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트림 라이더에 관한 작은 생각
-심현섭 동문의 다큐멘타리 제작 제안에 부쳐-
다들 아시다시피 팀 익스트림 라이더스의 인적구성엔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연령과 직업, 등반에 관한 시각, 태도, 그리고 산이라는 환경에 대한 이해를 비롯한 모든 관련성이 시중에서 활발하게 산악 활동을 하고 있는 많은 다른 단위 산악회의 구성원들의 그것보다 더욱 더 다양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성은 회원들의 산에 대한 깊은 열정과 함께 익스트림 라이더의 산악활동을 응집 시키는 큰 장점이기도 합니다. 회원들이 가진 다양한 경험과 지식, 열정은 의견 수렴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도출되는 산만함도 있지만 그 과정이 지나 의견이 모아지면 큰 힘을 발휘합니다. 그러기에 이 힘이, 지난 20여 년간의 익스트림 라이더 등산학교가 처한 여러 난제들을 해결하는 데 크나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다양성이야말로 이제 우리 익스트림라이더의 정체성을 결정 짓는 하나의 요소이기도 합니다.
지난 20년을 돌이켜보면 적절한 시기에 회원들이 발의해서 등반 팀을 하나의 ‘팀 익스트림 라이더스’로 묶은 결정은 현명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하나의 동문팀 즉 ‘팀 익스트림라이더스’의 활동으로 애매했던 학교와 동문회 간의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 가능케 됐고 그들의 친화력이 ‘익스트림 라이더’의 모든 산악활동에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가져 왔습니다. 또한 함께 하지 못하는 지방의 졸업생들이나 각자의 산악회에서 산악활동을 하고 있는 졸업생들을 하나로 묶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는 판단에서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을 하는 데는 회원들 각자의 열정과 악우의 정이 꼭 필요했고 다른 한편으론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학교나 동문회를 책임지고 꾸려오고 있는 학교장과 강사, 동문회장 및 임원들의 희생이 없인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모두 다 자연스런 인연이라 할 수 있겠지만 20년 전 세상을 떠난 최승철 김형진이 간절히 원했던 파트너십(partnership)이 분명합니다.
지난 4월 29일 반가운 만남이 있었습니다.
심현섭 동문이 제안한 글의 행간에서 보이듯 그는 제 2차 세미나를 치르며 경험하고 고심했던 생각들을 조심스럽게 비쳤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오랜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마침 그 자리엔 나의 50년 지기인 안동준 전 동문회장도 함께했습니다.
내 기억 속의 최승철 김형진은 성격이 밝고 올바른 젊은이, 모두가 사랑했던 산악인으로 남아있습니다. 함께한 시간 속에서 간직했던 그들에 대한 소중한 기억들(등반 활동과 삶)을 아직은 간직하고 있지만 세상의 모든 것이 그렇듯 소멸되는 시간과 함께 잊혀 질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익스트림 라이더가 존재하는 동안 그들의 등반 활동은 언제나 세상에 회자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저도 심현섭 동문의 제안에 찬성합니다. 심동문의 글 곳곳에서 보이듯이 그들에 관한 다큐멘타리 제작의 당위는 매우 분명합니다. 행여 그들을 ‘영웅 만들기로 비춰지지 않을까?’하는 등등, 세상의 우려의 시선은 그들의 등반 철학과 등반 기록을 정확히 기록한다면 불식될 일이라 감히 생각해 봅니다.
덧 부치자면 그들에 관한 다큐멘타리 제작은 그들만의 기록이 아닌 우리가 몸 담고 있는 ‘익스트림라이더의 20년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 일 것이고 ‘익스트림라이더의 50년 역사’의 기록을 위한 시작일 것입니다.
첫댓글 백화암이 그립습니다....