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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체이야기 - 사람사는 세상
 
 
 
카페 게시글
자유게시판 스크랩 도연스님이 직접 찍은 우화중인 매미사진
칼빈코스트너 추천 0 조회 49 09.08.08 14:04 댓글 9
게시글 본문내용

도연스님이 직접 찍으신 우화 중인 매미의 사진들입니다.

 

 


앞마당에서 태어난 수십 마리의 매미가 올 여름 아주 특별한 손님입니다.
유난히 올 여름에는 매미가 많이 태어났습니다. 도회지에 사는 분들은 여름이면
악을 쓰듯 울어대는 매미들 때문에 소음공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도회지에 사는 매미들은 주로 매미 중에서 제일 큰 말매미인데 환한 가로등 때문에
말매미들은 야간에도 줄기차게 울어대 사람들의 잠을 방해합니다.  
앞마당에서 태어나는 매미들은 맴맴맴맴 매애애애...하고 우는 참매미와 씨익씨익,
츠츠츠츠...하고 우는 애매미입니다. 이 녀석들은 도회지에서처럼 시끄럽고 줄기차게
울지 않습니다. 그저 바람결에 울다가 그치기를 반복해 도회지와 달리 여름이
더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시골 매미가 울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는 까닭은 천적 때문입니다. 청설모나 다람쥐,
까치, 까마귀, 파랑새, 황조롱이, 붉은배새매, 소쩍새, 올빼미같은 새들이 좋아하는
먹이 중 하나가 매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도회지에는 천적이 거의 없어 매미가 도회지로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섬과 같은 도회지 공원에 새들을 많이 오게 한다면 특정한 종의 지나친 번식을 조절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들이 둥지를 틀 수 있는 나무를 심고 새들이 먹이가
되는 열매를 맺는 나무를 심어야 하는데 사람들이 좋아하는 나무만 심는 것도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문제입니다.  

새나 매미가 갑자기 침묵하면 천적이 나타났다는 뜻입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어김없이
붉은배새매가 나무 가지에 앉아 먹이를 탐색하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매미는
울음을 뚝 그치고 살금살금 나무 뒤로 몸을 감춥니다. 사람이 나타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매미 울음소리가 그치면 손님이 오나보다 짐작합니다.    

요 며칠은 한 밤중까지 껍질을 벗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매미를 보느라 잠을
설칩니다. 앞마당 벚나무 밑에 쓰다 남은 목재를 쌓아두었는데 그곳에 매미들이
알을 낳은 모양입니다. 매미의 애벌레인 굼벵이들은 썩은 목재 밑 땅속에서 몇 년씩
보내다가 7월 말이면 하루에 너댓 마리씩 다투어 땅을 뚫고 나옵니다.
모양이 마치 가재처럼 생긴 녀석들은 멀리 갈 것도 없이 마당에 놓고 쓰는 나무토막
의자에 기어올라 우화 준비를 합니다.

오후 8시경 땅에서 나온 녀석들이 나무토막에 기어올라 한 시간쯤 자리를 잡은 후
등이 갈라지면서 서서히 세상의 빛을 보게 됩니다. 이때 매미는 거꾸로 매달리게 되는데
중력을 이용하면 껍질 밖으로 탈출하기가 쉽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됩니다.  
눈과 머리가 드러날 때 나는 ‘세상에 나온 걸 축하한다 아가야’ 하고 인사를 건넵니다.
거꾸로 매달린 채 한 시간 남짓이면 완전히 껍질 밖으로 나오고 새벽 4시쯤이면
기운을 차려 숲으로 날아갑니다.

아침 저녁으로는 벌써 가을 느낌이 물씬 느껴집니다. ‘소박한 밥상’을 차려 마당에
있는 평상에 앉아 아침공양을 하는데 오늘 아침은 햇살이 그리울 정도로 서늘합니다.
매미들 울음소리가 청명한 걸 보면 무더운 여름이 물러가고 가을이 오긴 오는 것
같습니다.
올 여름 여러분은 누구에게 축하인사를 하셨는지요. 축하 인사는 많이 건넬수록
서로의 기분이 좋아집니다. 사소한 일이더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것만으로도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보내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글, 사진 출처 : http://www.hellonetiz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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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8.08 14:21

    첫댓글 아 !!! 대단합니다. 성충이 되는 장면을 포착하셨군요. 유용한 정보 감사합니다 ~~~

  • 09.08.08 18:23

    정말 귀한 장면을 찍으셨군요~~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매미 울음 소리와 함께 가을을 기다려봅니다~~~!

  • 09.08.08 20:02

    인내력...또한 대단하시네요. 덕분에 매미 울음소리가 새롭게 들려오네요.

  • 09.08.08 21:19

    아..저는 매미 허물 벗은 껍질을 나무에서 떼어다 거실 화초에 달아놓고 즐겨 보고 있는데... 귀한 사진을 보았습니다. 허물벗기.. 올 여름을 지나며 삶의 허물 한가지는 벗어야 할텐데.. 자연에 몸과 마음 맡기는 일상을 그려봅니다.

  • 09.08.08 21:31

    허물 벗은 껍질이면 징그럽지 않나요? ㅎㅎㅎㅎ

  • 09.08.11 20:10

    ㅎㅎ 허물 벗은 껍질이 저는 귀엽던데요..ㅎㅎㅎ 한번 찾아서 살펴보시어요..^*^

  • 09.08.10 09:08

    오랜시간을 보내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군요~~자료 감사합니다

  • 09.08.12 14:32

    정말 귀한사진. 그리고 정감있는 글 감사합니다...

  • 09.08.13 07:05

    와우 ~~ 좋은사진 귀한사진 보여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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