로 웃어주고) 배고프니까 먼저 먹고 있어. 제일 비싼 걸루 먹어.
(양복 저고리 챙겨서 급하게 밖으로 뛰어 나간다)
지완 : (뛰어 나가는 강진의 모습을 보다가 문득 테이블을 보는데 강진의 핸드폰이 테이블에 그대로 놓여 있다)
...어...핸드폰 안 갖구 갔다....(고개 들어 보면 강진의 모습은 어느 새 없어졌다.)
46. # 범서 건축 사무실
정필(30대 후반의 촌부), 태준의 멱살을 잡고 있다.
정필과 함깨 온 험상궂은 인상의 남자들은 사무실 의자나 책상에 아무데나 걸터 앉아서
당황해 있는 용채와 경수 등 강진의 팀원들에게 툭툭 시비를 걸고 있다. (정필 일행, 구호가 쓰인 머리띠도 했다)
성민도 옆에서 말리지도 못하고 불안하게 보고 있다. (속 마음은 다르지만)
사무실 바닥에는 정필 일행이 준비해온 피켓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피켓에는 [범서 건축의 만행! 우리 조상이 사라졌다][남의 조상 쓰레기 취급하는 범서 건축은 자폭하라!]
[아버지 무덤 파는 개자식 범서건축][내 조상을 찾아내라!] 등등의 문구가 쓰여 있다.
태준 : 이것 좀 그만 놓으시죠....자꾸 이러시면 경찰을 부를 수도 있습니다.
정필 : 불러봐! 불러봐, 자식들아!!.....내가 깡팬지 니들이 깡팬지 경찰한테 와서 판단 좀 해달라 그래!! 어서 불러 봐아!!
태준 : 성민아! 경찰 불러!! (하는데)
정필 : (태준의 멱살을 더 꽉 잡으며) 이 자식들이 아직도 지들이 잘못한 걸 모르구... 책임자 나와!! 나와, 책임자!!
책임자 자식 어디 간거야!!
강진(E) : 책임자 자식 여깄습니다!
태준과 사람들 돌아보면, 강진,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강진 : 제가 책임잔데 무슨 일이십니까?
태준 : !
정필 : (태준의 멱살을 잡았던 손 풀고, 강진을 노려보며) 니가 책임자야?
니가 우리 아버지 묘지 함부로 갈아 엎으라고 지시한 그 자식이야?!!!
강진 : .......
정필 : (강진 앞으로 와 강진의 멱살을 잡으며) 니가 우리 아버지 묘지 니 멋대루 갈아 엎으라구 지시한 그 개자식이냐구?!!
강진 : ......(어떤 동요도 없이 정필과 시선 마주치고 있다가).... 당신, 사기꾼이지?
태준 : (예상치 못한 강진의 반응에 당황 하며 흠칫 보는)
정필 : (기가 막혀) 뭐?
강진 : 가짜지? 당신?....그거 당신 아버지 묘지 아니지?
태준 : (당황!!!)
성민 : (역시 당황하고)
강진의 팀원들도 강진의 쎈(?) 반응에 당황하는데.
강진 : 건설 현장에 가서 아무 묘나 자기네 묘라구 사기 치구 다니는 상습범이지?
정필 : 뭐 이런 개 뼉다구 같은 자식이 다 있어!! (강진을 향해 주먹을 날리려는데)
강진 : (그 팔을 탁 잡으며) 어떻게 아들이란 사람이 지 아버지 묘소를 그렇게 함부루 버려 둘 수가 있어?!!
묘지 주인을 찾는다구 지난 3개월 동안 온갖 수소문 다하구, 중앙 일간지에도 공고를 일곱 번이나 냈구,
그래두 안 나타나길래 관할 구청에 허락 받아서 개장한 거야!
그렇게 찾을 땐 꿈쩍도 않더니 어디서 나타나서 갑자기 행패야?!! 개 자식은 내가 아니구 당신인 거 같은데? (하는데)
우정(E) : 차 팀장!! 무례하게 무슨 짓이야, 지금?
우정, 재현과 함께 서늘한 표정으로 사무실로 들어서며 강진이 있는 곳으로 온다.
강진 : ........
태준 : .........
우정 : 이유 불문하고 남의 귀한 묘지를 갈아 엎은 건 일차적으로 우리 책임 아닌가?
강진 : ....(잡았던 정필의 팔을 놓으며. 당혹스럽게 우정을 보는)
태준 : !
우정 : (정필에게 꾸벅 인사하고 깍듯하게) 범서 건축 총 책임잡니다....
(강진을 누르듯 보며) 저희 직원이 뭘 잘 모르고 실수를 저지른 거 같은데,
(정필 보며) 제가 대신 사과 드리겠습니다. 화 푸십시오. (정필은 우정의 깍듯함에 일단 멈칫하고 있다)
강진 : !!
태준 : ......
우정 : (정필을 공손하게 보며) 감포에서 아침 일찍부터 올라오셨다구 들었는데 식산 하셨습니까?
강진 :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우정을 보고 있는)
47. # 레스토랑
지완, 테이블에 엎드려 무료하게 강진의 핸드폰으로 장난하고 있다.
다양한 표정과 얼짱 각도로 셀카를 찍었다 지우고, 찍었다 지우고....장난하며.
이때, 종업원 와서 빈 물잔에 물을 따라 준다.
지완 : 주문은 좀 있다가 일행이 오면 같이 할께요....죄송합니다.
48. # 범서 건축 / 태준 자리 있는 곳
태준, 감포 쇼핑몰 프로젝트 설계도를 들여다 보다가.....문득 우정의 사무실쪽으로 서늘한 시선을 돌린다.
49. # 우정 사무실
강진, 우정 앞에 서 있다.
우정 : (의자에 앉아 있고....지금까지 모습과는 또 다르게 표정이 경직돼 있다. 일할 땐 프로다!)
무슨 일을 이 따위로 아마추어적으로 해? 한국에서 건축 일 할려면 이런 일쯤은
눈만 뜨만 일어나는 비일비재한 일인거 몰라?!! 니가 일을 제대로 못한 걸 엇다 대고 화풀이야?!!!
강진 : ..........
우정 : 이 프로젝트 뻐그러지면 회사에 손실이 얼만지 알어? 당장 가서 사과부터 드려.....
차 팀장부터 짜르고 나면 그 담부터 대화에 응하겠다고 하는데,
차 팀장이 손이 발이 되게 빌든 어쩌든 화부터 풀어 드리구....
강진 : (O.L.)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우정 : 뭐?!!
강진 : (단호하게 다시 쐐기 박듯)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꾸벅 인사하고 그대로 밖으로 나간다)
우정 : (기가 막혀) 차 팀장!!.....야 이 자식아!!
50. # 범서 건축 사무실 / 강진 자리 있는 곳
강진, 우정의 사무실에서 나와 자기 자리에 앉는다. 이마를 부비며 굳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가.
강진 : 용채씨! 감포 쇼핑몰 부지 관련 자료들 다 가져 와봐.
태준의 자리에서 태준, 강진 쪽을 돌아보고 있다.
강진, 와이셔츠 소매를 걷으며 본격적으로 일을 할 준비를 한다.
51. # 레스트랑
지완, 이제 핸드폰 카메라 장난도 지겨워진 듯 따분한 표정으로 강진의 핸드폰으로 다른 장난(게임)하고 있다.
(악어 놀이나 혹은 주사위 놀이 같은것, 혹은 다른 더 재밌는 것.)
그러다 무료한지 푹 고개를 떨구며 테이블에 엎드리는데.
이때, 종업원, 지완 쪽으로 온다.
종업원 : 죄송합니다, 손님.....저희 영업 시간이 다 끝났는데요.
지완, 번쩍 고개를 들고 핸드폰으로 시계를 본다. 시계 10시 30분을 넘고 있다.
주위를 둘러 보면 손님은 지완 밖에 없다.
지완, 미안하고 당혹스러워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종업원 : 아, 이거 아까 그 손님이 놓구 가신 거 같은데.....
종업원. 강진 옆 좌석에 놓여 있던 묵직한 서류 봉투(대학 노트 두 권이 들어 있는)를 지완에게 내민다.
지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받아드는.
52. # 레스트랑 밖
지완, 서류 봉투를 들고 레스트랑 밖으로 나온다.
지완이 나오자 레스트랑은 블라인드를 내리고 마감 준비를 시작한다.
지완, 이제 어떡해야 하나....난감한 표정 짓는데. 이때, 핸드폰 벨 울린다.
지완, 자신의 벨 소리는 아니어서 갸웃하다가 벨 소리가 나는 쪽으로 귀를 기울인다.
자신의 주머니에서 울리고 있는 핸드폰 벨.
지완, 주머니에서 울리고 있는 강진의 핸드폰을 꺼낸다. 발신자 이름은 떠있지 않다.
지완 :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다가....혹시 강진일까 싶어 핸드폰을 받는다.) ....네.....차 강진씨 핸드폰입니다.
준수(F) : 여보세요.....아, 전 한 준수라고 하는데요.
지완 : (아비라는 건 차마 생각도 못하고) 네?......누구시라구요?
53. # 호텔 로비 (무궁화 네 개 정도의)
준수, 로비에 앉아 핸드폰 하고 있다.
준수 : 난 차 강진씨 어머니 친구 되는 사람인데......동생한테 번홀 물어서 전화 했어요. 차 강진씨 어디 나갔나요?
54. # 레스트랑 밖
지완 : ......그게 아니구....지금 핸드폰을 다른 데 두셔가지(구....하려다 낯익은 목소리에.....표정이 순간 굳어지며)
......저기요.....좀 전에 성함이.....어떻게 되신다구....하셨어요?
55. # 호텔 로비
준수 : 한 준숩니다.......산청에 한의원집 아저씨라 그럼 알 거예요.
56. # 레스트랑 밖
지완 : (쿵!!!!! 가슴이 무너지는.......아, 아버지......아버지.......)
57. # 호텔 로비
준수 : 차 강진씨 어머니가 연락이 안돼서요......두 사람 혹시 같이 있는지......같이 있음 다행인데....아가씬 모르시죠?
58. # 레스트랑 밖
지완 : (어떤 말도 못한다....눈가가 붉어진 채 눈물이 그렁해진)
59. # 호텔 로비
준수 : 알겠습니다, 그럼.....차강진씨 들어오면 핸드폰에 찍힌 이 번호로....아니예요. 제가 다시 연락하죠.....
죄송합니다, 아가씨....수고 하십시오. (핸드폰을 끊는다)
60. # 레스트랑 밖
지완 : (핸드폰이 끊어져 뚜뚜.....끊긴 신호음 들리지만 그대로 귀에 대고 있다......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끊긴 신호음이 들리는 핸드폰을 계속 그렇게 귀에 대고 있다가).......저.....아가씨가 아니구 지완이예요......
아버지 딸.....지완이예요.....아버지.
61. # 호텔 로비
준수, 초조하고 괴롭게 얼굴을 부비다가 문득 창 밖을 보는데, 한 가족이 지나간다.
준수 정도 나이의 중년의 부부와 지완 나이 정도의 아가씨가 부모 사이에서서 팔짱을 끼고
뭐가 그렇게 행복한 지 깔깔거리고 웃으며 지나간다.
준수, 그들을 씁쓸한 미소로 부럽게 바라보는데.
춘희(E) : 한 준수!!
준수, 돌아보면 춘희가 앞으로 와 서 있다.
준수 : (기가 막혀 벌떡 일어서며) .....어디 갔었어? 그렇게 갑자기 사라지면 어떡해?
춘희 : (시익 웃고) 우리 아들한테 가다가....그냥 도루 돌아왔어........
나 그냥 너랑 데이트 할래. 이게 어떻게 온 기횐데.....30년 만에 온 기횐데.....놓칠 수가 없지.
준수 : ........
춘희 : 검사두 하께.....검사해서 아프다 그럼.......니가 의산데....한 준수가 그렇게 유명한 의산데......고쳐 주겠지 뭐.
차 춘희 이대로 저승으로 보내진 않겠지, 한 준수가.
준수 : .........
62. # 호텔 객실
춘희와 준수, 객실 안으로 들어선다. 더블 베드가 놓여 있다.
춘희, “와아....호텔엔 첨 와 보는데...” 하며 설레는 표정으로 객실도 둘러보고 침대에 앉아 엉덩이도 굴려 보는데.
준수 : 검산 내일 아침 9시에 할거야......깨우러 올테니까 푹 자.
춘희 : (흠칫) 나 혼자 여기서 자?....넌?
준수 : 잘 자....(돌아서 현관문 쪽으로 가는데)
춘희 : 안 덮치께.
준수 : !
춘희 : 손 끝 하나 안 건드릴게....같이 있자. 한 준수.
준수 : .........
춘희 : 아무리 인생 막장이지만 누구처럼 치사하게 친구 남자는 안 건드려. 진짜야. 날 그렇게 못 믿어?
준수 : (돌아 보며) 널 못 믿는 게 아니구 날 못 믿어서 그래.
춘희 : !
준수 : 내가 널 덮칠까봐 겁이 나서 그래.
춘희 : (당황하는)
준수 : 잘 자라......(현관문 쾅 닫고 밖으로 나간다)
춘희 : (당혹스럽게 굳어서)
63. # 호텔 주차장
준수, 세워둔 자신의 차로 와 운전석에 탄다. 차 안에서 잘 요량으로.
준수, 의자를 젖히고 눈을 감는다.
64. # 준수 침실
스텐드 조명만 켜진 방.
영숙, 자리에 눕지 못하고 쪼그리고 앉아 있다. 이부자리 위에 나란히 놓인 준수의 베개를 본다. 눈빛이 서늘한.
65. # 호텔 객실
춘희, 더블 베드에 덩그렇게 혼자만 누워 있다. 춘희의 볼을 타고 눈물이 흐른다.
66. # 범서 건축 사무실 / 강진 자리 있는 곳
사무실 시계, 12시를 넘어서고 있다.
직원들 모두 퇴근하고, 강진의 자리에만 스텐드 불빛이 밝혀져 있다.
강진, 감포 쇼핑몰 부지 관련 자료들을 쌓아놓고 정신 없이 보고 있다. 일에 완전히 몰두해 있는.
그러다 목이 아픈지 뒷목을 주무르다가....문득 지완과의 약속을 떠올린다.
강진(E) : 한 시간이면 돼....금방 갔다 올테니까 먼저 먹구 있어.
강진, 일하던 것 멈추고, 당혹스런 표정 짓는다.
67. # 지완 카페 앞
강진, 허겁지겁 지완의 카페 앞으로 온다. 카페 문이 닫히고 불이 꺼져 있다.
강진, 문득 생각하는.
강진(E) : 꼼짝 말구 여기 있어. 다른 데 가면 안돼..
강진 : (이 미련탱이가 설마.....)
68. # 레스트랑 앞
강진, 차를 세우고 운전석에서 내리다가 어이 없는 표정이 된다.
지완, 서류 봉투를 가슴에 안고 불 꺼진 레스트랑 처마 밑에 쪼그리고 앉아있다.
한 차례 감정의 격랑이 지나가고, 넋이 나간 듯 멍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강진, 기가 막힌 표정으로 지완을 보다가 지완 앞으로 다가간다.
지완 : (인기척에도 자기 생각에 빠져 멍해 있는)
강진 : 미안해, 지완아.
지완 : (그제야 고개 들어 강진을 보는)
강진 : 미안해.....약속 못 지켜서.
지완 : .......(멀건이 보다가) 나.....배 고파요....(하고 강진의 핸드폰을 내미는)
69. # 포장마차
지완, 우동을 게걸스럽게 먹고 있다. 서류 봉투는 강진 옆 의자에 놓여 있다.
강진, 그런 지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테이블엔 아직 따지 않은 소주가 한 병 놓여 있다.
강진 : (속상해서) 저녁 먼저 먹고 있으랬잖아.
지완 : (우동 그릇을 들어 국물까지 쭉 마신다)
강진 : ..........
지완 : (빈 우동 그릇을 탁 놓고, 강진 앞에 놓인 손도 안 댄 우동을 보며) 안 먹을거예요?
강진 : (자신의 우동 그릇을 지완 앞으로 놓아준다)
지완 : (강진의 우동도 우걱우걱 맛있게 먹는다)
강진 : .......(지완을 보다가) 나, 너한테 줄 거 있다구 했지?
지완 : (먹다가....보는)
강진 : (의자에 있던 서류 봉투 내밀며) 우리 아버지 찾아 준 거, 보답이야...이젠 돌려줘도 될 거 같애서..
지완, 강진에게 서류 봉투를 받아서 내용물을 꺼내 본다. 낡고 두꺼운 대학 노트가 2권 정도 들어 있다.
지완, 웬 노튼가 어리둥절한 표정 짓다가....갑자기 표정이 창백해진다.
노트 표지에 ‘산청고등학교 3학년 1반 한지용’ 이라고 쓰여 있다.
(‘목표 서울대!’ ‘아자아자 힘내자 한지용’ 등 지용이 쓴 것으로 보이는 글귀도 있고)
지용의 이름을 본 지완, 표정이 하얗게 얼어버린다.
지완, 떨리는 손으로 노트를 넘긴다. 각종 과목의 교과서 내용들을 핵심 써 머리한 노트다.
지완 : (극도로 당황했다).....이걸 어떻게....갖구 있어요?
강진 : 나 예전에 니네 오빠랑 만난 적 있어. 니네 오빠가 날 찾아 왔었어....니가 우리 지완이 운동화야? 그러면서.
노트 종이를 쥔 지완의 손 끝이 바들바들 떨린다...다시 책장을 넘기면 지용이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가 들어 있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 쓰여 있다.
어이 운동화! 이건 내가 절대로 남한테 안 보여주는 내 인생 보물 1혼데, 너한텐 보여주겠다.
감히 장담하는데 입시 준비하는데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될거야. 널 꼭 내 학교 후배로 만났으면 좋겠다.
그때 만나면 또 더 많은 걸 너한테 주마. 이 노트는 니가 보구, 다시 우리 지완이한테 전해줘.
그 뺀질이가 잘 따라올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니가 손 꼭 붙들고 우리 학교에 같이 데려 와. 너의 능력을 믿는다..
앞으로 우리 자주자주 보자. 운동화. 지완이 오빠 한 지용.
지용의 편지를 읽는 지완, 온 몸이 바들바들 떨려 온다.....있는 힘을 다해 견디고 있는.
강진 : 형 말대로 이 노트, 정말 많이 도움이 됐어.....약속한대루 니네 오빠 학교 후배두 됐는데......(씁쓸한 웃음 짓는)
지완 : ........(고개를 떨군 채.....바들바들 떨고 있는)
강진 : 너한테 꼭 이걸 돌려주구 싶었는데.....니가 갑자기 없어져 버리는 바람에......
지완 : .........
강진 : (고개 숙인 지완을 물끄러미 보다가).....이젠 좀 말해주지? 그때 왜 그랬는지....
왜 말도 없이 갑자기 그렇게 떠나 버렸는지....
지완 :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뜨거운 눈물을 삼키고, 다시 우동을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한다.)
강진 : .........
지완 : (열심히 먹다가 문득 강진을 보고) 우유 먹구 싶다. 나 우유 먹구 싶어요.
강진 : ........
70. # 근처 편의점
강진, 우유를 꺼내 와 계산한다. 지완의 반응이 문득 맘에 걸린다.
71. # 포장마차
강진, 우유를 사들고 포장마차로 오면 지완이 없다. 지용의 노트도 없다. 테이블에 놓인 소주병도 없다.
강진 : (포장마차 주인에게) 여기 앉아 있던 아가씨, 어디 갔어요?
주인 : 갔어요. 거기 있던 소주병까지 들고.
강진 : (기가 막힌)
72. # 거리
지완, 지용의 대학 노트를 가슴에 안고, 소주를 병째 마시며 걸어가고 있다. 그 위로 들리는.
지용(E) : 펜던트 오빠가 찾아 줄테니까 지금 가서 말해. 내 진심은 이거라구 가서 말해.
73. # 플래시백 (2회 #36. 강 기슭)
지용 : 어서 가. 오빠가 오늘 안에 찾아 줄테니까, 넌 어서 가서 말해.
지완 : 어어어어엉. 어떻게 찾아? 오늘 안으루우우.......난 두 달이나 찾았는데...... 그래두 못 찾았는데에에에......
지용 : 나 한 지용이잖아. 정선이 낸 천재! 내가 못하는 일이 어딨어?
(일어서며 강가쪽으로 간다. 윗도리 벗으며...웃으며 지완을 돌아본다.) 걱정 말구 어서 가....
펜던트 못 찾으면 아예 물 속에서 나오지도 않을 거니까. (윙크 해준다)
74. # 거리
지완, 두 눈가가 벌개져 있다. 힘겹게 눈물을 참고 있는.
75. # 다른 거리
강진, 미친 듯 두리번거리며 지완을 찾는다. 지완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강진 : (기가 막힌다) 한 지완!! 지완아!!..........지완아!!!
76. # 태준 오피스텔 침실
태준, 침대에 앉아서 건축 관련 서류들을 보고 있다. 그러다, 피곤한 듯 서류를 덮고 스텐드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려 하는데.
이때, 태준의 핸드폰 울린다. 태준, 다시 스텐드 불 켜고 발신자 확인하면 ‘지완이’라고 뜬다.
태준 : (의아한 표정으로 얼른 핸드폰을 받는)...지완아!!
순경(F) : 아, 여기 파출손데요....이 핸드폰 주인이랑 어떻게 되시죠?
태준 : (당황하는!! 난데 없이 웬 파출손가....)
77. # 파출소
태준, 파출소 안으로 뛰어 들어가 보면,
지완, 술에 취해서 한쪽 의자에 쓰러져 잠들어 있다. 가슴에 지용의 노트는 꼭 껴안 채.
태준, 지완의 모습을 보고 기가 막힌데.
순경 : 조기 편의점에서 소주를 세병이나 드시구 뻗으셨대요.....신고가 들어와 갖구.
태준 : (지완 앞으로 다가가 무릎 꿇고 앉으며).....지완아.....정신 차려..... (지완의 뺨을 톡톡 치며) 정신 좀 차려 봐, 지완아.
지완 : (힘겹게 눈을 뜨다가....다시 감아 버리는)
태준 : (지완을 일으켜 앉힌다....품에 꼭 껴안은 노트를 빼려고 하는데)
지완 : (태준이 노트를 빼려고 하자....움찔 눈을 뜬다)
태준 : 한 지완!....나 누군지 알아 보겠어?
지완 : (힘겹게.....고개 끄덕이는)
태준 : 무슨 일이야, 이게 대체?!!.....무슨 술을 이렇게 많이 마셨어?!!
지완 : .......(술에 많이 취해...간신히 의식을 잡고 있는 상태다)......까 먹구 있었어요.
태준 : .........
지완 : 정말 까맣게....까먹구 있었어......(눈시울이 벌개져 온다)
우리 오빠가......나 때문에 죽었다구 내가 예전에 예전에 말했었죠?
태준 : ..........
지완 : 완전 까 먹구 있었어.....펜던트 찾아줄래다가.......강진 오빠 펜던트 찾아줄래다가.....
(눈물이 흐른다) 우리 오빠가 죽었는데.......완전 까 먹구 있었어......
태준 : (울고 있는 지완을 보며 자기도 눈가가 벌개진다) ....
지완 : 까먹구 있었다구요.......우리 오빠가 어떻게 죽었는데.......내가 어떻게 강진 오빨 다시 만나......
우리 아버지 엄마 가슴에 못 박으면서....내가 왜 산청을 떠나왔는데.....
내가요 정말루 까 먹고 있었거든요. 완전 완전 완전 까먹고 있었거든요.
태준 : ...........
지완 : (태준의 어깨에 머리를 쿵쿵 찧으며) 에이, 바보! 등신! 머저리!! 축구! 미친 년!!
(하다가.....그대로 쿡 태준의 어깨에 머리를 박으며 잠들어 버린다. 그 바람에 가슴에 품은 노트도 툭 떨어진다)
태준 : ........(답답한 표정으로 문득 고개 돌리다가.....흠칫 당황한다)
파출소 안에 강진이 들어 와 서 있다. (헤매 다니다 편의점 직원의 얘기를 듣고 들어왔다)
강진, 지완의 이야기를 다 들은 듯 극심한 충격으로 하얗게 굳어 있는데.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