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절 아나율과 대인의 깨달음
1 어느 날 아나율은 사리불을 찾아가 이렇게 물었다.
"나의 친구 사리불이여, 오늘 내가 깨끗한 하늘눈으로 천세계를 통해 볼 수가 있었다. 나는 정진하는 데 흔들림이 없는 바른 생각에 머물러 몸은 편안하고 마음은 고요하여 흩어지지 않노라. 그런데도 마음에 집착을 여의지 못하고 번뇌를 벗어나지 못함은 어찌 된 까닭인가?"
사리불은 대답하였다.
"아나율이여, 그대는 '내가 깨끗한 하늘눈으로 천세계를 본다'고 하는 자만심이 있으며 '나는 흔들리지 않는 바른 생각에 머물렀다'는 거만스러움이 있도다. 또 그대는 마음의 집착을 여의지 못하고 번뇌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뉘우침이 있도다. 만일 이 세 가지 마음을 여의고 마음을 고요한 경계에 머물게 한다면 참으로 좋으리라고 생각한다."
그 뒤에 아나율은 이 세 가지 마음을 여의고, 한결같은 고요한 경계에 마음을 써서 홀로 한적한 곳에서 정진하였다.
2 부처님이 베사카라 숲에 계실 때에 아나율은 지에테의 파치나 숲에 있었다. 어느 날 오후 선정에 들어 생각하기를
'아, 이 도는 욕심이 적은 데서부터 얻고, 욕심이 많으면 얻을 수 없는 것이로다. 이 도는 만족할 줄 아는 데서 얻을 것이고 만족할 줄 모르는 데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이로다. 이 도는 사람의 무리를 멀리 여윔으로써 얻을 것이요, 여러 사람들이 분주한 가운데서는 얻을 수 없도다. 이 도는 정진으로써 얻을 것이요, 게으름으로써 얻을 수 없도다. 이 도는 바른 생각으로써 얻을 것이요, 그릇된 생각으로는 얻을 수 없도다. 이 도는 고요한 데로부터 얻을 것이요, 시끄러움으로써는 얻을 수 없도다. 이 도는 지혜로운 사람이 얻을 것이고, 어리석은 사람으로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이로다.'
그때 부처님은 아나율의 생각을 아시고 순식간에 파치나 숲의 아나율 앞에 나타나셨다.
"착하다, 아나율이여, 너는 큰 사람의 깨달음을 생각하고 있구나. 아나율이여, 다음 한 가지는 부질없는 희론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 여덟 가지는 큰 사람의 깨달음이니라. 네가 이 여덟 가지 대인각을 생각해 닦는 동안 욕심과 옳지 못한 법을 여의고, 여기에서 일어나는 기쁨을 맛보게 되어 제일선 경계에 들어가리라. 이와 같이 제이ㆍ제삼ㆍ제사선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아나율이여, 네가 여덟 가지 대인각을 생각하여 이 제사선의 기쁨에 들어가게 되면, 비유컨대, 색시가 갖가지 옷을 옷장에 가득 채워 놓고 즐거워하듯이, 만족감을 느끼고 기쁨에 충만해 다시 흔들리지 않으리라. 조용히 열반으로 향하는 너에게는 더러운 옷도 마음에 만족할 것이며, 빌어먹는 밥도 향기로울 것이고, 나무 아래 풀방석에 앉아도 마음은 늘 즐거울 것이며, 병들 때에 썩은 거름의 약도 만족하게 되리라. 아나율이여, 이와 같이 너는 오는 안거에도 이지에테의 파치나 숲에 거처하는 것이 좋으리라."
"부처님이시여, 감사합니다."
하고 아나율은 대답했다.
3 이와 같이 부처님은 파치나 숲에서 자취를 감추시고 베사카라 숲에 나타나 자리에 앉으셔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나는 이제 팔 대인각을 너희들에게 말하리니 잘 듣고 명심하여라."
위에서 말한 팔 대인각을 말씀하시고, 다시 이르시기를
"비구들이여, 욕심을 적게 하고 나는 욕심을 적게 했다고 알리고자 하지 말며, 만족함을 알고 나는 만족한 줄 알았다고 알리고자 하지 말며, 멀리 여윔을 즐거워하면서 나는 멀리 여윔을 즐거워한다고 알리고자 하지 말며, 그 밖의 희론하기를 즐거워하지 않으면서 나는 희론하기를 즐거워하지 않는다고 알리고자 하지 말라. 이것이 참으로 욕심을 적게 하는 법이다. 또 만족한 줄 안다 함은 어떤 종류의 의ㆍ식ㆍ주와 약을 얻더라도 그를 만족하게 여김이다. 멀리 여의는 법이라 함은 멀리 여윔을 즐거워하는 비구의 처소에 비구ㆍ비구니ㆍ신남ㆍ신녀ㆍ왕 및 대신ㆍ의도의 제자들이 오더라도 비구는 멀리 여윔을 즐거워하는 마음에서 진실한 법을 알려 주는 말만 하는 것이다. 정진하는 법은 비구가 나쁜 법을 버리고 좋은 법을 얻기 위해 정진할 때 확고하게 선법에 대한 책임을 버리지 않는 것이다. 바로 생각하는 법이라 함은 비구가 바른 생각을 가지고 이전에 해 나온 모든 바르지 못한 말과 행동을 생각하고 새로운 책임을 느끼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의 법이라 함은 비구가 지혜가 있어서 법이 일어나고 쇠퇴함을 잘 알아 사성제의 도리를 잘 아는 성지를 가지는 것이다. 희론을 즐거워하지 않는 법이라 함은 그 마음이 희론 없는 경지로 향하여 부질없는 이론이 끊어진 경지에 이르러 마음이 해탈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아나율은 파치나 숲에서 그해 여름 안거에 들어 홀로 정진하여 얼마 뒤에 깨달음을 얻었다.
첫댓글 긴이님 내일 모레면 부처님이
저의 곁으로 오신 날이네요
부처님이 가신 그길을 따라 가고파
항상 제 마음속에 안주하고 계시는 부처님을 의지 하고 살아온 세윌....
벌써 칠순 자리에 앉아 있건만 아직도 부처님 말씀에 목말라 하는 중생 입니다
긴이님...불교방에서 항상 부처님 말씀을 조용히 전하고 계시는 긴이님도 부처님과 보이지. 않는 큰인연의 고리가 연결되어 있겠지요......항상 감사 드립니다
닥아 오는 사윌초파일을 맞이 해서
우리 말방 불자님들과. 사회에 소외 돼있는 모든 불자님들께 부처님의 위신력과 가피가 내려 고통이 없는 삶을 살기를 기윈해 봅니다
긴이님 저는 서울 석촌호수 옆에 있는 "불광사"에서 광덕 큰 스님 법회에서 34때 부처님과 첫인연을 맺었습니다...내생에 큰 산이 되어 주셨던 부처님과의 만남...살면서 한번도 후회 한적이 없습니다
불자님들은 모두 알고 계시겠죠 무상심심미묘법...깊고깊은 부처님 법을 공부 하다 보면 그 깊이의 힘을......!
긴이님은 어느 지역에 살고 계신지
서울이든 지방에 계시든 기회가 되시면 뵙고 싶네요~^^언젠간 뵙게
되겠죠~
긴이님도 항상 이인연 공덕으로 건강 하시고 행복 하세요
아이구 이리 긴 댓글을 주시고 너무 감사합니다
반디야님은 깊은 불심을 지니시겠지요. 전 가리늦가 부처님말씀 담은 책과 인연이 되어, 볼수록 귀히 여겨져 찬찬히 새겨가며 보고 있지요
여기는 부산인데예 거리가 너무 멀어서 만나지겠습니꺼
네 반디야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